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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무투파 사니와 2편

ㅇㅇ(116.127) 2020.05.21 18:19:05
조회 1314 추천 27 댓글 3

1편 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touken&no=333404&_rk=EYz&page=2

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5189918

소제목-어느 쪽이 쓸모없는지 가르쳐줄게


경고문은 전과 동일

사니와의 말을 찰지게 만들고 싶어서 일부로 의역한 것 도 있엄




내가 블랙혼마루라는곳에 착임한 지 하루가 지났다.지금 상태로 봤을 때 대대적인 움직임은 없고, 도검남사들은 모두 빌려 온 고양이처럼 얌전히 자기 방에 틀어박혀 있는 것 같다.
첫날 사죄를 시키기 위해 큰 방에 모인 것은 좋으나 도검남사들은 멀쩡한 얼굴로 사과한 뒤 방으로 돌아가겠다고 해서 바로 돌아가게해줬다.
돌아가고 싶다길래 만류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자, 전원이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발밑에 있는 콘노스케는 컹컹하며 울길래 신경쓰여 꼬리를 잡고 올려 빙글빙글 돌리니 우는 얼굴로 사과해 왔다. 콘노스케가 말하던 도검남사의 손질 뒤는 출진이었지만,
본인들이 출전하고 싶지 않다고 은근히 시선이 호소하고있었고, 나에게 어딘지 모르게 겁을 먹은 것 같았기 때문에 콘노스케를 짓밟으면서 출진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내 발언에 또다시 콘노스케가 컹 하고 울었지만 깔끔히 무시다.


"사니와니임...아무리 사니와님이 하이퍼울트라 최강이었다고 해도, 출진은 도검남사님들의 몫입니다.......정부에서의 부탁입니다."


주방(옛 시절에서는 '쿠리야'라고 불렸나보다) 근처에서 자기가 먹을 밥을 준비하고 있으면, 콘노스케가 계속해서 울면서 내 발밑에 매달린다.
보송보송한 털이 눈물에 젖어 촉촉하고 기분이 나빴기 때문에 가볍게 발로 털어내니, 거기에 콘노스케는 펑펑 울면서 내 다리를 물고 늘어졌다.
콘노스케는 오기로라도 도검남자들을 출전시키고 싶은 모양이지만 난 아는 게 전혀 없어. 라고 할까 싫어하는 사람들을 억지로 내보낼 바에야 내가 강한 적을 박살내는 편이 훨씬 좋고, 무엇보다 빠르다.
순삭의 괴물이라 불리는 중이병같은 이름이 붙여진 나에게 사각지대따윈 없다고!


"애초에, 정부의 부탁을 왜 무조건 정중하게 들어줘야 하는 거야. 난 그놈들이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해놓고 눈 돌리는 것 만으로도 죽이고 싶어진다고. 거기에 더해 명령을 들으라고? 네놈의 모가지를 쳐버릴까."
"사니와님~ 발차기는 제발 그만하세요~! 간단히 상상되는 사니와님의 강함이 원망스러워.... 라고 할까 사니와님의 돌려차기는 도검남사님들이었기 때문에 목이 날아가지 않았던 것 같은...."
"괜찮아. 현역 프로레슬러도 날리지 않았으니까."
"비교대상이 이상해!!"


컹컹거려서 너무 거슬리니 냄비 안에 넣어 줄까 하고 그 몸통을 힘껏 움켜쥐었을 때 나는 깨달았다.
평소 같았으면 집의 거실에는 이미 다 된 요리가 놓여 있었기 때문에 나는 요리를 기본적으로 하지 않았고, 학교 생활 안에서 일어나는 조리 실습 때만 나는 다른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쓰여지고 있었다.
식칼을 들려하면 위험하니까 이쪽에 앉으라고 하고, 불을 다루려하니 창백해진 반 친구가 날라와 멀어지라고 혼냈다. 도대체 왜 그럴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순간 불에 올렸던 냄비가 폭발했다.


"키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쾅하고 만화에서 보는 듯한 효과음과 함께 폭발한 냄비. 순식간에 날아온 냄비 조각을 피하기위해 콘노스케를 방패로 삼은 나는 나쁘지 않다.


