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막으로 2

중고차를 하나 사면 전 주인이 두고 간 카세트 테이프가 하나 있다

이 건은 그 정도 시작한 만남이기에 나는 사막으로

아이는 풍선을 손에 쥐고

운전자는 열쇠를 찾고

당신은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그 어여쁜 분홍색 입술과 혀로 핥아 먹으며

나는 아이일 수도 운전자일 수도 당신일 수도 있었다

그런 광경의 휴게소였다

강이 없는 곳에서 살 수 있을까 우리는 오디오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손목에 묶은 채 쫓아가듯 뒤로 걷고 선명히 강을 넘어서도 살 수 있는 그 비옥한 땅을 발견하면 깃발로 집을 짓고자 했다 아이는 광대의 얼굴을 한 풍선을 모래 묻은 손에 쥐었으나 바람에 쉽게 풀리고 광대의 얼굴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커지나 희미해진다 중고차를 하나 사 엔진에 얼음을 넣고 달리면 호랑이를 닮은 짐승들이 따라 달리고 어른들이 아이를 따라 춤을 추는 그런 여정을

우리는 행복이라 불렀다

그래서

구름을 잡고 별을 잡고 달을 손에 쥐었다고 생각했다 밤의 자락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일을 만남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나는

시작을 잡지 못하고

움직임을 잡지 못하고

영혼을 놓치며

끝을 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에 취해 풍선에 취해 강이 아닌 오아시스에 취해 어렴풋이 잊고 있었을 뿐 여자와 아이에게 사과하고 사막으로

오로지 카세트 테이프 하나만 놓치지 않고 

다시 사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