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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대회] 서번트의 손을 주웠던 이야기 마지막화

ㅇㅇ(14.32) 2018.07.16 12:33:35
조회 2370 추천 32 댓글 17

1화 2화 3화 4화 5화



"제 729 성배를 실은 항공기의 폭파, 자세한 내막을 당신에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 결과에 의해


쪼개진 성유물의 파편이 당신의 머리에 직격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본래라면 그냥 당신이 즉사하고 끝날 사고였겠지만 운 나쁘게도 당신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더욱 더 운이 나쁘게도 본래 그 성유물의 역할인 소망의 성취가 당신의 기원에 이끌려서 영령을 불러냈다....


영령이라고는 할 수 없겠군요 


그에 미치지 못하는 단락적인, 파편이라고 해야할까요


다 죽어가는 당신과 폐기된 성배 어느 쪽도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는 없었으니까"


그 불완전한 파편에 의해 일어난 이변은 고작 학교의 절반을 날려버리는데 그쳤다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지만 학교 절반이 고작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그 성유물이라는 것은 위험한 물건이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해서 불려나온 영령의 파편은 모두 둘, 어느 쪽도 '반골'을 상징하는 영령들이었죠


그게 당신의 기원과 상성이 좋았다 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만"


검은 마술사는 비극을 방관한 세계를


붉은 기사는 자신을 거절하는 세계를 


증오하고 저주하며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싸워나갔다


"순서적으로.... 이쪽의 관측으로는 전자를 막기 위해 후자가 소화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더욱 더 불완전한 형태로 소환된 후자가 어찌어찌 전자를 쓰러뜨린 덕에 재해 레벨로 커졌을 사건이


대형사고 정도로 봉합될 수 있었다 


창 너머로 여름의 햇살이 내린다


보건실은 그 위치 탓인지 학교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 속에서도 온전히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찌됐든 당신은 그 두 파편이 소환되는데 사용된 촉매로써 그 힘의 흔적 같은 것이 남아있는걸로 파악됩니다


빈사 상태에서의 소생 또한 그 작용이겠죠 


본래대로라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지만 당신이 노출되었던 심연의 특질일지도 모르겠군요"


심연은 현실을 먹어치운다


어쩌면 그 포식의 결과로 현실의 특질을 획득할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별 의미는 없다고 한다


심연은 현실에 자리잡을 수 없고 따라서 한번 심연에 묻힌 존재는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없으니까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만 질문은 있습니까?"


되돌아본 기억은 꿈을 꾼 것처럼 몽롱해서 이런 디테일은 설명을 들은 후에야 알게 된 것이지만..


이제와서 보면 아무 상관없는 일이기도 했다 


대답이 없는 내 모습에 눈앞의 여성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 이렇게 불러온 건 개인적인 이유지만.. 음.."


물 흐르듯이 설명하던 여성이 조금 말을 망설였다 


"당신에게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무엇에 대한 감사인지 여성은 말하지 않았다


필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는 게 내내 느껴졌다 


뒤처리는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라고 작게 덧붙일 뿐이었다



내가 뭔가를 해냈다는 자각은 없다 


단지 나는 내밀어진 손을 잡았을 뿐이니까 


"그런가요.."


어딘지 모르게 초연한 태도로 그렇게 대화는 끝을 맺는..


"그런데 안 덮치나요?"


음....


음?


하늘하늘한 레이스가 장식된 블라우스와 순백의 백의 아래로 육감적인 몸매가 얼핏 느껴졌다 


부드럽게 살랑이는 은발 


황금빛을 띤 눈동자 


나는 그제야 눈앞의 여성이 지닌 요염한 분위기를 의식했다


그 시선을 알아챈 여성이 부드럽게 손을 내민다 



그렇지만.... 요염하다고 해서 덮치는 건 말이 안되지 않나?


짐승도 아니고


"그런가요.."


의아해하는 내 모습에 여성은 어째서인지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했다 


"합격입니다"


다시 사무적인 무표정으로 돌아온 여성이 짧게 진단했다


"이후 당신의 행적은 성당교회에서 관리합니다"



보건실에서 나온 후에 평소 늘 돌아가는 길이 막혀있어 어쩔수 없이 조금 건물을 빙 돌게 되었다


필연적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만나고 말았다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그 계단을 오른다


한 단 한 단 계단을 올라가는 자신에게서 묘한 데자뷰가 느껴진다



"왜 한밤중의 학교에 옥상에서 있었던 건가요?"



여성이 마지막에 물었다


뻔히 이유를 알면서 굳이 물어보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그 여자는 성격이 나쁜 것 같다 


거기다 전후 관계도 잘못 알고 있다


여성은 기사가 후에 소환되었다고 했지만 


누구보다도 먼저 나에게 손을 뻗었던 것은 그 기사였으니까



옥상문은 그날밤 그대로 열린 채였다 


학교 반이 무너지는 사고 속에서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운동장은 그날 밤처럼 적막에 감싸여 있었다 


이제는 여기서 떨어져도 안 죽지 않으려나


그 촉수가 몸을 멋대로 복구시킬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그 여자는 관리니 어쩌니 했지만 그에 대해서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 


앞날에 대한 어떤 기대감도 아무런 목표도 없는 것은 그날 밤 이래 무엇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여름의 기운을 담은 뜨거운 바람이 얼굴을 훑고 지나갔다


그래도 이렇게 궁상을 떨고 있으면 지금도 몸속을 흐르고 있는 섬광의 주인이 화를 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아무리 무섭고 미워도 사람은 살아갈 수 있다


싸울 수 있다


"마음에 안 드는건 때려 부순다라...."


저 여자 콧대를 납작하게 해주는 것도 조금 재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끝에 기다리는 것은 결국 파멸 뿐이다 


검은 마술사의 최후처럼 


붉은 기사의 마지막처럼


자기 멋대로 세계를 부순 대가로 그 잔해에 깔려 죽는 결말이다



"뭐 그렇게 되기 전에 내가 직접 때려주러 갈 테니까"



기운차고 쾌활한 자신감에 찬 목소리


한 순간 뜨거운 바람에 실려 그런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돌아본 옥상에는 아무도 없다 


마음만이 조금 가벼워져 있었다 



설령 그런 마지막이 기다리는 인생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멀리 붉은 황혼이 내리 깔린다


그것은 온 세계를 향해 그녀가 휘두른 섬광의 빛과도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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