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편의점에 7월에 입사했음. 몇달할거냐길래 오래할 생각 없었지만 왠지 오래할거라 말해야

뽑아줄것같아서 걍 내년초까지한다했음 (뒤에 보면 나오겠지만 이건 큰 실수였다)

시급은 4800. 금요일밤~ 토요일아침, 토요일밤~일요일 아침 

각각 10시간을 일했지. 한주당 20시간을 일했어. 주변에 공사장이 많아서 그런지

노가다꾼 인력충 앰창인생 기타등등들이 와서 꼬장을 자주 부렸지만 그정도는 참았음

사실 일하는동안 최저임금 관련으로 노동청에 신고를 할까 말까 진짜 과장안보태고 1000번은 고민한것같다.

해봤자 안된다는 후기도 상당히 많이봤고.. 무엇보다 신고를 하게되면 3자대면을 해야된다는데 솔직히

싸이코패스 아닌이상 그 상황을 맨정신으로 감당할 수 있겠음? 물론 하기야 했겠지만 그게 상당히 거부감이 느껴졌음

하여간 관련 법을 틈틈히 알아보면서도 내심 내 마음은 그냥 신고하지말자는 쪽으로 기울었음. 귀찮기도하고 솔직히

겁도 좀 났다. (암흑가의 보복) 근데 그러다가 10월의 어느 날,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일하고있는 편의점 점장이 바뀔것이고, 그로인해 현 직원들 전원이 짤릴거라고. 그때까지만해도

설마 기존에 여기서 일하던 사람을 쓰지 굳이 사람을 바꿀까? 생각했는데 얼마뒤 전화오더라. 이번주부터는 안나와도 된다고.

솔직히 어이없었다. 아니 물론 법대로 따지면 5인 이하 근로장에서는 바로 잘라도 되지만 갑자기 막막해지더라

그래서 바로 노동청에 전화를 했지. 주인이 바뀌어도 못받은 돈을 청구할 수 있나요?

정답은 'Yes'였음. 그래도 바뀌기 전에 신고를 해놓는게 맞으니 바뀌기전에 빨리 신고하라하더라. 그래서 그날 바로 인터넷으로 신고를 했지.

다음날 노동청에서 전화가 왔는데 지금 내 건의 경우는 액수가 소액이라 굳이 양측에 출두장 안보내고 전화로 합의보는 정도로

처리하는걸 권유하더라고. 그리고 내가 신고할때 점장 주소 쓰는거에 주소 안썼는데 이게 인터넷이라 망정이지 노동청가서 신고하는거였으면

기각되는거였덴다 (근데 ㅆㅂ 내가 점장 주소를 어떻게알아..;)

그리고 하나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는데 1년 이상 계약한 근로자들에게는 3개월간 최저임금의 90%만 지불해도 된다는걸 알고있지?

난 여기서 내가 당연히 해당이 안된다 생각했음. 난 7월에 계약했고 내년 초까지 한다했으니까 1년이 아니잖아.

근데 문제는 그렇게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을 경우 계약 기간 미정이라 처리되고, 그경우에도 역시 3개월간 최저임금의 90%만 지불해도 된다 하더라. 

그러면 법중에 '1년 이상 계약한 사람의 경우 해고 1개월 전에 통보하지 않으면 1달치의 월급을 줘야한다'라는 법이 있는데 이 경우는 적용이 되냐 했더니 그건 또 적용하기가 어렵덴다. 왜냐고 물어보니까 그건 일을 오래한 사람들에게 해당되는거라고 난 적용이 어렵다 하더라고. 정확히 얼마나 해야되는거냐니까 정확한 대답을 회피한걸보니 아마 저거 관련해선 법이 좀 애매한가봐. 하여간 난 계산을 다시 해야했지. 만약 점장이 저 법에 대해 모르고 있다면 최저임금 그대로 받을수 있겠지만 장사하는 사람이 저걸 모를리는 없을테니까.

