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순식간에 끝났다.

언제나 마오씨와 티격태격했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유사씨,

굳은 집안일탓에 손이 마를날이 없었던 아시야씨,

어쩐지 집안에만 틀어박혀있던 우루시하라씨,

신기한 말투로 서툰 일본생활을 해가던 스즈노씨도,

그리고..

영원히 잊지 못할 마오씨 또한..

다시 볼수 없게 되는 건 너무나도 순간이었다.

왜 일찍 깨닫지 못했을까..

그들은 어차피 이곳사람이 아니라는걸,

언젠간.. 언젠가는.. 떠나야만 할 사람들이었는데..

뒤늦게 깨달았을땐 이미 모든게 끝나있었다.

원망하진 않는다.

멋대로 마음을 줘버린건 나니까.

이루어지질 못할 사랑임을 알면서도 연심을 키워온것도 나니까.

그런 나니까..

누군가를 탓할 자격따윈 없다...

모두가 떠난 이후의 나는,

모든 감정이 사라진것 같았다.

모든것이..

무감각해졌다.

운동을 할 때,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공부를 해도..

여행을 가도,

심지어 친구와 함께일때 조차..

쓸쓸함? 외로움?

그런 감정 조차도 사치였다.

아무것도 느낄수 없는 공허함만이,

마음 속을 가득 채워갈 뿐이었다.

모든 건 돌이킬수 없었다.

무기력한 나는,

미래를 만들 희망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모두와의 비일상은

나의 모든 일상을 뒤집어 놓았고

또한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남겨진 나에게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이렇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추억을 되새기며

공허함만 달랠 뿐..

내가 할수 있는건

이젠 아무것도 없다.

더이상,

앞으로 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