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징비록에도 송익필이 등장했었지.   그런데 전후 사정없이 등장해서 뭐가 뭔지 헷갈리는 캐릭터였어.

인터넷이나 책을 보면 송익필이 서얼이라서 뜻을 펴지 못했다는 식으로 써있는 경우가 많아.   근데 이건 정말 약하게 쓴거야.

송익필 아버지가 송사련이거든.   안당이란 사람 집안 얼녀가 그 어머니야.   얼녀나 얼자는 양반과 여자 노비 사이에 태어난 여자란 의미.

종모법에 따라사 송사련도 안당 집안 노비였는데 안당이 은혜를 베풀어서 속량시켜주고 관상감판관이란 벼슬도 얻어주었어.

근데 송사련은 은혜를 원수로 갚아.   안당 집안을 역모로 무고한거지.   어째든 일단 성공해서 자신은 당상관이 되고 영화를 누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나.   안당 집안에서 억울하다고 상소를 올려서 무고가 밝혀지거든.   안당 집안은 송사련에게 복수도 해.

송사련의 속량이 무효이고 알고보니 송사련이 자기 집안 얼자도 아니고 그냥 노비라고 주장하고 그게 받아들여져.   송익필도 노비가 된거지.

송익필은 과거를 봐서 초시에 합격하지만 사관들이 들고 일어나서 무효가 되고 이 일로 그는 과거를 단념해.   

그래도 안당 집안의 복수는 집요해서 송익필은 평생 도망다니면서 살게 돼.   드라마 징비록에서도 쫒기는 신분으로 나오잖아.

어째든 이정도면 막장집안이거든.   은혜를 베푼 사람을 역모로 무고한 집안이니까 조선 사대부 사회에서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 없어.

이런 집안 출신인데도 이이나 성혼하고는 반말로 학문을 논하고 정철하고는 술친구야.   학문이 워낙 높았거든.

성리학의 고수이면서 도교쪽에도 밝아서 좌도방의 고수라는 말도 있어.   좌도방은 간단히 말하자면 도술쓰는거야.

하여간 서인들의 친구이고 그 후 서인들의 스승이야.   그래서 이 사람 미화한 야사가 엄청 많아.   다 서인들이 만든 야사지.

송익필 집안 이야기는 별로 재미는 없는데 이 정도는 알아야 서인 관련 야사가 이해가 되니까 글로 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