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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상플] 도플 _ 미공개 Episode 2-1

..(118.42) 2020.01.04 03:09:26
조회 587 추천 24 댓글 6





Episode. 2-1 The beginning.(더 비기닝) ; 사랑의 서막



하루의 피곤이 몰려오는 저녁 시간.

만두는 여느 때처럼 궁에서 혼자인 써니와 저녁을 함께 하기 위해

못다 한 업무를 미루고 마주 앉아있었다.

두 사람의 공간을 채우는 소리라고는 간혹 식기에 부딪히는 젓가락 소리와 음식물을 씹고 넘기는 소리들뿐

하다못해 형식적인 말조차도 없는 무료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었다.

이제 겨우 3주 지났을 뿐인 신혼부부 치고는 너무 조용해 누가 보면 권태기 부부라 생각해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찬에 손이 닿지 않을 것 같아 젓가락만 까닥거리며 고민을 하던 써니가

결국은 만두 앞에 있는 산적에서 시선을 거두고 제 앞에 있는 다른 반찬을 집어 들었다.

그 모습을 넌지시 보고 있던 만두가 산적이 담긴 그릇을 들어 써니 앞에 놓아주었다.

써니가 고개를 들어 만두를 바라보고는 형식적이나마 미소를 던지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폐하.”

“또 먹고 싶은 게 있다면 말해요. 황후 앞에 놓아줄 테니.”


만두의 말에 써니의 마음이 뜨끔했다.

제가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저런 친절이라니.

써니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의문을 떠올렸다. 황제의 본모습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동안 써니가 겪은 황제는 문제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물론 평범한 사람도 실수로 사람을 죽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살인 사건들은 실수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가족마저 속일 정도로 철저한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건가...?

그녀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만두가 어렵게 제 속마음을 꺼내보였다.


“황후, 늘 미안하게 생각해요.

업무가 바빠 내가 일일이 황후를 챙기지 못하고, 함께 시간도 보내지 못하니.”


“괜찮아요, 폐하. 저는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어려서부터 줄곧 혼자 식사했던 터라 바쁜 와중에 굳이 함께 하실 필요는 없으세요.”


“그것마저 안 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이 같아서 말입니다.”


써니의 마음이 또다시 뜨끔해져 만두를 쳐다봤다.

그는 자신이 내뱉은 말에 스스로도 놀랐는지 써니의 시선을 피했지만,

사실 그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국민들 앞에서 사랑한다고 고백할 땐 언제고,

잠자리에서는 치한 취급 하며 밀어내고 작은 스킨십에도 과하게 놀라 민망하게 만들기 일쑤인데

거기다 유일하게 마주하는 시간인 식사마저 따로 하자니.

써니는 황제에 대한 미안함에 자신의 입 안이 오늘따라 유난히 까칠하게 느껴졌다.





모든 일을 끝내고, 써니가 잠이 들기를 기다려 만두가 황후전의 침전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침대로 가는 대신 익숙하게 소파로 향해 피곤한 몸을 기대고 앉았다.

써니는 그런 만두의 기척을 느끼면서도 눈을 감고 미동도 않다가

비로소 결심한 듯 만두를 향해 제 목소리를 냈다.


“침대에서 주무세요, 폐하.”


자는 줄로만 알았던 써니의 목소리에

그녀를 멀리서 바라보고 있던 만두가 화들짝 놀라며 전에 없이 말을 더듬거렸다.


“하, 하지만... 황후가 한 침대에서 누구와 같이 자는 것은 불편하다고...”


써니가 눈을 뜨고 침대에 일어나 앉았다.


“그럼, 제가 소파에서 자겠습니다.”

“아닙니다, 황후. 소파는 불편할 거예요. 그러니...”


“그러니 이제 제 옆으로 와 주무셔도 된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폐하.

소파에서 누가 자든, 누군가의 마음은 계속 불편할 테니까요.”


“황후...”

“하지만, 아직... 동침은.”

“압니다. 그래도 고맙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하고 내게 다가와 주어서요.”


만두의 말에 써니가 주먹을 살짝 움켜쥐었다.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저의 마음을 흔들어댔다.

