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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문학] 프리스크가 죽을때마다,기억이 하나씩 사라진다. 01

문학토끼(58.141) 2016.06.08 17:33:51
조회 4305 추천 97 댓글 25
														

프리스크가 죽을때마다,기억이 하나씩 사라진다.


 

 

 

 

 









 

 

 

 

 

 

 

 






*

 

 


 


프리스크는 토리엘의 파이냄새를 잊어버렸다.

 

그것은 아주 작고 또한 가벼운 기억이여서,프리스크는 토리엘에게 파이를 구워달라고 손쉽게 기억을 덮을 수 있었다.

 

손이 바르르 떨렸다.

 

프리스크는 로드되기 이전에 폐허에서 나가는법을 물었고,토리엘은 아무말 하지 않은채 프리스크를 태워버렸다. 그건 정말로 끔찍한 경험이였다.

 

프리스크는 세이브를 로드하며 다시는 자신이 그런생각을 품지않길 기도했고,눈앞의 파이의 달콤함을 다시금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머리카락사이로 행복이 슬며시 파고들었다.
마법처럼.

 

 
















 

 

첫번째 기억

 

 

 





 

 

 




 





 

 

 

*

 

 

 
"밖으로 나가고싶지않아?" 플라위가 방바닥에서 튀어나왔다. 토리엘은 거실에서 책을 읽고있었다.

 

"그럴생각은 없어." 프리스크가 대답했다. "토리엘이 슬퍼할거야."

 

"하긴 밖으로 나가봤자 개죽음당할게 뻔하니까." 플라위는 줄기로 책장을 넘겼다. "무슨뜻이야?" 프리스크가 물었다. "밖이 위험하다는건 들었어."

 

"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플라위는 프리스크를 보며 한숨을 내지으며 줄기로 아이의 이마를 툭툭쳤다. "궁금하면 네가 직접 물어보는게 어때?"

 

"아마 자지러질걸." 플라위가 웃었다.

 

"이렇게말야." 그 식물은 그저 유희를 즐기는듯 키득거리며 프리스크를 삽시간에 죽여버렸고,덕분에 프리스크는 토리엘의 이름을 다시묻게되는 무례를 끼쳐야했다.

 

그 행동은 토리엘의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

 

 

"여섯명의 인간이 죽었어."

 

토리엘이 말했다. "인간의영혼 일곱개가 모이면,결계를 부술 수 있단다..우리가 이 지하에서 나갈 수 있는거지."

 

"좋은 일이네요." 프리스크가 대답했다. "저만 빼고."

 

"그렇지 않단다,아가." 토리엘은 그 대답에 정말 슬픈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 프리스크는 토리엘의 눈을 피했다. 토리엘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만약 그렇게되면,아스고어는 인류를 멸망시킬거야. ..물론 그렇다고 지금상황이 좋은건 아니지만."

 

"토리엘은 밖을보고싶지 않나요?" 프리스크는 한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물론." 토리엘이 미소지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냐."

 

"이만 자야할 시간이란다." 토리엘은 방불을 끄며 방문을 열었다. "좋은 꿈 꾸렴."

 

"전 토리엘이 밖을 봤으면 좋겠어요."

프리스크는 머뭇거리며 속삭이듯 말했고,토리엘은 방문을 닫으며 프리스크의 대답을 애써 무시했다.

 

 

 

 

 

 

 

 

 

 

 

 

 

*

 

 

"밖으로." 프리스크는 토리엘의 물음에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나갈거에요." 프리스크는 그렇게 대답했다.

 

"왜." 토리엘은 정말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 "꼭 그렇게해야겟니?"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프리스크는 토리엘의 말을 가로채며 목소리를 조금 낮추었다. "절 밖으로 보내줄 수 있나요?"

프리스크는 자기가 낼 수 있는 목소리중에서 가장 무겁고 진중한 어조로 말했고,그건 토리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럴 순 없어."

 

 

 

 

 

 

 

 

 

 

*

 

 


프리스크는 똑똑한 아이였다.

 

아스고어를 설득하지 못하면,자신이 아니더라도 결계는 부숴지고 전쟁이 일어나리라는걸 알고있었다.

프리스크는 아스고어에게 찾아가기로했다.