"아아, 아파요!! 어째서 냄비가 폭발한 것입니까!! 보통은 화재에서부터 시작하지 않나요! 뭐에요!? 화학약품이라도 뿌렸어요!?"


냄비 파편이 몇 개 박혀있는 콘노스케는 흐물흐물거리며 울면서 나를 향해 컹컹 울고 있었다. 혹시 의외로 이 녀석 튼튼한가 하고 생각해 버린건 어쩔 수 없는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놀랄 만큼 큰 폭발음에 도검남사들도 방에 틀어박혀 있을 수 만은 없다고 생각한건지,전원이 놀란 표정을 하고 주방으로 뛰어왔다.
그 선두에 선 쇼쿠다이키리가 나와, 나에게 잡혀있으며 냄비 파편이 박혀 있는 콘노스케, 그리고 처참하게 폭발하여 산산조각이 나 흩어진 냄비를 보고 그 금빛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둥글게 만들었다기보다는 너무 심각한 참상에 얼굴색을 새파랗게 만들고 망연자실한 것이 옳을지 모르지만.


"무,무슨 상황...?"


약간 쫄면서 묻는 말에 나는 덥석 잡고있던 콘노스케를 땅에 떨어뜨리며 대답했다.


"냄비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왜!?"


쇼쿠다이키리의 전력의 추궁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내가 묻고 싶다.어째서 내가 불을 킨것만으로 터진거지? 딱히 냄비 안에 넣은 것은 그냥 물이다.일단 뜨거운 물을 만들려고 물이 담긴 냄비를 불에 올려놓았을 뿐이다.
그게 뭐가 잘못된거지?설마 기름을 넣지 않으면 냄비가 폭발하는 등, 그런 이상한 것은 아니겠지?


"왜지? 그냥 물을 불에만 얹은거뿐이지? 뭐야, 콘노스케? 내가 특별히 위험한 걸 넣었나?"
"사, 사니와님.콘노스케에 대한 배려는 제로인가요...? 콘노스케 파편이 박혀 있어요...?"
"괜찮아. 사람은 뼈가 부러져도 칼로 찔려도 급소를 벗어나면 죽지 않아. 그리고 콘노스케는 식신이지? 안죽어 안죽어.강하니까 뉴게임 할 수 있어."
"되겠습니까아아아!!"


콘노스케는 처음에 비해 나에게 신랄해졌다고 생각해. 처음엔 그렇게 날 미덥지 않게 보더니 이젠 뭐야, 이 여자 말도 안 된다는 눈빛으로 보고있어. 그러니까 나한테 방패가 되는거야.
콘노스케는 박혀 있는 냄비 조각을 자신의 푹신푹신한 손으로 열심히 뽑고있었는데, 그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쇼쿠다이키리가 부드럽게 파편을 제거해 주고 있었다.


"곤란해...전부터 어째선지 조리일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했는데...서얼마아..."
"그 설마일거란 생각이 드는건 콘노스케뿐인가요..."
"아니, 왠지 모르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조리 실습에서 폭발을 일으킨 적은 없을 텐데, 왜 클래스메이트 전원이 나를 파악하고 있었는지 수수께끼다. 뭐야, 스토커라도 당했나? 하지만 뭐 해칠 수 없다면 기본적으로 내버려 두는 타입이니까 별로 상관없지만...


"사니와님은 왜 주방에 있는 거니?"


냄비를 터뜨려서인지 더 겁먹은 기색을 보이면서도 질문해 온 것은 카센 카네사다다. 그 안색은 여전히 창백했고 파편이 박혀버린 콘노스케를 측은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주방에 있는 목적이라곤 하나뿐이겠지.밥을 먹기 위해서다."
"사니와님이 주방에 서면 조만간 주방 자체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뭐야, 콘노스케? 여우탕이 되고 싶다고 했던가?"
"아아니요면목없습니다! 자, 사니와님! 여기 있는 도검남사님들 중에는 전 주인의 영향으로 요리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콘노스케는 처절한 형상을 짓고 자신의 파편을 빼준 쇼쿠다이키리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보이지 않지만 아마도 무시무시한 시선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쇼쿠다이키리의 얼굴에 경련이 났기 때문이다.  쇼쿠다이키리도 내게 주방을 맡기면 큰일 난다는 것을 알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주방일은 내가 일임해도 상관없어."


