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435489
2편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435493
2-1편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435565
3편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438826
4편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459242
5편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459253
모바일로는 처음 작성이라 잘 나올지는 모름
"..이 집은 수압도 세고 채광도 좋으며 역세권이라 지하철 역이 10분 거리인데..."
"다른곳도 좀 볼까요."
부동산업자는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요즘은 곳곳에서 보이는 괴물들이 새삼스러울 때도 아니었지만,
곧 결혼 예정인 왠 괴물 커플이 신혼집을 보러 찾아온다고 했을 땐 인간 세상의 물정을 모를 호구가 잡혔거니 하고 신나서 달려나왔는데,
나름 이 바닥에선 베테랑급이라는 자신을 이렇게까지 애먹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예비신부라는 염소 괴물은 첫 인상대로 나긋하며 점잖기만 했는데, 문제는 예비신랑이라는 키 작은 뼈다귀 괴물이었다.
그는 보여주는 집마다 들어서기 무섭게 퇴짜를 놓으며 잘 모르겠네요, 글쎄요, 혹은 토리 생각은 어때요 하는 식으로 예비신부의 의견을 묻는듯 했으나 사실 그건 명백한 거절의 뜻으로, 예비신부가 전 괜찮은것 같은데.. 하면 흠, 그래요? 다른곳도 더 둘러보죠. 하는 식으로 모든 의견을 무시한 채 철저히 자신만의 페이스로 상황을 밀고 나가고 있었다.
결국 업자는 두 손 두 발 다 들게 되었다.
"아이고, 손님. 손님이 그리시는 집을 대강이라도 알려주시면 부족한 저라도 더 쉽게 찾아드릴 수 있을것 같은데.."
손님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원하는 집을 귀신같이 찾아내어 소개해주곤 하던, 부동산업으로 잔뼈가 굵은 업자의 자존심에 금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는 결국 포기한 심정이 되어 백기를 들어올리게 되었다.
"Heh.. 창고가 하나 딸려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층으로 된 집은 그리 크지 않아도 되지만 방은 두 개인 곳으로."
아. 그런 곳이라면 하나 있죠. 하며 업자가 그들을 태우고 꽤 오랫동안 달려 도착한 곳은 주변에 인가가 하나도 없는, 외딴 곳에 달랑 놓여진 작은 창고가 하나 딸려있는 조금은 낡은 나무집이었다.
부동산업자가 여기는.. 하고 입을 채 떼기도 전에 그는 서슴없이 문을 열어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문 앞에 서서 찬찬히 집 안을 둘러보더니,선뜻 이 집으로 하죠. 라고 말을 꺼내었다.
업자는 눈을 휘둥그레하게 뜨며 아. 이 집이 마음에 드시는군요? 하고 말했지만, 이 곳은 주변 인가도 없을 뿐더러 대중교통과도 인접한 지역이 아니었고 장이라도 한 번 볼라치면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로 주변 편의시설도 마땅찮았다.
어차피 또 퇴짜 맞을거라 예상하며 보여준 집을 그리 까다롭게 굴던 그가 마음에 들어할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업자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곤 고작 이 정도 집을 고르려고.. 하는 마뜩잖은 마음으로 보고 있는데, 예비신부는 뭔가 아는 것인지 샌즈, 여긴.. 하며 말했고 해골은 뭐, 다시 돌아온 기분이네요. 라며 작게 미소지었다.
물론 알아들을 리 없는 업자는 그저 계약서에 사인을 받고 괴상한 커플이라 생각하며 돌아갔을 뿐이다.
중개업자가 돌아간 뒤 둘은 곧 자신들이 들어 와 살게 될 집 앞에 나란히 서서 그 전경을 가만히 둘러보았다.
토리엘은 "다시 스노우딘으로 돌아온 것만 같아요." 라며 웃었지만 샌즈는 조금 아련한 눈으로 집을 훑었을 뿐이다.
「 ...나 쭉 생각해왔었는데 샌즈. 나 파피랑 샌즈가 사는 이 집이 참 좋아. 」
...그래봤자 잠깐동안 이겠지만.
너를 위해서, 프리스크.
샌즈는 목이 조이는 압박감을 느끼며 넥타이를 느슨하게 잡아내렸다.
그리고 빳빳한 셔츠깃과 적당히 타이트한 양복이 주는 긴장감에 어색함을 느끼며 테라스 난간에 걸터앉은 채 그 앞에 펼쳐진 밤의 전경을 바라보았다.
꽤나 널찍한 초록빛 정원의 중앙에 위치한, 석조로 만들어진 삼단 원형의 조형분수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로, 위 부터 차례대로 물을 쏟아내리며 흐르고 있었고
정원 주변을 동그랗게 둘러싼 푸르른 초록빛 조경수마다 감겨있는 꼬마전구가 마치 지상으로 내려온 별처럼 어둠 속에 점점이 수놓여 반짝이며 주변을 밝혀주고 있었다.
