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acid
여전히 어둡고, 눈앞에 누군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채였다.
주위에서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마르크 목소리):
잠깐 이리 와봐! 내가 새 검 기술을 알려주지!
??(레인 목소리):
밥 다 됐어~! 자자, 빨리 안 오면 마르크가 전부 먹어버릴 거야!
??(카논 목소리):
어디 가려는 거야? 오늘은 같이 아뮬렛 재료 모으기로 했잖아.
자, 간다! 여기 와!
알고 있는 목소리의 부름에, 무심코 뒤돌아보려던 때였다.
???:
돌아보면 안 된다. 저건 악령들의 속삭임이야. 네가 아는 자들의 소리가 아니다.
…그래. 곧바로 나아가면 된다.
이번에는, 눈 앞에 악령이 나타났다. 싸우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전투)
악령을 쓰러뜨렸다.
???:
묻고 싶은 게 있다. …불러 세우려던 목소리, 그건 너에게 있어 어떤 존재인가.
가족, 이라고 답했다.
???:
나는, 네가 기억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하나 더 묻겠다. 기억에 없는 자의 목소리가 들렸나?
그 물음에 머리를 가로로 흔들었다.
???:
…역시 그런 건가. 여기선 그리운 자들의 목소리가 반드시 들려온다.
설사 잃어버린 기억 속의 존재라 해도.
하지만 너에게는 그게 들리지 않았다. 거기서 도출되는 건 하나다.
네 기억의 시작은 네가 가족이라고 부르는 자들과 만나서부터다.
너는 기억을 잃은 게 아니다. 원래부터, 가진 적이 없다.
영혼의 파수꾼 민트가 너에게 말했지. 네가 가진 혼의 그릇의 색깔,
그건 기사의 것이지만 혼을 채우고 있는 건 네 색이라고.
혼의 그릇은 태어난 모든 자가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그 그릇에 마음이나 기억이 따라진다.
혼의 그릇과 그릇을 채우는 것은 본래, 같은 색이다.
하지만 너는 다르다. 혼의 그릇이 내용물과 다른 색인 것은 전례가 없다.
어째서 네가 기사의 혼의 그릇을 가지고 있는가. 어째서 자신의 혼의 그릇을 가지지 않았는가.
너는 누구인가….
그 담은, 그 혼돈을 부르는 자가 가지고 있다.
진실은 너를 상처입히고, 그 존재를 부정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부탁하지.
진실을 모른 채, 꼭두각시처럼 운명에 놀아나지 말고, 진실을 받아들여, 자신의 의사로 운명을 열어나가기를.
…앞으로 나아가자.
암흑의 세계가,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간신히, 눈앞의 남자에 날개가 달려있다는 걸 눈치챈다.
???:
이 앞은 길이 무너진 거 같군. …내 손을 잡아라. 맞은편까지 너를 데려가지.
손을 잡자, 동시에 신체가 공중에 떠오른다. 발밑에 지면의 감각이 없어지자, 당황해서 허우적거리고 만다.
???:
…윽! 나, 날뛰지 마라…! 내가 네 손을 놓으면, 나락의 바닥에 떨어져 두 번 다시 빛을 보는 게 불가능 해진다…!
잠시 후, 간신히 양발이 지면에 닿는다.
???:
안심하긴 이르다…. 검을 잡아라.
(전투)
악령을 쓰러뜨렸다. 동시에, 눈앞에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난다.
신:
맞이하러 왔어. 내, 희망의 빛….
???:
혼돈을 부르는 자인가.
신:
파괴의 치천사… 알고 있어. 한번 그 손으로 기사를 죽인, 증오스러운 너를 말이야.
너도 기사라고 하는 빛에 구해진 자 중 하나인 거 같지만, 이 아이를 이끌고, 지키는 것은 내 역할이다.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아줘.
???:
네가 하려는 것은, 그자를 지배하려는 것과 다름없다.
…무슨 속셈이냐.
신:
난 이 아이를 지키고 싶어… 단지 그뿐이야.
???:
지켜? 그건 기사가 부활한 뒤도인가?
신:
…파괴의 치천사. 너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목적을 이룬 지금, 여기에 용무는 없다.
너의 소중한 가족… 카논이 걱정하면서 기다리고 있어.
자, 여기 오렴.
신이 손을 잡아당긴다. 신의 힘으로 어딘가로 전송하기 직전, 그 남자는 고했다.
