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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언더거탑 - 이것이 국방이다 (취사)

정의망치거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3.15 00: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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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 이 글은 현실 군대와 관련이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습니다.









새벽 4시 반 쯤 된 아침이라고 말하기도 미안한 새벽, 취사장에 불이 켜진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타인의 아침을 위해 밥을 하는 장병들이 있다.


집에서 어머니가 식사 준비를 하듯, 어머니의 마음으로.


"아흐으으으~ 죽겠드아아아~"


눈을 깜빡이고 기지개를 켜는 둥 잠을 쫓던 버거 일병이 말했다.


신병 시절에 사회에서 호텔 직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고 상담중에 말했다가 취사병으로 끌려온 친구였다.


문제는 요리가 아니라 접객 담당이었다는 정도인데, 물론 군대에서는 그런 것은 문제삼지 않았다.


'뭐, 호텔에서 일했다고? 그럼 취사병 해"


'저 요리라고는 햄버거 조립밖에 해 본 적이 없슴ㄷ..'


'아이, 조립이라도 할 줄 알잖아. 걍 해봐'


'저 정말..'


'해.'


담배를 피거나 기지개를 켤 때마다 그 순간이 아직도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버거 일병이었다.


'걍 소총수나 한다고 할 걸.'


"..빵식인가."


한창 잠을 깨던 버거 일병의 귓가에 근엄하고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버거의 맞선임이자 취사분대 왕고인 그릴비 상병이었다.


이쪽은 정말로 요식업에 종사하다가 입대한 케이스라서 요리에 견식이 높았다.


말단 병사들조차 짬이 제법 먹을만하다고 평가했으며 초급간부들조차 거르지 않고 짬을 먹게 할 정도의 능력자였다.


불 조절하기, 물 타기, 간 맞추기 등등 온갖 패시브를 극한까지 단련한 그야말로 '밥데렐라' 그 자체인 것이다.


"어흐, 차가워."


싱크대의 찬물이 손에 닿자 슬슬 잠이 깨는 버거 일병이었다.


체조를 하던 뭘 하던 잠이 안 깨는 그에게는 찬물이 직빵이었다.


원래 흡연자인 버거 일병이었지만 취사 전에는 절대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맞선임의 엄명이 있었기에..


"..일단 빵부터 꺼내서 밥통에 채우고 샐러드 버무리고 스프 끓이고 하면 얼추 여유좀 있겠군. 야, 밥통 꺼내."


"예, 예."


버거 일병은 시원스레 말하며 삼 층으로 이루어진 취반기에서 하나하나 밥솥을 꺼냈다.


학교 급식할 때도 보던 커다란 쇠밥통이지만 군대답게 제법 긴 세월동안 험하게 굴리다 보니 바닥은 쌔까맣고 쭈글쭈글한 밥통이었다.


버거 일병이 취반기에서 밥통을 다 꺼내고 나자 그릴비 상병이 안경을 고쳐 쓰고는 손을 가볍게 털었다.


"..."


곧 뚜껑을 벌린 밥솥들의 입에는 비닐봉지에 담긴 빵식이 가득 담겼다.


아래꼬리 대대가 인원수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대급이었기에 몇 번은 더 쪄야 했다.


두 명의 취사병이 감당할 수 있는 진짜 '한계치' 만큼 인원이 있었기에.


찌는 횟수를 줄이려면 최대한 우겨넣는 게 답이었다.


가끔 터져서 물에 닿아 눅눅해지거나 거지같은 식감을 자랑하게 되는 빵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버거 일병이 박스를 정리하여 취사장 밖 취사관련 폐기 처리장에 쌓아두는 동안 그릴비 상병은 불조절 준비를 마쳤다.


박스도 빵 박스만 있는 게 아니라 부식으로 나오는 딸기잼 박스, 치즈 상자 등 온갖 잡다한 박스들이 수북수북히 쌓였다.


"..가볼까"


취반기의 불조절 동안 신묘한 불조절 능력을 가진 그에게는 장난거리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이래도 타는 빵이 나오는 것이 군대였지만 그건 한갖 군인이 아닌 신의 영역인지라 어쩔 수 없다.


아침밥 꾸역꾸역 하는 것보다는 뒷처리도 한결 편하고 불조절로 맛을 더 낼 수 있어서 그릴비 상병도 싫어하는 메뉴는 아니었다.


