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모든 분야에서 세계최고가 되고 싶어한다. 사실 그런 무서운 저력이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입시경쟁을 가지고 있고 50년만에 세계 12위의 경제국으로 도약했으며 많은 분야에서 실제로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가끔 한국인들의 욕심이 너무 무섭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영화\'를 걱정하고 헐리웃의 대자본을 앞세운 블록버스터들이 마치 \'침공\'인듯 대책을 대놓으라고 보챈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일등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세계의 절대 강자인 미국 조차도 모든 분야에서 일등은 아니다.
  흔히 \'선택\'과 \'집중\'이라고 말하는 새로운 전략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좀 더 실질적인 생산성을 갖춘 기초과학분야나 의학분야, 산업기술 분야에 더 많은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문화산업이라는 부면은 선진국의 전유물이다. (문화산업과 문화는 다르다.) 마치 부자들이 더 이상 돈쓸데가 없어서 추상화를 수십억에 구입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헐리웃의 영화를 즐기자. 그리고 그들의 기술력에 감탄하고 상상력에 감탄하자. 우리가 할일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100년이라는 누적된 노하우를 하루아침에 따라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영화인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위치에서 노력하고 관객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 된다. 더 이상 언론의 헤드라인에서 \'한국영화, 이대로 괜찮은가?\' 같은 부제를 보고 싶지 않다. 소외되고 척박한 분야는 영화계만이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