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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 문학속의 유령

구울과몽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4.02 02: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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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 소설과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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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 소설에서 유령이란 마치 낮도깨비처럼 서료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들리지만 의외로 그렇지가 않다. 리얼리즘 소설의 영웅 윌리엄 딘 하우얼스도 훗날 심령주의와 유령을 다룬 소설을 썼고 마크 트웨인이 유령의 세계에 빠졌던 경력은 44, 신비한 이방인(1969)년을 보면 분명하다. 리얼리즘 작가들 가운데서도 유령을 다룬 작가로는 난해한 문장으로 알려진 헨리 제임스를 빼놓을 수 없다.


그의 대표작 여인의 초상의 주인공 이자벨은 남편의 부정을 알고 집을 나와 사촌 오빠 랠프의 병문안을 간다. 새벽녘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그의 모습을 본 이자벨은 그의 죽음을 확신하고 머리맡으로 달려간다. 짐작대로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창백한 얼굴, 부드러운 눈을 하고 있었다는 이 유령은 고딕 소설의 으스스함은 없지만 그래도 엄연히 초현실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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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 대한 환멸이 보여주는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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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리얼리즘이란 중세 스콜라 철학에서 삼위일체의 보편적인 신이 실재하는 입장을 말한다. 19세기로 바꿔 놓으면 리얼리즘이란 도금 시대의 경박함처럼 보이지만 보편적 도덕관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고 믿는 입장이란 의미가 될 것이다. 사회 및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개인은 공동체 윤리에 의해서 유지되고 있고 소설가는 그것을 종이 위에 그대로 옮겨 묘사할 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와 식민지 지배가 폭력적으로 구미 사회를 변화시켰던 시대에서 이런 보편적 현실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이자벨이 고딕식 유령에 피상적인 관심을 갖는데 비해 랠프는 우선 고뇌하는, 그것도 격렬한 고뇌를 맛보고 비참한 지식을 터득하지 않으면유령은 보이지 않는다고 못을 박고 있다. 순진하게 유령을 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었던 리얼리스트 이자벨은 남편 오스먼드의 악한 욕망을 알고 고뇌함으로써 리얼리즘에 대한 신뢰를 깨뜨리기로, 아니러니컬하게도 랠프의 유령을 보게 된다.



유령이라 리얼리즘 소설이 사회에 대한 신뢰에 환멸을 느꼈을 때(그리고 그 환멸은 반드시 찾아오는 법) 텍스트의 변경에 깃든 어둠에 말없이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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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의 불안이 보여주는 유령



제임스의 또 다른 작품 나사의 회전은 리얼리즘의 유령 소설로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시골 출신인 여성 가정 교사가 주인이 집에 업는 동안 두 아이를 맡아 본다. 어른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에 당혹해하는 그녀의 직무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사실은 두 명의 유령(전임자 제슬루와 죽은 마부 퀸토)이 아이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유령의 모습을 실제로 목격하기에 이르러 확신은 더 깊어지고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을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거꾸로 한 명은 공포증에 빠지고 또 한 명은 꼭 안아주는 그녀의 품 안에서 죽는다.



유령은 아이들을 되찾으려고 애를 태우는 가정 교사에게만 나타난다. 그녀는 자신의 불안정한 사회적 입장을 감추기 위해 유령과의 줄다리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여인의 초상의 유령이 순수한 리얼리즘을 타파하는 데 비해 나사의 회전에 나오는 유령은 신경증적인 리얼리즘에 대한 고집을 무너뜨린다. 유령이 진짜인가 아니면 주인공이 겪는 마음의 병 때문에 오는 현상인가 하는 오랜 논쟁은 사실 의미가 없다.



왜냐면 이 유령은 종주국이 자신의 사회적 제도의 표상적인 현실만 고집하고 그것을 식민지로 확대해가는 당시 제국주의적 시대의 현실에 대한 비판이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여자 가정 교사는 시골 목사의 딸로 주인의 도회적이고 세련된 모습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하고 있다. 그 때문에 환영이어야 할 것이 실체를 갖고 사람을 지배하며 결과적으로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아 간다. 이는 애국주의 뿐만 아니라 식민지 지배의 역사 안에 수많은 예를 볼 수가 있다.



리얼리즘 소설의 유령은 이렇게 문에 조류의 신뢰reality'를 사회 현실이 배신할 때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불안의 상징이다. 소설의 안쪽에 있으면서 유령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여 모더니즘 안에서 유령의 암시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제임스가 거장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입센이 적절하게 말했듯이 리얼한 것도 어차피 모든 것은 유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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