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1회는 올릴 생각이었는데 다른 리뷰때문에 좀 밀린듯ㄷㄷㄷ
아들을 견제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하는 선조의 발암행태는 여전하고
그런 왕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자신의 할일을 하는 서애의 모습도 여전했지만
지난주와 이번주는 그래도 시트콤적인 깨알 재미가 있었던 주였던 거 같음.
특히 갓력제의 대량 항암제 투입은 답답했던 시청자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줬고
일본측의 고니시-가토의 아웅다웅은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음.
그런데 이런 부분을 떠나 거시적으로 본다면 아직도 1593~4년이라는 것에
이 드라마가 연장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조금 의심스러울 정도의 속도임.
1. Tragic Flaw
OST를 분석하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 요소인데 '비극적 결함'으로 번역되는 단어로
그리스 비극의 hamartia 개념을 르네상스때 영국에서 그대로 받아들인 거라 하겠음.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은 고귀한 신분으로 신분에 맞는 고귀한 인품을 가지고 있지만
단 하나의 비극적인 결함 때문에 결국은 파멸의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게 주 줄거리라 하겠음.
그리하여 관람자들에게 저러한 비극적인 결함을 경계하는 메세지를 주는 게 보통임.
대표적인 인물이 잘 알려진 외디푸스 증후군의 오이디푸스라고 할 수 있을 거임.
비극적인 장면에서 주로 나오는 Tragic Nobility란 곡을 분석하면서
조선 사대부 계층이 극복할 수 없었던 비극적인 결함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생각을 해봤음.
결론은 하나, 군주가 선조였다는 것, 이것은 다른 나라의 비극과도 와닿아있는 결함이었음.
왕조국가에서 군주란 하늘이 내린 운명과 같은 것이고 평생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인데
명의 만력제, 조선의 선조, 왜의 히데요시는 그 나라 백성들에게는 악몽과 같은 운명이란 생각이 듬.
현대 민주국가에 사는 우리에게 투표를 잘해서 지도자를 잘 뽑자는 메세지를 주는 걸까 싶음ㄷㄷㄷ
2. 서애의 개혁-치트공의 편법(?)
징비록에서 서애와 여해는 다른 분야에 종사하긴 하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라고 봄.
조정에서 서애가 전쟁을 극복하기 위해 현 제도를 고치고 개혁을 추진한다고 한다면
전장에서 여해는 둔전, 염전 등의 생산활동과 통행세, 수군 과거 등 제도개혁을 실시했다고 봄.
문제는 이것이 제도안에서 행하는 것인가, 제도밖에서 행하는 것인가 정도인데
행동의 의도나 결과과 비슷하긴 해도 나중 치트공에게 커다란 꼬투리가 될 것은 자명해 보임.
원칙주의자로 묘사되는 오음 윤두수가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나오는 부분은
서서히 투옥과 백의종군으로 가는 복선을 깔아둔 거 같아서 두려움.
3. 바둑돌과 다른 인간
지난번 아계대감과의 바둑도 정말 좋았으나 이번 서애대감과의 대국도 정말 좋았음.
세자를 애써 돌로 비유하여 선조의 의심을 거두려 하는 서애의 수나
사람은 돌이 아니라면서 수를 두어가는 선조의 말들이 정말 인상깊었음.
하지만 자신의 사람으로 수를 두어가는 선조가 하나 간과한 게 있다면
사람이란 존재가 수를 위해 바둑돌처럼 잘라내면 그대로 있기는 커녕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과 폭으로 일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임.
그것은 바둑돌로 취급받는 사람도 두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여러 수를 내다보면서
독자적인 판단과 결단을 하는 인격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임.
실제로 징비록에서 최초의 민란이 일어나고 백성들의 동요가 감지되었고
그동안 웅크리기만 한 광해는 자신들의 사람을 움직이기 시작했음.
정치인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태도는 유권자를 거수기나 표로서 판단하는 것이라 생각함.
유권자들은 영혼이나 감정없이 그저 세금만 꼬박꼬박 내는 배경이나 박수부대가 아니라
스스로 거센 물결이 되어 정치 엘리트들을 삼키는 파도가 충분히 될 수 있기 때문임.
4. 징비록의 깨알 재미들
은근히 기대하지 않았던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보다가 빵터지는 부분이 많았음.
싸웠다가 화해하고 애절하게 헤어지는 오성과 한음의 장면이라던가
정극이라 절대 안나올 거라 생각했던 "그런데 말입니다." 라던가,
오랜만에 개그를 치면서도 차근차근 성장해가는 이일이라던가,
최고의 정승라인(류성룡, 이덕형, 이원익)의 토론 장면이 나와서 즐거웠음.
이제 8회가 남았다 생각하니 조금은 아쉬워지네.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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