라고 말했다. 단정하며 말해 온것은 아마 맡길 수 없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 자신은 냄비를 폭발시켜 버린 몸이다. 여기는 얌전히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았어. 그러면 쇼쿠다이키리한테 주방은 맡긴다. 콘노스케도 시끄럽고."
"그겁니다! 그게 좋은겁니다!"
"그리고 너가 만들면 다른 녀석들의 몫도 맡길 수 있고."
"에?"
"뭐야? 도검남사들은 식사를 필요로 하지 않나?"
"아니요! 그럴 일은 없습니다! 죽지는 않겠지만 사람의 몸입니다! 배고픔은 있고, 식사로 인한 행복감은 채워집니다!"
"그럼 됐잖아. 난 남의 식사에까지 트집 잡을만한 녀석이 아니야. 너희들의 식사는 너희끼리 준비하면 되. 물론 주방을 일임했으니 내 몫도,다"


쇼쿠다이키리를 선두로 다른 도검남사들이 동요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왜 이 녀석들이 동요를 보였는지 전혀 몰라서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텅텅 빈 탓에 잊을 뻔했는데, 여기는 원래 블랙 혼마루였던가? 그것 때문에 식사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거야? 참으로 가엾게도.


"그저,만약에 내 식사에 독같은걸 넣는다면..."


탁탁 주먹을 불끈 쥐며 활짝 웃어보이자 쇼쿠다이키리는 이미 목이 달아나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됐다고 울리던 주먹을 풀고 주방에서 나오기 위해 걸어나오자 출구를 막고 있던 도검남사들이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깨끗하게 갈라졌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흘리면서도 나가려던 내 앞을, 한명의 단도가 막고있는 것 처럼 섰다.


"대체 뭘 꾸미고있는거야?"
"꾸며?"
"우리들을 모두 쓰러뜨렸는가 하면 손질을 하고, 본성을 정화하더니 게다가 식사를 일임한다고? 그런 짓을 해서 너한테 무슨 메리트가 있다는 거야? 아니면 앞으로 뭘 요구할셈이냐?"


허리에 꽂고 있는 단도를 뽑지 않는 것은 나에게 칼을 뽑아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자기 본체를 지키고 싶어서일까. 여튼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는 자수정같은 눈은 매우 호감이 가는 시선이었다. 상대를 굴복시키려 하면서도 결코 상대를 깔보지 않는 강자 같은 방심없는 눈.


"으후후...좋네, 야겐 토시로.나랑 한판 붙어볼까?"
"네가 뭔가를 꾸미고 있다면 그럴 수도 있지."


야겐 토시로는 단도치고는 꽤 어른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른 단도들에 비해 키도 크고 말하는데는 어린티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 다른 칼과 비교해서 손색없을 정도의 박력도 가지고 있어. 이 모습으로 단도라니 아깝다. 이 녀석이 칼이라면 굉장히 즐거운 놀이가 될 것 같은데.


"그럼 뭔가 꾸미고 있는 걸로 하자! 놀아보자! 야겐 토시로!"
"원하던 바다!"


내 느슨해진 얼굴에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고 착각한 야겐이 그 허리에서 단도를 뽑아 내 목을 겨누고 노려온다.
나는 이 좁은 장소에서 놀이를 즐길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 단도를 뒤로 젖히는 것으로 피해서, 야겐의 배를 힘껏 걷어찼다.칼에 비해 몸집이 작은 야겐은 쉽게 날아가 버렸다.  나는 그 틈에 주방에서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전에는 1대 다수로 일격필살에 쓰러뜨렸지만 나는 원래 1대1의 싸움을 더 좋아한다. 온갖 무술을 다 배웠고, 내 몸 하나만으로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할 기술을 연마하고 있었지. 처음엔 사니와가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이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사니와님~! 멈춰주세요!"


콘노스케의 컹컹하고 우는 소리가 시끄럽게 나를 불렀지만, 콘노스케를 따를 의무는 없으므로 내버려 두었다.
한편 내가 찬 야겐은 천천히 몸을 일으킨 뒤 단도를 힘껏 움켜쥐며 마당 쪽으로 내려왔다. 그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아주 좋은 상태로 흥분한 것 같았다.


