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면서 그 안에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 이념, 사회적 담론 등을 담을 수 있음. 만화 자체가 가독성이 좋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는 대개 그 만화만의 굉장한 파급력을 갖게 만듬.
그러나 만화의 그러한 효과는 선동, 유언비어 등으로 이용되기 쉬움.
광우뻥때 돌아다니던 만화들 중에 처음에는 "존나 무서워 ㅎㄷㄷㄷㄷ"하던게 실제로는 별거 아닌 유언비어들은 만화의 기법으로 재가공했던 것뿐 정작 제대로 된 만화는 찾기 어려웠음. (당시에는 굽시니스트의 '민희에게'가 가장 수작이었는데 끝까지 이걸 넘는 만화는 나오지도 않더라... ㅉㅉ)
그때의 경험에 대해 나는 만화가 다분히 선동적인 매체로 쓰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특히 여시 만화와 같이 정보 전달과 해명, 주장 위주의 내용을 담은 만화는 그 종류나 진영을 막론하고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음. 거 최규석 작가처럼 그리지도 못할 거면 펜대는 내려놓고 자기수양부터 기르는걸 추천하는데..
여하간에 말이 길었는데, 왜 여시 만화가 선동적인지 좀 설명들어간다.
아, 그리고 만화 그린 여시가 자기 만화 짤라서 가져가지 말라고 했는데 되도록이면 연결성 있는 내용은 이어주려고 한다. 짤을 못 넣으면 설명이라도 붙여서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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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텍스트 위주의 만화는 가독성이 심하게 떨어짐. 대사가 주구장창 긴 만화가 왜 그리 욕을 먹는지 이해하면 쉬움. 하지만 여시 만화와 같은 종류의 것들은 텍스트가 길어질 수밖에 없음. 정보 전달, 반론, 주장 정리 등은 그림이나 서사로 설명하기에 결코 쉬운게 아니기 때문.
하지만 이런 텍스트들은 그림이나, 서사 등이 전달하는 것보다 전달이 더 직빵인게, 텍스트는 일종의 '전제前提'로서의 임무를 맡기 때문임. 만화에서 텍스트는 설명이요, 이는 만화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대해 압축적인 것이므로 읽지 않으면 이해 자체가 곤란해지는 성격 탓.
그런 까닭에 텍스트는 '알기 쉽게 넘겨버리면서' 동시에 독자도 모르는 사이에 '쉽게 거짓을 포장하는' 일을 벌일 수 있음. 이는 아래와 같이 설명이 가능함.

이건 기생충 관련 논란에 대해 민이메리 여시가 올린 반박 만화의 첫번째 그림임. 캡쳐에는 짤렸으나 설명으로 등장하는 여시 캐릭터가 "그렇다면 이번 편에서 이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음"이라며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만화를 시작하게 됨.
이는 만화에 들어가기 전에 앞서 '우리가 어떤 내용을 갖고,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하는 것이라고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이 사이에 몇 가지의 거짓말이 숨어있음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거야.

만화의 시작과 함께 벌써 오류와 선동의 기술이 발견됐어. 너눈 그걸 빨간 박스로 표시를 해놨고, 옆에 1에서 3까지의 숫자를 부여했지.
여시는 만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렇게 말해.
'이 만화는 사건의 흐름과 내용을 보여주기 위해 캡쳐본들은 모두 보기 좋게 잘랐음을 미리 명시합니다. 자세한 캡쳐본 확인은 만화 아래에 건 링크로 가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굉장히 친절한 설명이야. 근데 과연 그럴까?"