집에대한 기억은 없어졌다. 에봇산에 떨어진 이후로 이전의 일은 기억나지 않았다.

 

 

 

 

 

 

 

 

 

 

 

 

 

*

 


 

그후엔 같은패턴으로 일이 진행되었다.

 

프리스크가 폐허를 나가는법에 관하여 묻는다.
토리엘이 프리스크를 막아선다.
프리스크가 불태워진다.

 

프리스크는 이번엔 토리엘 몰래 밖으로 나가려 시도했으나,토리엘은 순식간에 프리스크의 눈앞으로 바로 달려와 프리스크와 전투를 벌였다.
프리스크는 잿더미가될때야 시간을 되돌릴 수 있었다.

 

"소용없었네." 프리스크는 방금전 감각을 잊으려 머리를 뒤흔들었다.

 

"응?" 세이브된 침대옆에는 토리엘이 있었다. "무슨일 있니?"

 

"아무일도."

 

프리스크는 대답하려했지만,그러지 않기로했다. "아무일도 없었어요."
프리스크는 웃었다. 눈물을 감추며.

 

 

 

 

 

 

 

 

 

 

 

 

 

*

 

 

이후에도 프리스크는 폐허를 나서기위해 토리엘에게 맞섰다. 그걸 맞섰다고 표현한다는게 옳은건지는 둘째치고.

 

끊임없이 세이브를 로드하며 흘러갔던 시간은 되돌릴수 있지만 사라져가는 기억은 되돌릴 수 없었다.

 

프리스크가 시간을 네번째로 로드했을때,플라위는 프리스크를 비웃으려 땅속에서 튀어나왔다. 플라위는 '넌 정말 멍청하구나'-같은 문장을 말하려했지만,먼저 말을 꺼낸건 프리스크였다.

 

"넌 누구야?"

 

"뭐?"

 

"말하는꽃은 처음봐." 프리스크가 다시 물었다.

 

"지금 나랑 농담하자는거야?" 플라위가 말소리를 조금 높였다.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그거 내가 할말인데."


프리스크는 손가락을 땅에대고 빙긋 돌렸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무슨소릴 하는지 모르겠어."

 

"내이름은 프리스크야,너는?"

 

플라위는 너무 당황한나머지 프리스크를 또 죽여버렸고,그덕분에 프리스크는 또다시 플라위를 잊어버렸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있었다.

 

 

 

 

 

 

 

 

 



 

 

 

 

*

 

 


프리스크가 여섯번째로 토리엘에게 불태워졌을때,아이는 눈에띄게 불안해져있었다.

 

어느때의 프리스크는 침대에서 일어나 토리엘의 이름을 물어보았고,어느때는 여기가 어디냐고하며  폐허에서 길을 잃어 해메고있었다.

 

토리엘이 손을뻗으면 아이는 항상 방어하려는듯 움찔였다. "아,이건.."  프리스크는 자신의 무례함을 토리엘에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프리스크는 다시 손을 거두려 노력했다. 물론 거두진 못했다. "미안해요,정말로." 프리스크가 울먹였다.

 

"아니란다,얘야." 토리엘은 어렴풋이 느껴지는 살인의 감각을 떠올리며 양팔을 감쌋다. 그리고는 프리스크에게 무언가를 건내주었다.

 

목에 걸 수 있는 노트 한권.

 

"무언가 적어주렴." 토리엘이 부탁했다. "어떤것이라도 괜찮아. 떠오르는걸 적어보렴."

 

간단한 부탁이였지만,프리스크는 굉장히 피곤한 기색을보였다.


몇분이 지나서야 프리스크는 겨우겨우 문장하나를 완성했고,토리엘은 간신히 악필로적힌 그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노트에는 떨리는 글씨체로 한 문구가 적혀있었다.

 

 

내가 죽을때마다,기억 하나가 사라진다.

 

 

 

 

 

 

 

 

 

 

 

 

 

 

*

 

 

토리엘은 프리스크를 계속해서 가르쳤다.

 

프리스크는 정말 똑똑한 아이였지만 계속해서 기억이 사라지는건 막을 수 없었다. (그아이는 수첩에 무언가를 기록하는 버릇이생겼다.)

 

또다시 프리스크는 폐허를 나가는 방법에 관해 묻는다.
토리엘은 복도로 프리스크를 안내한다.
프리스크는 다시 기억을 잃는다.