하여간 알았다고하니까 얼마 뒤 점장한테 문자가왔다. 내가 정말로 신고한게 맞냐길래 맞다하니까 막 전화를 하더라고.

근데 내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겠거니와, 내가 우위를 접하려면 문자로 대화를 진행하는게 맞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첫째로 감정적이지 않을 수 있고, 둘째로 액수와 일수에 관련된 계산을 계속 해야할텐데 전화로 하면서 이걸 동시에 하는건 아무래도 정확성이 떨어질 확률이 높지.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문자로 하는게 맞다 생각했고, 지금도 이게 현명한 판단이었다 생각한다.

내가 최저임금대로 청구한 액수는 48만 5천원. 점장이 자꾸 합의를 하자길래 난 딱 잘라서 저게 최저임금이 정한 금액이니 딱히음.  이 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하니 내가 위에서 들은 얘기를 그대로 읊더라.  

'1년 이상 계약한 사람의 경우 해고 1개월 전에 통보하지 않으면 1달치의 월급을 줘야한다'

이 얘기를 해볼까 했지만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말이 있듯이 그냥 최저임금의 90%와 주휴수당을 받는거로 만족하기로 했음.

하여간 그렇게 합의를 한 얼마후 바로 돈이 들어왔음. 그리고 나보고 빨리 신고한거 취소좀 해달라고 그러더라.

인터넷 보면 점주들이 별로 노동청 신경안쓴다고 별 불이익 없다 그런말 많은데 생각보다 힘이 쎈가봐? 신고된거 때문에 폐업처리를 할 수 없고

모든게 브레이크걸렸다고, 이후로도 계속 꼭 빠른 취소 부탁한다고 문자가 왔음.

지금 이렇게 태연하게 쓰고있지만 사실 문자로 저 대화를 할 때 상당히 긴장했음. 아마 통화로 하면 말 막 더듬고 그랬을것같다. 문자로 한게 잘한거라 생각하고, 무엇보다 주변에서 날 향해 '그렇게 신고한다고 받을 수 있으면 다 신고했지. 못받아' 라던 사람들에게 난 살아있는 반례가 되었음. 그점만으로도 지금 충분히 만족스럽다.

아마 편돌이들이나 피돌이들, 그밖에 알바하는 사람들중에서도 최저임금 못받는 사람들 상당히 많을텐데

그냥 쫄지말고 신고해라. 솔직히 쫄리는거 안다. 나도 쫄았고, 자꾸 못받는다고 지랄하고, 편의점 그 쉬운일 하면서 최저임금 요구하고싶냐고 노예근성 가득한 소리나 쳐하고있고..

그래도 우린 노예 아니잖아. 자원봉사하러 온것도 아니고, 무슨 직업체험하러 온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돈 받으러 온거임.

그런 점에서 우리의 1시간은 최저임금을 받기에 충분하다봄. 혹시 신고할지말지 고민하는 편돌이들 있다면 그냥 ㄱㄱ 해라. 니가 이겨

건승을 빈다. 꼭 계약할때 나처럼 병신같이 내년초요 이지랄하다가 돈 덜 받는 일은 없게하도록.

보너스로 이번일 관련해서 세간에 알려진 잘못된 상식들을 바로잡아보고자함

1.야간,주말 등에 일하는 근로자는 돈을 더 받는다?

→ 5인 이하 사업장에는 적용되지않음. 글고 이건 나도헷갈린건데 5인이하 사업장이라는게 진짜 5인 이하를 얘기한게 아니라

'상시 근로' 5인을 얘기하는거더라. 상시근로 5인하는 편의점이 있나? 난 모르겠다.

2.주휴수당은 5인 이상 사업장만?

→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 전원 포함

3.처음 3개월은 무조건 최저임금의 90%만 지불해도된다.

→ 아니다. 1년 이상 하기로 한 사람의 경우에만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함정인건 계약기간을 확실하게 정해놓지않은 사람들의 경우에도 이게 가능(내가 그 케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