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김천일의 아내는 시집와서 하는 일이 없고 낮잠이나 잤대.   보다 못한 시부모가 타이르자 밑천이 없어 일을 할 수 없다 했어.

시부모가 벼 30가마와 소 두어 마리 그리고 노비 네댓 명을 내어주었지.   그러자 김천일 아내는 그들을 무주 깊은 산골로 보내.

거기서 화전을 일구고 정착하게 시켜.   그리고는 김천일에게 내기 장기를 두라고 부추켜.   장기 비법도 가르쳐 주면서.

결국 김천일은 천섬을 도박으로 따오는데 아내는 그걸로 주변 사람들에게 인심을 쓰라고 시켜.   그리고는 호걸을 벗으로 사귀라 권유해.

김천일 아내는 매일같이 김천일이 데려오는 친구들 술대접을 즐거운 마음으로 해나가.   그리고 박을 심어 뒤웅박을 만들어 옻칠을 해두지.

임란이 일어나자 시부모는 무주 산골로 피신시키고 김천일에게 의병을 일으키라 권유해.   그 때까지 한 일이 다 의병을 모으기 위함이었던거야.

김천일은 의병들에게 옻칠한 박을 차고 전투하게 하다가 후퇴할 때 쇠로 만든 박을 흘려.   일본군은 이걸보고 의병들이 장사라고 생각하고.

옻칠한 박은 수통이나 그런걸로 쓰임새가 있었던 듯 한데 그 이야기는 야사에 전혀 안나와.   왜 옻칠한 박이 중요하게 등장하는가는 모르겠어.

하여간 이런 식으로 해서 김천일은 아내의 도움으로 의병활동을 성공적으로 해나가.   아내가 지혜로운 사람이었던건 분명해보여.

안타깝게도 김천일은 2차 진주성 전투때 분투하다가 목숨을 잃어.   사람들은 그의 죽음이 아쉬워 하면서 그의 아내를 칭송하지.

이미 화약무기가 주요 병기로 사용되는 시점에서 쇠로 만든 박 운운하는 게 조금 어이없지만 김천일 아내가 장하기는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