"지금까지의 사니와라도 우리들이 어떻게든 해 왔어...! 이제와서 당신  한 명에게 휘둘릴 수 는 없어...!!"
"하하하! 처음 봤을 때도 살기라는 녀석을 처음 느꼈는데, 이런 것도 좋군!"
"사니와님은 언제부터 전투광이 되어버린겁니까~!"


척하고 단도를 잡는 야겐에 맞추어 나도 천천히 자세를 취한다. 모든 무술을 배운 나에게는 특정한 자세란 없다. 그때 상황에 맞는 자세를 취한다.
지금은 주방에서 나온 모습이라 신발도 신지 않았고, 사바트를 하기에는 너무 방어가 소홀하다. 그렇다면 역시 방어가 얇은 모습으로 하는 경기라면 가라테에 한한다.


"덤벼라! 일 대 일을 즐기자고"
"죽인다!"


나와 야겐이 달려나옴과 동시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눈치챘는지 야겐은 멈칫하고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도 갑자기 승부를 방해받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대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다른 도검남사들도 우리의 동향이 궁금했는지 마당에는 내려오지 않았지만 벌벌 떨면서 엿보는 듯했다. 그러던 그들도 갑자기 열린 문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호오"


마치 깔보는듯한 한마디에 내 기분은 급하강했다.
문으로 들어온 사람은 우리 집에 온 정부 사람들처럼 새까만 양복을 입은 뚱뚱한 남자였다. 뺨은 살이 너무 많이 붙은 탓인지 금방 터질 것 같고 입고 있는 정장 단추는 터질 것 같아 불쌍한 상황이 되어 있었다. 나를 혼마루에 보낸 녀석과는 또 다른 녀석이지만, 그 녀석이 감탄하듯 내뱉은 말 한마디로 모든걸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깔보는 계통의 기척에 민감하다.


"네가 여기의 사니와냐?"


뚱뚱한 아저씨, 돼지새끼는 쿵쿵 발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왔다. 나로서는 그 존재가 다가오는것도 싫어서 마음껏 후려갈기고 싶은 참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주기로 했다.


"일단 그렇습니다만."
"너 같은 계집애가 그 더러웠던 혼마루를 이렇게 청정하게 만들다니. 도대체 무슨 수를 썼는지."


핏대가 끊어진 것은 분명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도검남사들의 상처도 다 아물었나, 거친 영혼이 될 것 같지는 않을 정도로 깨끗해. 음, 좋구나."


아저씨는 다른 도검남사들을 둘러보며 뭔가를 멋대로 납득하더니 내 눈앞에 서서 그 안면의 살로 가득 차 있는 가엾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 혼마루는 다른 우수한 사니와에게 넘겨주는거로 하지. 자네는 다른 블랙 혼마루를 재건설 해주겠나."


좀 돼지의 언어는 모르겠네요?
핏대를 세우고 입을 다물고 있는 나를 무언의 긍정으로 받아들인 돼지녀석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려고 했다. 그러나 그런 나를 대신해 이곳에서 언성을 높인 것은 의외로 야겐이었다.


"네놈이 멋대로 해도 되는게 아니야"


우렁찬 목소리로 야겐이 단도를 휘두르고, 돼지 녀석이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두 동강 냈다. 그김에 돼지 새끼의 손이 베었지만 야겐은 그런 일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오히려 여기서 떠드는 건 돼지녀석 쪽이다.


"뭐, 뭘하고있어!! 도검남사인 주제에 나에게 칼을 겨누었다고!? 도해다!! 이런 놈은 도해다!! 야, 거기 계집애!! 너의 도검이잖아!! 빨리 도해해!!"


손이 벤 것에 동요한 돼지 새끼는 깜짝 놀랐는지 한심하게도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면서 나를 가리키고 명령했다.
돼지 새끼에게 보이지 않겠지만 뒤에 숨어 있는 나의 손은 당장 이녀석의 안면을 부수려하는 힘이 들어가있다.


