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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글과 원본글 중 뭐가 더 낳냐?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0.03 23:04:30
조회 80 추천 0 댓글 2





이게 오롯이 누나 원본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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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섰을 때, 이미 해가 졌다. 



아가씨, 이제 산에 가는 거야?


-네.


(...어쩌구) 언제 내려올 껀데? 


-삼십분이요.



사실 더 걸리지만 대충 대답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새벽산도 아니고 밤산도 아니고 겨우 저녁산인걸

일 년 가까이 걸어왔던 코스라 어두워도 자신만만했지


무섭지 않아.



깜깜한 산

불쑥 튀어나오는 고양이 

구르는 돌멩이 소리 

유난히 삐그덕거리는 나무 


빗방울인지 땀방울인지 이마로 똑 떨어지는 어떤 물방울


갑자기 등장하는 아저씨

엄청 큰 개를 앞세우는 아저씨 

어스름에 쌓인 채 벤치에 앉아있는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산에 갈 때 폰을 안 들고 간다)

 

눈부시게 비추며 지나가는 라이트

(라이트가 지나가면 앞이 더 깜깜해진다)(최대한 눈을 피함)


어둡다


점점 바닥이 안 보여 

내리막길 엄청 조심히 걸으면서


다짐했다


이렇게 늦게는 오지 말아야겠다 

한번 넘어져봐야 정신 차리지... 


했는데


넘어짐


돌부리에 걸린 적은 많지만 

완전 꽈당 하고 넘어진 적은 처음

발목을 접지르면서 무릎을 찧었다

거의 다 내려와서 잠시 딴 생각해서

다행히 긴 바지를 입고 있었고

주위에 아무도 없어서

넘어진 채로 몇 분을 쭈구리고 있다가

집에 와서 들춰 봄


상처


따갑고 아픈 건 싫은데 

상처 남는 건 좋아해서

오자마자 사진 찍음


피는 안 난다



(요건 이튿날, 색이 좀 더 진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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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들었네


보라색 꽃 핀 듯




지금은 거의 흔적 없지만



일상에서 운동화 신고 걷다가도 자주 삐끗 

딱히 걸릴 데가 없는데 걸리는 

걸음을 터벅터벅 걸어선가

심지어 친구가 화도 냈지 제대로 좀 걸으라고 

아, 그 새끼 맨날 나한테 화만 냈어 

아님 그것만 기억에 남은 건지 



밤산에선 사람, 동물보다 자신을 조심하세요.


너가 너를 해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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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누나 원글은 느낌이 있고 몽환적이지만, 내 글은 위트 있으면서 표현력 좋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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