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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여행기 7 - 잘츠 장미의 기사모바일에서 작성

D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8.15 08:22:57
조회 754 추천 11 댓글 6

잘츠부르크 장미의 기사

10시 30분에 바이로이트에서 출발해서 3시 쯤에 잘츠부르크에 도착.
오늘 처럼 바이로이트에 공연이 없는 날에는 다들 근교로 여행 가는 듯.

독일인 일행은 체코로 당일 여행을 갔다 온다고 하고
뉘른베르크 역에서도 눈에 익은 몇명이 보였음.

숙소에 있는지도 1주일이 됐으니 대부분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식사 때 여러 이야기를 나눠.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숙소의 화제는 역시 지크프리트의 연출이었지.

독일어를 거의 못하니까 남들이 이야기하고 있으면 끼어들기가 어려운데
오늘은 또 나에게 먼저 말을 붙여주는 분이 있었어.

빈에서 부부 동반으로 온 아저씨였는데 작년 카스토프 링을 보고 다시 한번 보고 싶어서 왔대.
이것 저것 이야기하다가 오늘 잘츠가서 장미의 기사 본다는 이야기 하면서 첨으로 빈필 보는 거다 뭐 이런 이야기를 나눴어.

그러더니 아저씨가 자기가 빈에서 장미를 한 50번은 넘게 봤는데 그 중에서 호른이 완벽하게 연주하는 건 클라이버가 지휘할 때 밖에 없었대.

그러니 또 옆에 있던 다른 할머니가 자기는 뮌헨에서 클라이버 장미를 봤다고ㅋㅋㅋ 진짜 완벽하게 아름다웠다더라.


뭐 여튼 여차저차 해서 잘츠부르크에 도착했어.

아무래도 잘츠와 바이로이트의 분위기 차이가 크게 느껴지더라. 6일 동안 한적한 바이로이트에 있다가 관광객들 득실거리는 잘츠부르크에 오니 잘 적응이 안됐어. 한국인 관광객들도 심심찮게 보이고.

사실 여러모로 잘츠 페스티벌이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모습일텐데, 바이로이트에만 있다가 오니 사교장 같은 공연장 로비도 잘 적응이 안됐어.  심지어 오케스트라가 보이고 시작 전에 지휘자 입장하면 박수 치는 것 까지 어색했음.

내 자리는 2층 제일 뒷 자리 제일 왼쪽이었어.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자리를 빼면 제일 낮은 등급임. 홀 자체가 오페라 공연 치고 아주 큰 규모는 아니라서 보는데 별 지장은 없어. 오케스트라 전체까지 다 잘 보이고.



잡설이 길었는데 공연은 길게 할 말이 없네.

일단 빈필의 장미의 기사를 듣는다는 게 참 행복했지. 거기다 벨저뫼스트는 가끔 어울리는 곡에서 터지는 포텐이 나오는건지 아주아주 만족스러웠음.
바이로이트 사운드만 듣다가 오케스트라의 생소리를 듣다보니 더 폭발적으로 들리는 것도 있었을 거고.

성악진에서는 조연 중에 파니날과 마리안느, 코미사르가 상당히 잘해줬음.
주연은 정말 화려한 캐스팅이었는데 스토야노바와 소피 코흐가 짱짱.
스토야노바는 3막 마지막 노래에서 정말 아름다운 목소리를 뽑아내줬음.
옥스 역의 그로이스뵉은 리세우 탄호이저 영상으로 볼 때 영 아니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했어.
그런데 생긴거나 목소리나 옥스를 맡기는 너무 깔끔하지 않나 싶고 노래 실력이 아주 빼어나다고 느낄 만한 부분은 없었지 않나 싶음.

비쉬코프 잘츠부르크 실황에선 이탈리아 가수로 베찰라가 나왔지만
이번에 나온 슈테판 포프라는 가수는 기량 미달이었음.


하리 쿠퍼와 샤퍼노흐 콤비의 무대는 뭔가 아쉬웠어.
물론 아름다워. 진짜 엄청 아름다움.
그런데 아름다운 걸로 꼽자면 베르니케 프로덕션이 버티고 있어서.

무대는 정말 깔끔하고 간소하게 돼있어. 1막 같은 경우는 벽도 따로 없이 아주 큰 거울, 아주 큰 문, 그리고 침대 정도만 있어. 문의 위치가 횡으로 움직이면서 침실안에서 일어나는 일인지 응접실에서 일어나는 일인지를 표현해.

감탄이 나는 건 무대 뒷 배경이야. 정말 말 그대로 \'배경 사진\'인데 아마 프로젝션 여러 개를 경계가 보이지 않게 쏜 것 같더라. 무대 배경을 꽉 채우는 사이즈인데, 과연 클로즈업 됐을 때도 픽셀이 안 보이려는지는 잘 모르겠네

그냥 공간적 배경을 보여주는 사진인데(아니면 사진 같은 그림이거나) 그냥 예쁨ㅋㅋㅋㅋ
이 배경 사진을 극 진행에 맞게 적절히 바꿔주는 거고.

근데 이거 빼고는 뭐 별게 없어.
대본에 충실함. 심지어 마지막 피날레 까지도.
무대 미술안에 철학이 담겨있을 순 있지만 그래도 좀..

난 카슨이 연출한 장미의 기사를 아주 재밌게 봤기 때문에 뭔가 비슷한 걸 기대했는데, 내 기대가 실수였던 듯.

반대로 전통적인 연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거야.
관건은 배경과의 조화가 카메라로 잡았을 때 어떻게 보일까 일 듯.

영상물로 발매되면 성악진도 버프좀 받을 거고 괜찮지 않을까 싶음
하지만 틸레만 - 바덴바덴이 캐스팅 깡패에다가 무대 화려함까지 갖추고 있어서 퍼스트 초이스가 되긴 어려울 듯.


이제 내일 아침에 다시 바이로이트로 돌아가서 신들의 황혼을 봅니다.
카스토프 링에 대한 감상은 그 때 다시 쓰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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