"도해라고?  인간따위가! 마음대로 이 녀석을 데리고 왔는가 하면 또 마음대로 사니와를 바꾸겠다고?까불지마! 우리를 혹사한 인간이 본성이 원래대로 돌아왔으니 다시 명령할 수 있을 줄 알았느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
"야!! 계집애!! 뭘 가만있어!! 빨리 이놈들을 닥치게해!! 넌 이놈들의 주인이 아니던가!!"


침을 더럽게 뱉으며 외치는 돼지에 그런 돼지에게 분노하는 도검남사들. 솔직히 말하자. 네노옴들시끄러워어. 소리를 지르는 이놈들의 목소리에 내 스트레스는 마하야.
그렇지 않아도 승부를 방해받고 초조해 하고 있는데 정부 돼지는 투덜투덜 자기 멋대로 짖고는 나에게 명령하고. 이젠, 모르겠다.


"이 쓸모없는것이!! 빨리 내 말대로 하지못할까!!"
"하아?"


이 돼지 뭐라고 쳐 말하기 시작한거지? 나를 쓸모없는 것 이라고? 어라, 귀가 멀어버렸나...? 어디선가 숨을 삼키는 듯한 소리가 났지만, 분명 기분 탓이지? 그치? 난 아직 화난 표정 짓지 않았지?


"어느 쪽이 쓸모없는지 가르쳐줄게"


그리고,잘 가공해서 비엔나로 가공시켜줄게.


+++++++++++++++


새로 온 사니와라고 하는 여자는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연약해 보이는 녀석이었다. 외모도 평범하고 영력도 평범하다. 도저히 똑똑해 보이지 않는 분위기. 간단히 말하자면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카즈키 나리도, 츠루마루 나리도 사니와를 앞에 두고 깔깔대며 웃고 있었다. 이즈미노카미 나리가 사니와를 향해 돌아가라고 외치자 사니와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지금까지 이곳에 온 사니와들은 이런 말을 듣고도 지지않고 "당신들을 돕고 싶습니다!" 라든지 "제발 손질만은!" 이라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이 여자는 역시 자신의 외모가 바보로 취급된 것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인지 아무말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다른 칼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도 그런 사니와의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 상태라면 사니와는 무언가를 하지도 못하고 돌아갈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번쩍 얼굴을 든 사니와의 눈에는 넘칠 정도의 살의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즈미노카미 나리가 사니와에 의해 날아가고 있었다. 다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사니와인 여자는 체격이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었고, 키도 그렇게 크지 않다. 기척도 강자가 낼 만한 독특한 분위기 같은 건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크고 근육질인 이즈미노카미 나리를 일격에 날려보내 기절시킨 것이다. 우리들은 물론 각각의 무기를 손에 쥐고 준비했다. 방심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전원이 나섰다.
그래도 사니와인 여자는 우리를 비웃듯이 입 끝을 올리면서 차례로 동료를 쓰러뜨려 갔다. 가장 놀란 것은 단도인 사요를 가차없이 걷어 찬 것이었다.

보통사람이라면 자신보다도 작은 아이인 사요를 걷아차다니 불쌍하다 여겼을거다. 하지만 사니와에게 그런 일은 없었다. 체구가 작다느니 어린아이라느니 그런 건 일절 상관없었다. 그리고 눈치채보니 우리 모두는 사니와에게 쓰러져 손질된 뒤 이불에 눕혀져 있었다.게다가 일어났을 무렵에는 혼마루가 왠지 완전히 깨끗해져, 그리도 더러웠던 공기가 정화되어있었다.
그리고 사니와는 우리 모두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자 모두를 큰 방에 모이게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가 하면 결국엔 자신이 우리 모두를 이겼으니 바보로 만든 걸 사과하라고 어린아이처럼 웃어보였다.
깔깔 웃는 사니와에게 콘노스케가 끙끙거리며 울고 있었지만 전혀 신경쓰지않는 사니와에게 우리들은 동요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고 나서 왠지 사과해 두겠다는 분위기가 되어 사과하면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납득한 것 같았다.

그 후 미카즈키 나리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면 곧바로 돌아오는 것이 허가되어 전원 맥이 빠진 것 같았다. 틀림없이 출진하라든가 원정을 가라든가 등의 명령을 받을거라 생각했었으니까.
각자의 방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이제부터 사니와가 무엇을 요구할지 의논하면서 경계하고 있었지만, 밤이 되어도 사니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다음날 아침에 그 폭발 소동이 있었다.


