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 갤러들이 "이건 뭥미?" 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은데..

러시아 Tomsk 지역의 시내버스임.

구글링 하다가 찾은 사진인데,

처음엔 몬드리안 도색으로 다니는걸 보고
한국 중고버스에다가 문 하나 더 달아서 개조한거라고 생각했음.

근데 여러가지 정황을 추적해본 결과..
한국에서 새차를 수출한 차량으로 결론내림.

1. 에어컨이 없는 무냉방 차량인데, 자칫 90~94년식 무냉방 AC로 생각하기 쉬우나, 측면과 후면 형상은 95~99년식 형상을 하고 있음.
(후미 라이트가 95-04년까지 적용된 'ㅣ' 모양)

아마도 추운 날씨가 연중 계속되는 러시아에서 냉방기능은 별 쓸모가 없었으니 에어콘을 과감히 생략한듯.
(99년까지만 해도 에어콘은 '옵션' 으로 생산)

2.

99~00년식 차량이라고 나오던데,
만약 서울 시내버스가 중고로 수출된 거라면.. 적어도 2007~2009년에 한국에서 방출된 차량일테고.
그럼 2004년 버스 개편의 영향을 받아서 서울떡칠도색이 되었을텐데,  몬드리안 도색을 유지했을리가 없음.

또한 에어컨을 없애면 그냥 없앴겠지,
무냉방 버스의 필수 아이템인 천장 뚜껑까지 개조해서 만들었을리는 절대 없다.

아마 버스회사 관계자 생각엔 몬드리안 도색이 이뻐보였는듯..
(사실 떡칠 도색보단 훨씬 조화롭고 이쁘잖냐 ㅋㅋ)
수출용 카탈로그에도 몬드리안도색 AC540이 실려있을정도니..

3. 세번째 문의 모양.
현재 Tomsk엔 저런 모양의 AC540이 40여대 운행중이라고 함.

출입문을 개조할땐 폐차나 SAC,에어로타운 부품을 뜯어와서 개조하기때문에 중고차 수출된거라면 문 모양이 제각각일텐데,
이 AC의 세번째 문의 모양은 모든 차량들이 동일함.

국가별로, 도시별로 교통법규나 도로환경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해외 버스회사가
문을 3개로 만들어달라던가, 창문을 상부개폐창으로 만들어달라, 난방기능 강화해달라
뭐 이런 요구를 하면 제작사는 그걸 그대로 수용해서 제작한다고 하네..

그래서 이런 해괴한 모양의 에어로시티가 탄생한듯 ㅋㅋ

근데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러시아 날씨가 워낙 지랄맞은지라
한국 중고버스들의 폐차시기가 엄청 빠르다고 하는데..
(Tomsk에선 이미 20대가 폐차된 상태지만,
아직도 800대의 에어로시티들이 러시아에서 현역으로 활동중!!)


암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버스가 AC540인데, 한국에선 더이상 영업용으로 볼 순 없지만 외국에서라도 저렇게 맹활약하는걸 보니
그래도 마음은 놓이고 기분이 흐뭇해지네 ㅋㅋ



좀 다른얘기 하자면..

미국이나 일본, 호주나 서유럽엔 '버스 박물관' 도 되게 많은데.
에어로시티는 시내버스 업계에 한 획을 그은 엄청난 차량 아니냐??
그 외에도 에어로 600이나, BF101이나.. BH115..

역사적으로 가치 높은 버스들은 수없이 많은데, 왜 보존을 안하는건지 이해할수가 없네 ㅡㅡ;;

트럭이나 버스도 교통 발전에 이바지한 중요한 교통수단인데 말야..

얼마전엔 최초의 천연가스버스도 폐차처리 되었다고 하고..

철도동호인 애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폐차될뻔한 디젤기관차 4량을 극적으로 보존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음.

버덕들도 이제 나설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만약 버스 보존 관련해서 모금운동한다면, 도와주실수 있는 분은 얼마나 계시는지??


DCInside for iPh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