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포함 모든 근로자 보호 ‘오요안나법’ 추진
‘중대 괴롭힘’ 1회 발생에도 처벌 포함
괴롭힘 기준 모호하단 지적 여전…‘지속성·반복성·세부 규정’ 등 논의해야

지난해 9월 세상을 등진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씨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와 국민의 힘이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특별법(가칭 오요안나법) 제정을 추진한다. 여기엔 ‘중대한 괴롭힘’이 단 1회만 발생해도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7일 당정 협의에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노동관계법 사각지대에 있는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 등을 ‘직장 내 괴롭힘’ 보호 대상에 포함하는 ‘오요안나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직원 간 갈등으로 젊은 직장인이 사망한 사실과 사측이 사실을 인지한 후 즉시 조치하지 않은 것은 상당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MBC의 자체 진상조사가 부실하다고 판단되면 고용노동부에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당 차원에서 프리랜서를 포함해 직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하는 ‘오요안나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 특별법에는 중대한 괴롭힘에 대해 단 1회만으로도 민형사상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과 사업주가 시행한 조사 결과에 피해자가 만족하지 못했을 때 재심 절차를 보장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특별법에서 거론된 중대한 괴롭힘 ‘1회’ 때문에 지금도 복잡한 관련 분쟁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에도 ‘괴롭힘’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해 괴롭힘의 ‘지속성과 반복성’의 요건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1회의 가해 행위를 처벌하겠다는 특별법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다만 폭언이나 폭행처럼 인격을 훼손하는 중대한 피해에 대해 1회 발생만으로도 괴롭힘을 인정하겠다는 것이 타당하다는 반응도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법안에서 이 같은 ‘괴롭힘’에 대한 세부 규정이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프리랜서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문제 제기 시 부당해고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그런 상황에서 구제받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특별법은 이런 상황 개선보다 단순히 괴롭힘 금지 제도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은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충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일컫는다. 모욕·명예훼손·부당 지시·폭행·폭언 등의 사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