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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통합본] 행복(幸福) 1앱에서 작성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5.14 23:19:40
조회 636 추천 9 댓글 0




*마지막 통합본이지만 너무 긴 탓에 나눠 올립니다.









-







5년 후,

바쁜 혜란을 대신해 어린이집으로 달려간 태욱은 현관 앞에서 서성이며 시끌시끌한 안을 살피다 저를 향해 달려오는 아이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힘껏 아이를 품에 안았다.



"다온아, 아빠 많이 기다렸어?"



강다온. 태욱과 혜란을 닮아 예쁘고 똑똑한 아이였다.



"안녕하세요.오늘은 아버님이 오셨네요?"

"네.안녕하세요.애 엄마는 조금 바빠서 오늘은 제가 대신…"



다온을 데리고 나온 선생님과 반갑게 인사 나눈 태욱은 선생님께 다온의 하루를 묻고 싶었지만 배가 고프다고 칭얼대는 다온이로 인해 급히 인사만 하고 나와야했다. 조수석에 설치된 베이비 카시트에 다온을 앉히고 운전석에 앉아 벨트를 맨 태욱은 고사리 같은 다온의 손을 잡으며 다정하게 물었다.



"다온아.오늘 엄마가 늦는다 그러는데 오랜만에 아빠랑 데이트 할까?"

"응.좋아."

"그럼 우리 다온이 뭐하고 싶어?"



자신의 손을 찰흙처럼 조물대며 고민하는 다온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태욱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음…솜사탕!"

"솜사탕?"

"응!"



고심 끝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걸 대답하는 다온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뭐가 그리 좋은지 대답 하나에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고 다온의 머리칼 위에 가볍게 입을 맞춘 태욱은 다온이 좋아하는 동요를 틀며 부드럽게 액셀을 밟았다. 같이 저녁을 먹고 공원에서 뛰어놀다 솜사탕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 부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려야 했다. 그건 바로 생각보다 일찍 귀가한 혜란이었다.



"혜란아."

"생각보다 늦었…뭐야?"



집 안을 가득 채우는 기분 좋은 웃음소리에 하루의 고단함도 잊고 방에서 나오던 혜란은 흐뭇함도 잠시. 태욱에게 안긴 다온이 들고있는 구름 같은 솜사탕을 보고 일순간 표정을 굳히며 태욱을 바라봤다.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던 태욱은 우선 다온을 제 방에 들여보내고 풀 죽은 모습으로 혜란 앞에 섰다.



"당신이 사줬어?"

"……"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분위기를 무마하려다 더한 눈초리를 받게 된 태욱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여 잘못을 시인했다. 아직 반찬 투정이 조금 남아있는 다온에게 단것을 먹이고 싶지 않았던 혜란은 늘상 제 말을 무시하고 다온의 한마디에 무조건 젤리나 솜사탕을 사주는 태욱이 못마땅 했다.



"강태욱 너, 다음번에도 애한테 솜사탕 사주기만 해.그땐 정말...!"

"잘못했어.다신 안그럴게."

"…아, 몰라.오늘은 다온이 방에서 자."

"어?혜란아, 그건 좀…"



청천벽력 같은 각방 처벌에 또 한번 당황한 태욱은 황급히 혜란을 뒤쫓았지만 이미 굳게 닫혀버린 방문에 좌절하며 돌아서야 했다. 비 맞은 강아지처럼 축 쳐져 다온의 방으로 들어간 태욱은 영문도 모르고 솜사탕을 먹으며 동화책을 가지고 해맑게 노는 다온을 끌어안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침대 옆 조명만 켜고 평소 다온이가 즐겨있는 동화책을 꺼내든 태욱은 제게 안겨있는 다온을 눕히고 아이가 잠들 때마다 읽는 동화책을 펼쳐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억지로 잠을 청하듯 눈을 질끈 감고 이불을 움켜쥔 다온은 태욱의 어설프지만 노력이 담긴 구연동화를 듣다가 문득 궁금한것이 생겨 번쩍 눈을 뜨고 태욱이 듣기엔 몹시 엉뚱하고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아빠, 다온이 동생은 언제 데려와?"

"어?다온이 동생?"



태욱은 다온의 뜬금없는 질문에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읽던 책을 덮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되물었다.



"내 친구들은 다 동생있는데 다온이만 없어.언제 데려와?"