곧 취반기가 열기를 뿜어내며 빵을 익히기 시작했다.


"...."


패티도 쪄야 했기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익혀야 했다.


그릴비가 빵이 익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버거 일병은 샐러드용 야채들을 꺼내어 손질하기 시작했다.


밥솥 돌아가는 소리만 나던 부엌이 분주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양배추와 당근 등이 물에 목욕재계하고 장병들의 입에 딱 맞은 크기로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의식.


싸구려 군납 마요네즈와 버무려지면 영 못 먹을 것 같은 풀떼기들도 그냥저냥 먹을만한 풀떼기가 되었다.


물론 사회에서는 돈 주고 먹으라고 해도 안 먹을 몰골이긴 하지만.


어느새 손에 익어버린 칼과 늘어난 칼질 실력을 실감하며 버거 일병은 물에 씻은 야채들에 칼질을 시작했다.


야채들이 속살과 즙을 드러내며 토막난 후 반찬통에 쓸어담겼다.


한참 토막을 친 버거 일병은 필살 마요네즈를 꺼내어 한참 짜낸 후 일회용 장갑을 끼고 벅벅 버무리기 시작했다.


제대로 빡빡 버무려야 먹다가 욕하는 사람이 안 나오고, 취사장은 근본적으로 조리 실명제였으므로


자기가 만든 게 맛 없다는 소리가 나오면 여간 스트레스 받는 게 아니었다.


물론 짬 먹으면 것도 신경 안 쓰게 되지만 버거 일병은 아직 할 군생활이 창창한 물빠진 일병이었다.


"하.. 내 나이 열아홉에 호텔에서 인생을 낭비하더니 이제는 여기서 이따위로 시간을 보내는구나. 시팔.. "


버거 일병이 투덜거렸다.


"..뭘 궁시렁거리냐. 야채나 잘 비벼."


"예, 예."


"..그리고 오늘 스프 니가 끓여라."


"잘 못 들었습니다?"


"..니가 들은거 맞으니까 오늘 스프 니가 끓이라고. 내가 언제까지 불조절해줘야되냐."


버거 일병의 안색이 순간 새파래졌다.


처음 취사병으로 온 후 스프를 대량으로 태우고 나서 스프에 트라우마가 생긴 버거 일병이었고,


다른 취사병들도 절대 스프만은 그에게 맡기지 않았는데 그릴비 상병이 오늘 무슨 결심을 했는지 불조절을 양보한 것이다.


'저 새끼가 밥 하다가 돌았나?'


버거팬츠의 내심과는 달리 대답은 잘 나왔다.


"예..예.."


"..니도 이제 좀있으면 일꺾인데 불조절 하나 못하면 후임들이 개병신 취급한다. 지금이라도 감 익혀라. 샐러드 두 통 다 비볐냐?"


"예."


"..치워놓고 국통에 물 받고 스프 끓여라. 난 계란 삶고 패티 찔거니까."


"예, 알겠습니다."


"..스프 끓일때 계속 저어야되는건 알지?"


"예, 알고 있슴다."


대화를 나누면서도 동시에 그릴비 상병은 한 통에는 남은 빵을 다 쳐넣고 남은 밥통에 패티를 분리해서 넣는 묘기를 보이고 있었다.


버거 일병은 한숨을 흘리며 스프를 끓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 어떤 새끼가 군대 스프 좋아한다고 이딴걸 맨날 주냐..'


버거 일병이 투덜거리는 찰나 취사장에 전화벨이 울렸다.


그는 일병의 숙달된 손놀림으로 취사장에 설치된 전화기를 받아 들었다.


"통신보안. 취사장 일병 버거입니다."


"통신보안. 위병소 병장 도고입니다. 어? 거기 오늘 그릴비 없어요?"


"아이, 아저씨 왜 또 전화했어요. 뭔데요."


버거팬츠는 표정을 마구 일그러뜨렸다.


"아 오늘 아침 빵식이잖아요. 나 빵식좀 따로 빼 달라고 하려구 했죠."


"아저씨 낼모레면 집 가잖아요. 귀찮게 왜그래 진짜.."


"..누구 전화냐?"


버거팬츠의 짜증스러운 목소리를 들은 그릴비 상병이 말했다.


