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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는 역시 덕질을 해야해....!!!

달토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8.09 04:32:50
조회 681 추천 12 댓글 11



지난 일주일간은 말그대로 <공황> 상태였음....


생전처음 해본 드라마 덕질은 생각보다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왔음.


마지막회를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 있다가(물론 첫 화면에 '마지막회'란 자막이 매우 거슬렸지만)

끝나고 나니까...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음. 컴퓨터를 켜고 자막을 치는데 손이 저도 모르게 떨리고 있었음. (원래 수전증 없다~!!)

그리고 심장이 쿵쾅 거리면서 요동치고, 기분은 급 다운되어서 징갤에 올라오는 무슨 글만 봐도 눈물이 핑 돌았음.

마지막에 서애가 길을 걷는 장면에서 나왔던 <로얄 서브젝트>가 5일동안 머릿속에서 뱅뱅 울리면서 재생되는 현상을 경험함.

그리고 다른 갤러들이 '징비록을 보내며'라는 명품글을 많이 쓰면서 기념하는데... 도저히 글을 쓸수가 없더라.

오늘도 '토요일이다...'라는 생각에 기분이 조금씩 다운되더니... 저녁 7시가 넘으니 집에 있지 못하겠더라고.

그래서 혼자 밤거리를 배회(?)하다가 초밥먹고 밤 늦게 들어옴...(2주 이상은 그래야 잊을 거 같음..)


여기서 느낀 결론은 "드덕질은 위험하구나!!"라는 거였음.

징비록은 처음으로 그 시작부터 과정, 결과까지 함께했던 드라마임.

보통 무슨 드라마가 한다고 소식이 전해지면, "아..하는구나!!"라고 소식을 듣고, 방송을 챙겨보다가 이상하면 끄고, 괜찮으면 계속봄..

그런데 이때까지는 드라마라는 컨텐츠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공받는" 입장이었음. 항상 완성된 결과물만 보았고,

저 드라마가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졌고, 제작비가 얼마나 투입되었고, 왜 내용이 산으로 갔는지, 현장에선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음.

그런데 전작을 보다가 30회 즈음부터 "디시"라는 걸 알게 되었고, 실시간으로 모든 상황이 중계되면서 이젠 "완성된 결과물"을 제공받는게 아니라,

그 현장을 직접 전해듣고, 드라마를 본 소감을 갤에 올리고, 그러다가 피드백이 돌아온걸 보면 기뻐하고..그렇게 달리게 되었는데,

그 탄생부터 시작해서 모든 현장소식을 함께하고, 종영까지 고스란히 함께 해온 첫 드라마가 <징비록>임.


지난 6개월...아니, 사실 제작소식을 들은 1년전부터 함께 해왔으니 이 드라마에 가지는 애착이 너무나 컸던 거 같음..

첫회는 조금 상황설명이 불친절하다고 생각했지만, 2회부터 국제정세가 잘 드러나고,

기존 사극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외교관계, 군역체계, 붕당간의 대립, 국방문제등이... 종합적으로 나타나서 무척 신기했던 것 같음.

보통 기존의 사극들을 보면, 주로 집단간의 권력다툼이 주된 이야기인데...

징비록은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다큐멘터리같고 색다른 편이라서 참 좋아했던 거 같음.

그러다가 15회들어와서 멘붕도 오고 그랬지만.... 그 모든 울퉁불퉁했던 과정까지 모두 수용이 되고, 거친 제작환경과 열악한 조건속에서

참 힘들게 고생한다는 것을 알기때문에 더욱 더 응원하고 싶고, '어떻게 생방에서 뽑은 퀄리티지'하며 신기해했던 적이 많았음.


징비록은 "현실도 어려운데, 저렇게 발암걸릴거 같은 내용을 어떻게 봐"라고 외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생각해보면 그걸 찍고 있는 제작진과 배우들은 어떨까 싶음.

보통 사극을 보면 "새로운 시대를 건국한다" 혹은 "민족영웅의 일대기를 보여준다"라는 호쾌한 주제를 가지고 만들곤 함..

그 과정에 빛과 어둠이 모두 섞여 있지만, 그럼에도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주제들이 대부분임.

그런데 징비록은....?

우리가 미처 대비하지 못했고, 그로인해 벌어진 아비규환의 '임진왜란'...

그 거친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던 암담한 시대의 처절한 반성을 통해,후손들에게 남기는 '교훈'을 주제로 만들어진...

아프디 아픈 사극임.. 보는 우리도 답답하지만 찍는 제작진도 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생각할 수록 그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짐.

(작가님도, 감독님도, 매일 이기의 끝을 보여주는 태우 선조도, 그 앞에서 무릎꿇고 6개월간 "다 네탓이다!"들어야 하는 상중서애도..

그 외 모든 제작진과 스텝들, 배우분들 모두... 추운 겨울부터 더운 여름까지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을까..ㅜ)

그런 노력을 하는데도 언론은 초반에는 계속해서 "이순신이 등장해야 시청률이 오른다"라는 자극 보도를 하고,

시작하기 전부터 모든것을 정도전과 불멸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난도질하고, 비교하고...

그 와중에도 '정치사극'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방향성을 유지하려고 끝까지 노력하고 애쓰셨던 분들께 너무 감사함...


징비록이 사실 들쭉날쭉한 면이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때 '완전하다'는 평가는 받을 순 없겠지.

하지만, 예전에 59.18형이 말한것 처럼 하나의 <길>의 이미지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 조상들이 그 울퉁불퉁하고 자갈과 돌이 많은 길을 걸었던 것 처럼..

징비록이라는 드라마가 보여주었던 초반의 훌륭한 국제정세와 외교관계, 중 후반부의 붕당간의 대립관계와,

선조와 광해를 비롯한 정치가들의 미묘한 심리전, 만력제와 풍신수길과 같은 각국 리더들의 성품이 전쟁에 미치는 영향,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류성룡과 윤두수, 이산해의 미묘한 관점의 차이, 서애와 여해의 우정, 백성들이 고통받고 일어서는 모습등...

훌륭한 점도 많았고...

반면에 지나치게 어색했던 전투 스킵들, 매끄럽지 못한 연출부분과 억지감동을 주려고 했던 작위적인 부분들,

명군을 단순히 갑질하는 집단으로 묘사해서 반감을 일으켰던 부분들, 송응창 부분을 늘려서 정유재란을 너무 가볍게 처리한 부분들...

그런 모두가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면서 "징비록"이라고 하는 작품이 걸어온 하나의 길처럼 보이더라고.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오늘도 허무해서 '덕질을 할 수 밖에 없었다'임...ㅋ

6개월간 너무 습관되서, 뭔가 '상실감','박탈감'이 커서 가만히는 못있겠더라고..

그래서 'sacrifice'를 쳐보고 정유재란 부분 영상을 입혀봄..역시 손은 곰손이라 투박할 뿐이고, 우울해서 더 꽝꽝쳤을 뿐이고...ㅋㅋ

드라마 보다가 이런 적은 진짜 처음이라서 많이 당황스럽다. 드덕질은 함부로 할께 아닌가봐..ㅠㅠ

(7년만에 정말 온 정신을 집중해서 푹 빠진, 유일한 드라마였다....)


+)그런데 폰으로 보는 갤러는 어지간하면 안보는게 나을듯... 소리가 다 깨져서 너무 시끄럽네..ㅜㅜ(안그래도 시끄럽게 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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