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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대회] 버거팬츠.

*차돌박이(210.222) 2016.03.21 23:48:29
조회 4518 추천 122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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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티대회에 내놓은 글콘티를 지가 완성시킨 글




 "후아…."


그가 숨을 토해내자 입 안에 머금고 있던 담배 연기들이 공기를 타고 무겁게 가라 앉았다. M이라고 적힌 촌스러운 모자를 쓴, 별로 인상이 좋진 않은 괴물이었다. 얼굴은 피곤에 찌들어서 우중충한 표정이었고 가슴팍에 달려있는 명찰이 그가 가게의 점원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지만 성실한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었다. 더욱이, 지금은 근무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요상-한 손님밖에 없네."


쯧. 가볍게 혀를 찬 점원은 물고있던 담배를 집어 바닥에 대충 재를 털었다. 담뱃재는 그대로 바람을 따라 호텔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불과 몇 십분 전에 가게엔 이상한 손님만 여럿이 지나갔다. 처음 보는 괴물들 이었는데, 죄다 인간이 여길 지나갔냐느니 사장은 어디있냐느니 이상한 질문만 던지곤 사라졌다. 하지만 그의 가게 법규에는 물건을 구매하지 않은 손님과 대화는 금지되어 있었다. 사실, 가게 법규가 아니라 그의 법규였다. 


그 뒤로는 거짓말같이 아무 손님도 찾아오지 않았다. 호텔에서 숙박중인 손님이 매점에 오는 일도 없었고, 아예 근처를 지나가던 괴물이 없었다. 인간을 보았냐는 처음보는 괴물들의 말을 믿는다면 근처에 인간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그의 눈엔 아직 인간은 보이지 않았다. 사장─메타톤─ 이 새로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특수 효과가 굉장히 진짜같아 보였는데 어쩌면 그걸 진짜라고 생각하는 바보들 일수도 있겠다.


 "자─다시 들어가볼까. 쯧."


말꼬리 혀를 차는 습관이 든 것인지 점원은 다시 혀를 차곤 담배꽁초를 튕겨 던져버리곤 다시 호텔 프론트로 들어가 MTT 버거 가게의 카운터에 들어가 섰다. 그러곤 곧 가슴팍에 달려있는 명찰을 대충 고치곤 멍청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이 곳에서 일하는 것은 정말이지 지루하다. 항상 같은 사람만 숙박하고 있고, 같은 괴물들이 왔다 가고, 사장이 와서 갈구고 가고, 엘레베이터가 고장났다고 푸념하러 오는 괴물들이 오고, 그 건너편엔 사장의 모양을 한 분수가 있고.


그러던 점원의 눈에, 평소와 다른 것이 비쳤다.

그것은 괴물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이상한 것이었다.

마치, 메타톤의 방송에 나왔던─


 "인간…?"


하지만 인간은 걷기도 힘든 것 처럼 보였다. 한쪽 다리를 절뚝이며 힘겹게 호텔 안쪽에서 분수쪽으로 걸어, 아니, 거의 기어 나오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온 몸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


점원은 그 모습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메타톤이 무언갈 촬영하고 있는 걸까? 잠깐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 걸어다니는 '특수효과'는 너무도 현실적이었고, 너무도 고통스러워 보였다. 가게의 문 너머로도 인간이 숨쉬는 것 조차 힘들어 하는 것이 느껴졌다. 


점원은 딱히 불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저게 정말 '인간' 이었다면 아마 괴물들한테 습격당한 것일테지. 방금 인간의 위치를 물었던 괴물들한테 당한 건지도 모른다. 코어 쪽에서 온 듯 한데, 그 쪽으로 지나가려다가 로얄 가드들에게 당한 걸지도 모르고. 어찌됐든, 참 운이 안좋았군. 그래도 여기까지 오다니 참 대단한데, 라고 생각하면서 버거팬츠는 자기도 모르게 그 인간 앞까지 와 있었다.


인간은 여기저기 상처입은 몸으로 겨우 몸을 지탱하며 점원을 올려다 보며 무표정한 얼굴을 보였다. 점원은 어떤 이유에선지, 자기도 모르게 품에서 버거 하나를 꺼내 인간에게 내밀었다.


 "글램 버거의 고향에 온 걸 환영하지, 꼬마 친구."


인간은 멍하니 점원의 얼굴과 그가 내민 햄버거를 번갈아가며 멍하니 쳐다보더니, 고맙다는 말을 하며 햄버거를 받아들고 먹기 시작했다. 조금씩 먹는 모습이 마치 치즈를 갉아먹는 쥐 같았다.







