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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우물과 별 上 (귀농테일 메타톤, 블루키)앱에서 작성

흐븜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4.14 12:05:33
조회 5522 추천 88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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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다글 보고 뽕차서 써옴

짤은 념글에서 주웠는데 기분 나쁘면 말해줘 바로 내림...

우물과 별 下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4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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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닿는 곳마다 풀 벌레 소리가 끊이질 않는 무더운 농촌의 한 여름밤, 어린아이 둘이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깜깜한 뒷산을 오른다. 인적이 드문 길 위에는 풀들이 마구잡이로 자라나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아이들의 발 위에 축축한 풀잎이 스치고 또 꺾인다. 우거진 나무를 지나 좁다란 들이 펼쳐졌을 때,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복판에 놓인 마른 우물 옆으로 달려가 흙바닥 위에 엉덩이를 붙인다.

마을에서 하늘이 가장 잘 보이는 곳. 구름 한 점 없이 새까맣고 영롱한 하늘에는 밝은 별이 콕콕 박혀 있다.

긴 머리가 내려와 한 쪽 눈을 가리다시피 한 아이가 손으로 하늘에 별을 가리킨다.

"수탁아, 저길 봐. 도시에서도, 사람들이 같은 별을 보고 있겠지?"

피부가 맑고 흰 아이는 친구의 물음에 고개를 가만 끄덕인다.

"나는 저런 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어디에 있어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사람."

'가수 말이야?' 수탁이 묻는다. 별을 바라보던 아이는 더 다양한 일을 하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연기도 하는 다재다능한 연예인 말이야.

"대동이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니까... 할 수 있을 거야."

수탁이 베시시 웃는다.

"이름이 필요하지 않을까? 마대동은 촌스러워."

수탁은 지금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대동은 듣지 않는다.

"생각해둔 게 있어. 메타톤"

수탁은 슈퍼에서 파는 익숙한 아이스크림의 이름이 떠오르는 것을 애써 무시한다. 대동은 메타톤 빌딩, 메타톤 타워 등의 이름을 중얼거린다. 대동은 도시엔 건물이 많다고 했다. 나중엔 꼭 자신의 이름을 내건 건물을 세우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수탁이는 디제이가 되고 싶다고 했지?"

수탁이 깜짝 놀란다. 대동이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나섰고 수탁은 부끄러워 그만두라고 했지만 꿈에 부푼 아이는 도통 멈출 줄을 모른다.

"남수탁이니까, 냅스타-"

자신있던 대동의 태도에 비해 수탁의 표정이 좋지 않다. 대동은 말을 마치치 못하고 끝음절을 계속 늘이기만 하다가 재빠르게 무언가 생각해 냈는지 박수를 딱 친다.

"블룩. 냅스타블룩."

수탁의 표정이 그제서야 밝아진다.

"어때, 멋진 외국 디제이의 이름 같지 않아?"

수탁이 고개를 연신 끄덕인다. 꽤 감동받은 표정이다.

"근데 디제이가 뭐야?"

당황한 수탁은 음악을 다루는 사람이라고만 간단히 이야기한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이야기한다.

"멋있긴 하지만... 너무 길지 않을까?"

"그러면 귀엽게 줄여서 부르자... 아마..."

*

메타톤이 눈을 뜬다. 새하얀 이불이 뭉쳐져 시야를 가로막고 있다. 메타톤은 신경질적으로 그것들을 한 쪽에 집어던진다. 시야가 트이자 혼자 쓰기에는 꽤나 넓은 방이 펼쳐진다. 이상하리만치 깨끗한 가구들이 눈에 띄고 바닥엔 대리석이 깔려 있다. 그의 이름을 내건 MTT 호텔의 스위트룸이다.

메타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 한가운데에 놓인 소파로 향한다. 그 앞에 놓인 테이블 위에서 커피포트가 끓으며 하얀 머그잔과 함께 그를 기다리고 있다.

꿈은 늘 같은 곳에서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시골 소년에 불과했던 그는 도시로 올라와 그의 어렸을 적 꿈처럼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메타톤 호텔도 세웠다. 그리고 늘 뭔가가 빠졌다고 느낀다.

블루키, 넌 지금쯤 어디에 있니.