직접 혜란에게 말한적은 없지만 동생이 있는 또래 아이들이 퍽 부러웠는지 다온은 이불자락을 끌어안으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태욱을 바라봤다. 다온의 성격이 혜란과 똑같다는걸 알고있는 태욱은 조그마한 아이 혼자서 얼마나 수많은 고민과 고뇌를 했을지 상상이 가자 머릿속을 뚫고 나오는 귀여움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우리 다온이 동생 갖고 싶어?"

"응."

"알았어.아빠가 엄마한테 말해서 다온이 동생 데려오라고 할게."

"진짜?"

"응.진짜.약속할까?자, 약속!"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나눈 태욱과 다온은 서로 닮은 미소를 지었다. 동화책을 한 권 더 읽어주고 나서 다온이 곤히 잠든걸 확인하고 잠든 아이 이마에 작게 키스한 뒤 최대한 소리를 죽여 방에서 나온 태욱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방 문을 열었다.



"뭐야?다온이 자?"

"응.동화책 2권 읽어주니까 잠들었어."

"잘했어.근데?"

"어?"

"당신이 왜 여길 오냐고.내가 다온이랑 자라고 했잖아."



짧은 순간 싸늘하게 식어버린 혜란의 눈빛과 표정에 움찔한 태욱은 애써 태연하고 침착하게 침대에 앉아 비장하고도 능글맞은 표정으로 아이와 한 약속을 얘기했다.



"혜란아, 우리 다온이가 동생 갖고싶대."

"그래서?"

"그래서라니?우리 다온이 소원 들어줘야지."

"뭔 소리야?"

"내가 다온이랑 약속했어.꼭 동생 데려온다고.근데 다온이 동생을 나 혼자 만들순 없잖아?!"



슬금슬금 다가오는 태욱을 못마땅하게 훑어보던 혜란은 태욱이 더 다가오지 못하게 어깨를 막아서며 퉁명스레 물었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

"나 오늘 여기서 자면 안될까?당신 옆에서 자야 다온이랑 한 약속 지키지."



최대한 불쌍하고 동정심을 유발하는, 흡사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고양이 같은 표정을 하고 팔에 매달려 떼를 쓰는 태욱이 여간 귀찮았던 혜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옆자리를 내줬다. 단, 배게 하나를 가운데 세우고 잤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아침 식사 메뉴도 달라졌다. 혜란은 계속 자랄 아이에게 밀가루보다 영양가 높은 음식들을 골고루 먹이고 싶다는 마음에 아이가 이유식을 떼고 나서부터는 조금 귀찮아도 평소 아침 식사로 먹지 않던 한식을 차려 식사를 했다. 아기 식탁에 앉아 서툰 숟가락질에 턱받이 위로 음식을 흘리면서도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는 다온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던 태욱은 저와 같이 다온을 향해 따스히 웃어주는 혜란을 바라봤다.



"혜란아."

"어, 태욱 씨."

"……"

"음?"

"아니야.얼른 밥 먹어.이러다 출근 늦겠다."



애써 화제를 돌리는 태욱을 의아하게 보던 혜란은 촉박한 출근 시간에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출근 준비로 혜란이 일어나자 자연스레 다온을 챙기는 태욱. 그는 식판에 얼마 남지 않은 밥을 마저 다 먹이고 아이를 식탁에서 꺼내주었다.



"태욱 씨, 다온이 어린이집 데려다줘."

"그건 걱정하지 말고 당신 먼저 출근해.늦겠어."

"고마워.다온아, 엄마 먼저 갈게.이따봐."

"엄마, 안녕히 다녀오세요."

"그래.우리 다온이 사랑해."

"나도 사랑해, 엄마."



현관 앞에 서서 다온이를 안아주며 표현을 아끼지 않는 혜란과 엄마 품에서 편안하고 행복한 웃음을 짓는 다온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태욱은 인사 대신 손 흔들어주는것으로 혜란의 출근길을 배웅했다. 평화롭게 지나간 보도국 덕에 혜란은 태욱과 퇴근 시간을 맞춰 함께 다온의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친구들과 놀다 선생님의 손을 잡고 교실을 나와 혜란과 태욱이 서있는 입구 쪽을 본 다온은 저를 향해 팔 벌리고 서있는 혜란에게 달려가 안겼다. 그 사이 다온의 신발을 챙겨 선생님과 인사를 나눈 태욱은 혜란의 피곤을 덜어주기 위해 다온을 품에 안아들고 어린이집을 나섰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에 도착한 태욱은 잠시 다온이를 혜란에게 맡기고 앞좌석에 있던 베이비 카시트를 뒷좌석으로 옮겨 다온이를 앉히고 벨트까지 단단히 매준 뒤,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켜고 기어를 변속하고 자연스레 혜란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얌전히 앉아있던 다온이 불쑥 화를 냈다.