 "천천히 먹어. 햄버거가 니 손의 3배는 되보이는데."


우걱우걱우걱. 한입 두입 햄버거를 베어먹은 인간은 그제서야 자기가 허기졌다는걸 깨달았는지 며칠을 굶은 것 처럼 열심히 남은 버거를 입에 쑤셔넣기 바빴다. 그 작은 체구에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처음 하나는 점원이 그냥 준 것이라고 치지만 그 뒤에 네개 째 먹고 있는 버거는 본인의 돈으로 산 것이다.


 '내가 월급이 조금만 더 많았으면 이정도는 사줬을텐데 말이야.'


그 먹는모습을 보고있자니 점원은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악덕 사장 밑에서 일하느라 이 나이가 되도록 이런 푼돈으로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다시 품에서 담배갑을 꺼내 들었다.


한 개비를 꺼내어 입에 물고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뒤적이고 있자, 점원은 문득 버거를 먹는 쩝쩝소리가 멈췄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인간쪽을 바라보았다.

인간은 점원 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뭐지…?'


당황한 눈초리로 메뉴라도 보고 있는건지 인간의 시선을 바라 보다가, 결국 자기를 바라보는 것임을 다시 확인한 점원은 이내 시선을 돌려버렸다. 아이의 시선이 너무나도 부담됐다.


 * 당신은 점원에게 담배의 나쁜 점을 설명했다.

 * 그리고, 가게에서 담배를 피면 안된다는 것도.


이게 방금까지 쓰러질 것 같았던 인간이 맞는지,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아이는 점원에게 설교를 하기 시작했다. 점원의 입이 굉장히 당황한 나머지 벌어지고 말자 입에 물고있던 담배가 땅에 떨어졌다.


 "이봐 꼬마 친구. 내 유일한 행복을 막지 말라고."


점원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인간은 이제 삿대질까지 해가며 바닥에 떨어진 담배를 줍는 점원을 제지했다. 계속되는 이 이유없는 걱정에 점원은 마침내 두 팔을 들어 항복했다면서 담배갑을 다시 품 속에 넣었다. 아이는 그 모습에 만족한 것 같았다.


 "그런데, 인간이 여기까진 어쩐 일이야? 굉장히 다쳤던데."


점원은 담배를 피지 못하는게 불만인지 이번엔 카운터 위에 기대서 턱을 괴며 인간에게 물어왔다. 인간은 입가에 햄버거 소스가 묻은 채로 빵을 우물거리며 점원을 쳐다보았다.


 * 당신은 지금 진행중인 여정에 대해 설명했다.

 * ...코어에서 만난 괴물들의 이야기도.


인간의 얘기는 점원이 도저히 믿기 힘든 것이었다. 지상에서 어떠한─어떤 일인지는 끝내 말해주지 않았다─이유로 지하, 그것도 폐허에 떨어지고 나서 겪었던 일들. '토리엘' 이라는 괴물과 핫랜드에도 가끔 모습을 비추는 해골 형제들과 만났던 이야기. 별거 아니지만 강아지를 쓰다듬은 이야기, 어떤 고마운 괴물이 오는 중에 자신을 씻겨주었던 이야기, 로얄 가드의 수장과 싸웠던 이야기, 핫랜드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넘어졌던 이야기, 퍼즐을 풀다가 왕실 과학자에게 도움받은 이야기, 로얄 가드들과 싸웠던 이야기. 이제 코어를 넘고 왕을 만나 결계를 부술 방법을 찾을 거라는 이야기.


그리고 중간중간 섞여있는 '자신이 죽었던' 이야기.


 "하하, 꼬마 친구. 꽤 오래 산 내가 듣기엔 너무 허무맹랑한데. 그걸 나더러 믿으라는 거야?"


턱을 괸 채로 점원은 코웃음을 치며 인간에게 말했다. 죽었던 이야기라니, 대체 어느 누가 믿겠는가? 지하의 괴물마저도 죽으면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영혼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부활을 할 수도 있는 걸까. 물론 안된다는 것을 점원은 알고 있었다. 본 적은 없지만, 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말하는 인간의 표정은 너무도 진지했다. 사실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지만, 어딘지 모르게 진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실과 픽션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래 좋아. 그걸 믿는다고 치자. 그런데, 그 '죽었던' 인간은 왜 아직도 이렇게 괴물을 구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야? 솔직히 말이야, 떨어진 인간이 괴물을 도울 이유가 있나? 심지어 괴물은 떨어진 인간들을 죽였는데 말이야."


