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를 찾다찾다 끝내는 이런 것까지 구하게 되었습니다.
수호요정 미셸이 만화로도 나온 게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다행히 중고로 팔리는 책이 있더라고요.
요새는 애니메이션 만화책 하면 애니북이라고 해서 작품 본편 스샷을 짜깁기해서 만든 책이 보통인데, 이번에 구한 건 작품의 기본 설정과 캐릭터를 가지고 만화가가 따로 그린 것들이더라고요. (일본에서는 이런 식의 미디어믹스도 흔하지 않나요?)
책날개 부분에 다른 작품의 만화책 (마스크맨, 요랑아 요랑아, 포트리스, 탱구와 울라숑, 해머보이 망치...)도 있었던 걸 보니 그 시대에는 이런 시도가 꽤 흔했나봅니다.
※ 아래에 제시된 만화 장면 스캔은 순수하게 인용의 목적으로 해당 부분만 수행한 것입니다.

처음으로 본 건 '수호요정 미셸-요정섬의 수호자'
글작가와 그림작가가 따로 있군요.
표지만 봐도 애니북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애니하고 그림이 다른데 특히 미셸이 엄청 예쁘게 그려졌습니다.
애니판에서의 그 순박해보이는 미셸과 달리 여기에서는 미소년 느낌이 강합니다.
애니판도 저렇게 나왔어야 했어....
근데 킴은 상대적으로 좀 별로입니다.

살로메는 애니판하고 복장이 좀 다른데 이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공주병걸린 여자도둑이라는 컨셉에는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미셸과 킴이 썸타는듯한 장면도 있습니다.
그래 바로 이걸 원했어!

킴만 좀더 예쁘게 그렸으면 좋았을텐데....
대략적인 특징은
* 만화잡지 '팡팡'에서 연재되던 것을 단행본으로 옮긴 것
* 연재분이 완결없이 종료되었기 때문에 이 책도 결말은 없음
* 전반적인 설정이나 이야기의 틀, 캐릭터 등은 TV판과 똑같지만 세부적인 사건이나 내용전개가 조금씩 다름. 일부 에피소드는 TV판 2개 에피를 합쳐놓은 듯한 구성도 있고 전반적으로 작가가 TV판 내용을 보고 자기 식대로 재구성한 것 같은 느낌이 강함
* TV판보다 킴이 많이 망가지는 편. 심지어 손가락 욕까지 함(!). 미셸도 TV판과 좀 다른데 TV판의 미셸이 착하디 착한 아이라면 이 만화의 미셸은 마냥 순수한 아이... 예를 들면 어른에게 왜 존댓말을 써야 하는지 전혀 모른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 TV판보다 미셸이 많이 강조되는 것 같음. 미셸 그릴 때 엄청 공들여 그린 티가 남
* 중간중간 작품 설정을 소개해주는 부분이 있는데 TV판에서 안 나온 부분도 있음
* TV판이 전개는 더 매끄러운 것 같음. 이쪽은 살짝 뜬금포이거나 제대로 설명 안하고 넘어가는 부분도 있음

두번째 책은 '수호요정 미셸-미셸VS블랙해머단'
표지가 TV판 이미지라 얼핏 보면 본편짜깁기로 만든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따로 그려진 작품입니다. 그런데...
그림이 좀 이상합니다. (고라니2도 그따위로 그려놓고서 내뱉기는 어려운 말인 줄은 알지만 그래도...)
매 에피소드 제목부분의 일러스트 그린 걸 보면 작가가 그림실력이 떨어진다던가 하는건 아닌 것 같은데 본편만 들어가면 그림체가 많이 망가지는 느낌입니다.

여기서는 미셸의 복장이 TV판과 좀 다릅니다.

구글링하다 찾아낸 건데, 아무래도 초기 이미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이거랑 많이 비슷합니다.

이쪽의 특징은 작가가 기계나 병기류의 기술적인 개연성을 많이 생각하고 그린 티가 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TV판에서는 허니비의 날개가 접힐 때 그냥 박쥐 날개가 접히는 식으로 나오는데 여기에서는 나름대로의 메커니즘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외에도 "포탄이 벽을 뚫는 걸 보니 철갑탄인 것 같다."는 식의 대사가 나오고 하는 걸 보니 이쪽 분야에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품 전체적으로 액션물 느낌이 강하게 만들어져서 격한 교전장면도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
TV판이 저렇게 나왔어도 재밌었겠다 싶었습니다.
그외 특징은...
* '요정섬의 수호자'와는 달리 내용이 이거 한 권으로 끝남. 다시 말하면 결말이 있음. 내용을 다 보고 나면 마치 극장판 애니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임
* 이 경우도 전반적인 캐릭터나 설정을 TV판과 공유하긴 하지만 이쪽은 '요정섬의 수호자'와는 달리 내용을 재구성했다기보다 작가가 설정과 캐릭터만 가지고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만든 느낌임. 개인적으로는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
* 그러다보니 TV판에는 없는 몇몇 오리지널 캐릭터가 추가로 등장함
* 졸지에 아버지를 잃고 수중에 허니비밖에 안 남은 TV판의 킴과는 달리 여기에서는 자기 비밀기지도 있고 집사도 있는 걸 보니 금수저인듯
* 몇몇 중요한 설정은 TV판하고 많이 달라졌거나 아예 빠진 것도 있음. TV판을 본 사람이라면 좀 놀랄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을 덜어내지 않았다면 이야기가 더 복잡해졌을듯...
* 이쪽은 '요정섬의 수호자'와는 정반대로 미셸의 역할이 TV판보다도 더 적은 것 같음. 앞서 이야기한 설정의 간략화와 연관이 있음
* 공중전 액션 장면이 마음에 들었음
* 기분탓인지 이 작품은 이상하리만치 살로메가 예쁘게 보임. 어쩌면 작가가 살로메를 마음에 들어한 것 같기도 함
'요정섬의 수호자'는 그림이 마음에 들고 '미셸VS블랙해머단'은 내용이 마음에 드네요. 후자는 보면서 저 내용대로 극장판 나와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둘 다 마음에 드는 점은 본편짜깁기 애니북 형식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진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미 본편영상으로 내용이 다 만들어져 있는 애니북도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모두 책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많이 못 본것 같은데 그럴 거면 차라리 '미셸VS블랙해머단'처럼 완전히 새로운 내용으로 한두권짜리로 끝나게끔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별 상관없는 경우이긴 하지만 어째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그런데 역시...

킴은 애니판이 제일 예쁘게 잘 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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