이 캡쳐는 오유의 32차 주작이라는 게시글이야. 말 그대로 오유 측에서 여시가 '낙태에 관련된 잘못된 논의, 그리고 카페 내 낙태글이 올라오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내용이거든. 민이메리 만화가 반론을 펼치는 첫번째 배경 중에 하나는 바로 32차 주작 문제였어.
민이메리도 아마 반론을 위해 첫번째 짤방에 자기 캐릭터와 32차 주작 게시글의 내용을 표시했던 것 같아.
문제는 그녀가 정직하지 않았다는 거지.
잠깐 다른 이야기를 좀 할게.
웹툰을 오래 즐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만화가 강풀의 "26년"은 영화화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어. 아. 미리 밝히는데 나는 그 만화를 무지 재미있게 봤고,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그로부터 여러모로 공감하는게 커. (난 일베충이 아니거든)
하지만 강풀 작가님이 한 번은 논란이 있었지.
역사적 사실(5.18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한 연표)을 전달하는 어느 컷에 캐릭터 하나가 삽입이 되는데, 그 삽입 장면이 '공교롭게도' 딱 진압측 희생자가 발생한 부분이었거든. (해당 장면은 찾기 귀찮아서 넘긴다. 인터넷에 자주 언급되더만..) 근데 이게 강풀 작가의 정치적 성향과 맞물려서 의도적인 누락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
민이메리 여시는 그런 실수를 저질렀어.
내가 오유에서 퍼온 원본 내용 중에 민이메리 캐릭터와 텍스트로 가려진 내용을 검은 박스로 표시를 해놨어.
해당 내용은 여시 회원이 "우리도 낙태글 많이 올라오잖아."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오유에서 캡쳐해다가 지적하는 것이었지. 실제로 여시 내에서는 낙태에 관련된 게시글이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는 것은 그녀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일거야. (물론 60만 명이 죄다 '낙태충'이 되진 않을 거야. 하지만 한 커뮤니티 내에서, 그것도 커뮤니티에 대한 종속성과 충성심 그리고 애심이 강한 사람들끼리 자기네 커뮤니티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적극적으로 수정하고 고쳐나가고 있음을 알릴 필요가 있어.)
하지만 민이메리는 이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신 오히려 숨겼어. 왜 그랬을까? 이전 만화에서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서? 그럴리가. 이전 만화에서는 낙태에 관해 텍스트로 "우린 그런거에 대해 자정능력 있어!"라고 설명하고 끝냈어. 하지만 이미 32차 주작에 대한 반박 논란은 여시의 최근 반박(http://cafe.daum.net/subdued20club/VZIp/182)에 대해 무도갤에서 다시 재반박 및 증거인멸 시도 고발(https://gall.dcinside.com/muhan/1380177)이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완료된 반박이라고 볼 수가 없음. 심지어 논란은 확대되어 다른 커뮤니티와의 비교, 증거 인멸 시도까지 나온 마당에 민이메리의 '일부 화면 제거'는 단지 편의상의 목적이 아니라 다른 의도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심지어 저 캡쳐를 한 오유 게시글(http://todayhumor.com/?freeboard_827038)에서 댓글들을 읽어봤는데 내용은 거의 대부분 '낙태에 대한 논의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에 대한 것이지 '기생충'에 대한 언급은 확인을 했는데 없었고, 컨트롤+F까지 해서 봤는데도 없었음. 궁금하면 가서 확인을 해보시던지.
그런데도 민이메리는 굳이 텍스트에서 "32차 주작글이라는 글을 게시해 여시의 댓글 캡쳐를 문제삼아 여시가 태아를 기생충이라고 했다며 잘못된 사실을 퍼트림"이라 설명하기에 이르러. 역시 주작이지.
그런데 사실 더 신기한건 그게 아냐. 내가 오유에서 '낙태' '기생' '기생충'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때 가장 앞선 날짜로 등록된 게시글은 일단 이것이었음.

근데 이건 뽐뿌에서 넘어온 건데?
그럼 여시는 이를 어떻게 보고있을까?

해당 컷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하자면, 먼저 이전 내용은 "문제되는 캡쳐본에 대한 원본을 제시하여 반론"하는 것이었음.
이어진 이 컷에서는 "몰아가기 시작함"이라는 표현을 써면서 "오유가 해당 사실을 왜곡하고 날조함."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지.
허나 위에서 내가 언급했지만, 빨간 박스 안의 내용과는 달리 5월 10일자 첫 소식 전달 때 오유는 뽐뿌로부터 관련 내용을 퍼와서 알려준 것이고 사실 이때만 하더라도 아직 오유의 의견이 명확하게 저렇게 반발하지도 않았어.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data&no=1606851&s_no=1606851&kind=search&page=2&keyfield=subject&keyword=기생충) 심지어 비공감이 추천보다 많은 상황으로 (추천:9, 비공감:15) 사실상 묻힌 글이었지.
물론 이후 ㅇㅈㅅㄱ 여시의 본격적인 기생 논란으로 화두가 다시 부각되면서 논란이 시작된 셈이니, 이건 굳이 언급 안해도 될 거야. 그냥 기원은 어디인가? 이거였으니깐..... 싶었는데

민이메리는 사실관계도 안살펴보고 오-폭을 날린 거야!
32차 주작은 5월 12일, 기생충 드립은 14일.
거 실수는 할 수 있어. 하지만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다는 목적으로 대외에 공개하는 것에는 기본적인 정보는 똑바로 갖추어 사람들에게 신임을 사게 해야만 하지. 하지만 민이메리는 32차 주작의 내용을 숨기고, 거기에 '기생충 드립'이라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는 동시에 시간마저 앞으로 당겨오는 마법을 쓰신 거지.
그럼 다시 문제의 첫 장면을 보자고.

여기에서 내가 표시한 1, 2, 3은 모두 틀린 사실이야. 간단하게 정리하면..
1 -> 캡쳐본을 모두 보기 좋게 자른 것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을 숨기고,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만 꺼내기 쉽게 한 행위이다.
2 -> 반론이 나와 있는 상태인데도 마치 확정된 사실처럼 말하여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처럼 호도하였다.
3 -> 32차 주작글의 본질을 은폐하고, 기생충 드립에 대한 시간대적 구성조차 무시했다.
일단은 여기까지. 원래는 선동적인 요소를 더 짚으려고 했는데, 첫 칸부터 뭔가 조짐이 이상하더니 죄다 틀려버리는 기염을 토해서....... 일단 담배 한 대 빨고 리플 봐서 후속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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