그에 대한 저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었을까.

그렇다면, 괜한 사람을 살인자 취급한 것인데.

써니의 가슴 한 구석에 황제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만두가 어색한 듯 침대로 다가와 써니의 옆에 멀찍이 자리를 잡고 누웠다.

이불의 끝자락에 소심하게 누워있는 그를 보자니, 써니의 측은지심이 발동했다.

써니가 자신이 덮고 있던 이불을 넓게 펴서 만두를 덮어주고는 저도 그 옆에 누웠다.

둘 다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지만 내심 긴장을 한 탓인지

오랜 시간 오지 않는 잠 대신 양을 세가며 밤을 지나고 있었다.





느긋하게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까딱거리던 이혁이 그 움직임을 멈췄다.

여느 때처럼 데면데면하게 멀찍이 떨어져 잠들 줄 알았던 써니와 만두가 예상치 못한 전개로 한 이불을 덮은 탓이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랄지 같은 침대에 같은 이불만 덮었을 뿐 한 시간이 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

그럼에도 이혁은 제 목덜미가 스트레스로 뻣뻣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한 달도 안돼서 벌써 곁을 주다니... 오써니, 의외로 물러터진 구석이 있어.’


이혁은 괜스레 짜증이 났다.

의자에서 일어나 유리방으로 가 손으로 벽을 터치 하고 황후전 침전의 화면을 크게 띄웠다.

조도가 낮아 더 이상 자세히 보는 건 무리였으나,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본 결과 분명 써니와 만두 사이엔 간극이 존재하고 있었다.


“후우...”


한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덮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두 사람이 서로 닿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자 이혁은 소파로 가서 앉았다.

이제 한 이불을 덮었으니 두 사람이 서로를 부부로서 인정하는 것도 머지않은 일 같았다.

속이 뒤틀렸다. 두 사람이 애틋해지는 꼴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여태처럼 정만두가 오써니에게 거부당하길 바랐다. 아주 오랫동안, 피가 마르도록...

그런데... 써니의 마음이 열리려 하고 있었다.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킨 이혁의 눈동자가 쉼 없이 흔들렸다.

정만두와 오써니가 서로를 사랑하기라도 한다면, 제 유일한 즐거움은 사라지고 말 터였다.

제 삶에 유일한 그것을 이대로 놓쳐 버릴 수는 없었다.





황제의 해외 순방 일정을 틈타 써니가 황제전으로의 침투를 꾀했다.

그에게 더 이상 미안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의 실체를 분명히 알 필요가 있었다.

벌써 궁에 들어온 지 한 달이 돼가고 있었고,

이렇게 제 본분을 잊어버린 채 무심히 시간을 흘려보낼 수는 없었다. 저는 어쨌거나 살인범을 잡는 형사였다.


황제가 벗어놓았던 손목시계를 화장대 서랍에 몰래 숨겨놓았던 써니는 이를 핑계 삼아 황제전으로 향했다.

그녀의 신분이 분명하기에 누구 하나 써니를 막는 이가 없어 황제전 침전까지 빠르게 통과 되어졌다.

침전에 도착한 써니는 마음을 다잡고 황제가 살인용의자임을 입증할 증거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황제전 궁인들로부터 의심받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물증은 발견되지 않았고, 맥이 빠졌다.

합리적이라고 믿었던 제 의심이 뿌리채 흔들리기 시작했다.


써니가 마지못해 발걸음을 돌려 황후전으로 향했다.

안 뜰을 가로질러 황후전으로 들어서는 계단을 오른 써니가 안으로 들지 않고 몸의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난간 앞으로 가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더니 궁 주변을 두르고 있는 산으로 시선을 돌렸다.

도심 한 가운데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써니로선 신기하기도 하고 참 다행이다 싶었다.

궁을 품어 안듯 두르고 있는 저 산마저 없었다면, 궁 안의 이들은 무엇으로부터 위안을 얻었을까.

그 때, 아득히 먼 곳으로부터 총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놀란 써니가 뒤에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서 있던 궁인에게 물었다.


