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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인데 소설?같은 글 썻어요 평가 좀 부탁드려요

ㅇㅇ(175.196) 2015.05.05 03:06:46
조회 358 추천 0 댓글 2

1. 그는 살이 쪘다. 안경은 끼지 않았지만 마치 낀 듯 눈두덩이에 살이 껴있고,

볼은 빵빵하다. 그리고 배에 살은 튀어나온 것은 물론 축 쳐져있다.

사실 그는 다이어트를 결심한 적이 있었고, 실제로도 독하게 마음을 먹고 뺀 적도 많았다

하지만 요요현상이라는 무서운 경험은 그를 자주 덮쳐왔다.


2. 그가 갓 고등학생이 될 때는 통통해서 지금의 그가 봤을때는 귀엽다는 느낌을 줄뿐, 25살의 그처럼 개돼지네라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고등학생의 그는 학업에 지쳤지만, 거울을 볼 때마다 적어도 거울을 부수려고 하지는

않았고, 그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남고, 야자를 매일 밤11시까지, 주말에도 공부를 하는 인문계고를 나온 그는 주위에 여자라곤

주름이 짜글짜글하게 나신 여선생님들 뿐이었다.

페북을 봐도, 카톡을 봐도, 여성이라고는 눈에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그런 그에게 한번의 기회가 왔었다.


3. 영어를 지독하게도 못하던 그는 처음 본 모의고사때 5등급을 맞아버렸고,

어머니한테 쌍욕을 듣고, 일주일에 3번씩은 강제로 영어학원으로 끌려가야만 했다.

하지만 자기 자신 자체가 나는 언어능력이 딸려라고 생각한 그는

영어학원을 가봤자, 성적이 안 오를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당연히 수업태도도 차라리 주말에 학교를 가서 자습을 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그런 그에게 인생의 첫 번째 여성이 찾아왔다.


4. 그녀는 같이 통학버스를 타는 안경 낀 평범한 그와 동갑인 여고생이다.

그와 그녀는 통학버스를 타는 학생들 중 가장 집이 멀어,

항상 둘이서만 남았지만, 낯가림이 심한 그라서 1~2주간은 버스안에는

어색한 침묵뿐이었다.


5. 그리고 어느날, 그는 학원에서 자체적으로 본 시험에서 꼴찌를 도맡아하면서

숙제만 왕창 받아왔다. 씩씩거리며 버스 안으로 들어온 그는 자리가 없어

우연히 그녀의 옆에 앉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둘만 남게 되었을 때 그녀는 어지간히도

심심했는지, 그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저기요..나이가 몇 살이세요?’ ‘17살이요’ ‘..’

희미한 미소를 흘리던 그녀는 손으로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 동갑이네! 반갑다

온통 머릿속은 숙제생각으로만 가득차던 그에게 그녀가 살짝 귀찮았다

하지만 그의 기분은 왠지 나쁘지는 않았다


6. 그리고 그 둘은 서로의 집에 다 가기 전까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 둘은 이상하게도 잘 맞았다.

취미도 비슷하고, 영어를 못해 이 학원에 오게 된 것도 똑같고,

관심사도 비슷했다. 다만 그녀가 아이돌을 좋아한 탓에 그가 그녀와

대화를 하려면 아이돌을 공부해야 했다는 점은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그 둘은 친해져갔고, 통학버스에 올라타면 그 둘은

항상 같은 자리에 앉고는 했다.


7. 그에게 이런 경험은 정말 황홀했다.

남고에서 남자들과 어제 삼성이 이겼냐?’ 혹은 롤 몇티어냐

시발시발 욕들과 섞으면서 시시껄렁한 이야기나 하던 그에게

처음으로 나와 잘맞는 여성과의 대화라니,

분명히 남녀공학인 중학교를 나왔지만, 남중처럼 다닌 그에게

그 시간들은 정말로도 소중했다.


8. 결국 그의 마음에 조심스럽지만 싱그러운 싹이 텄고,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집에서도 생각이 났다

통학버스에서만 만나던 둘은 서로의 집 앞에서 내리기도 하며,

못 끝낸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면서, 집문 바로 앞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

야자 때문에 학원갈 때를 제외하고는 서로 못만났지만,

중간고사, 기말고사때는 만날 수 있으니, 항상 부담스럽던 시험기간이

오히려 그는 설레이기도 했다.