"아빠, 엄마 손 놔."



혜란과 태욱의 성격을 골고루 닳은 다온은 혜란의 영향으로 고집이 세고 태욱의 영향으로 혜란을 좋아하고 잘 따랐다. 그래서 걷기 시작할 때부터 태욱이 혜란에게 스킨쉽을 하면 짜증을 부리곤 했다. 그러다보니 평소엔 태욱에게 잘 안기고 좋아하더라도 혜란이 중간에 끼면 거의 대부분 부딪혔다. 그럴때마다 둘 사이를 중재하는건 혜란이다.



"야, 강다온.너 자꾸 그럴래?엄마는 아빠거거든?!"

"아니야!엄마는 다온이거야!"

"아니야.아빠거야."

"아니야!"

"뭐가 아…"

"태욱 씨."

"어?"

"적당히 해."



겨우 4살 밖에 되지 않은 다온과 유치한 말다툼을 벌이는 태욱을 한심스럽다는 듯이 바라본 혜란은 보다못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태욱을 저지했다. 그로인해 다온이 승자의 표정을 지으며 쐐기를 박았다.



"엄마는 다온이거야."



또 다시 발끈하려는 태욱을 저지하듯 옆구리를 살짝 꼬집은 혜란은 눈짓으로 태욱에게 경고하고 고개를 돌려 다온을 향해 싱긋 웃으며 맞장구 쳤다.



"맞아.엄마는 다온이거야."



그 순간 운전 중이라 앞만 봐야했던 태욱은 깊은 외로움을 느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여러 생필품과 식재료, 다온의 간식을 사기 위해 대형 마트로 향했다. 다온을 카트에 태우고 언제 싸웠냐는 듯 손장난을 치며 놀아주는 태욱과 핸드폰에 미리 적어둔 목록을 보며 하나, 둘 카트에 담아내는 혜란은 온도차는 극과 극이다. 다온의 수건을 새로 사기 위해 지나가다 마주친 장난감 코너에 태욱과 다온은 홀린 듯 그 곳으로 들어갔고 필요한 수건을 찾던 혜란은 조용한 주변에 뒤돌아봤다. 어느 새 사라진 두 사람을 보고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닌듯 당연하게 장난감 코너로 향했다.



"진짜 어쩜 매번 이래?"



똑같이 쪼그리고 앉아 전시되어 있는 유아용 전동차를 구경하는 다온과 태욱을 발견한 혜란은 보고도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저으며 정색했다.



"혜란아."

"엄마."



나쁜 짓을 한것도 아닌데 혜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똑같이 당황해하며 일어선 다온과 태욱은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매정히 돌아서는 혜란을 따라 얼른 쫓아갔다. 집에 돌아와 주방에서 태욱이 재료를 정리하고 요리하는 동안 다온과 함께 목욕을 한 혜란은 아이의 피부가 상하지 않게 꼼꼼히 로션을 발라주고 깨끗이 빨아놓은 잠옷으로 갈아입혔다. 개운해진 기분에 다시금 활발해진 다온은 토끼 인형과 곰 인형, 호랑이 인형을 제 앞에 앉혀두고 태욱과 혜란이 제게 해주듯이 동화책을 펼쳐 구연동화를 하기 시작했다. 고사리 같은 손과 오밀조밀한 입으로 열심히 토끼와 곰, 호랑이에게 동화책을 설명하는 다온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혜란은 집 안을 가득 채우는 맛있는 냄새에 주방으로 향했다.



"태욱 씨, 다 됐어?"

"응.거의 다 됐어.다온이는?설마 또 그거?"



태욱과 나란히 선 혜란은 그와 눈이 마주치자 습관처럼 짧은 입맞춤을 하고 구연동화에 매진하는 다온의 방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응.또 하고있어.나 닮아서 그런가?"

"몰랐어?다온이 당신이랑 완전 판박이잖아."

