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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들이 너무 많이 보이네ㅡ,.ㅡ

앨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6.05 18:35:39
조회 684 추천 0 댓글 1


나 플란더스의 개때부터 봉준호 영화 다 본 사람인데, '살인의 추억' 때문에 봉준호 감독님에 대한 오해가 생겼기 때문인지 곳곳에 소설들이 많이 보이더라고. 심지어 종팔이가 원빈의 형제였다ㅡ,.ㅡ는 해석까지 나오는 걸보니 그저 한숨만... 뉴뉴뉴
안타까운 마음에 몇 마디 덧붙임.

+봉준호의 특기는 애매모한 연출이 아니다.

'살인의 추억'같은 경우는 실화를 바탕으로해서 결말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박해일이 진짜 범인인가, 아닌가하는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었음. 그 외에는 '살인의 추억'도 장르의 공식에 상당히 충실한 영화였음.

'마더'도 주인공간의 관계가 상당히 한국적이고 독창적이긴 하지만(근친상간의 코드가 곳곳에 깔린 모자관계, 바보 아들 도준이에대한 엄마의 사랑은 상당히 도를 지나친듯하지. 일반적인 모자관계로는 볼 수 없음. '잔다'는 표현이 암시적으로 여러번 등장한 것도 그렇고- 씨네 21의 김혜자 선생님 인터뷰에서도 선생님은 도준이를 단순한 아들만이 아닌 남편 겸 애인겸 모든 것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하셨지.) 주변 곳곳에 의심 갈만한 인물은 심어놓고, 하나하나씩 용의자를 좁혀가다가 마지막에 확실한 범인으로 보이는 한 인물이 사실은 사건의 키를 쥔 범인이 아닌 인물이었단 것, 그리고 마지막 반전에까지 역시 '장르적'으로 충실히 따라가지.


봉준호가 천재적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스토리를 탄탄하고 독창적이게 뽑아내는 것도 있지만 지문만으로는(그니까 시나리오상의 글자들만으로) 다른 사람이라면 쉽게 상상할 수 없었을 '그림'을 뽑아낸다는 거고(이 점은 박찬욱 감독도 마찬가지야. 두 사람의 영화 스타일엔 여러가지 큰 차이점이 있지만 이 점에서만은 독보적이지. 그러니까 둘 다 천재소리 듣는거고. 나는 이런한 점에서 장준환 감독님과 박광현 감독님도 천재 또는 그 비스무리한 영역에 속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 거기다 어떻게 만들든 주제 의식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재밌게' 만든다는 점이 한몫을 하겠지.

영화 속의 모든 장면과 디테일이 죄다 숨겨진 복선과 암시라고 보는 건 보는 사람만 피곤할 뿐이야. 그게 또 말도 안되는 소설들과 음모론에 가까운 해석들을 양산하고.
그게 취향이라면 존중해줘야겠지만.


영화 라쇼몽이나 오!수정에서처럼 사람의 기억이라는 건 인식의 틀 안에서 상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사실이야. 처음에 나왔던 원빈이 아정이를 쫒아가서 벌어진 일에 대한 회상씬은 그래서 나중에 뒤집히는 거지. 그곳에 있었던 다른 제 3자의 기억으로.


+원빈이 모든 걸 계획했다?! -원빈의 캐릭터에 대해서.


원빈이 모든 걸 계획했다느니, 원빈은 처음부터 바보가 아니었다느니 말이 많은데, 원빈은 바보가 맞고, 모든 걸 계획하지도 않았다고 봐.

원빈의 캐릭터는 강풀의 원작에 차태현이 연기한 '삼룡이'같은 순진무구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그런 인물이 아냐. 머리는 좀 떨어지지만 일반인들과 똑같이 자신의 약점으로 놀림받는 것에대해 민감하고 공격적이되며, 성욕도 있고, 욕심도 있고. 그냥 머리만 조금 나쁘다 뿐이지 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그런 인물이야.
다들 오버해서 해석하는 디테일들은 결국 원빈의 이런 캐릭터를 단단히 다지는 기반이었을 뿐인데, 그것으로 원빈이 영화속의 일련의 모든 과정을 계획했다고 설계했다는 건 주장하는 건 너무 지나친 상상력을 발휘한 거라고 보여짐.
그랬다면 봉준호 감독의 표현대로 '김혜자의 슈퍼 히어로물'이 아닌 '원빈의 수퍼 히어로물'이 되어야 맞는 거지.
그리고 모든 복선은 고물장수 할아버지의 그날 일의 회상에서 범인 '도준'이로 한 곳에 모여.


그 외에 밥 먹으면서 도준이 엄마에세 '왜 아정이를 옥상에 걸어놨을까'를 설명하는 부분은 모든 걸 명확히하고 도준의 행동의 이유를 밝히는 '확인사살'과도 같은 씬이라고 생각해.


물론 도준이가 구치소에서 5살때 자신에게 농약을 먹인 엄마를 기억해 냈듯이 어느날 '불탄 고물상 터에서 발견한 엄마의 침구'의 의미를 알아낼 수도 있겠지. 그래서 마더의 결말이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거고. 그래서 김혜자는 나쁜 기억을 잊는 침을 자신에게 놓고 기억의 영령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살풀이같은 춤을 추는 거지.

앞으로 도준이 자신의 살인과 엄마의 살인에 대해서 다 기억하고 알아낼 수도 있다는 암시와 영화 곳곳에 숨겨진 근친상간의 정서가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정서의 근원이라고 생각해.


지나치게 디테일에 집착해서 무리한 해석을 내놓아서 영화보는 관객들에게 혼동을 주는 건 그닥 좋은 게 아닌 거 같아. 이런저런 일에 말도 안되는 음모론이 어떻게 나오는지 그 매커니즘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결론, 마더의 범인은 도준이 맞다. 그러나 모든 걸 도준이 계획했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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