어느때나 귀찮은 존재였지만 이럴 때만은 든든한 그릴비 상병이었다.


"위병소 도고 아저씨가 빵 빼달랍니다."


"..바꿔."


버거 일병은 귀신같이 그릴비 상병의 손에 수화기를 쥐어주고 부엌으로 향했다.


근엄한 목소리로 그릴비 상병이 말했다.


"..나다"


"이제 좀 말이 통하는 상대가 나왔구만. 근데 저새끼 예전에 스프 거하게 태워먹은 새끼 아니냐? 왜이리 띠꺼워 씨발"


"..아침부터 지랄하는데 안 띠꺼운 새끼가 어딨냐. 그래서 뭐, 패티 구워달라고?"


"어엉, 두 개만 몰래 구워주라. 싸담 챙겨줄게."


"..마쎄?"


"마침 마쎄만 있는건 어떻게 알았냐, 하여간 부탁좀 할게. 엉?"


"..알았다 새끼야. 끊는다."


그릴비 상병은 한숨을 쉬었다.










아침해가 벌러덩 떠오르기 시작할랑 말랑한 시점에, 취사장의 아침이 배식되기 시작한다.


"오우~ 자기, 우리 뭔가 익숙하지 않아요?"


"어..전 잘 모르겠는데요."


늘 자신만 보면 익숙한 느낌이 든다는 메타톤 상병이 친한 척을 했다.


마치 자신이 고용주고 버거 일병이 노동자였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버거팬츠 또한 메타톤 상병을 보기만 하면 소름이 돋고 기분이 나빠지는 등 이상하게도 익숙한 느낌이 들었기에


꺼림찍한 표정으로 손을 휘휘 내저으며 말했다.


"아, 얼른얼른 받아요. 얼른얼른."


"너무 매몰차게 굴지 말아요 자기~"


메타톤 상병이 헛소리를 하며 자리에 가서 앉았다.


"아저씨 스프 왜 이래요? 탄내 나는데."


"아오.. 걍 먹어요 제발.."


그 뒤에서 식판에 스프를 가득 푸던 아스리엘 일병이 배식 감독을 하고 있는 버거팬츠 일병을 보며 물었다.


버거팬츠 일병은 잼이 든 캔과 수저를 든 채 일일히 잼을 배식하고 있었다.


버거 일병은 지은 죄가 있어 표정을 살짝 일그러뜨렸지만 크게 할 말이 없었다.


참고 먹으라는 것 말고는.


'아 그러길래 왜 나 시켜가지고 시발 진짜.'


아스리엘 일병은 최대의 강점인 귀여운 얼굴에 가볍게 인상을 썼다.


"힝.. 스프 아깝다.."


'개새..아니 염소새끼야 그럼 니가 직접 끓여서 처먹어!!!'


라는 말과 함께 마음 속에서 신나게 깽판을 치는 버거 일병이었다.


프리스크 일병은 다 안다는 -_- 표정을 하고는 스프만 쏙 걸러서 배식받고 있었다.


어지간하면 언다인 상병이 슬쩍 눈치를 줬겠지만 언다인 상병 또한 탄 내를 감지했기에 묵인해주고 있었다.


언다인 상병 또한 예전에 한 번 경험했던 것이다.


탄내가 가득 배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스프의 맛을.


'병신.. 또 태워먹었네.'


언다인은 반쯤 측은한 표정으로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


그릴비가 이 쪽으로 얼마나 엄격한지 그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몇 없는 그의 동기였으니까.


언다인 상병이 지나가자 의외의 인물이 더러운 깔깔이를 걸친 채 식판을 들고 나타났다.


온 몸에 짬이 배어 흐르는 듯한 여유에 버거팬츠 일병이 살짝 놀라 물었다.


"어? 아저씨 여긴 왠일이에요?"


"아, 오늘 아침부터 촉이 드러워서 밥 먹는다고 뻥치고 취사장에 짱박혀있을라고 했는데 빵식이라 걍 먹을라구요."


바퀴벌레적 감각으로 소대에서 대피한 샌즈 병장이었다.


그 특유의 친화력으로 취사장 구석탱이에 준비된 취사병 쉼터에도 귀신같이 끼어들어가 짱박혀 있는 그는 버거 일병도 잘 알고 있었다.