점원은 자기가 어째서 이런 비아냥을 하고있는지 스스로도 신기했다. 자신과 크게 상관 없는 일일 것이다. 만약에 결계가 부셔져 지상으로 나간다면 분명히 좋은 일이겠지만, 이런 인간 꼬마가 그런 일을 해낸다는 것은 믿기 힘들었다. 그냥 단순히 모험을 좋아하는 어린아이가 장난을 치고 있는 게 분명할 텐데.


하지만 점원이 예상한 반응과는 다르게 인간은 드디어 무표정한 얼굴을 깨고 다른 표정을 보여주었다. 인간이 점원을 보며 자그맣게 웃었다.


 * 당신은 선행에는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점원은 그 때 자신이 어째서 인간의 기를 죽일 말을 뱉었는지 속으로 깨달았다. 이 인간은 너무도 눈부셨다. 이미 인생을 '허비한' 자신과는 다르게, 이 인간은 자기보다 훨씬 어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눈부셨다. 확고한 의지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면 행하려는 일들은 너무도 훌륭했다.


 "헤."


점원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구기며 품에 넣었던 담배갑을 다시 꺼내어 인간이 제지할 틈도 주지 않고 불을 붙였다. 자신이 너무도 한심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를 멈춰보려고 다급하게 팔을 들었던 인간은 잠깐 그대로 멈춰있다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움츠려 앉았다. 점원은 약간의 죄악감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며 뻐끔뻐끔 연기를 뱉어내며 다른 생각을 했다.


자기가 생각해도 찌질하고 웃기지만, 여기서 인간에게 힘을 복돋아줄 수 있다면 자신의 삶도 조금은 더 나아보이지 않을까. 적어도 여기선 자기가 더 위에 있음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점원은 인간에게 말을 건넸다.


 "뭐, 그런데 말이야. 조금만 더 어깨에 힘을 빼는게 어때."


얼굴이 이상하게 경련하는 것 처럼 보이는 점원을 인간은 의아한 표정으로 올려다 보았다. 인간이 듣고있는 것을 확인한 점원은 말을 이어갔다.


 "선행에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진 않지만, 네가 다칠 이유도 없잖아. 네가 죽으면 살아난다고 해도 너무 몸을 혹사하진 말라고."


점원은 물고있던 담배를 검지와 중지 사이로 집어들어 옆에 있던 재떨이에 거칠게 비벼 불을 껐다.


 "다칠 것 같으면 잠깐 쉬어 가라고. 앞으로 어떻게 되던 나보단 나을 거 아니야."


스스로 말하고도 어색한 것 같은 점원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카운터 옆에서 무언갈 꺼내 인간에게 건넸다.


 "자. 서비스야, 꼬마 손님."


* 점원은 당신에게 별 파르페를 건넸다.


인간은 처음 점원을 보았을 때와 똑같이 멍하니 파르페와 점원의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조금 전에 보았던 미소보다 더 인간다운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받아 들었다.


인간은 별 파르페와 함께 점원이 건넨 호의로 의지가 가득찼다.


 * 당신은 버거팬츠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잠깐, 그…"


버거팬츠의 입이 열리기 무섭게, 인간은 유리 문을 밀쳐 열고는 빠르게 가게 밖으로 달려나갔다.


 "…이름은 어떻게 안 거야?"


버거팬츠는 열려있는 유리 문을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문득 깨달았다. 그렇구나, 생각해보니 명찰을 달고 있었지.


오른손으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버거팬츠는 한참을 리조트 분수쪽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다시 담배갑에서 담배를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하지만 이내 그 담배를 다시 집더니 담배갑에 우겨넣곤 통째로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었다.


 "몸에 안좋다니 뭐, 끊어야겠지."


버거팬츠는 잠시 가게를 나와 리조트에서 코어로 가는 어두운 길을 쳐다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음…뭐. 잘 됐으면 좋겠네. 꼬마 친구."


버거팬츠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한참동안 그 길을 지켜보았다.




좀 짧은걸 더 길게 쓰고싶었는데 뭐 이을 내용도 없고 중간에 내용 더 넣어봤자 더 조잡하게 보일거같아서 이만 줄임


버거팬츠 문학은 좀처럼 안보여서 저 짤보고 생각난김에 끄적여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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