???:
이쪽도 동지들을 모아, 반격의 틈을 엿보겠다. …그 타천사 여자에게 그렇게 전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눈앞이 갑자기 밝아지면서, 죽은 자의 문에 빨려 들어가기 전의 광경이 펼쳐졌다.
카논:
키리에! 무사한 거야!? 어디 다치진 않았어!? …다행이다. 걱정했었어…!
에리나:
저도 안심했습니다. 기사의 파편을 회수할 수 있으니까요. 자, 병사들이여… 가도록 하세요.
올리비에:
목적을 달성한 지금, 여기에 오래 머무를 필요는 없다. 물러나자.
추격자를 떨쳐낸 키리에 일행은, 그늘에 숨었다.
카논:
키리에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정말 걱정했었어…!
그러고보면, 신이 당신을 데리고 돌아온 거 같지만…
당신을 쫓아서, 누군가가 안에 들어갔지. 그 사람, 어떻게 된 걸까?
…어라. 키리에의 옷에 뭔가 붙어있어. …깃털?
메두사:
저, 저 시퍼런 듯하면서 새카만 듯한 깃털…
역시 그랬던 거네…! 하지만, 웬만해선 모습을 안 보이는 녀석이 어째서 여기에…!
키리에는 남자로부터의 전언을 전했다.
올리비에:
그 남자가, 그렇게 말했다고? …설마 우리와 손을 잡아줄 줄이야….
하지만, 든든하군. 이쪽도 예정대로, 동지들의 구출을 서두르자.
민트:
그렇다면… 케르베로스 선배를… 구해줘…. 이 근처에 봉인되어있어….
올리비에:
가자. 그 케르베로스가 이 전국을 바꿀 한 가지 방법이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 전에, 상대해줘야 하는 녀석이 있는 거 같군.
(전투)
위익병을 퇴치했다.
올리비에:
자, 앞으로….
윽…!
카논:
올리비에 씨! 팔을 다쳤어요! 하다못해 천을 감아서 지혈하죠!
올리비에:
아니, 이 정도는 걱정할 거 없어.
그것보다,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자. …케르베로스의 봉인을 풀기 위해.
적병을 퇴치하며, 케르베로스가 봉인된 장소에 도달했다.
카논:
저쪽에 묶인 채 자는 게… 케르베로스 씨…?
올리비에:
아무래도 감시가 있는 거 같군. …내가 상대할 테니 그 사이에 귀공들이 구해줬으면 한다.
키리에가 수긍했다.
올리비에:
그럼…간다!
민트:
올리비에가 싸우는 사이에… 이쪽으로…와…!
민트에게 이끌려서 케르베로스의 앞에 선다. 축 늘어앉은 채 자는 케르베로스.
번견을 묶는 봉인을 풀어냈다.
쓰러지는 케르베로스를 민트가 받아낸다.
민트:
고마워… 당신 덕에, 케르베로스 선배의 봉인을 풀 수 있었어….
메두사:
큰일이야…! 또 증원이 왔어…!
위익병들이 차례차례 나타난다. 그때, 누군가가 옆에 섰다.
케르베로스:
너, 방해다왕!
물러서왕!
흐~음. 당신이 봉인을 풀어 줬구나?
도망치는 게 좋을 거야? 우리, 지금부터 한바탕 날뛸 거니까.
우리를 업신여긴 빚… 갚지 않으면 안 되겠네.
…우리들의 불꽃으로, 저 음울한 날개를 전부 재로 만들겠어!
케르베로스가 질주하고, 위익병들이 차례차례 불꽃에 감싸져 추락해 간다.
올리비에:
명계의 번견 케르베로스… 신세계의 힘도 없이 저기까지 싸울 수 있을 줄은.
민트:
선배… 지금, 기분이 안 좋으니까….
메두사:
기분이 나빠? 저기까지 날뛰면 기분이 나쁜 정도가 아닌 거 같은데!?
봐, 우리 메두시아나도 벌벌 떨고 있고, 저래서는 번견이 아니라 미친개야!
민트:
선배가 말하는 대로, 여기 있는 건 위험….
그러니까, 여기서 헤어지자….
카논:
네!? 하, 하지만 같이 있는 편이 안전하지…!
민트:
우리들은, 괜찮아…. 난 선배와 함께 다른 동료를 구할 게….