그때의 그는 자신이 살이 쪘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도 못했다.


9. 그녀에게는 학원에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은 그를 왠지 아니꼽게 바라보았다.

자신의 친구가 남자와 같은 놈이랑 같이 다닌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

무더운 여름날, 그는 집에서 입을 옷을 찾아봤지만, 다 빨래통에 시큼한 냄새를

내며 모여있었다. 그는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엄마는 서랍에 나시티를 꺼내주었다

그는 불안하긴 했지만, 그대로 입었다. 그리고 버스에 올라탔다.

평소와 똑같이 오늘은 어쨋네, 학교에 무슨 일이 있었네 웃음꽃을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학원에 가서 문제가 터졌다. 나시티를 입고 온 그를 본 그녀의 친구들은

툭 튀어나온 젖가슴과 뱃살을 보곤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많이 거슬렸다.


10. 그리고 수업시간에 그는 옷을 찾느라 해결하지 못 한 뱃속 문제가 있었다.

뱃속 문제는 그때는 정말 부끄러운 일인지라, 그는 메스꺼운 연기를 하며,

토하려는 시늉을 했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진땀을 흘리며, 다녀왔을 때

그녀의 친구가 그의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야 얘 바지쪽 봐봐. 속옷이 나와있어. 똥쌋네

그녀의 친구는 족집게같이 알아냈고, 그는 당황했다.

그는 그때까지는 그래도 별 상관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원에서 이 말들은 무섭게 퍼져나갔고,

그의 별명은 똥나시가 되었다.

그 별명은 계속해서 퍼져나가 파란눈의 선생님조차 알게 되었다.


11. 그 이후 그는 그녀를 만나는게 두려웠다.

통학버스에서도 어느새 그녀와 다른 자리에 앉기를 시작했고,

그녀의 친구들이 그녀와 대화를 하고 있는 것만 봐도

시험을 망치는 것보다 더 큰 짜증과 두려움이 났다.

이제 주말이었다. 통학버스 안은 학원 자체시험이 늦게 끝난

사람들도 포함되서 만원 상태였다.

그는 그녀의 옆자리만 빈 것을 확인하곤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옆에 앉은 그. 저번주만 해도 해맑게 대화를 나눴던 상대

지금은 그 누구보다 어색한 상대였다.

그녀는 내심 반가운 눈치였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표정을 보지도 못했다

그녀는 반팔티 위로 튀어나온 뱃살이 귀여운지 손을 입에 갖다대곤 웃었다

25살의 그였더라면 귀여워 하는 그녀의 모습을 좋아했겠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장 두려워했던 그는 정색을 했다

야 왜 웃는거야?’ ‘..?’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는 않았다.

하지만 더욱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을 대신했다

그때 버스의 문은 열렸고, 그는 집이 한참 먼데도 내렸다


12. 그렇게 그는 학원을 다님에도 버스를 타지 않았고,

돈이 있는 날에는 시내버스를 타고, 없으면 1시간이상 걸리는

그 거리를 걸어갔다.

학원에서는 서로 다른 반이었기에 마주치지가 힘들었다

아니 마주칠 수 있음에도 그가 일부러 피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고, 옷으로 온몸을 덮혀야 할정도로

추워졌던 계절이었다


13. 그는 교통비가 다 떨어졌음을 알고, 할 수 없이 밤거리를 걸어갔다

걸어가던 중에 그는 옆에 누가 따라옴을 느꼈다. 그녀였다.

그녀는 여전히 안경을 쓰고, 평범하게 보였다.

나 학원 그만둬. 그래도 자주 연락줘

그는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있었다.

그녀는 그의 옆을 스쳐갔고, 그는 전봇대 쪽으로 몸을 휘청이었다.

시발..시발..시발!!’ 그는 애꿎은 전봇대만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찼다

흐르는 눈물만이 그를 대변해주었다


14.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갔다오고, 25살이 된 그는 여전히 살이 찌었다

그는 자신을 개돼지라고 부르며 껄껄대며 희롱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가끔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데,

그녀의 이름과 비슷한 분식집의 상호명칭을 볼때마다,

그녀를 언젠가 볼 때는 살빠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말이다.

하지만 그는 금방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만다.

그가 그녀를 생각할 때는 1년중 아주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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