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화살을 쏘면 관중이오! 하고 외치고 깃발돌리고 한 시(한 경기)가 끝나면 화살을 줍는걸 고전이라고함


먼저 요원복장을 입고 알바를 하는데,

요원 복장이란, 선수들이 혹여나 고전을 쏘지 않게 반짝반짝 빛을 반사시키는 블링블링한 옷을 말함ㅇㅇ



다들 최종병기 활 보셨겠지만

활이 괜히 수천년간 인류의 무기였던게 아님

정말로 ㅎㄷㄷ한 무기임

그냥 쉭 소리나서 어? 하는순간 옆에 땅! 하고 박힘

이 알바하면 활이 얼마나 쎈 무기인지, 옛날 전쟁에서 화살맞고 죽은 사람들이 참 한순간에 갔겠구나 새삼 느끼게됨

엄청나게 빠르고 수백미터 밖에서 쐈는데도 과녁(강화플라스틱, 그속은 강화 목판)에 박힘

과녁에 박히는 소리는 또 어찌나 크던지,  땅!! 소리가 몇초간 귀에 웅웅거림



경기가 시작되고ㅇㅇ

처음엔 화살을 쐈다고하는데 처음엔 뭣도 안보임 ㅇㅇ

800미터 밖에서 선수가 활을 겨누고 쏘고 화살이 날아오는걸 봐야함

화살이 과녁에 맞으면 깃발을 돌리고

빗나가면 가만히 있는거임

간단한건데 문제는 선수가 활을 쐈는지 안쐈는지 오지게도 멀어서 잘 안보인다는거

선수들이 워낙 많아, 결과를 바로바로 알려주고 기록해야 선수들 로테이션이 빠름

그래서 \'어? 제대로 맞았나?\' 하고 뒤를 돌아보는순간 항의 들어옴ㅠ 늦는다고

그래서 항상 주시하고 화살이 날아와서 이게 과녁에 맞았는지 빗맞았는지 보고 바로 깃발을 돌려야함 ㅠ

이게 오전중엔 오지게도 안보여서 진짜 눈 빠지는줄 알았음



국궁은 모션이 정해져있고 각각 특이함

선수가 활을 높이 들면서 시위를 당기고

곧있으면 선수가 갑자기 팔을 내림

그게 이미 화살이 공중에 있다는 말임

0.1초만에 공중을 봐야함

화살이 이 높이정도로 날아오겠구나 봄

언듯 검은 선이 살짝 보임

선이 보이고 쎄엑 하는 소리가 잠시 들리고 곧 땅! 하는 박히는 소리가 들림

그럼 바로 깃발을 돌려야됨

소리가 안나면 백이면백 안맞은거





그렇게 한 경기에 다섯명씩 쏘고, 25바퀴 돌고

한턴을 마침

그리고 화살을 주우러감

옆을 보면 참 가관임ㅇㅇ

제갈공명 10만 화살 모으듯이 고슴도치처럼 수십여발이 땅에 꽂혀있음

화살 깃 안죽게 다 뽑아서 리프트에 싣고 보냄



그렇게 저녁7시까지 하는데

어둑어둑한 밤이라서 안보이면 어쩌나 했는데 그쯤되면 이게 맞았는지 아닌지 소리만 듣고 암 ㅇㅇ

그렇게 무사히 끝나고 페이받고 집으로 가면서 굴러다니는 화살몇개 얻어서 귀가했음ㅋㅋ

참고로 화살 한개에 5000원에서 만원정도 했던거 같음 ㅠㅠ 우와 이게 다 돈이야! 하면서 막 줍고 가져왔는데

이거 머 쓸데도 없고 그냥 기념품으로 남겼음




특이한 알바라 기억에 상당히 오래 남는데

다음에도 또 특이한 알바 하고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