“궁 인근에 부대가 있던가요?”


“아니요, 황후마마. 그러나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근처에 사격장이 있어 경호대의 사격 훈련 때문에 총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또는 저 산에서 사냥을 하는 이들 때문에 들려오기도 하니까요.”


“사냥이라면... 저 산을 아무나 드나들 수 있다는 말이에요?”

“아니요. 정부와 황실로부터 승인 받은 이들만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궁 안에서 신참을 제외한 궁인들은 저 소리에 그닥 놀라지는 않겠군요.”

“네, 황후마마.”

“그래요... 폐하께서도 사냥을 하시나요?”


“황태자 시절에는 종종 즐기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황제가 되신 이후에는 워낙 공사가 다망하셔서 거의 하시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아쉽네요. 폐하와 함께 사냥이란 걸 한 번 해볼까 했는데... 이제 안으로 들어가죠.”


써니가 몸을 돌려 황후전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무엇 때문인지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린 기색이었다.




소파에 앉아 책을 넘기던 써니가 이내 생각에 잠겼다.

황제의 해외 순방 공식 일정은 어제로 끝이었고, 그는 오늘 궁에 돌아오기로 돼 있었다.

닷새나 되는 그 긴 기간에 아쉽게도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한 써니는

어떻게 하면 그에 대한 의문을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에 또 고민을 거듭했다.

써니에겐 그의 실체에 대한 명확한 답이 필요했다. 흔들리는 제 마음을 바르게 잡아 줄 뚜렷한 근거 말이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이어지다 눈꺼풀이 내려오더니 써니의 몸이 옆으로 기울어 풀썩 소파 위로 넘어갔다.

써니는 결국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무의식의 세계에서 의식의 세계로 넘어온 써니가 무언가 석연치 않은 느낌에 눈을 떴다.

녀의 눈이 깜짝 놀라 동그래졌다. 다름이 아니라, 황제가 바닥에 앉아 턱을 괴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탓이었다.


“폐... 폐하!!!”


그가 씨익 웃으며 손을 뻗어 써니의 얼굴 위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끌어다 귀 뒤로 넘겨주었다.

그의 손길이 간질거렸다. 그 탓인지 더는 못 참겠다 싶을 정도로 제 마음도 간질거려 소파에 일어나 앉았다.

자연스레 만두의 손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오셨으면 기척을 하시지 않구요.”

“미안해요, 황후. 그냥... 잠든 황후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너무 좋아서 그만.”

“이제 보니 낯간지러운 소리도 참 잘하시네요.”

“황후와 떨어져 있다 보니 그리 되더군요.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예고도 없이 공격해 들어오는 만두의 말에 주책 맞게 가슴이 설렜다.

잠에서 덜 깬 게 분명했다. 써니가 만두의 따뜻한 시선을 외면하고는 소파에서 일어나 화장대 앞으로 가 앉았다.

그리고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별로 기대하지도 않으면서 말을 내뱉었다.


“제 선물은 사오셨어요?”

“아...”

“잊으셨으면 말구요.”

“와인을 좀 샀어요.”

“와인이요?”


“황후가 즐겨 마시길래 생각이 나서... 하지만, 습관적인 음주는 좋지 않아요.

더구나 혼자 쓸쓸히 마시는 술은 더더욱.”


그동안 그와의 잠자리를 피할 이유가 충분치 않아 종종 술에 취해 잠든 척 했던 것이 그를 착각하게 했던 모양이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을 알콜 중독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럼... 폐하가 같이 마셔주시면 되잖아요.”


진짜 잠이 덜 깬 게 분명했다. 게다가 황제 때문에 놀라 이성까지 마비된 것이리라.

그렇지 않고선 제가 이런 헛소리를 내뱉을 리 없었다.

본인의 머리와 주둥이를 원망하던 써니의 머릿속에 요망한 생각이 떠올랐다.

진실게임...! 그를 잔뜩 취하게 해서 일말의 단서라도 알아내보자.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으니 그게 최선이었다.


“오늘... 피곤하지만 않으시면, 어떠세요, 폐하?”


