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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성동일이 딸들을 대하는 게 남편감에 대한 가장 큰 스포라고 생각해

ㅇㅇ(211.108) 2016.01.13 11:38:57
조회 32638 추천 1,322 댓글 174


선택, 전작언급 낭낭함

불편하면 뒤로 가면 됨




전작들과 비교하면서

개새-쓰레기-그러니까 개정팔 이라는 공식을 많이 봤고, 이게 너무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었어.

누가봐도 개새와 쓰레기, 그 다음엔 개정팔이 맞는 거 같단 말이야.


그런데 시원이-나정이-그러니까 덕선이? 이건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란 말이지.

셋 다 결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 결핍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해.

형제들 중 한명의 부재라는 결핍과, 똑똑한 언니와 남동생 사이의 가난한 집 둘째딸이 가지는 자존감 결핍은 완전히 다른 문제지.


시원이는 걍 성시원존나쎄, 보라랑도 다이다이 뜰 수 있을 거 같은 강철멘탈이지.

누가 나를 사랑해주건 말건 그딴건 개나줘 할 수 있지.


나정이는 집안도 넉넉하고 예쁘고 공부도 잘해, 그리고 하나뿐인 외동딸이고

죽자고 쫓아다니는 칠봉이도 있으니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은 없지.


하지만 덕선이는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본인이 그렇다는 걸 자각을 못해. 그래서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그래서인지 성동일이 앞선 세명과 보라까지 더한 총 네명의 딸들을 대하는 태도는 얼핏 비슷해보여도 굉장히 달라.

잔소리할 거리도 별로 없는 스무살 넘은 다큰 딸 나정이와 보라는 일단 논외로 치고

똑같이 공부못하는 고등학생 두 딸 시원이와 덕선를 대하는 차이는 극명하지.


시원이한테 갖은 (애정섞인) 쌍욕을 퍼부으시지만, 덕선이한테는 늘 우리덕선이가 최고다, 우리덕선이가 제일 이쁘다,

공부 못해도 괜차네, 다 괜차네, 라고 해주지.

몰론 보라랑 머리뜯으며 싸울 땐 한소리 듣지만, 그건 싸움을 중재하기 위한 거지 덕선이한테 직접적으로 뭐라하진 않아.




그럼 성동일은 왜 딸들을 다르게 대하는 걸까?

부모는 말하지 않아도 지금 본인의 자식들한테 필요한 게 뭔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성동일은 알고 있는거지. 시원이와 나정이에겐 쿠사리로 애정표현을 해도 충분하다는 걸,

보라에겐  아무말 없이 건네는 약봉지 하나가 위로가 된다는 걸,

그리고 덕선이에겐 우리덕선이가 최고로 예쁘다고 말해주는게 필요하다는 걸.


진짜 오래되고 상투적인 클리셰지만 딸들은 아빠같은 남자를 만난다지.

난 성동일이 딸들을 대하는 모습이 마치 미래의 남편감에 대한 예언같아 보였어.

시원이와 나정이는 몬난이라고 툴툴거리면서도 속깊게 챙겨주는 윤제와 쓰레기를 만났고,

보라는 힘들 때 아무말 않고 우산을 씌워주는 선우를 만났지.


그렇다면 덕선이는?

덕선이는 늘 예쁘다며 웃어주는 택이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17화에서 성동일이 덕선이에게 괜차네 괜차네라고 하는 게 여러번 나오는데

택이는 덕선이에게 늘 그 말을 해주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 싶어.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꼈던, 힘들고 외롭다고 느꼈던 수많은 순간의 10대시절 덕선이에게

택이는 항상 온마음과 눈빛으로, 괜찮아 덕선아, 라고 해주고 있었잖아.


응답의 공식은 츤데레 남편도, 깝끼발랄한 여주도 아닌

서로에게 필요한 운명적 사랑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나는

시원이-나정이-덕선이라면

윤제-쓰레기-그러니까 택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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