"누가 할 소린데?태욱 씨랑도 완전 빼다 박았어."



먹음직한 음식을 접시에 담아내던 태욱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퉁명스레 말했다. 싱크대에 기대어 마지막 플레이팅에 신경쓰는 태욱을 지켜보던 그에게 지지 않고 반박하고선 장난스런 미소와 함께 그의 어깨에 입 맞췄다.

-

2년 전, 정권이 바뀌고 야당이었던 정당이 집권여당으로 바뀌자 혜란은 기다렸다는 듯 전 집권여당의 수뇌부들의 비리를 하나, 둘씩 뉴스나인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렸다. 그 덕에 '골드문' 이라는 정치, 경제, 법조인들이 만든 오랜 사조직은 암암리에 해체 되었고 조직원이었던 국회의원이나 언론인, 법조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법정에 서야했다. 그로인해 JBC 방송국에도 인사 이동이 일었고 공석이 되어버린 부사장 자리에 규석이 앉음과 동시에 혜란이 JBC 보도국 최초로 여성 보도국장이 되었다.



"오늘은 방송 안보고 퇴근하세요?"

"어.오늘은 약속이 있어서.어떻게 방송 준비는 다 했니?"

"네.완벽하게 준비 했습니다."

"그래.수고해."

"네.조심히 들어가세요.국장님."



이제는 익숙해진 국장실에서 내려온 혜란은 오늘자 뉴스나인 원고를 챙겨 뉴스룸으로 향하던 지원과 마주쳤다. 가벼운 대화 끝에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고 지나가는 지원은 어느 덧 공정하고 투명하며 국민들에게 신뢰 받는 '제 2의 고혜란'이 아니라 '제1의 한지원'의 여유로움과 단단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본인만의 뉴스나인을 구축해 나가는 지원을 뿌듯하게 여긴 혜란은 뉴스룸에 앉아 원고를 체크하는 지원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꼭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겠다는 다온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걸음을 재촉한 혜란은 복도를 지날 때마다 마주치는 후배들의 인사를 받으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방송국 로비로 내려가 정문 쪽으로 향하다 저 멀리 보이는 익숙한 뒷모습에 절로 미소 지었다.



"태욱 씨."

"혜란아."



언제 봐도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고 돌아선 태욱은 혜란이 출근 시 보았던 네이비 수트가 아닌 블랙 수트를 입고 혜란을 맞았다. 두걸음 정도 물러선 혜란은 어딘가 분위기가 달라진 태욱을 위, 아래로 훑어보다 문득 생각난 다온의 부재에 다급히 태욱에게 물었다.



"다온이는?오늘 내가 데리러 가기로 했는데."

"오늘 낮에 성북동에서 연락이 왔어.손녀딸 보고싶은데 언제 데리고 오냐고.그래서 바로 성북동으로 다온이 보냈지.덕분에 오늘 당신이랑 단둘이 오붓하게 데이트 하려고.어때?별로야?"

"어.난 다온이랑 하고 싶은데?"

"안돼.오늘은 무조건 나랑 해.다온이 생각하지마."

"당신은 질투나 하지마."


단호한 어투로 선을 그어버리는 태욱이 질투심 강한 어린 애 같이 느껴진 혜란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으면서도 오랜만에 갖는 둘만의 시간에서 밀려오는 잔잔한 설렘에 배시시 웃으며 제게 제게 내밀어진 태욱의 손을 덥썩 잡았다. 아이가 있어 잘 보지 못했던 로맨스 영화를 보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실없는 농담이나 별 거 아닌 하루를 얘기하다 아이의 웃음 소리가 없어 왠지 모르게 허전한 집에서 와인을 몇 잔 기울인 뒤 침대에 나란히 누워 다정하고도 애틋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던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것 없이 진한 키스를 나눴다. 살짝 숨이 차오르면 맞닿았던 입술을 떼고 다시금 애틋하고 따스한 눈빛으로 서로를 담아냈다.



"우리 오늘 다온이 동생 만들까?"



제 품에 안긴 혜란을 매만지며 문득 다온과의 약속을 떠올린 태욱은 과하지 않게 담백한 목소리로 별 일 아닌것 처럼 물었다.



"태욱 씨."

"응."

"둘째 갖고 싶어?"