그리고 약한 밤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정원에 피어있는 장미꽃 향기가 오전에 잠깐 내렸던 비의 영향인지 은은하고도 싱그러운 향으로 비에 젖은 풀내음과 함께 풍겨왔다.
한 눈에 봐도 로맨틱함이 물씬 풍겨오는 정원이었다.
샌즈는 자켓 주머니에 손을 넣어 매끈한 금속의 차가움을 느끼며 검지와 엄지 손가락 뼈로 굴리듯 반지를 만지작 거렸다.
바디에 박혀있는 작은 다이아몬드 알이 뼈와 부딫쳐 약하게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반지는 상징일 뿐이니 무엇이라도 상관없다며 미소짓던 토리엘에, 샌즈는 소박하지만 작은 다이아가 박힌 반지와 피로연을 치룰 큰 정원이 딸린 결혼식장을 준비했다.
그게 샌즈의 죄책감을 덜어주진 못하겠지만 그녀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샌즈는 생각했다.
둘의 결혼 소식을 듣자 언다인은 그래서 그 때 너.. 하며 다 알겠다는 식으로 웃더니 팔꿈치로 그의 옆구리를 가격했고 힘 조절이 잘 못 되었는지 그 부근이 며칠이 지난 지금도 아려오는 듯 했다.
그리고 분명 초청창을 발송했던 아스고어는 결혼식 시작을 목전에 둔 지금까지도 나타나지 않았고 아마 식이 끝날 때까지도 오지 않을거라 샌즈는 예상했다.
지금 토리엘은 건물 안의 신부 대기실에서 그들의 지인들과 함께 만남을 갖고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샌즈는 결혼식장의 신랑이 으레 그러하듯 주인공인 신부에 비해 조연 격인 자신의 위치를 감수하며 식장 입장시간까지 이 곳에서 홀로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어차피 다들 그리로 몰려갔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이제는 갑갑하게까지 느껴지는 양복 자켓을 입장시간 전까진 벗어둬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건물과 테라스를 잇는 문이 열리며 건물 안에서 프리스크가 걸어나왔다.
프리스크는 그 나이 대 아이에게 어울릴 법한 단순한 디자인의 베이지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난간에 앉아있는 샌즈를 보자마자 어깨를 흠칫,하더니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아이는 샌즈가 토리엘에게 청혼했던 순간부터 눈에 띄게 그를 피하고 있었다.
"프리스크."
프리스크는 고개를 돌려 샌즈를 바라보았다.
샌즈는 아이에게 손짓했다.
프리스크는 잠시 그대로 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갈 듯한 기색이더니, 이내 마음을 고쳐먹은 듯, 쭈뼛거리는 걸음새로 샌즈에게 걸어왔다.
그렇게 다가온 프리스크에 샌즈는 알 수없는 미소를 지으며 자켓 주머니에 손을 넣어 계속 만지작대던 반지를 꺼내들었다.
반지는 테라스 실외 조명에 반짝였고 박혀있는 다이아몬드가 영롱한 빛을 내뿜었다.
"어때, 꽤 예쁘지, 응?"
프리스크는 잠시 황홀한 눈이 되어 반지를 감상하는듯 싶더니, 곧 왜 자신에게 반지를 보여주는지 영문 모를 표정이 되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
샌즈의 눈빛에 일순 안타까운 빛이 스쳤다.
"...그러면, 한 번 끼워볼래?"
반지는 토리엘에게 맞춰져있어 어린 프리스크에게는 터무니 없을 정도로 컸다.
하지만 샌즈는 반지를 거두지 않은 채 프리스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는 잠시동안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샌즈."
......
"... 오늘같은 날 이런 장난까지 칠 정도로.. 내가 싫었어?"
울먹이듯 흘러나온 아이의 목소리에.
샌즈의 눈빛이 흐트러졌다.
프리스크는 울음을 참는 듯 입술을 꾹 다문 채 눈물이 그렁해진 눈으로 뛰어 가 문을 열어젖히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문이 쿵, 하고 닫히자 샌즈는 비어버린 얼굴로 웃었다.
"...Heh.."
공허한 작은 웃음소리가 싸늘한 밤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반지 쥔 손을 떨어뜨린 채 그 작은 뒷모습이 사라진 문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다.
"이태리 유학이라고, 파피루스?"
"그래, 터무니없이 완벽한데다 준비성까지 철저한 이 몸께서 예전에 벌써 신청해뒀지! 괴물 특별전형으로 말야, 녜헤헤헼!"
