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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독감 혁 / 간호 써니 下 - (1)앱에서 작성

ㅇㅇ(222.109) 2019.12.31 22:53:20
조회 1053 추천 39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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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써니야. "

"......"

"...써니야?"

"...아빠, 열이... 열이, 계속 안내리면... 어, 어떻게 해야 돼...?"

열은 내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올라 버렸다. 체온계에 찍히던 37이라는 숫자는 차츰차츰 오르더니 결국 39.5를 찍고야 말았고, 금모에게 다급히 전화한 써니가 나오지 않으려는 목소리로 앞 뒤 상황을 다 잘라버린채 묻게 만들었다.


약 세 시간 전이었다. 38.0. 체온계에 찍힌 숫자였다. 결국 올라버린 숫자에 써니의 입에서 떨리는 숨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숨만큼이나 떨리는 손을 뻗어 침대 옆 협탁에 체온계를 내려 놓으려 했으나, 덜커덕. 풀려버린 오른 다리가 마치 고장난듯 굽혀지며 그녀가 의자에도 앉지 못하고 주저 앉게 만들었다. 덕분에 써니의 손은 협탁에 닿을 수 없었다. 이윽고 탈그락 하는 소리가 황제전의 대리석 바닥에서부터 올라왔다. 협탁에 채 닿지 못해 써니의 손에서 떨어진 체온계가 낸 크지 않은 소리였으나, 써니의 속을 시끄럽게 만들기 충분했다. 제 속을 시끄럽게 만든 그 소리에, 써니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그 소리가 올라온 근원지로 떨어트렸다. 아차. 써니는 다시 혁에게로 시선을 다급하게 돌렸다. 꼭 한시라도 시선을 떼서는 안됐는데, 하는 다급함이었다. 그 다급함은 시선이 올라가는 것 뿐 아니라 풀려버린 다리가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다. 이어 써니의 오른손이 열로 말라가는 혁의 입술을 물수건으로 적셔주었다. 다급히 물수건을 집은 것과는 정반대로, 그의 마른 입술을 적시는 그녀의 손길은 조심스럽기 그지없었다.

괜찮아 질 것이다. 괜찮아 질 것이다. 이 말만 도대체 몇 번째 인건지. 몰려오는 답답함에 써니는 제 입술을 깨물었다. 아까와는 달리 혁이 잠들어 있었기에, 써니의 아랫입술이 그에의해 구출될 수는 없을 것 이었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도 해소되지 않은 써니의 그 답답함은 곧 갑갑함으로, 이어 어디로 표출해야 할지 모를 화로 이어졌다. 침대를 짚고 있던 써니의 왼손이 침대보를 움켜 쥐었다. 구김 하나 없던 침대보가 애먼 화풀이 대상이 되어 이리저리 엉킨 듯 구김이 생겨났으나, 그 엉망이 된 침대보 위에서 잠이 든 혁에게서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진짜 안 옮기려고 했는데, 진짜로. 생각은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까와는 차원이 다르도록 크게 덮쳐왔다. 자책인지, 억울함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터져나왔다. 덕분에 아까부터 치아 사이에서 짓밟히던 아랫입술이 같이 터지고 말았다. 순간 느껴지는 고통에 써니의 미간이 찌푸려 졌으나 길 수는 없었다. 그 입 안의 쓰라림은 독감으로 헤매고 있는 눈 앞의 제 남편이 겪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무 것도 아닐 것이었다.

"...진짜 화상... 화상..."