 

시간은 되돌아갔고 다시돌아가,마침내 프리스크는 조각난 기억들로는 토리엘을 떠올리기 힘들어질정도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토리엘." 프리스크가 침대에서 깨어나며 말했다.

 

"왜그러니? 얘야."

 

"그냥.." 프리스크가 한팔로 양쪽 눈을 가렸다. "지금 꼭 이름을 불러드려야 할것 같았어요."

 

"잊어버리기 전에-" 프리스크는 경하듯 떨며 토리엘의 손을 꽉 붙잡았고,토리엘은 수치심에 고개를 숙였다.

 

그 행동에대해 토리엘은 말을 삼키기로 결정했다.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품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이기적이였으니까.

 

 

 

 

 

 

 

 

 

*


내가 죽을때마다,기억의 단편이 하나씩 사라진다.

 

사라져가는 기억은 단편적이다.
퍼즐조각처럼 기억몇개가 빠진느낌이다..기억이 뚝뚝 끊긴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말을 더듬게된다. 어떻게든 기억을 더듬어봐도 떠오르지않는다.

절대로.

 

 

 

 

 

 

 





 

*

 



"난 토리엘이란다. 이 폐허의 관리자."

 

토리엘은 이제 프리스크가 침대에서 일어나면 늘 같은이야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은 아이를위한 그녀의 최선의 대책이였지만,노트의 내용과 자신을 비교하며 떠올리려고 끙끙대는 프리스크를보면 가슴이 저렸다.

 

작은 비명소리가 울렸다.

 

"그만두렴." 토리엘이 권고했다. "떠올리려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아."

 

"괜찮지 않아요." 프리스크는 노트를 꽉쥐고 힘겹게 대답했다. "저는 왜...전 이렇게 친절한사람을 단번에 잊을 수 있죠..?"

 

"제발." 토리엘이 간청했으나,프리스크는 계속해서 기억을 더듬었다.
자기가 쓰러질때까지.

 

 

 

 

 

 

 

 

 

 

 

 

 

*

사라진 기억은 절대로 연상할 수 없다.

 

조각난부분은 문장에서 지워진 단어처럼 구멍나버린다. 억지로 연상하려하면 따끔한 감각이 머리를 짓누른다.

 

이 문구도 몇번째 적는것일지 모르겠다. 세이브 되기전에 죽으면 노트에 쓰여진 글씨도 사라지니까.

 

 

..만약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면,나는 어떻게되는걸까?

 

 

 

 

 

 

 

 

 

 

 

 

 

*

 


무슨일이 일어난건지는 명확했고 또 비참할만큼 확실했다.

 

프리스크는 토리엘을 보자마자 침대에서 균형을잃고 무너졌으며,토리엘이 손을뻗자 공포에 휩싸여 귀를막고 돌아 엎드렸다.

 

"..밖으로."

 

토리엘은 프리스크에게 제안했다. "밖으로." 프리스크는 그 말에 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괴물은 무릎을 꿇어앉고 흐느끼고있었다.

 

"밖으로 나가자꾸나,얘야."


마침내 프리스크는 토리엘을 잊었다. 완벽하게.

 

 

 

 

 

 

 

 

 

 

 

 

 

 





 

*

 



"내 이름은 토리엘이란다." 토리엘은 그렇게 말하며 프리스크를 폐허의 문으로 인도했다. "기억하니?"

 

"....전혀.." 프리스크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프리스크는 목에걸린 수첩을 읽고있었다.

 

"어쩌면...어쩌면 내가 널 이렇게만든거라고 생각한단다. ..아니,내가 널 이렇게 만든거겠지."

 

폐허의 문을열자 긴 복도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터널같은 느낌이였다. "미안하구나,아가." 토리엘은 그렇게 말하곤 프리스크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미안해."

 

그리곤 프리스크를 꼭 껴안으며 흐느꼈지만,프리스크는 이 포옹이 무슨뜻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프리스크는 울었다. 이유없이 울었다.
그저 눈물이났다. 이상하게도.

 

 

프리스크는 폐허를 나갔다.