소박하지만 모두의 축복속에 이루어졌던 결혼식은, 언다인이 날아 든 부케를 얼떨결에 창으로 꿰뚫은 작은 헤프닝이 있던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일 없이 평화롭게 끝마쳐졌고, 그 구멍 난 부케는 잠시 후 알피스의 손에 들려있게 되었다. 그렇게 모두가 정원에서 좋은 샴페인과 함께 피로연을 즐기던 중 파피루스는 스파게티 공부를 위한 유학을 떠나게 됐다며 모두의 앞에서 깜짝 발표를 하게 됐다.
삼 일 후 출발한다는 파피루스의 말에 결혼식의 두 주인공과 함께 파피루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하객으로 모인 괴물들은 크게 축하해주었다.
'이, 이태리라니.. 정말 축하해, 파피.' '고마워, 알피스!' '더 정진해서 돌아와라.' '걱정마. 녜헼! 근데 창은 옆으로 치우고 말해주라 언다인.'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요리사가 되세요 파피루스.' '고마워요 토리엘. 게으른 형 좀 잘 부탁드릴게요.'
'..공부 많이 해서 맛있는 스파게티 꼭 만들어줘.' '녴? 스파게티는 지금도 충분히 맛있지 않아?' '.....' '..이... 인간..?'
"축하해, bro."
어느덧 차례가 돌아온 샌즈가 하는 말에 파피루스는 고맙다며 형도 축하한다고 환한 얼굴로 웃었고 그래서 샌즈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지나친 씁쓸한 빛을 보지 못했다.
"..예식장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드높은 천장에
붉은 커텐이 벽면을 가르듯이 양 쪽으로 갈라져 샹들리에의 빛을 타고 흐르는 모습하며 하객들의 조용히 터져나오는 축하 박수사이로 걸었던 버진로드.. 정말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에요."
신혼집에 도착한 후, 토리엘은 침대에 걸터앉은 채 아직 결혼식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황홀한 표정으로 아까의 버진로드를 걸었을 때를 상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샌즈는 죄악감으로 가득했던 식의 상황을 정확히 떠올릴 수 없었다.
그저 버진로드를 걸었을 때 쏟아진 하객들의 박수소리가 죄의식의 추가 되어 그의 가슴에 매달린 것처럼 무거워진 심정이었다는 것과, "신랑은 신부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한결같이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하는 주례사의 질문에 죄책감 가득한 "네."라는 거짓 서약을 했단 기억 밖에는.
"..Heh,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네요. 그래도 꽤나 피곤한 하루였을텐데."
토리엘은 가만히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내려다 보았다.
"..반지 고마워요, 샌즈.
"..작은 다이아 반지인데요."
".. 저도 샌즈에게 줄 게 있는데. 책장을 살펴보겠어요?"
...
토리엘의 말에 샌즈가 책장을 들여다보자, 언제 준비했는지 꽂혀있는 책들과 책장 사이에 놓여있는 작은 선물 상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샌즈는 한숨을 내쉬듯 헤, 웃고는 선물 상자를 들어 두개골 옆에 세워들어 작게 흔들어 보였다.
작게 달각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 정도 크기라면.
"흠... 향기좋은 soap?"
토리엘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샌즈가 근래에 가장 가지고 싶었던게 뭐죠?"
토리엘의 말에
선물상자를 흔들던 그의 손길이 뚝, 하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건...
그는 선물상자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이제 점점 떨려오기 시작하는 손 뼈로 리본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뜻대로 잘 안되자, 아예 포장지 째로 북북 뜯어냈다.
"...믿을진 모르지만. 지상세계를 조금 여행한 후 돌아와서 샌즈에게 돌려주려고 생각했었어요."
포장지는 금새 찢겨나가서, 이제 작은 케이스 위로 겹쳐진 커버 하나 만이 샌즈와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유일한 장애물이었다.
샌즈는 영혼이 마구 쿵쾅거리는 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것을 느꼈다. 입가로 새어나오는 숨소리가 이상하게 들려왔다.
생각보다 빠른 회수였다. 드디어 돌아갈 수 있어.
"그게 샌즈 거였다니. 솔직히 믿겨지지 않았어요. 아니, 믿고싶지 않았는지도요."
샌즈는 커버를 열었다.
.......
"..아스리엘... 살아생전의 우리 아들이 내게 준 생일선물이었거든요.
언제부터 준비해왔는지 그 작은 손으로 돌을 깎아 만들었다며 선물했었죠. 독특한 별 모양이라 신기하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남의 물건으로 선물한거라고는.."
......
"샌즈의 말을 듣고도 난 아들이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고는, 그런 아이였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젠 그 아이의 유품같이 남아버린 물건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샌즈에게도 그런 식으로밖에 말하지 못했던 거에요. 정말 미안해요. 엄마는 가끔 이렇게 미련해지나 봐요.
....