"어느 쪽이 쓸모없는지 가르쳐줄게"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있던 사니와의 표정은 귀신의 얼굴 그 자체였다. 아까까지 이 정부 놈으로 보이는 남자한테 별것들을 다 들었어도 웃고있었는데.
사니와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허리가 빠져있는 정부 인간에게 천천히 걸으며 다가간다. 그러고 보니 이 사니와, 자신이 부족한 취급을 당하는 것을 마음속 깊이 분노한다고 하더군.
이 정부 사내는 사니와의 지뢰를 밟았다는 것인가...


"사,사니와님. 진정해 주십시오. 이분은 정부에서 오신 분!.. 여기서 소란을 피워서는 사니와님의 몸이...!"
"그,그래 계집애!! 내 판단 하나로 자네를 이 혼마루에서 쫓아낼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돼지는 우는거 아니야. 돼지농장에 처넣는다? 더 살찌워서 네놈을 비엔나로 만들어 줄게."
"심신자님! 진정하십시오!"
"말했었지,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체격도 나이도 상관없다고. 그것은 물론 지위도 권력도 마찬가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강함과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는 담력!  정부의 고위 관료라고 해봤자 내 앞을 가로막는 것은 전부 동물!
이 세상은 약육강식! 나에게 명령할 수 있는 것은 나보다 강하고 자기보다 자신를 지킬 수 있는 자뿐! 그렇지 못한 자가 감히 내 앞에 서다니 주제넘다!!"


사니와는 뚝 하고 다리에 힘을 주더니 오른발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그 발을 지금까지 했던 것 처럼 돌려 차는 게 아니라 정부 인간의 얼굴을 힘껏 그 발바닥으로 걷어찼다.
웬만한 발차기라면 기껏해야 엎어지는 게 한계겠지만 이 사니와는 정말 하고 싶은 대로인지 발차기를 당한 정부의 남자는 문 입구까지 날라갔다.
반면 사니와는 발차기를 한 발을보곤 살짝 기름져서 기분 나쁘다고 투덜거렸다. 생각보다 냉정하구나...


"나,나에게 위해를 가했구나! 너 따윈 추방이다!!"


발차기를 당해 코에 강한 충격이 갔는지 코에서 주르륵 피를 흘리며 소란을 피우던 정부 남자에게 콘노스케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어머나아아' 하며 떨고있었지만
사니와는 당황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고 그 남자의 쪽을 향했다. 남자는 아까 걷어차인 것이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히익 하고 한심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사니와를 노려보고 있었다.


"말했지? 내 앞에선 지위도 권력도 상관없어 .내  앞에 있는 너는 그냥 사육장으로 보내져서 비엔나로 만들어지는 돼지에 불과해. 냉큼 꺼져라 돼지. 내 승부를 방해한 것을 후회하며 죽어라"


사니와는 차갑고 차가운 눈으로 정부 남자를 내려다보고는 아무 동작 없이 그 오른발을 바로 위로 치켜들고 머리에 떨어뜨렸다.
말끔히 올려진 그것은 정부의 남자의 머리에 멋지게 직격했고, 남자는 흉한 비명을 남기면서 그 자리에 무너져 내렸다. 사니와는 그것을 차갑게 내려다본 뒤 무너진 정부 남자의 팔을 잡더니
문밖을 향해 힘껏 내던졌다.


"에에에에~~~!?"


콘노스케의 비명 소리가 들렸지만 사니와는 무시하고 문을 힘껏 닫자 쓰레기라도 치운듯이 손을 탁탁 울리고 있었다.


"아아 흥이 깨졌다. 쇼쿠다이키리,밥 먹고싶어"
"앗 그게...응..."


사니와는 아까까지 보이던 차가운 눈을 내리깔고 머리를 박박 긁으며 정말 재미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쇼쿠다이키리 나리에게 밥을 지으라고 지시했다.
나는 단도를 손에 든 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사니와를 보고 있었다.모처럼 정부 인간의 이상한 기계를 베어낼 수는 있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사니와가 처리를 해 버리는 바람에 공격할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너는 정부의 인간에게 반발해도 괜찮은거니?"