"갖고 싶긴 하지.내가 외동으로 커서 그런지 다온이는 형제가 있었으면 싶고 또 다온이도 원하니까 욕심이 안나는건 아냐.근데 당신이 부담일까봐…"

"……"

"알고있어.당신이 왜 둘째 얘기 안하는지.다온이한테는 내가 잘 설명할게."

"고마워.태욱 씨."



사실 태욱도 알고 있었다. 왜 둘째에 대해서 계획할 수 없는지. 처음 다온이를 가졌을 때 혜란은 일을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했고 그로인해 아이에게 무리가 가 8개월 만에 조산 했다. 온전히 채우지 못하고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아이는 성장 발달이 덜 된 상태여서 강제적으로 인큐베이터 안에서 정상 범주에 들때까지, 건강한 상태가 될때까지 있어야 했다. 그리고 혜란 역시 나빠진 몸 상태에 한달 넘게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그랬기에 혜란은 둘째에 대한 욕심이 생겨도 쉽게 계획할 수 없었다.



"대신…"



흔쾌히 자신을 이해해주고 양보해주는 태욱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미안했던 혜란은 조금 다른 쪽으로 보상하기로 했다.



"오늘 밤, 자기가 하고 싶은거 다 하게 해줄게."



맞닿은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유혹에 태욱은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실없이 새어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내던 태욱은 점점 뜨거워지는 숨결에 더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술을 머금고 더욱 깊은 곳으로 빠져들었다. 며칠이 지나고 보도국 내에 급한 회의가 생겨 해가 온전히 뜨기도 전에 출근한 혜란을 대신해 다온의 등원을 맡은 태욱은 아이가 스스로 골라놓은 옷과 어린이집 가방을 챙겨 들고 아침을 다 먹었는지 스스로 식탁에서 내려오는 다온을 안아 거실 소파에 앉았다. 제 옆에 다온을 앉히고 양말부터 멜빵바지까지 완벽하게 입힌 태욱은 머리빗으로 다온이의 머리를 빗겨주며 며칠 전 혜란과 나눈 얘기를 꺼냈다.



"다온아."

"응."

"우리 다온이 아직도 동생 갖고 싶어?"

"응."



아이가 원하는대로 머리를 묶어주고 돌아앉힌 태욱은 다온의 말간 눈망울을 바라보며 조금 진지한 모습으로 다온에게 동생을 가질 수 없는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다온아.엄마랑 아빠는 다온이한테 동생을 선물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엄마가 아야하게 돼.그래도 동생 데려와?"

"음…아니."

"아니?동생 데려오지마?"

"응.다온이는 엄마 아야한거 싫어.엄마 아야해서 동생 데려오지 마."



태욱의 말을 이해했는지 다온은 꽤나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한 어투로 대답했다. 다온의 고집을 알기에 아이를 설득하는데에 있어 난항을 겪을거라 예상했던 태욱은 의외로 순순히 포기하는 다온이 놀랍고 기특하면서도 확답을 위해 다시 한번 되물었다.



"진짜?"

"응."

"그럼 아빠랑 약속 하나 하자.다신 동생 갖고싶다고 안하기.약속?"

"약속."

"역시 우리 다온이…!누구 닮아서 이렇게 착해?"

"음…엄마?"

"또?"

"응.엄마."

"알았어.우리 다온이는 엄마 닮아서 착해.그치?"



해맑게 웃으며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다온을 흐뭇하게 바라본 태욱은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에 고개를 갸웃 거렸다. 출근시간에 맞춰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상황 보고를 위해 혜란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온이는?

"다온이는 안전하게 어린이집에 데려다 줬고 나는 지금 사무실로 출근 중이야."

-잘했어.고마워.운전 조심하고.

"네, 네.잘 알겠습니다."

-이따 저녁에 봐.

"알았어.아, 오늘은 저녁에 당신이 다온이 데리러 가는거 알지?"

-응.알고있어.안그래도 오늘 일찍 퇴근하려고.

"그래.알았어.이따 저녁에 봐.사랑해."

-나도.



전화가 끊어지고 깊게 숨을 내뱉으며 창 밖을 바라본 태욱은 유난히 맑은 날씨에 싱긋 웃어보았다. 평소보다 조금 늦은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장난감 가게에 들른 태욱은 저번 마트에서 다온이 관심있어하던 유아용 전동차를 찾았다. 다양한 브랜드, 디자인의 전동차를 두고 고민하던 태욱은 그때 마트에서 아이와 함께 봤던 SUV 형식의 전동차를 택했다.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전동차를 품 안 가득 안고 집에 들어선 태욱은 한층 높은 목소리로 아이를 불렀다.



