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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경기 도중 원정 팀의 치어리더를 내 쫓고 관중들과 몸 싸움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9-1로 앞선 LG의 7회말 공격 도중 사달이 났다. LG측에 고용된 경호업체 직원 10여 명이 KIA의 응원단이 자리잡고 있던 3루 관중석 쪽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응원단에서 일명‘북돌이’로 일컫는 고수들의 북채를 빼았고, 나윤승 KIA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의 응원을 강압적으로 중지시켰다. 원정 응원단의 출입 표식인 손목 팔찌가 없다는 이유였다. 구단에 고용된 이벤트 업체 소속 응원단은 원정 구장 방문 시 팔찌를 받아 차고 입장한다. 보통 격렬한 안무와 함께 정해진 의상을 입고 단상에 오르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은 경기 시작 전 편의상 팔찌를 풀어 놓는다. 건전한 응원 문화가 정착된 이후 프로야구 각 구단의 팬과 공식 응원단은 10번째 선수로 불리는 구단의 얼굴이다. 이들을 경기 도중 ‘입장 티켓’이 없다는 이유로 내쫓는 건 경기 중인 선수를 내쫓는 것과 다름없는 상식 밖의 행동이다.

사건의 발단은 KIA 응원단 소속의 직원 일부가 응원단용 팔찌를 이용해 지인 몇 명을 무단으로 입장시킨 데서 비롯된다. 이들은 적발돼 퇴장 조치됐으나 LG와 경호원들은 분을 삭이지 못했는지 느닷없이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의 팔찌 착용 여부까지 조사하기에 이르렀으며 결국 응원단장만 남고 모두 내쫓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기 관람에 방해를 받은 KIA 팬들과 경호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몸 싸움이 일어났다. 응원단의 신분 조사를 위해 건장한 경호원들을 무더기로 투입해 과잉 진압 논란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팬은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관중들이 촬영한 동영상에 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경호원 중 한 명도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불상사가 일어났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등 이날 밤 잠실구장 3루 관중석은 아비규환이었다.

사건의 빌미는 KIA 응원단이 제공했지만 사태를 키운 건 홈 팀 LG의 대처다. 문제가 된 사람들을 우선 퇴장 조치하고 경기 종료 후 문제 삼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경기가 열리고 있는 도중에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까지 싸 잡아서 ‘무단 입장객’으로 몰고 대다수 관중들의 관전을 방해한 건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운 몰상식한 행동이다. 아울러 관중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경호원이 팬과 싸움을 벌인 건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