만두는 써니의 제안이 갑작스러웠지만, 한편으론 반가웠다.

이렇게 천천히 부부가 되어가는 것이겠지... 하고.





만두가 손 안의 잔에 있던 와인을 입 안에 털어 넣는 것으로 탁자 위에 놓여있던 와인 한 병이 끝이 났다.

두 번째 와인의 마개가 열렸고, 비어있는 두 개의 잔에 와인이 보기 좋게 채워졌다.

써니가 제법 술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한 만두에게 다분히 의도적인 질문을 시작했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었던 적 있으세요?”


뜬금없는 질문을 받고 머뭇거리는 그의 표정을 써니가 찬찬히 살폈다.

그는 와인잔을 손에 들었다 다시 탁자에 내려놓고 써니의 시선을 피했다.


“응.”

“왜, 누구를요?”

“............ 나를. 내가 아끼는 사람을 위해 해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느꼈을 때.”


써니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놓더니, 곧 잔을 들어 남김없이 입 안으로 흘려 넣었다.

그리고 탁자에 잔을 내려놓자, 만두가 다시 와인을 따랐다.

그녀는 몸에 알코올이 들어가면서 심장 박동이 조금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의도한 대답은 듣지도 못했는데, 써니는 작게 숨을 내쉬며 긴장했다.

이제는 만두가 써니에게 질문할 차례였다. 만두가 한껏 뜸을 들였다가 입을 뗐다.


“나의... 무엇이 좋았습니까?”


써니의 두뇌가 풀가동됐다.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외모 때문이라고 말할까... 아니면, 키? 학벌? 그냥 황제라서?

제 얼굴을 흥미롭게 살피던 황제의 표정이 살짝 굳는 것이 느껴졌다.

왠지 실망한 듯한 그의 표정에 써니는 더 이상 거짓말을 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시 제 앞의 와인잔을 비웠다. 그리고 스스로 제 잔을 채웠다.

그는 와인잔에 차오르는 와인을 보면서 침묵했다.

진실게임 따위가 뭐라고 저렇게 심각해지는지 알 수 없었지만, 한편으론 그의 침묵에 신경이 쓰였다.


“다음 질문요, 폐하.”

“그만하고 싶으면 그만해도 됩니다, 황후.”

“아니요. 모처럼 둘만의 시간인데요... 어서요!”

“하.................. 아직도 나를 사랑합니까?”


써니의 말문이 또 막히고 말았다. 그냥 그렇다고 말할까...

좀 전에도 분명 실망하는 눈치였는데.

뜨끔 하는 제 양심에게 모른 척 하고 써니가 대답했다.


“네, 폐하.”


그가 원하는 대답을 했음에도 그의 표정은 한층 더 굳어졌고, 눈빛은 평소보다 깊고 슬펐다.

만두가 제 잔의 와인을 모두 입 안에 털어 넣고 탁자 위에 잔을 내려놓기 무섭게 써니에게 물었다.


“그럼, 내가 황후를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네... 네, 폐하?”

“아니라면, 날 밀어내도 좋습니다.”


술의 힘에 매료된 그는 평소 자신이 알고 있던 황제와 다른 듯 했다.

얼떨떨하여 그를 바라보는 써니의 목덜미에 제 손을 뻗어 부드럽게 당기더니 그녀의 윗입술에 짧은 키스를 했다.

그리고 그의 입술이 그녀에게서 잠시 떨어져 코끝이 닿을 듯 말 듯 했다.

써니는 자신도 모르게 눈꺼풀을 내렸고, 그것이 신호인 것 마냥 다시 그가 입을 맞춰왔다.

조금 전의 키스보다는 더 진하고 깊게 맞물렸다.





쿠쿵!!!!!

이혁의 주먹이 화면 위로 무섭게 날아와 꽂혔다.

그 바람에 작았던 침전의 화면이 다른 장소의 화면을 밀어내고 크게 자리 잡았다.

때문에 만두와 써니의 애정 행각이 의도치 않게 더 명확하게 이혁에게 각인됐다.