"..지금까지는 무서워서 묻지 못했지만... 적어도 그게 샌즈가 길에서 떨어뜨렸거나, 아니면 어디에 두고 잊고 갔거나 한 분실물이었는지는 한 번 묻고 싶었어요. 그러면 주인없는 물건을 보곤 어린 마음에 혹 했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말인데요, 샌즈. ..... 샌즈...?"
토리엘이 재차 그를 불렀지만 샌즈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다.
시간의 아무것도 확립되지 않은 불확실성, 미래는 알 수 없어 그 의미를 가진다.
샌즈는 영혼이 없는듯한, 텅 비어있는 미소를 짓게 되었다.
시간이 자신을 농락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상자 속의 돌은 세이브 포인트가 아니었다.
샌즈는 화장실에 들어와 있었다.
그는 욕조 끝에 걸터앉아 그 돌을 들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건 토리엘이 돌을 갖고있는 것을 보았다고 알려주었던 래리나, 돌의 생김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같은 돌이라고 착각한 토리엘에게 할 말이 없을, 굳이 말하자면 같은 물건을 놓고 각 각의 다른 사람이 보고 그린 정도의 차이였다.
단지 샌즈가 만든 것에 비하면 아이가 만든 것답게 울퉁불퉁한 부분도 있는, 투박하고 섬세하지 못한 모양이 차이라면 차이였다.
샌즈는 처음 세이브 포인트의 외형을 정했을 때를 떠올렸다.
「샌즈, '세이브 포인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
「흠, 아니. 나로서는 전혀 상상이 안 되는데.」
「봐, 이렇게 생겼어.」
「..Heh, 나 놀리는거 아니지?」
「..? 진짜 이렇게 생겼어.」
「.. 프리스크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은 아니구나.」
「.. 샌즈.」
「...알았어. 알았으니까 눈 좀 그만 흘길래. 내 슬리퍼 한 짝도 좀 돌려주고.」
「미안하다고 할 때까지는 싫은데.」
.....
'세이브 포인트'를 직접 볼 수 있고 사용할 수 있었던 프리스크가 애초에 일러준 대로 제작한 모양이었다.
아스리엘 드리무어.. 오래 전 인간들의 오해를 받아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왕자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가 어떻게 '세이브 포인트'의 모양을 알고 있는것처럼 이런 돌을 만든걸까.
샌즈는 심각한 표정으로 돌을 들여다보다가 이내 고개숙인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 그보다 이제 어쩌지?
어떻게 그 돌이 세이브 포인트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한 번도 하지 않았을까.
토리엘에게 사실을 말하면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실을 증명할 것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결계를 깨고 지상으로 올라온 지금 앞 일을 미리 맞춘다던가 하는 방법도 말이 안 된다.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이제 아무도 모르게 되었다.
샌즈의 어깨가 그가 안고있는 불안감의 크기를 말해주듯, 부서질듯이 떨려왔다.
어쨌든 세이브 포인트의 행방을 모르게 되어버린 지금, 토리엘과의 결혼 생활을 계속 영위할 순 없다. 그건 그녀를 철저히 기만하는 짓이다. 지금이라도 헤어지자고 말해야...
그 때 불현듯,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며 환히 웃던 파피루스의 얼굴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다.
착하기만 한 제 동생은 분명 이제 결혼한 자신에 안심하면서 유학 행을 결정했을 것이다.
결혼한 지 하루만에 이혼한 형을 두고 그 아이가 과연 이 곳을 떠나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을까?
"...팝."
그 때, 화장실 문을 조심스레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샌즈의 어깨가 크게 움찔, 했다.
"..샌즈? 괜찮은 거에요?"
곧 걱정스러운 듯한 토리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샌즈는 심하게 떨려오는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한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의 이마에 맺혀있던 땀이 주륵, 하고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내렸다.
"..샌즈?"
샌즈는 천천히 입에서 손을 떼고 입을 열었다.
"..전.. 괜찮아요, 토리. 그저.. 속이 좀 안 좋아서요."
"어머나.. 많이 안 좋아요? 제가 들어갈까요?"
"아니.. 아니. 들어오지 말아요. 미안한데... 먼저 잠자리에 들겠어요? 미안해요."
.
".. 정말 제가 안 들어가봐도 괜찮겠어요?"
"..네. 부탁해요."
"그럼.. 필요해지면 꼭 불러주세요."
발소리가 멀어져갔다.
샌즈는 한숨과 함께 그의 눈에 손을 가져다대고 고개를 젖혔다.
샌즈는 이게 그녀에게 못할 짓이란 걸 잘 안다.
오늘은 결혼식 후 첫날 밤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있어 의미깊을 첫날 밤 그녀를 혼자 방치해놔야 할 것이다.
어쩌면 오늘 하루보다 더 많은 시간을 그래야할지도 모른다.
시간이 없었다. 샌즈는 모두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돌을 찾아야했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