나도, 뭔가 하고 싶어…. 케르베로스 선배를 저런 식으로 봉인한 적을… 나는 용서할 수 없어….
민트가 키리에를 바라본다.
민트:
당신이, 기사님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올리비에에게서 들었어….
하지만 당신은, 힘이 있으니까 누군가를 구한 게 아니야. 그 상냥한 마음이 있으니까 구해준 거야.
그러니까, 고마워…. 나중에 보자….
다른 마족들을 구하던 중, 메두사가 멈춰섰다.
메두사:
앗! 저 둘… 설마… 언니…! 언니이이!!
올리비에:
저건… 기다려, 메두사!!
메두사:
꺄아!? 위익병!? 감시가 있던 거야!? 여기도 저기도 거기도~!?
포위하다니 치사하잖아…!
올리비에:
적의 머릿수가 많다. 여긴 나눠서 정리하자!
키리에가 수긍했다.
(전투)
위익병을 쓰러뜨린 후, 키리에는 메두사의 언니들에게 걸린 봉인을 풀었다.
메두사:
언니!!
올리비에:
기절해있을 뿐이다. 곧 눈을 뜬다.
카논:
언니들,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
메두사:
응!
올리비에:
적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명계에 나타난, 이단의 문 때문이겠지.
잡힌 자들을 구출하기 전에, 일단 저 문을 파괴하자.
메두사:
그렇다면, 모두 문을 파괴하러 가는 동안, 난 붙잡힌 녀석들을 구하러 갈게!
그리고, 협력해주라고 말해볼게!
카논:
하지만, 모두 날개가 붙여져서 조종당하고 있어. 그 날개는 신세계의 힘이 아니면 떼어낼 수 없고, 혼자선 위험해!
메두사:
흐흠. 혼자가 아니야. 언니들이 있는걸!
그리고, 날개라면 걱정하지 마. 언니들이라면 저 이상한 날개를 뽑는 정도는 간단히 해내니까!
그러니까 분명 저 녀석들도, 언니들에게 날개를 붙이는 게 아니라 봉인한 거야.
지금이 명계를 되찾을 찬스야. 나도 내가 가능한 일을 할 거야!
그러니, 기대하라고!
올리비에:
아아, 고르곤 삼 자매의 힘을 기대하도록 하지.
그러면, 또 나중에 합류하자.
위익병을 내보내는 전이의 문에 도달했다.
올리비에:
저 문을 파괴하면, 이 이상 원군이 오지 않을 터다.
하지만… 우선 너와 결착을 내야 할 거 같군. 에리나.
에리나:
기다렸습니다. 타천사. 그리고 기사의 파편을 가진 자여.
…반드시 여기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 저희에게 그 파편을 양보하세요.
(전투)
키리에는 에리나의 양 날개를 잘라, 드디어 에리나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에리나의 가슴팍에서 흘러내린 기사의 파편이 눈부시게 빛나며 키리에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올리비에:
…어째서 웃고 있지?
에리나:
내가, 웃고 있어…? 그렇군요, 웃고 있나 보군요.
분명 그건, 날개를 잘라 내주신 덕입니다.
하지만, 지금 감정이 살아나는 것은… 매우 괴로워.
저희가 여태까지 멸망시킨 자들의 슬픔, 분노… 그걸 느낄 수 있으니까.
그래도, 저는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간신히, 끝낼 수 있어서….
…외계의 이치는 무서운 분입니다.
하나의 세상을 부수고, 고쳐 만들어서, 자신의 병기로 만듭니다.
우리 시엘티아 왕국도, 그중 하나.
그리고 미스탈시아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래의 당신들도 지금 저희처럼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적어도, 그 금속과 당신의 마정석만으로는, 그분을 뚫을 수 없습니다.
올리비에:
귀공은, 외계의 이치를 쓰러뜨릴 방법을 알고 있는 건가?
에리나:
유감이지만…. 단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제노메탈이나 당신이 가진 마정석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을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올리비에:
과연.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진력하도록 하지. 이 미스탈시아를 지키기 위해.
에리나의 모습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것을 눈치챈다.
에리나:
바라건대… 다른 사도들도 저와 같이 온화한 최후를 맞이할 수 있기를….
에리나는 빛의 가루가 돼서 사라졌다.
그 순간, 하늘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이의 문들이 출현했다.