샌즈 병장이 빵식을 받다가 말했다.


"아저씨 근데 케찹 없어요?"


"아오.."


"아 참 여기 그X비 아니지, 이것 참.. 불탄 스프에 케찹 없는 버거라니.. '골' 때리는 메뉴구만."


두둥탁!


아침부터 샌즈 병장의 뼈 개그에 얻어맞은 버거 일병의 표정이 마구 일그러졌다.


'저 개새.. 아니, 해골 새끼는 진짜..'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의 유머에 만족한 샌즈 병장은 낄낄대며 분대원들이 모인 식탁에 앉았다.


그가 지나가자 부들부들 떨리는 식판이 내밀어졌다.


'풍이라도 맞았나 왜 이렇게 떨어?'


얼굴을 슬쩍 보니 대대 최강 최흉의 관심병사이자 네임드인 냅스타 이병이었다.


그 전설은 취사분대까지 전해질 정도였기에 버거 일병은 얼른 얼굴 근육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끌어올렸다.


괜히 자기 얼굴 보고 울기라도 하면 안 그래도 먹을 욕 두 배는 더 먹을 수 있었기에.


다행히도 그의 정성이 닿았는지 냅스타 이병은 가볍게 훌쩍거린 후 식판을 들고 돌아갔다.


그가 앉자 동시다발적으로 식사 전 인사가 터졌다.


"식사 맛있게 드십시오."


"식사 맛있게 드십시오."


"식..식사 맛있게 드십시오.."


샌즈 쪽의 분대가 식사를 시작하고 또 다른 대대원들이 밥을 타기 시작했다.


"스프가 탔다" 니 "취사병이 이래도 되냐" 는 속삭임이 들렸지만 버거팬츠는 꿋꿋이 무시했다.


이윽고 아침 배식이 끝나가자 근무자이자 새벽 전화의 주인공인 도고 병장이 등장했다.


도고는 뭐가 그리 좋은지 방실방실 웃으며 물었다.


"아저씨 그릴비는 어딨어요?"


"여기 말고 저기 뒷문으로 들어가세요."


"아 예~"


도고는 재빠르게 취사장을 앞문으로 이탈하여 뒷문으로 향했다.


배식과 조리가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라 식재료 수령과 기타 잡무가 이루어지는 곳에서 받으려는 것이다.


앞에서 대놓고 들어가면 왜 쟤만 특별 대우냐는 불만과 동시에 더러운 개가 위생을 더럽힐 염려가 있었기에


늘 이렇게 챙기는 것이다.


얼추 배식이 끝나자 버거 일병은 삼 년은 늙은 기분이 들었다.


이런 걸 하루 세 번 반복하고 이걸 또 구 개월 반복해야 군생활이 끝난다니 죽어버리고 싶었다.


"에휴.."


그래도 살아야 했다.


버거팬츠는 굳세게 마음을 먹었다.


19살에 악덕 업주 아래에서 인생을 모두 낭비하고 국방의 의무까지 그의 화를 돋웠지만 이대로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했다.


자신의 품은 청운의 꿈.. 멋진 영화 배우가 되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는 역사에 남을 영화의 배우가 되어 극적인 연기를 펼치고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영화는 타이X닉 급으로? 아니야 그건 너무 식상해.. 적어도 시X케인 급은 되야지. 나는.. 꼭 해낸다!'


그는 힘껏 주먹을 쥐며 다짐했다.


퍽.


"..너 후딱 안 들어오고 뭐하냐."


혼자 뒷처리를 하고 있던 그릴비 상병이 그의 뒤통수를 때렸다.


그의 이글거리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짜증난 것 같았다.


지은 죄가 있는 버거 일병은 저절로 시무룩해졌다.


"어, 어, 죄송합니다."


"..있다 보자."


버거 일병의 오늘 하루도 참으로 피곤할 것 같다.
















본인은 좆도 없는 좆총수였고 취사장은 취사지원 간 거랑 짬 찼을때 밥데렐라들이랑 친해져서 간 거 밖에 없어서 잘 모름.


고증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너그럽게 양해 바랍니다.


야 군대테일 짹짹이에 검색해보니까 나오더라! 나무위키에도 있더라고!


열심히 써야겠다! 헤헤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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