빠른 속도로 선택 과목을 풀고, 비문학 지문에서 얼마간 고민을 하지만 크게 모르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문학 파트로 넘겼더니 3년 간 수능 공부를 하다가 많이 본 것 같은, 그래서 더더욱 반가운 지문들이 보입니다.

문제를 다 풀었더니 5분 정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마킹을 하고 실수가 없는지 한 번 더 검토한 후 책상에 엎드려 1교시 종료 시각을 기다립니다.

곧이어 1교시가 종료되고,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있자 감독관이 시험지를 걷어갑니다.

국어 시험 결과에 대한 약간의 긴장감을 등에 업고, 화장실에 갔다 와 수학 문제 몇 개를 예열 삼아 풀다 보니, 2교시가 다가옵니다.

책가방에 문제집을 넣고, 시험지와 OMR을 받은 후 긴가민가하는 마음으로 2교시를 준비합니다.

몇 분 후, 2교시 종이 칩니다. 수학 영역이 시작되었습니다.

머리를 짜내가며 그동안 배운 수학 문제 유형들을 총동원, 풀리지 않는 문제라도 끝까지 붙잡고 풀어봅니다.

2교시 시간으로 정해진 100분이 지나고, 종료령이 울리면서 감독관들이 시험지를 걷어갑니다.

무아지경으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문제를 풀다 보니까 배가 고파집니다. 벌써 점심시간입니다.

옆 자리에 앉은 수험생들이 도시락을 책가방에서 꺼내는게 보입니다. 그들을 따라 성민도 싸온 도시락을 꺼냅니다.

어머니가 정성스래 싸주신 분식 도시락에는 떡볶이, 튀김 만두, 김밥 같은 도시락 하면 흔히 생각나는 것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포크로 떡볶이를 하나 찍어서 입에 넣어봅니다.

평소 어머니의 요리 실력 답지 않게 떡볶이는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어서 이 도시락을 든든하게 먹고 남아있는 시험을 잘 봐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셈솟습니다.

그런데 도시락을 다 먹고 나니 뭔가 이상합니다.

배가 살짝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속이 더부룩합니다.

크게 아픈 것은 아니어도 앞으로의 시험에 지장이 있을 확률이 높은 것은 분명합니다.

다음 교시까지 약 20분 남았을 때, 같은 고사실에 배정 받았던 고등학교 친구가 다가옵니다.

친구는 성민의 책상에 손을 짚고, 저번 교시 수학 시험에서 몇 번이 많았냐며 같이 답을 맞춰보자고 다가옵니다.

이 친구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학교인 '관악대학교', 그 중에서도 의대를 지망하는 친구라 수능에서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답을 맞춰봤을 때 조금 햇갈렸던 문제들의 정답이 이 친구와 일치할 경우, 앞으로의 시험을 더 높은 사기로 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의 답과 일치하지 않는 정답이 많을 경우, 사기에 상당히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친구에게 빠르게 대답을 해야 합니다.

성민 군의 상태를 대뇌에서 보고합니다.

사기: 우울증/좋지 않음/언짢음/보통/괜찮음/행복/충천

공부 수준: 처참/나쁨/그닥/보통/괜찮음/좋음/최상

컨디션: 아픔/울렁거림/나른함/보통/괜찮음/상쾌함/파죽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