쇼쿠다이키리가 주방에 들어 가는 가운데 사니와는 자신의 발에 묻은 더러움을 털어내며 저택으로 들어왔다. 그런 사니와를 향해 말을 건 것은 이시키리마루 나리었다.
침착한 목소리로 내뱉은 질문에 사니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뒤에야 심기가 불편한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내 얘기 듣고있었냐?"
"지위도 권력도 관계없다고?
"들었으면 됐지? 애초에 맘대로 데리고 온 주제에 깨끗해지면 다른 놈에게 넘겨주고 난 또 더러운 데를 깨끗이 하고 오라니 오만하지않아?"


날카롭게 가늘어진 사니와의 눈은 찌를 듯이 날카로웠다.시선 자체는 이시키리마루나리를 향하고 있었지만 그 분노의 칼끝은 틀림없이 정부 사람들이다.


"내가 살기 위해 깨끗하게 만든 장소를 아무도 모르는 놈에게 뺏긴다니 빡쳐. 무슨 생각인지? 난 말이야, 남의 노력을 짓밟는 놈을 싫어하고, 아까 돼지처럼 자신의 말에 모두가 움직일거라 생각하는 놈도 싫어. 누군가에게 기대하고, 자신의 힘을 과신하다니,바보같아. 자기 세력범위도 모르고 마구 떠들어대는 녀석은 싫어. 죽여버린다. 그게 아니면 별로 상관없어. 나는 무턱대고 간섭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아. 그러니까 너희는 좋을대로 살아도 되고 나도 자유롭게 지낸다.너희들이 간섭하고 싶다고 하면 별로 거절하지 않을 거고, 해달라 부탁할 거면 왠만하면 도와줄 거고.  단지, 알고있겠지만 나에게 칼을 겨누면 나는 당연히 되갚아줄거야. 그래도 된다면 내가 이곳의 사니와가 되어줄게."


우리를 여기로 불러낸 인간은 모두 오만하고 어리석은 녀석들 뿐이었어. 물론 이 사니와의 말이 사실이라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강함과 어디까지나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을 단련했던 여러가지 기술.  그것에 관해서는 진실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이 사니와는 자기의 영역을 분별하고 있다. 자신의 힘이 미치는 범위를 알고 있다. 자기가 아름답지 않은것도 머리도 좋지 않은것도 다 알고있어. 그것을 근거로 한 다음에 우리에게 말해 오는 것이다.칼을 들이댄다는 것은 똑같이 무기를 겨눌 각오가 있는 것이라고.


"하핫!"
"야겐...?"


뭔가 오랜만에 웃은 것 같아. 이 사니와를 앞에 두고는 우리들의 의심 따위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 녀석은 자기 힘밖에 안 믿어.
그리고 자신이 우리에게 질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아. 그러니까 우리들이 간섭해도 상관없다고 말해보이는 거야. 여자인 주제에 엄청난 담력이다. 넣을 기회를 완전히 잃었던 자신의 본체를 칼집에 넣으면서 똑바로 사니와--대장을 바라보았다.


"나는 야겐 토시로다. 전장에서 자라고 우아한 것은 모르지만 잘 해보자고, 대장."


나의 말에 모두가 놀란듯이 눈을 떴다. 웬일인지 대장까지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에,잘 해보자 하는거야?"
"하...?"


어딘가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짓는 대장에게 뜻을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자 대장은 문 쪽으로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며 내뱉듯이 말했다.


"역시 저 돼지가 없었다면 승부할 수 있었을 텐데......"


작은 목소리로 내뱉기는 했지만, 아마 전원에게 들렸을 그 말에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잘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전투광인걸까.
대장은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다며 마지못해 자신에게 타이르듯 중얼거리더니,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려 똑바로 이쪽을 꿰뚫어 보듯이 쳐다보았다.


"뭐, 잘 부탁해 야겐 토시로. 너 단도로 해두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좋은 살기를 하고 있었어.


농담하듯 들린 말에 순간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내가 반응을 하기 전에 대장은 팔랑팔랑 손을 흔들며 자기 방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저 사람은 왠지 구름같은 사람이라며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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