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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aipastel(49.143) 2017.05.16 21:39:05
조회 2672 추천 50 댓글 12

글을 쓰기에 앞서, 이 글은 SQUARE PIXELS, 이어 다른 개발자분들의 입장을 일체 포함하지 않은 제 개인적인 소견임을 밝힙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saipastel이라는 닉네임을 쓰며 7키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몇몇분들에게는 스라라는 예전 닉네임이 친숙할지도 모르겠네요.




먼저 7키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하나의 입력부를 사용하며 하나의 스탠다드 플레이 스타일을 보유하는 여타 게임과는 달리 EZ2AC는 다들 아시겠지만 전신인 EZ2DJ의 3rd시절인 16년 전부터 하나의 입력부를 공유하는 6가지의 모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한 기판에 6가지나 되는 각 모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각 모드는 외적 게임과의 차별화도 물론이거니와 다른 모드와 구별되는 개성적 요인이 필요합니다. IIDX의 싱글과 더블이 또 다른 게임인 것처럼요.

결론적인 이야기부터 먼저 하자면, 메인모드로써 7키가 부여받은 개성은 '왼손이 키파트를 다 처리하긴 어려우니까 오른손이 도와주자. 어떻게 도와줄까?'의 퍼즐성입니다.


현재 건반형 리듬게임엔 두가지 처리 방식이 있습니다. 글 진행의 편의상 직관적, 연구적으로 명명하겠습니다.
직관적 처리방식은 대체적으로 입력부 전체를 두 손으로 누를 수 있을때 해당합니다. 손을 고정시키며 나오는 라인에 맞춰 눌러 처리하는 이른바 처리력이 강하게 요구되는 플레이 방식입니다.
누구나가 입문하기 편하고 어려움이 없으나, 한정된 라인에 의해 처리 방식의 다양성과 채보의 다양성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연구적 처리방식은 양손으로 각 라인을 잡을 수 없을 때, 손이 움직이는걸 전제하고 짜여진 형태입니다.
위와 반대로 채보의 다양성을 자아내기 쉬우며 개인적인 손배치를 짜내는 재미가 있지만 반대로 입문하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7키는 완벽하게 후자의 방향성을 띤, 다른 어떠한 게임에서도 보기 드문 슬로우 스타터 형태입니다. 패턴을 직관적으로 처리하기보다 연구하고 해석하는 방향에 초점이 잡혀있습니다.
패턴이 이런 형태로 나올때 손배치를 이렇게 잡아본다는 경험적, 연구적 요소에 더하여 저레벨에서 4a, 5a와 같은 고스트 이펙트(이하 고스트)를 차근차근 익히고, 중 고레벨로 올라오며 키파트까지 내려갔다 올라오는 거리감을 익히며 쌓아온 테크닉을 조합해 고레벨을 클리어한다-라는 모드 전체의 방향성과 목적성이 상당히 뚜렷한 편에 속하는 모드입니다.

이 점은 처음부터 5키를 즐기고 바로 7키를 차근차근 접해가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7키의 완성도이자 개성이 되나.
타 모드나 게임을 많이 접하여 이미 한손 처리력이 어느정도 되는 분들에겐 고스트와 같은 요소가 오히려 익숙해지지 않아서, 결과 일정 레벨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 비극을 탄생시키기도 합니다.

코어하게 즐기는 유저와 라이트하게 즐기는 유저가 유독 7키에서만 구별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비슷한 케이스로 마찬가지로 후자의 방식을 띠는 14키는 손이동이 불가능하면 고레벨 클리어가 불가능한 강제성을 보유하나 7키는 기존의 키 처리력만으로도 클리어가 가능한 중-고레벨이 상당수 존재하기에 중레벨 이상으로 입문한 사람이 아무런 가이드 없이 테크닉적 요소를 기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처리방식의 차이로 인한 오해가 많이 존재합니다. 정상적으로 7키만으로 올라오신 분들은 무리 없이 잘 쳐내는 패턴임에도 처리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무리배치라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이런 오해가 가공되고 퍼진게 작금의 부정적인 7키 인식에 크게 한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와 무관하게 저레벨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라감에 따라 다른 모드와는 차별화되는 퍼즐적 재미를 느낄 수 있으므로, 혹시 입문에 생각이 있으셨다면 이런 저런곡들을 느긋하게 들어보며 천천히 올라가는 방법을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흔히 거론되는 손크기와 패턴 갯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5ab를 중지 약지 엄지로 처리하는건 생각보다 힘들지 않습니다. 팝픈의 대표적 반 무리배치인 258보다도 명백히 짧고, 14키에서 종종 나오는 4ab보다도 처리하기 편한 거리입니다.
하지만 손크기에 의존하는 채보가 있었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45a같은 한손치기와 이펙트의 강한 처리를 요구하며 고스트를 시키는 채보가 이에 해당합니다.
기존 채보를 바꾸는건 기존 유저들에 대한 형평성에도 맞지 않으며, 상업용 리듬게임답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담당 초기, NT 채보를 작업하기 시작하면서 5ab에 여유분 없이 닿기만 하는 사람과 기존 유저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7키만의 개성을 확립하는 방법에 대해 꽤 많은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그 결론이 패턴 경향성의 변경과 입문하시는 유저분들이 재미를 쌓아갈 수 있도록 작업하는 것입니다.