커피를 따르며 그가 가장 친한 친구에게 지어준 이름의 애칭을 되뇌어 본다. 도시에 올라오고 나서부터, 영 소식을 알 수 없다. 처음엔 아무 생각도 없었다. 대동은 꿈을 쫓기에 바빴고, 오랜 소꿉친구와의 추억에 젖을 시간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도 어딘가에서 잘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필드에서 만나게 될 날 만을 막연히 기대하고 앞만 보고 달렸다.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때, 관중들이 이름을 부르기 어려워하면 어쩌냐고 걱정하던 블루키는 없었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이름의 음악가들이 그의 예술을 시기하고 비판하며 닦달할 뿐이었다. 그가 원했던 모든 명성을 얻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을 터놓고 함께 꿈을 키워가던 소중한 친구가 그리웠다. 어린 마대동의 부푼 꿈을 지지하고 응원해주던 수탁이 없었다면 지금의 메타톤도 없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공연을 끝마친 날이면 밤에도 잿빛인 도시의 하늘에도 꼭 밝은 별이 하나씩 떠올랐다. 수탁이 띄우는 별이라고 생각했다. 대동은 늘 그렇게 수탁과 떨어져 있어도 같은 별을 보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요즘엔 그 별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휴대폰이 울린다. 커피를 홀짝이던 메타톤은 멀찌감치 액정을 들여다보다가 화들짝 놀란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지만 메타톤은 기다렸다는 듯이 황급하게 휴대폰을 집어 든다.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뜨거운 커피가 크게 흘러넘친다. 메타톤이 짧게 비명을 지르며 허둥지둥 머그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흠뻑 젖은 손을 탁탁 턴다.

"여보세요? 찾았나요?"

메타톤은 그의 친구를 다시 보기 위해 수소문하던 중이었다. 휴대폰 너머로 긍정의 대답이 들려온다. 어떻게 살고 있을까. 바라던 것처럼 디제이가 되었을까? 함께 공연한다면 아주 멋질 텐데. 아니 행복할 거야. 그가 세웠던 그 어떤 무대보다도 흥분되고 엄청난 공연이 될 것이다. 수탁이는 어쩌면 메타톤 보다도 더 음악적 재능이 넘치는 아이였기에.

'소재지는 그때 말씀해주신 곳 그대로고요.'

아직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다고? 물론 그가 디제이가 되지 못했어도 좋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헤드셋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해도 괜찮다. 하물며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면 되지. 일단 하루는 스케쥴을 완전히 비우고 보러 가야겠다. 아니다. 도시로 데려올까? 내가 어떤 곳에서 일하고 있는지 수탁이가 본다면 아주 좋아할 텐데. 유명한 디제이들을 소개하고, 블루키의 첫 앨범을 만들어줘야지. 충분히 귀여우니까, 팬클럽도 금방 생길 거야.

휴대폰 너머에서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사망한 분으로 기록되어 있는데요.'

뭐라고? 메타톤이 옷 위에 커피를 털어내던 손을 멈춘다. 남아있던 커피 방울이 바닥 위로 뚝뚝 흐른다. 그럴 리가 없어요. 목소리는 질문을 귀찮아하며 워낙에 오래된 기록이라 자기들도 몇 번이고 확인해봤지만 분명하다고 대답한다.

"그렇지만..."

부정하는 메타톤을 뒤로 한 채, 목소리는 짜증 섞인 태도로 더 자세한 주소를 이야기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곳이다. 메타톤이 급하게 묻는다. 얼마나 됐죠?

'7년쯤 됐네요. 그래서 비용은...'

계좌를 부르는 것으로 통화는 종료되었다.

넓은 방에 그만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볼품없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혼자였다. 블루키는 없다. 우물가에 앉아 친구와 함께 흥얼거리던 노래도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녹음이라도 해둘걸. 해두긴 했었지. 이젠 잘 켜지지도 않는 고물 휴대폰에. 내가 그동안 봐왔던 별은? 껍데기뿐인 명성을 조롱하려던 인공위성이었을까. 아무래도 일에 치여 거들떠도 안 보던 친구를 이제 와서야 찾겠다고 나섰으니 별이 벌을 주나 보다.

누군가 비웃는 것 같다. 그는 스타였지만, 더 이상 빛나지 않는다. 별은 의미 없이 빛나지 않아. 아니 그게 아니라

'별 같은 게 있을 리 없었잖아.'

도시에선 별이 보이지 않는다. 메타톤은 그 무엇도 볼 수 없었다. 옷에 스며든 커피가 차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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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러 가는 것도 뽕차면 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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