"다온아, 아빠가 선물 사왔다!"

"당신 왔어?"

"아빠!"



동화책을 읽다 동시에 태욱을 맞이한 혜란과 다온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유아용 전동차를 보고 신난 다온과 달리 혜란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장난감을 사온 태욱을 뚫어버릴 듯이 냉랭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싸늘하고 위태로운 눈빛을 못느꼈는지 태욱은 전동차에 신나서 방방 뛰는 다온을 흐뭇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저거 뭐야?왜 샀어?"

"다온이가 약속했어."

"뭘?"

"다신 동생 얘기 안하기로."



갑자기 나타난 전동차가 못마땅했던 혜란은 팔짱을 끼며 차갑고도 예민하게 선 어투로 물었고 태욱은 스스로 차에 올라타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며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는 다온을 여전히 뿌듯하게 바라보며 다온에게 장난감을 선물한 이유를 설명했다.



"엄마가 아야한거 싫대.그렇게 해서 얻은 동생 싫대.엄마가 더 좋대."

"……"

"우리 다온이...완전 기특하지?"

"응…완전."



태욱의 얘기를 듣고 해맑게 웃는 다온을 바라 본 혜란은 순수하고도 따뜻한 아이의 마음이 예뻐 어느 새 눈물을 글썽였다. 그런 혜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태욱은 입가에 미소를 매달고 따스히 혜란을 안고서 천천히, 혜란의 마음이 다시 평온해질 때까지 다독여 주었다. 다음 날 아침, 전동차를 선물한 태욱과 달리 물질적인 것이 아닌 두고두고 좋아할 수 있는 추억을 선물하기로 다짐한 혜란은 식사 도중 마음대로 집히지 않고 요리조리 굴러다니는 콩자반과 씨름 중인 다온에게 물었다.



"다온아.이번 주말에 엄마랑 아빠랑 다온이랑 다같이 소풍 가려고 하는데 특별히 가보고 싶은 곳 있어?"



혜란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콩자반과 씨름을 벌이던 다온은 이리저리 다온의 포크질을 피피해다니는 콩자반에 결국 성질이 나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 죄 없는 콩자반을 가리키며 칭얼댔다.



"엄마, 이거 안돼."

"안돼?알았어.엄마가 도와줄게.다온이 포크 말고 숟가락 들어봐.그리고 이렇게 떠봐.어때?쉽지?다음부턴 콩자반 먹을 땐 포크 말고 숟가락 쓰는거야 알았지?"

"네."



혜란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 이골이 난 다온을 다그치지 않고 좀 더 쉽고 편한 방법을 가르치며 아이를 달랬다. 그래도 아직 분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씩씩대면서도 혜란의 말을 따라 포크를 놓고 숟가락을 든 다온은 콩자반을 노려보며 입 안에 모조리 넣고 우물 거렸다. 한바탕 시끄러웠던 식탁이 조용해지고 계란말이를 한입 크기로 잘라 아이 식판에 올려준 혜란은 다시 얌전히 밥을 먹는 다온에게 물었다.



"우리 다온이, 엄마랑 아빠랑 가보고 싶은데 없어?"

"음…물고기!"

"물고기?다온이 물고기 보러가고 싶어?"

"응.물고기랑 고래랑 상어 보고싶어."

"그래.그럼 이번 일요일에 엄마랑 아빠랑 다온이랑 다같이 물고기 보러 가자."

"솜사탕!"



혜란은 입 안 가득 음식을 넣고 오물거리면서도 꼬박꼬박 한 글자 한 글자 힘을 주어 대답하는 아이가 기특하고 귀여워 빵빵해진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러나 약속과 동시에 해맑고 천진한 웃음으로 외치는 단어에 조용히 식사하며 연신 흐뭇한 미소로 그들을 바라보던 태욱을 한껏 노려봤다. 이른 저녁, 태욱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다온은 소파에 앉아 어린이집에 친구들과 뛰놀다 넘어져 다친 무릎을 호호 불며 구급상자를 가져와 제 옆에 앉은 태욱을 울상을 하고 바라봤다.



"아빠, 아파..."

