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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겜/역키잡] 아이의 맛

닥눈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7.12 22:19:57
조회 9887 추천 140 댓글 24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Ua0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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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부탁한단다."


안나의 손이 엄마의 손에서 엘사의 손으로 옮겨갔다. 잘 부탁한다는 말만 남긴 채 문을 닫고 나가려는 엄마에게 안나가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 모습에 안나의 엄마는 입모양으로 "엘사 말 잘 듣고있어."라고 말하며 이내 문 밖으로 나가셨다.

둘만 남게 된 엘사의 집에 안나는 자연스럽게 소파에 풀썩 앉았다. 마치 제 집인양 행동하는 안나를 엘사는 피식 웃고는 안나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너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우리집에 맡겨지는거야?"


안나는 무표정으로 대답하지 않은 채 다리만 앞뒤로 붕붕 흔들었다.

처음 안나가 엘사에게 맡겨진 때는 엘사가 15살, 안나가 5살일 때 였다. 안나네 집 부모님들이 모두 일 때문에 바빠 안나를 돌볼 수 없어 처음엔 아이 돌보미를 부르다가 안나가 아이 돌보미를 잘 따르지않고 울어대자 옆집 이웃인 엘사가 자진해서 안나를 돌보겠다고 말했다.

낯을 가리는 안나는 그 수많은 아이 돌보미들이 억울하게도 엘사를 보자 방실방실 웃으며 잘 따랐다. 엘사가 어딜 가든 "엘사! 엘사!"라며 귀찮을 정도로 졸졸 따라다녔다. 그런 안나를 어릴때부터 봐와서 그런지 엘사는 아직도 안나가 아이처럼 보였다.


"너 벌써 20살이잖아. 그런데도 우리집에 '맡겨진다'는게 기분 나쁘지 않아?"

"내가 20살이라는건 엘사가 30살이라는거네."


이 기지배가 자기 불리해지니까 나이얘기를 또 꺼내!

나이 차이가 10살 난다는걸 한 번 더 일깨워준 안나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올라가 있다. 엘사가 시계를 바라보았다.


"8시가 다되가네. 배 안고파? 뭐 만들어줄까?"

"저녁은 아까 먹었어. 코코아 한 잔 타줄 수 있어?"


코코아라는 말에 엘사는 속으로 킥킥 웃으며 "아직도 애기 맞네."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안나의 코코아를 타고 엘사는 커피를 끓였다. 양 손에 컵을 쥐고 다시 안나의 옆에 살포시 앉으며 코코아를 건네주었다. 둘은 조용히 각각 코코아와 커피를 마시며 말없이 TV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다 그 정적을 먼저 깬것은 안나였다.


"엘사는 결혼 안해?"


푸흡. 엘사는 마시던 커피를 입 밖으로 쏟아낼뻔 했다. 가까스로 머금었던 커피를 삼키고 안나를 바라보았다. 안나는 여전한 무표정으로 엘사를 향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꼬맹이한테서 결혼 얘기를 듣다니.


"엘사 30살이잖아. 이제 결혼할 때 쯤 아냐? 아니면 결혼 생각이 없어? 그것도 아니면 혹시 게이?"

"야,야! 넌 못하는 말이 없어! 아직 때가 아니라서 안하는거겠지."


구차한 변명을 끝낸 엘사는 안나의 표정이 묘하게 달라졌다는걸 알아챘다. 늘상 무표정으로 있던 아이의 눈이 빛이 났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띄우는 안나에게서 뭔지모를 긴장감을 느꼈다. 그래서일까 엘사는 안나와 말하는게 어색해진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5살 아이로 보이던 안나가 갑자기 커버린것 같았다. 안나는 자신의 손에 있던 코코아와 엘사의 손에 들려있던 커피를 뺏어 테이블에 놔두었다. 갑자기 커버린 20살의 아이는 엘사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혼하지마 엘사."

"뭐?"

"아니, 나랑 결혼하자."


고백. 아니, 그런 생각조차 들지않을 정도로 엘사는 당황스러웠다. 엘사는 고개를 흔들며 아이가 장난치는거라 생각하고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요 꼬맹이가 또 어리광을 부리네."


'꼬맹이'라는 말 때문일까 안나의 미간에 주름이갔다. 안나는 빠르게 엘사의 손목을 잡고는 소파의 구석으로 엘사를 몰아갔다. 아이는 힘이 셌다. 엘사는 연약하게 소파의 끝에서 안나를 바라보는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나 아직도 5살짜리 어린애 아냐. 20살이야. 어른이야."

"아,안나 아파. 놔줘..."


엘사의 손목은 어느새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 아프다는 말에 안나는 잠깐 당황했는지 손에 들어갔던 힘을 빼고 놔주었다. 다시 자신의 말을 듣는 안나의 모습에 엘사는 역시 장난이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위에 올라타있는 안나의 어깨를 살짝 밀었다.

그것을 거부라고 생각했던걸까, 안나가 엘사의 어깨를 콱 누르며 소파에 거칠게 눕혔다.


"내가 왜 이 나이 먹고도 엘사네 집에 맡겨지는지 알아?"

"......"

"사실 맡겨지는게 아냐. 내가 여길 오는거야. 그러길 바랐으니까. 내가 엘사에게 찾아 가고싶어서 그런거야."


5살부터 20살까지. 15년 이란 시간이 지날때까지 안나는 엘사와 지냈다. 부모님과 있는 시간보다 엘사와 있는 시간이 길었고 엘사만 바라봐 왔다. 안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 안쪽 구석부터 서서히 물들여지는 이 감정을 밀어내기 위해 계속 무표정하게 있었고 대했었지만 결국 감정은 엘사를 향해 터져버렸다.

이제 더이상 안나는 엘사를 향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아,안나 잠깐만...!"

"더이상 기다릴 수 없어."


안나는 엘사의 입술로 부딪혀 왔다. 엘사는 눈을 감으며 느꼈다. 지독하게도 쓴, 이젠 어른이 되버린 아이의 맛을.
















제목 생각 안나서 저렇게 했는데 미-개한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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