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여러 달 - 초록목도리
작가님의 환상향 유니버스(?)의 3번째 작품입니다. 이전 작품인 “심리역학의 이론과 실제”에서의 설정을 공유하며 이번에는 감주전의 내용을 작가님의 유니버스로 재구성했습니다.
작가님의 전작에서는 심리역학의 설정과 환상향의 설정, 흑막인 총장에 대해서 나왔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달과 월인들과 달토끼들, 심리역학의 유래, 총장의 정체와 메리와 총장의 관계에 대한 떡밥이 나옵니다.
메리와 렌코는 전작에서 케이키를 도와준 사건 때문에 총장에게 발목이 잡혀 총장을 도와주게 됩니다. 월인이 환상향의 생명을 모두 없애고 이전을 할 것이기에 그것을 막아달라는 부탁이었죠. 메리와 렌코는 환상향을 통해 달로 가고, 우동게의 도움으로 월인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순호가 침공을 했다고 알렸죠. 메리와 렌코는 그 과정에서 월인과 심리역학계총장-환상향 현자들-의 과거들에 대한 자료들을 얻게 되고, 우동게는 실제로 침략한 순호를 막죠.
다양한 인물들의 각자의 이야기가 각각 진행되다가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고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는 전개방식은 작가님의 서술 특징이자 뛰어난 역량인 것 같습니다. 길지 않은 문장과 인물들의 딱딱하지 않은 말투,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들은 작품에 몰입하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모티브가 뭔 지 직관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흑흑.
월인들과 유카리, 이곳과 비슷한 다른 세상, 1960년대, 메리가 들고 있는 자료 등 다양한 떡밥들이 던져졌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 전개 된다면 어떻게 이용될 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10. 아마노자쿠 - 아야벅지
달의 파워스톤이 불러온 세이자와 환상향의 비극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세이자가 파워스톤에 의해 이성을 잃고 신묘마루를 살해하는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것을 계기로 세이자는 도망자가 되고 신묘마루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녀를 살리기 위해 세이자는 우연히 발견한 종이에 적힌 몽환유적으로 떠납니다. 거기서 유메미와 치유리를 만나 서로 싸우게 되고, 서로 동료가 됩니다. 유메미는 달의 파워스톤의 비밀을 세이자에게 말해주고, 세이자는 신묘마루가 죽기 전인 과거로 돌아가 파워스톤으로 이변을 일으킬 생각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 세이자와 유메미와 치유리는 달로 가 파워스톤의 사용법을 알아내기로 합니다. 달에서 세이자는 기지를 발휘하여 사구메와 싸워 이기고, 평행차원에서 온 치유리와 지금의 치유리와 대립하고 있는 유메미에 의해 과거의 환상향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거기서 세이자는 신묘마루를 만나고, 파워스톤을 이용해 이변을 일으켜 환상향의 파워 밸런스를 전복시켜버립니다. 하지만 뒤집힌 환상향은 레이무가 세이자와 신묘마루, 유메미에게 대적하면서 초토화가 되고, 결국 파국을 맞습니다.
파워스톤을 가지게 된 세이자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유메미와 치유리의 갈등도 전개되고, 렌코와 메리도 나오고, 뒤집힌 환상향에서의 아큐, 마리사, 레이무의 비극도 들어가 있고,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전개됩니다. 그렇다 보니 각 이야기들의 갈피를 잡는 것이 저는 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상황의 묘사보다는 인물간의 대화로 주로 진행되고 상황에 대한 서술이 들어갈 때 서술 시점도 중심이 되는 인물에 따라 바뀌어 서술되다가 갑자기 3인칭으로 서술되는 부분도 있고, 일관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조금 복잡했던 것 같습니다. 사구메가 세이자의 술수에 걸려 세이자를 딸로 인식하게 되면서 싸우다가 죽는 장면이나, 마리사가 아버지를 잃는 장면 등 감정을 극대화 시킬 부분을 인물의 대사만이 아니라 좀 더 상황에 대한 서술을 가미해서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죠. 뭔가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혼란스러워진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래도 소문을 실체화시키는 파워스톤의 능력과 모든 것을 뒤집는 세이자의 능력을 접목시켜 세이자가 환상향에 이변을 일으킨다는 설정과 아무 접점 없는 세이자와 유메미가 동료가 되도록 이야기를 만든 작가님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5만 자가 넘는 대서사시의 작품에 충분히 퇴고할 시간이 주어졌다면 굉장한 작품이 만들어졌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1. 잊혀진 - 아이디어뱅크
환상향의 규칙 때문에 과거를 잃은 소녀, 레이무의 외로움과 미래를 향한 결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레이무는 어린 시절 추억이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레이무가 어렸을 적 후대 하쿠레이 무녀의 후보가 나타나지 않자 유카리에 의해 강제로 무녀가 됐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카리는 케이네에게 레이무의 소녀시절 역사와 가족들에 대한 역사를 지우기를 부탁합니다. 이것은 환상향을 위한 일이었기에 케이네에게는 선택권이 없었죠.
레이무가 과거의 기억을 조금이라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영야이변 때 케이네와 마주한 것이 계기었습니다. 그 이후로 레이무는 아무도 몰래 자신의 과거를 찾고자 정보를 모았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레이무는 슬퍼하고만 있지 않고 하쿠레이 무녀로서의 일을 다하는 것으로 미래를 살아가기로 다짐합니다. 티피톱처럼 한순간에 뒤집힌 레이무의 인생이었지만 그녀는 뒤집힌 티피톱처럼 여전히 바르게 돌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구슬치기는 레이무의 과거를 나타내는 장치입니다. 구슬치기를 통해 레이무는 과거에 대한 단서를 찾죠. 그리고 그 단서는 레이무의 노트에 적힙니다. 하지만 레이무는 과거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과거를 되찾는 것을 포기합니다. 그럼에도 레이무는 그 노트를 끌어안으며 잠에 듭니다. 마치 과거가 있기에 미래도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추억은 그 때로 돌아갈 수 없기에 더 그립고 애틋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추억에만 얽매여 있어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미래를 향해가는 시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미래를 마주할 결의를 다져야할 것입니다. 가끔씩 “구슬치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언제고 할 수는 없겠죠. 미래를 마주한 우리는 훗날 우리가 끌어안은 “낡은 노트”를 펼쳐보며 또 이 때를 추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슴 먹먹하면서도 그리운 그리고 아쉽지만 또 희망찬 작품이었습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문체는 감성을 건드립니다. “『레이무』가 다시 자신을 펼쳐주기를 기대하면서” “낡은 노트를 끌어안고 다시 잠”드는 레이무를 보며 잠시간 진한 여운에 빠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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