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언제 만났습니까 우리가?
백년전 쯤? 아님.. 천년전 쯤?'
'80여년.. 전에..'

마지막 한 발이 아쉬운 건가..
80여년 전의 기억이 아쉬운 건가..
쓸쓸한 표정..

'정말 나 기억 안나?'

'우린.. 경성에 함께 있었어..
넌.. 류수현이라는 이름으로..
난.. 서휘영이라는 이름으로..'

목소리를 낮추어서 1인칭 시점의 표현에 발렸다 ㅠㅠ

'그 때 너랑 난..
조청맹이라는 조직에 함께 있었어..'

'넌.. 아주 멋지고..
당차고.. 씩씩한 저격수였고..
조국을 위해서 싸운.. 투사였어.'

표정에 긴장감이 덜하고 수현에 대한 따뜻한 말을 내뱉는 것을 보아 (휘영+세주) -> (새로운 인물)이 나온 듯한 느낌이었어.

그리고 휘영이 생각한, 즉 세주가 생각한 수현의 모습이 세주의 입을 통해 표현되어서 좋았다..

'ㅎㅎ 소설 쓰는 거죠, 지금?'
'지금까지는 니가 전생을 기억하는 걸 원하지 않았었는데..
이젠 아냐..'

'니가 전생에 누구를 죽였든..
그건.. 조국을 위해서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 거고..
그건 절대로 무서워할 일이 아니야.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지..'

'삽살이!'

'임무수행 해야지?'

너 세주니.. 휘영이니..ㅋㅋㅋㅋㅋ
난 분간 못하겠 ㅋㅋㅋㅋ

'ㅅ..삽살이..?'

'니 코드명이었어..'

자랑스러운 애칭ㅎㅎㅎ

'쏴-
수장 명령이야-'

이 말은 후에 휘현서사에서 눈물 왈칵 쏟게 될 대사지 ㅠㅠ
저렇게 웃으면서 이 대사를 치다니..

익숙한 설이의 손 놀림.

적절한 사격 자세.
저격 start.

완벽한 저격.
그리고 뒤에서 굳건히 지켜보는 세주는
수현을 지켜보았던 수장 휘영 같다는..

all 명중 후,

역시 잘해..
뿌듯뿌듯.

오와!

잘 하고 나서 곧바로 뒤돌아서
세주를 향해 뿌듯한 웃음을 날리는 설이.

잘 하고 나서 칭찬받고 싶었던 아기오리 수현같이.

이번엔 율이 아닌 세주를 향해 칭찬을 바란다.

뿌듯뿌듯. 칭찬해죠잉.
'clear!'

쓰담쓰담.

'견우가 된 느낌인데, 이거?'


세설 정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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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시카고타자기 소설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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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스톱워치를 눌러 시간을 확인하더니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수현이 가져다준 총의 조립상태를 확인해보고는 더욱 흡족한 듯 수현의 모자 쓴 머리를 쓰다듬는다. 수현이 기분 좋은 얼굴로 수줍게 웃는다. 휘영은 그런 수현이 마치 새끼오리 같다고 생각했다. 처음 깔패디엠에 흘러들어온 수현을 녀석이 심부름꾼으로 거두어 준 탓인지, 어미오리를 따라다니는 새끼 오리처럼 수현은 늘 녀석의 뒤를 졸졸 따라 다녔다. 수현에게 저 녀석은 은인이자 스승이었다. 어째 됐건 그때 그 꼬맹이가 정말 많이 컸군. 정말 어린아이였는데 이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총기를 서슴없이 만지고 다루는 모습이라니. 순간 기분이 묘해졌다. 이제 녀석은 또 다른 총기를 집어 들고 이런저런 설명들을 해주고 있었다. 녀석에게 바짝 붙어 선 수현은 간혹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신기한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기도 하며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었다.

' 애한테 좋은 거 가르친다. '

괜시리 심사가 뒤틀려 핀잔처럼 한마디 툭 던지고는 다시 타자기를 향해 돌아앉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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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율이 스승노릇을 하며 수현의 이마를 쓰다듬어주던 것이 부러웠는지 휘영의 시각에서 본 그 둘에 대한 묘사가 참 많더라. 그런데 그런 수현에게 삐딱한 말만 해왔던 휘영이는 사실은 얼마나 칭찬을 해주고 싶었을까.

그런 전생과는 달리 현생에서는 세주가 설이를 마음껏 칭찬해주고, 새끼오리같이 세주를 따르는 설이를 어미오리처럼 뿌듯하게 바라봐줄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휘영이는 정말 그 때 쓰담쓰담도 하고 싶었나보다.

전생의 못한 것들을 현생에서 하는 세설의 모습을 알게 되면 안타까웠던 휘현의 아쉬움이 세설로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아직 부족하지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