 

 

 

 

 

 
















Note

 

* : 프리스크가 세이브를 로드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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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기록



프리스크의 노트의 윗쪽 절반은 꼭 읽어야할 내용,아랫쪽 절반은 일기장으로 쓰여져있다.

 

위쪽부분의 말머리는 0번째 페이지.
아랫부분의 말머리는 0p 라고 쓴다.

 

아래에는 노트 아래쪽의 내용을 기재한다.

 

 

 

 

 

 

 

 

 

 








 







1


벌써 세번째 토리엘의 이름을 물었다.

토리엘은 아무기색 없이 내게 이름을 말해준다.

나는 토리엘을 기억했지만,구멍난 기억은 절대로 연상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항상 미안함을 느낀다.

 

 




 





2


처음보는 꽃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 꽃은 나를 굉장히 잘아는듯한 말투로 내게 다가왔다.
꽃은 무언가를 굉장히 안쓰러워하는것 같았지만,그게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꽃은 다른 괴물과 달리 내게 어떤 위해도 끼치지 않았다.

 

좋은 괴물인것 같다.

 

 

 

 




 


3


폐허의 지하에 문이있었다.


나는 그 문을 열기 직전에 토리엘에게 발각되었다.

토리엘은 날 죽였고 나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멈출생각은 없다. 할 수 있는걸 하는것 뿐이니까..

 



 











4~5


(찢어진 부분이다.)


(지워진 부분이다. 흐릿하게 '노트에 썻다고 생각되는 내용이 안써져있다' 라고 적혀있다.)

 






 




6


이 노트에는 내 글씨가 적혀있다.


첫페이지를 읽고서야 왜 기억이 나지 않는걸 알아냈다. 누가준 노트인지 모르겠지만 감사하다고 생각하고있다.


이제와서야 떠오른거지만,내가 지하를 구원할 수 있다는사실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았다.

(..사실 죽을때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가 이 사실을 계속해서 말해주는것같다.)

 

 

 








 

7


지하에 문이있다고 써져 문을찾다가 길을 잃어버렸다.

다음엔 약도도 같이 그려줫으면 좋겠어.


(노트 구석자리에 '점점 기억과 꿈이 햇갈리기 햇갈리기 시작한다' 라고 적혀있다.)

 

 

 

 

 


8


(그을려져 제대로 읽을 수 없다.)

 

 









 

9


누구지 난

 

 










10


이 노트에 쓰여진 토리엘이란 괴물이 날 밖으로 내보내주었다. 이전 메모를봐도 제대로 연상되지않는다.

그냥 내글씨로 써져있는 책을읽는것같다.


이전페이지에 써있는 글씨가 물에 번져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울었던것같다..

 

 









11


지하를 나서기전에 노트에 적혀있는 꽃 괴물(아닐지도 모르겠다)을 만났다.

꽃은 자기를 기억하냐고 물었고,내가 그렇지 않다고하자 그저 지켜보겠다고 말한 후에 사라졌다.


노트엔 좋은 괴물이라고 써져있었는데 지금보니 너무 쌀쌀맞게 대한것같다.


다음에 만나면 좀더 친절히 대해줘.

 

 









 



















 

*프리스크 죽을때마다,기억의 퍼즐이 하나씩 사라진다.


*기억이 사라지는 기준은 시간단위가 아니라 '기억에 남은' 그 조각을 단위로 때어진다.


*프리스크는 이 저주로 세이브포인트를 잃을 수 있다.

가령 세이브포인트에서 의지를 채웠던 기억을 잃는다면,프리스크는 그 전 세이브 포인트로 이동한다.

(프리스크가 이전 세이브포인트로 이동하는건 순전히 차라의 도움이다.)




*프리스크는 수첩을 목에걸고 절대로 몸에서 떨어트리지 않는다. 프리스크는 시간이 날때마다 수첩을 읽거나 기억을 기록한다.


*프리스크는 악필이 아니다. 삐뚤어진 글씨는 프리스크가 죽고 살아난 직후에 적은 글이다.


*처음에 프리스크는 단편적인 생각이나 기억들을 써내려가지만,점점 수첩에 의존할일이 많아져 사소한것까지 적어내려간다.





*프리스크가 모두를 구하려하는건 기억이 아니라 본능이다.

모두를 구하려한다는 기억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이유는 차라가 로드할때마다 각인시키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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