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전우회 상 - 해병대 갤러리

해병대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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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출이와 룡이의 소소한 일상 - 1 06시 00분 근출 "룡아, 일어나. 점호 가야지." 룡 "으음..... 1분만........" 07시 00분 근출 "룡아, 오늘 아침 쏘야에 미역국인데 아침 안먹ㄴ... 새끼, 그새 다시 잠들었네. 그래 더 자라." 룡 "Zzz..." 08시 30분 근출, 룡 "필승 중대자임, 조나침임다" 중대장 "어 그래 왔나~" 10시 작성자 : ㅇㅇ

[문학] 전우회 상앱에서 작성

아기다리고기다리(211.176) 2024.05.09 01:50:18

조회 615 추천 43 댓글 9

"새끼... 기열!"

"전우애 실시!"

"아쎄이 원위치!"

"씨..."

"근출 씨!"

앙칼진 목소리에 황근출이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아, 네!"

"왜 오천원이 비는데요? 오늘로 세번째에요!"

이 남자를 보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황근출을 보라. 이제 그는 어떻게 할 것인가.

군생활처럼 소리를 지를 것인가? 프리큐어나 보러 때려치고 갈 것인가?

"죄송합니다. 그, 센다고 세긴 했는데요..."

아, 돈! 그렇다. 시급 9,510원은 그의 알랑한 자존심을 내려놓기에 충분했다.

"후... 근출 씨... 계속 이러시면 안 되죠. 여기가 무료 나눔하는 데도 아니고, 참, 이걸 어떡해..."

"죄송합니다..."

그녀의 설교가 끝난 건 현금 보관함 사이에 끼인 오천원을 발견한 이후였다.

틱 틱 틱

황근출은 입에 담배를 물고 라이터를 쎄게 흔들며 혼잣말을 했다. 라이터를 얼마나 오래 썼는지 그의 엄지 손가락에는 조그마한 물집이 잡힐랑 말랑하고 있었다.

"씨발, 진짜... 라이터 새거 어디 없나..."

그는 힘겹게 불을 붙이고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한숨 쉬듯이 길게 내뿜었다. 연기는 하늘 높이 날아날아 추운 밤 공기와 하나가 되었다.

"군대가 참 좋았는데."

그의 말도 연기와 하나 되어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젠 비행기가 날아다녀도 아무렇지 않다. 이젠 짜장면에 손을 대지도 못한다. 팬티만 입고 있으면 추워서 바지를 입어야 한다.

그저 삼년 전까지의 모든 일이 꿈이 아니었을까, 잠들기 전에 종종 생각하곤 했다.

아니,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전역하기 전까지 모아놓은 돈은 거의 없었고, 부모님은 이제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하셨다. 용돈 받을 나이가 아니라 오히려 용돈을 줘야 한다면서.

그렇게 대학교를 나와 취직을 하였고, 쥐꼬리만한 월급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금요일과 토요일 밤부터 아침까지 편의점에서 일하기로 한게 2주 전까지의 일이다.

"죽고 싶다."

꽁초를 버리고 숨을 내쉬며 마지막 담배 연기와 같이 딸려 나왔다.

위이잉 위이잉

핸드폰의 진동. 그는 핸드폰을 열어 문자를 확인했다.

문자에는 날짜와 주소가 적힘과 동시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제 6974부대 전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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