화면 속 만두는 써니를 소파에서 안아 들고 침대로 향했다.

그녀를 침대위에 살포시 눕히고 천천히 고름을 풀고 당의를 벗겼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는가 싶더니,

써니가 그를 밀어내기는커녕 그의 입술이 내려닿자 적극적으로 그의 목에 제 팔을 휘감았다.

써니에 대한 배신감, 상실감 등이 이혁을 휘감았다.

정만두가 써니의 모든 것을 벗겨버리고 그녀를 갖기 전에 막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허겁지겁 유리방에서 서재로, 또 복도로 나와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갔다.

그렇게 1층에 이르렀고, 문 앞에 그의 손이 닿았을 때... 이혁의 발이 우뚝 멈췄다.


자신이 지금 그들 앞에 나타나면,

이 나라에 진짜와 가짜 두 명의 황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써니에게 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저와 만두의 비밀을.. 안 그래도 자신을 노리고 황실에 들어온 써니가 알게 할 수는 없었다.

이혁이 마지못해 돌아섰다. 그리고 양 손의 주먹을 꾹 움켜쥐었다.

가져서는 안 될 것을 가져버린 만두에게도 화가 났지만,

뭣보다 제 목에 칼을 겨눈 영악한 계집애 따위에 마음이 쓰이는 자신에게 더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

이혁은 다시 서재로 올라가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던지고 밟았다.


“오써니... 오써니... 오써니!!!”


황후전에서 만두와 써니가 서로에게 탐닉하고 빠져들던 그 시간,

이혁은 저택의 고요를 깨뜨리며 파괴를 일삼다 결국 제 자아를 또다시 무너뜨렸다.

태후를 통해 황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이혁이 자신의 입에 넣고 삼켰다.

그리고 차디찬 바닥에 무너지듯 내려앉아 벽에 머릴 기대고 눈을 감았다.

잠시 후, 현진의 모습을 한 악마가 그의 옆에 다가와 꽤나 달콤한 말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사랑은 게임이야, 이혁... 갖든지... 아니면, 망가뜨리던지.

아니면... 네게 굴복시키고 망가뜨려 버려...’





p.s. 댓 달아준 것도 있고 해서 쪄오긴 했는데...

역쉬...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는 느낌이 드네염.

그냥 가볍게 보시길!

그리고, 시크릿은... 모르겠음다. 최대의 난제. ㅠㅠ




도플 _ 미공개 Episode 1-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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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37 상플 찾는중인데 (수정) [8] 하유(1.251) 19.12.27 497 0
182434 헐 혁 본체 나오나보네 [8] ㅇㅇ(223.38) 19.12.27 1211 7
182433 ㅃ 수녹 신작 내용 [1] ㅇㅇ(223.38) 19.12.27 666 1
182432 ㅃ옥민 조합에 혁 본체도 같이 하나봐 [1] ㅇㅇ(117.111) 19.12.27 541 0
182426 일찍 후회했더라면 상플 [1] 전혁현만두 (182.222) 19.12.26 455 10
182425 ㅃ수녹동민 다시 뭉치네 [1] ㅇㅇ(223.62) 19.12.26 510 5
182424 상플) 만약 황위를 다투는 치정극이었다면 14 [8] 뫂격(221.159) 19.12.26 869 25
182423 ㅃ 순옥 동민 다시 뭉치네 [8] ㅇㅇ(117.111) 19.12.26 722 7
182422 [상플] 미제(謎題); 풀리지 않은 문제 .. 28 [6] ..(118.42) 19.12.26 443 23
182421 상플) 댕댕만두X주인써니 {WHO AM I 10} [7] 뫂격(221.159) 19.12.26 616 26
182420 오이fmv썬흑화 [1] 소라(110.8) 19.12.26 232 7
182419 황품 명대사 추천좀 !! [14] ㅇㅇ(49.171) 19.12.25 411 1
182417 ㅃ 그냥 씁쓸 [2] ㅇㅇ(117.111) 19.12.24 50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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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10 연기대상 올해의 드라마 투표 [3] ㅇㅇ(223.62) 19.12.23 45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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