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한국축구 인맥은 연고대를 빼놓으면 이야기가 안되지

그시절만 해도 대표팀 내에서도 연고대 파벌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긴했음

대표팀도 그 두 학교 출신들이 주축이다 보니 선수선발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했는데

특히 그 두 대학 중 한 학교 출신이 대표팀감독이라도 되면 선수선발 할때 잡음이 나올수 밖에 없었지

김호가 94월드컵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이 점에서는 그래도 좀 자유로울수 있었던게

김호는 고졸이거든 당시로서도 고졸은 드물었음

근데 김호가 월드컵을 앞둔 시기에 어떤일이 있었나면

이임생있지 붕대투혼으로 유명한 그 이임생이 당시 대표팀 선수였는데 그때 대표팀 합숙 중에 무단이탈하는 사건이 있었음

대표팀에서 무단이탈해서 어디갔나 했더니 고연전에 출전한거였음 이임생은 당시 고려대 주장이었거든

고작 두학교 사이에 이벤트성 경기에 출전할려고 대표팀 이탈이 말이나 될 소리냐만은 그땐 진짜 그랬음

그게 이임생 개인이 혼자내린 판단이라고 보기 보다는 고려대 감독이 어떻게든 이길려고 억지로 시킨거 아니겠냐만은

그결과 김호가 빡쳐서 대표팀에서 제명하고 이임생은 월드컵 물건너가고 그래도 고대에서는 좋다고 영웅취급받고 그랬었지

괘씸죄로 그 후에도 감독 바뀌는 동안 계속 대표팀에 발탁못되다가 결국 대학선배가 모교를 위해 희생한 후배를 구제해줌

고대 선배 차범근이 4년후 프랑스 월드컵에 데려갔었으니까

이임생은 어찌보면 이영표건도 그렇고 과거 고질적인 한국축구의 표본같은 선수지

플레이는 투박해도 사람은 순박해보여서 괜찮게 보던 선수였는데 암튼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파벌 인맥 문제로 김호도 한번 데이고 나니 그걸 의식 안할수가 없었던거지

그 때도 마찬가지로 선수선발 관련해서 누가 뽑히면 감독 양아들이니 뭐니 이런 비난은 물론 있었으니 조심스러울수 밖에

그래서 김호가 혹시라도 인맥축구 논란을 일으킬지몰라서 선수한명의 발탁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결국 포기하는데

그게 누구냐면 윤성효

당시 윤성효가 어떤 선수였냐면

국내리그에서 꾸준하게 수준급 활약을 하는데 이상하게도 계속 대표팀에 인연이 없는 선수가 시대별로 꼭 있잖아

윤성효가 딱 그런 선수 였거든

김호가 선수생활 끝내고 첫 지도자 생활을 자기 모교 동래고에서 시작했을때 그 시절 가르친 선수라 애정이 남달랐거든

사실 경기력이나 전술적 가치를 놓고 따지면 윤성효를 데려갈 이유가 충분했음

근데 대표팀내에서도 연고대 파벌문제가 발생해서 그 두학교 출신선수를 새로 발탁하기가 조심스러운데다 (윤성효는 연대 출신)

막상 윤성효를 데려갈려니 지금껏 대표팀경력이 전혀 없는 선수를 곧장 월드컵에 데려간다면

혹시라도 윤성효가 김호의 옛제자라 뽑힌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까봐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결국 탈락시켰지

나중에 본인이 이야기하기 월드컵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그거라고 하더군

비록 월드컵은 못 데려갔어도 윤성효를 아낀 김호는 수원감독을 맡자말자 곧바도 포항에 있던 윤성효를 데려와서 팀의 중책을 맡기지

암튼 대표팀 선정과정에서 파벌 인맥논란이야 꾸준히 있어왔지만 물론 실제 그런경우도 있었고

그런데 선수선발할 때마다 여론이 감독이랑 학연 지연 혈연 운운하면서 인맥 선발로 매도를 하는 바람에

오히려 엉뚱한 선수들이 인맥 논란을 이유로 역차별을 받은 경우도 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