"기다려봐.아빠가 다온이 아프지 말라고 약 발라줄게."



깨끗한 솜에 소독약을 묻혀 피딱지 앉은 상처를 톡톡 닦아낸 태욱은 혹여 아이가 따가워할까봐 호호 불면서 신중한 손길로 상처를 소독했다.



"괜찮아?안아파?"

"아파..."



얼룩진 핏자국을 얼추 닦아내고 여전히 울상을 한 다온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다정한 어투로 물어본 태욱은 아프다면서도 절대 울지 않는, 울것 같은 얼굴로 이 악물고 꾹 참아내는 아이가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워 저 역시 울상을 지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대충 소독약이 마르자 태욱은 깊은 생채기 위에 상처 치료에 좋은 연고를 바른 뒤 아이가 상처를 건들지 못하게 넓직한 밴드를 붙였다.



"다 됐다.이제 안아프지?"

"아니."

"…그래.사람은 거짓말 하는거 아니야.잘하고 있어."

"엄마가 거짓말 하는건 나쁜거랬어."

"그래?그걸 기억하고 있었어?오구~우리 딸 천재네?!"



부모는 아이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감동 받는다는데 태욱이 딱 그랬다. 상처에 붙여진 밴드를 쓸어내리며 무심하게 대답하는 다온이 예쁘고 기특해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진 태욱은 아이를 번쩍 안아들고 장난스럽게 연속적으로 입을 맞췄다. 정해진 퇴근 시간보다 늦는 혜란을 대신해 아이와 저녁을 먹고, 같이 목욕을 하고, 같이 동화책을 읽으며 놀다 지쳐 어느 순간 아이와 같이 잠든 태욱은 제 어깨를 흔드는 손길에 부스스 눈을 떴다.



"어?혜란아..."

"쉿.다온이 깨."

"아...맞다...다온이 재우...근데 언제 왔어?"

"아까 방금."



많이 피곤했는지 눈을 다 못뜨고 꿈벅이며 혜란을 바라보던 태욱은 다시 베개에 머리를 대고 습관처럼 다온이를 토닥이다 스르르 눈을 감고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혜란아, 나 너무 졸려…"

"그럼 당신 오늘은 여기서 자.다온이랑 같이."

"당신은?"

"나도 여기서 잘거야.당신이랑 다온이랑 같이."

"알았어.빨리 옷갈아입고 와."



거의 반수면 상태에 빠져 허공에 손을 내젓는 태욱을 보며 슬쩍 미소 지은 혜란은 태욱과 다온에게 각각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조용히 소리 죽여 안방으로 돌아갔다. 샤워를 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온의 방으로 돌아온 혜란은 그새 아이와 같은 자세로 잠들어있는 태욱을 보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또 다른 어느 날,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혜란과 함께 목욕을 한 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서 억지로 혜란을 방에서 내보낸 다온은 어린이집 가방을 뒤적여 엉성하고 허술하지만 카네이션의 형태를 하고 있는 종이 꽃 두개를 꺼내 들고 거실로 달려나가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엄마.아빠.이거 다온이가 만들었어!"



주방에서 요리에 쓰일 채소를 다듬던 태욱은 다온의 들뜬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앞치마에 손을 닦아 다온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세탁실에서 겉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던 혜란 역시 다온의 목소리에 급히 세탁실에서 나왔다.



"다온아, 이게 뭐야?"

"어린이집에서 어버이날이라고 해서 만들었어."



먼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앉아서 다온이 주는 꽃을 받아든 태욱은 어느 새 훌쩍 자라버린 아이의 마음이 예쁘고 고마워 짧은 탄식과 함께 따뜻하게 다온을 안아주었다. 뒤늦게 첫 카네이션을 선물 받은 혜란 역시 태욱 못지 않게 감격하며 다온을 안았다.



"우리 다온이 진짜 다 컸네.엄마랑 아빠한테 꽃도 주고?"

"엄마 울어?"

"응?엄마 안울어.엄마가 왜 울어."



어느 새 눈가에 매달린 눈물을 삼키며 애써 웃어보인 혜란과 달리 눈썹을 찡그리며 다시 혜란에게 안긴 다온은 작은 손으로 혜란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괜찮아, 엄마."



영락없이 태욱과 닮은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트린 혜란은 힘껏 아이를 안아주며 작지만 커다란 마음을 가진 다온에게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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