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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바다가 생각나는 파스타, 스파게티 알레 봉골레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2.30 17:00:03
조회 5173 추천 98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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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스파게티가 먹고싶어지는 날.

오늘도 세몰리나 밀가루 220그램에 달걀 두 개 까넣으면서 요리를 시작합니다.

포크로 천천히 가운데부터 섞으면서 밀가루를 한 덩어리로 만들고,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가루가 날리지 않을 정도로 반죽을 한 후, 비닐 랩에 싸서 30분 정도 숙성시키면 됩니다.

처음에는 손으로 반죽하는 게 힘들어서 믹서기에 반죽용 후크 달아서 돌려버렸는데, 몇 번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서 지금은 설거지를 하느니 그냥 몸이 좀 힘들고 말지 하는 심정으로 손반죽을 하는 빈도가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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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된 반죽을 밤톨만한 크기로 나눈 뒤, 파스타 기계에 넣어서 스파게티 면을 만듭니다.

사출식 파스타 기계인지라 그닥 어렵지 않게 면을 뽑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 구입할 때는 밀대 두 개가 붙어있는 전통적인 방식의 파스타 기계를 선택할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작업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한데다가 시간도 노력도 곱절로 많이 들기에 그냥 사출식 기계를 구입했었지요.

정말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스파게티를 만들고 싶다면 밀대로 반죽을 얇게 밀어서 손칼국수 면 만들듯 칼로 썰어버리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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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반죽을 잠시 숙성시켰다가 기계로 뽑아낸 후, 이렇게 건조대에 빨래 널듯 말려줍니다.

파스타 기계를 달고 나서 여섯 가지 종류의 면을 모두 뽑아봤지만, 역시 스파게티의 활용 빈도가 월등하게 높습니다.

숏파스타인 마카로니(https://blog.naver.com/40075km/220920561045)나 푸실리(https://blog.naver.com/40075km/220975384452)는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는데 비해 맛은 시판되는 건면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지요.

시중에서 흔히 보기 힘든 부카티니(https://blog.naver.com/40075km/220949627572)면이나 가끔 뽑아먹고, 나머지는 주로 스파게티를 뽑아먹게 됩니다.

표면도 살짝 거칠거칠한데다 생면 특성상 국물이나 소스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스파게티를 만들 때는 어지간해서는 건면을 구입하기 보다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면을 직접 뽑는 편을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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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이 건조되는 동안 소스를 만들어 둡니다.

준비물은 올리브유, 마늘, 파슬리, 화이트 와인, 그리고 조개입니다.

조개는 이미 해감이 되어 있는 냉동 바지락을 사용한지라 따로 해감을 하지 않고 깨끗하게 씻어내기만 했습니다.

살아있는 조개를 사용한다면 소금물에 두세시간 이상 넣어서 흙이나 이물질을 뱉어내도록 해야 하지요.

이 과정을 빼먹으면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모래를 계속 씹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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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골레라는 단어부터가 이탈리아어로 조개 파스타를 의미하는 만큼 (조개는 봉골라Vongola), 봉골레 스파게티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역시 조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조개를 사용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모시조개 내지는 바지락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진짜 오리지널 스파게티 알레 봉골레를 만든다면 지중해 연안에서 잡히는, 엄지 손톱 크기 정도로 작은 조개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구할 길이 없는 식재료에 대한 미련은 일단 고이 접어두고, 마늘을 얇게 썰어 올리브유에 볶다가 바지락을 넣고 마저 볶아줍니다.

원래는 페퍼론치노 고추도 살짝 썰어넣어서 매콤한 맛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먹을 메뉴인지라 오늘은 생략합니다.

마늘이 갈색으로 변하면 화이트 와인을 부어서 끓입니다. 알콜이 다 날아가고 국물이 졸아들면 불을 줄이고 삶은 면을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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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의 향을 듬뿍 담은 올리브 오일과 졸아든 화이트 와인이 따로 놀다가 스파게티 면이 들어가고 면수가 추가로 들어가면서 유화작용을 일으켜 하나가 됩니다.

면을 살짝 볶듯이 뒤척이면서 조개 육수와 와인 소스를 듬뿍 머금도록 해 줍니다.

스파게티 봉골레는 크게 비앙코(Bianco: 흰색) 버전과 로쏘 (Rosso: 붉은 색) 버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심플한 비앙코 봉골레를 선호합니다.

토마토와 바질을 추가해서 만드는 로쏘 봉골레는 왠지 조개의 맛이 가려지는 느낌이거든요. 

진짜 좋은 토마토와 바질이라면 차라리 스파게티 알 뽀모도로를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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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만들어진 스파게티를 접시에 올리고 국물도 몇 스푼 끼얹어 준 다음, 조개를 곁들이고 잘게 다진 싱싱한 파슬리를 약간 얹어주면 완성입니다.

조개 육수와 와인향을 듬뿍 머금은 스파게티의 맛이 일품이네요.

분명 스파게티를 먹고 있는데 왠지 시원한 조개탕 마시는 기분입니다.

크림이나 치즈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개운하고 깔끔하면서도 봉골레 특유의 소스가 보여주는 진한 풍미 덕에 심심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들어가는 재료가 얼마 없기에 만들기는 쉽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맛있게 만들기는 어려운 메뉴이지요.

오늘은 다행하게도 만족할 만큼 잘 만들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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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골레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언어의 차이가 참 재미있는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때로는 한 나라에서 사용되는 단어가 다른 나라에서는 똑같은 발음에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애국심에 불타는 코리안 레스토랑 사장님이 다른 메뉴는 모두 한글 발음 그대로 잡채Jabchae나 불고기Bulgogi라고 표기할망정 만둣국만큼은 감히 Mandoo-guk이라고 쓸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어린아이들 대변 볼 때 Doo-doo라고 하거든요. 우리나라로 치면 "응가"정도에 해당되는 단어입니다.

그러다보니 Man-doo(사람 응가)로 만든 스튜라는 메뉴를 올릴 수 없으니 미국에서만큼은 정식 명칭이 만둣국이 아니라 만더국(Mandu-guk)이 되어버렸지요.


마찬가지로 어릴 적 처음으로 봉골레 스파게티라는 이름을 접했을 때는 배꼽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봉걸레 스파게티라니, 그럼 대걸레 스파게티나 물걸레 스파게티도 있는 거냐고 말이죠.

막상 먹어보니 비웃었던 게 미안해질 정도로 뛰어난 맛에 반해서 자주 찾는 파스타가 되어버렸지만요.


역시 이름이 아무리 웃기고 생뚱맞더라도 그 내용물의 뛰어남마저 가릴 수는 없는 듯 합니다.

반대로 허풍 가득한 이름에 끌려 선택했는데 막상 뚜껑 열어보니 별 거 아닌 경우도 비일비재 합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면서 '진짜'를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게 중요한 것이겠지요.



출처: 기타음식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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