안쓰럽다가도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이 결국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가지가지 해, 정말. 이런 제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마도 모를 것이 분명한 혁은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써니는 다시 체온계를 집어드는 것 대신 그의 이마에 손등을 대어 보았다. 체온계에 찍힐 숫자가 어떨지 감당할 용기가 나지 않아 대체한 행동이었다. 불행인지, 불행 중 다행인지, 이마는 계속 비슷하게 뜨끈한 상태였다. 어쩌면, 아니,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다. 뭘 먹질 못하니 아무것도 못쓰고, 그러니 열이 내릴 일 따위가 있을리 없었다. 써니는 부시시하게 삐져나온 제 잔머리를 지친듯 쓸어 넘겼다. 아까 전, 감정이 터져나올 때 같이 초점이 나가버린 눈이 퀭해진 지는 오래였다. 써니는 다시 한 번 혁의 이마를 짚었다. 더 오르면 안된다. 그의 열감을 느낀 그녀의 모든 세포들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써니는 손으로 물수건을 집어 들며 일어섰다. 짙은 절박함이 불러낸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자그만 손에서 비틀려 짜진 물수건이 맨질한 이마 위에 얹어졌다. 오늘, 링거 이외에는 처음으로 혁에게 무언가 행해지는 처치였다. 평소 같다면 그 낯선 차가움에 잠에서 깨어나고도 남았을 혁이었으나, 이번에는 감은 눈을 아주 미세하게 찡그리는 것이 그가 낸 반응의 전부였다. 평소 그답지 않은 반응에 물수건을 내려 놓은 써니의 손이 허공을 의미없이 맴돌다가 내려왔다. 이기적이게도 어쩌면 저는 물수건이 닿는 차가움에 그가 잠에서 깨어나 괜찮다는 말을 해주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에서 그것이 맞았다는 것을 인정하는데 걸린 시간 혹은 절차였다. 마음이란 것이 참 간사했다. 며칠간 거의 자지 못한 혁이 안쓰러워 좀 잤으면 했던 것이 고작 몇 시간 전이었는데, 이제는 그가 그답지 않게 꼭 1년 전 같이 자는 것에 불안함이 피어올랐다. 피어오르던 생각이, 기억이, 불안함이 우뚝 멈춰 선 것은 둘 곳 없이 내린 써니의 두 손이 혁의 한 손 위로 포개지면서 였다. 며칠을 못 잤으니 평소처럼 예민하게 굴지도 않는거겠지, 그래서 그런거겠지. 평소의 그와는 정반대로 잠귀가 어두운 사람처럼 잠들어 있는 혁을 보며 결국 조마조마한 불안감이 고개를 들었다. 어떠한 반응 하나 없는 혁이 그 긴 몸을 침대에 뉘이고만 있던, 그를 잃을 뻔한 1년 전의 시간들이 다시금 떠오르며 써니를 스멀스멀 덮쳐오고 있었다. 감기다. 감기일 뿐이다. 그저, 고작 감기일 뿐이다. 저를 덮쳐오는 불안감을 떨쳐내려 했으나 그러지 못한 써니의 손가락들이 오히려 혁의 손바닥 쪽으로 파고들었다. 이제 써니의 두 손은 그의 손을 덮듯 쥔 모양새였고, 원래 같았다면 제 손들을 꼭 잡아주었을 혁은 그저 열기 어린 숨을 내뱉으며 계속 깊은 잠을 지속하고 있었다. 두 손 가득 쥔 혁의 손을 통해 그의 상태가 짐작이 되고 있었다. 혁의 온 몸 구석구석까지 퍼진지 오래인 열이 손등이라고 다를 것 없었다. 자연스레 느껴지는 체온과는 거리가 먼 열감이라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고 있었다.

"...이혀억..."

불경스럽게도 황후의 입이 황제의 존함을 불러내었다. 황실감사원에서 알게 된다면 황후가 황실예법에 맞지 않는 언행을 사용했다며 난리가 나고도 남을 것이었으나, 그것은 그저 지아비 황제를 향한 황후의 애타는 부름일 뿐이었다. 황제전 침실엔 황제와 황후 단 둘뿐이었음에도, 그 애타는 부름을 잠든 황제가 들을 재간은 없었다.

써니의 입에서 짧은 숨이 토해졌다. 지친 숨에 약간의 흐느낌이 섞여 있는, 옆에서 툭 건드리면 바로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숨이었다. 써니는 저가 쥐고 있는 혁의 손을 보았다. 두 손으로 쥐었음에도 다 쥐지 못한, 새삼 큰 손이었다. 몇 시간 전 만해도 제 손을 붙들고 놓으려 하지 않던 큰 손. 그러나 모순되게도 두 손으로도 다 덮여지지 않는 그 큰 손이 작게 보이는 것 같다면, 지나친 착각일까. 큰 눈에 물기가 어렸다. 그러나 잡고 있는 혁의 손을 차마 놓을수가 없어, 써니는 조용히 허리를 숙여 제 두 손등 위에 제 이마를 대었다. 바스락. 그녀의 허리가 숙여지며 한복이 내는 소리에 어떻게든 눈물을 참으려는 울먹임이 섞인 듯도 했다.



올해 안에 완결내지 못해서 넘 아쉽지만 ㅜ 올해가 가기 전에 전에 일부라도 올리겠다던 약속 지키기 위해 호다닥 달려왔읍니다. 내년에 들고 올 다음 편은 완결되는 하편을 들고 오도록 하겠읍니다. 귤러 쓰앵님들 모두 52한 새해 맞으십셔!!
문제시 비번잘알 고나리 둥글게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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