문들 속에서, 위익병들이 한 번에 몰려든다.
올리비에:
큭…!
문은 하나만이 아니었던 건가…!
카논:
저 정도 수의 병사를… 상대할 수 있을 리가…!
메두사:
할 수 있어! 우리 고르곤 삼 자매라면!!
들은 적 있는 목소리에 돌아보자, 메두사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그 뒤에는, 요염하게 웃고 있는 스테노와, 영리해 보이는 얼굴로 적을 노려보는 에우리알레가 있었다
더욱 주위에는, 억센 신체를 가진 다수의 마족이 대기하고 있었다.
민트:
여긴 우리가 지켜야 할 장소…
빼앗게 놔두지 않아….
조용히 투지를 다지는 민트.
그리고 근처에는 적을 노려보는 오르토로스가 서 있었다.
????:
아무래도 내 전언은 문제없이 전해진 거 같군.
이번에는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올려다보니, 칠흑의 날개를 가진 남자가, 타천사군을 거느리고 있었다.
????:
지금이야 말로 반역의 날개를 휘날릴 때…
싸움은 이제부터다.
올리비에:
루시펠. 역시 귀공이었나.
청천벽력이란 건 이런 일이곘지. 파괴를 부르는 타천사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 싸우다니.
루시펠:
대의를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기사가 위기에 처하면 달려들겠다고 맹세했다.
그뿐이다.
그리고… 놀라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때, 땅이 울리는 듯한 굉음과 함께, 신이 강림했다.
민트:
우리들의 주인 하데스의 봉인도 풀었어….
메두사:
저, 저기. 하데스가 부활한 건 알겠어.
근데 이 기척… 그 녀석까지 깨운 건 누구야!?
갑자기 소환된 마법진…
그 안에서 나타난 것은…
빙옥의 왕 사탄.
사탄은, 여기를 보지않고 이계의 문을 노려보고 있었다.
케르베로스:
지금은 긴급사태고, 이 정도 화려하게 하는 게 좋지 않아?
괜찮아 괜찮아. 저 녀석도 이번엔 같은 편이니까.
올리비에:
사탄마저 강림할 줄이야…
빙옥으로 바꿔 야할 세계를 잃을 수는 없다는 건가.
이 정도로 모이면 질 거 같지 않군.
카논:
하, 하지만! 아무리 저들이 강해도 신세계의 힘이 없으면 위익병을 쓰러뜨릴 수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불리해져서… 최후에는…!
올리비에
그 말대로다. 지금 우리가 가능한 건 시간 벌이 뿐이다.
하지만, 그럴 가치가 있다.
우리가 녀석들의 발을 묶을 동안 이 날개를…이 마정석을 에밀리아가 있는 곳에 가져가 줬으면 한다.
카논:
아, 안돼요! 싸울 거라면 더욱 당신이 가지고 있어야 해요!
위익병에게 이기기 위해선 필요할 터에요!
올리비에:
우리만이 이겨봤자 의미가 없다.
미스탈시아의 모든 자가, 외계의 적과 싸울 수 없으면.
신세계의 힘을 담은 마정석에 대해서, 우리는 아직 많은 걸 알지 못한다.
나도 또, 나와 일부가 된 마정석의 힘을 충분히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마정석을 연구하고 있는 에밀리아 쪽이라면, 더욱 강력한 마정석을 만들어줄 거다.
거기다, 명계나 숲이 공격받고 있다면, 분명 인간이 사는 나라들도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을 터다.
…나는 지금, 여기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까, 대신…부탁한다.
하지만 승기가 없는 전장… 그곳에 올리비에 일행을 남기고 나아가는 것을 키리에는 주저한다.
신:
너도 남고 싶은 거야? 하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을 무의미하게 하지 마.
너에게만이 가능한 것이 있을 터야.
신의 말을 받아들이고, 키리에는 올리비에가 준 마정석을 받았다.
올리비에:
파편은 이제 하나만 남았다.
기사를… 부탁하겠어. 반드시 다시 보자.
신의 힘으로 키리에 일행이 그곳에서 사라지자, 올리비에는 위익병 군대들을 마주했다.
올리비에:
긍지 높은 전사들이여! 지금은 인연도 개인적인 원한도 잊고 같이 싸우자!
우리의 긍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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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케르베로스
오르트로스
에우리알레
스테노
루시퍼
하데스
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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