눈치채신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담당한(대부분의 NT 채보입니다) 채보는 이펙트 트릴이 현저히 적게 나타납니다. 이펙트 트릴과 고스트를 동시에 시키는 채보조차도 상당한 저 bpm에, 고스트는 트릴중 b의 고스트가 상당히 힘들다는 점을 들어 오로지 4나 5와 a가 동시에 나오도록 짜임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술한 EV까지 간혹 사용된 45a 또한 사용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갈려나간 부분은 고레벨 보면을 작성하는데에 있어서 크나큰 부족분이 되는데, 이를 손 크기와 전혀 관계없을, 키파트를 넘나드는 오른손의 이동과 고스트 4<->5의 빠른 전개(16비트 4<->5긁기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왼손의 빠른 이동 등에서 테크닉적 요소를 채우는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노멀-하드-슈퍼하드간의 채보 변화가 얼마 없어서 쉬이 지루해질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여, 비록 작업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각 난이도별로 가급적 별도의 키음 전개와 다른 방식의 패턴을 사용하여 하위 난이도를 플레이하신 분이 같은 곡의 고난이도를 골라도 또 다른 재미가 있게끔 디자인했습니다.
저는 손 크기가 평균적인 성인에 비해 다소 큰 편이라 좋은 표본이 되지는 않지만 자문을 구하여 처리에 따른 무리함을 없애고, 유동적인 손배치로 제가 구간별 올콤보가 전부 가능하게끔, 오른손을 무리하지 않아도 충분히 올콤보가 가능하게끔 작업하고 있습니다.

AE 이후로 고난이도가 부족하고 코어해지는 유저수와 반비례하게 난이도 인플레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NT에서 추가된 15레벨 이상의 고난이도 패턴 수는 24개입니다. 한 작품의 최다임은 물론이고, 디자인적 밸런스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옴에 따라 오히려 자중해야하는 형국입니다.

코스도 같은 선상에서 말씀을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현재 7키 스탠다드의 12 이하 패턴 갯수는 600개가 넘습니다. 중저레벨의 갯수가 타 모드들의 패턴수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예전처럼 코스가 청취율로써 초심자에게 선뜻 다가가는 모드가 아닌 어느정도 레벨이 있는 유저들의 컨텐츠가 되었고. 저레벨 컨텐츠를 코스에 더 추가하기보다는 고레벨을 즐기는 유저분들의 수요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코스에는 특히나 고난이도의 채보를 많이 작성했습니다.
한번에 많은 코스 추가를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리듬게임의 컨텐츠는 어디까지나 피라미드식의 구조를 따라야 하고, 신 경향성의 고레벨 컨텐츠만 지속적으로 추가하면 그 과정에서 따라가지 못하고 로스되는 유저분들의 비율도 분명 존재하기에 마음껏 추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대신 이번엔 Water-flame님께서 힘써주신 다량의 랜덤 코스로 양적 보강을 꾀하려 했지만 예상대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두서 없는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네요.
저 또한 오랜 세월 코어한 유저로 보내온 사람이며 지금도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는 만큼, 작금의 당 유저분들이 보내시는 비판도 충분히 이해하고, 그 니즈와 겹겹이 쌓여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타파하고자 힘이 닿는 내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방식인 채보로는 이야기가 잘 전해지지 않을 것 같아서 이렇게나마 입장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설득력 있는 비판은 아주 좋은 대화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얼마든지 정리하셔서 말씀하셔도 괜찮으므로 과열된 화살을 조금만 식히시고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더 나은 모드를 만들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aipastel@ez2a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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