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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함부로 애틋하게- 각자의 사랑방식(긴글주의)

ㅇㅇ(211.58) 2016.08.06 10:00:03
조회 1990 추천 99 댓글 14

함부로 애틋하게 이 드라마 축에서 크게 사랑하는 방식이 대립되는 구도는

준영과 지태의 을이에 대한 사랑일꺼야.

그래서 갤러들도 이 둘의 사랑 방식에 대해서 말들이 많은 것 같아.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삐뚤어진 애정과 정서도 이 둘의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의미와 설득력을 부여하지.


작가는 지태와 준영을 최현준의 아들들이란 이름으로 대칭화 하고,

이 아들들은 비틀어진 애정으로 뭉쳐있는 각자의 엄마의 아들로 대립화 시켜.


준영의 엄마는 사랑한 남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그 아들인 준영을 위해 헌신하지만 결국 그 헌신은 자신의 아들을 위한 헌신이 아닌 최현준을 위한 헌신의 다른 이름이었을거야.

그래서 자신을 져버린, 끝끝내 검사가 되지 않고 연예인 나부랭이가 된 아들에게서 마치 연인에게 배신당한 여자처럼 모질게 굴지.

준영의 엄마는 자신이 최현준을 위해 희생한거지, 최현준이 자신을 떠난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지태의 엄마는 사랑한 남자를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고 자신의 만족을 얻는 인물이지. 그리고 그것이 최현준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합리화 시키는 인물이야.


작가는 최현준의 두 아들들은 서로 피한방울 안 섞인 사이지만 결국 이 최현준, 아버지란 이름 아래에서

악연으로 엮인 "노을" 에게 둘 다 어떠한 자격으로 사랑을 말하는가?

이걸 되묻고 싶은 것 같아.


준영이는 지태에게 말하지.

사랑에 자격증이 있는 거냐고.

그냥 좋으면 되는거지.


맞아. 사랑에 자격증 따위가 어딨어. 그냥 좋으면 좋은거지.

근데 그 좋으면 좋은거지에는 책임이 따른다는거...

그게 준영과 지태의 을이에 대한 사랑이 우리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게 아닐까 싶어


우리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지태의 모습에 이해와 연민을 보내지만,
우리가 응원하고 이루어졌음 하는 사랑은 준영의 을이에 대한 사랑이잖아.


내가 좋아하는 안도현의 "사랑한다는 것" 이란 시에서 이렇게 말해.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준영은 ...을이에 대한 본인의 맘을 자각함과 동시에

자기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고 자신에게 선을 그어버리는 을이의 세계를 들여다봐.


그리고 준영의 고백에도 흔들리지 않으리라, 마음을 다 잡았던 을이가,
준영의 사랑해 을아, 라고 3번의 고백에도 뒤돌아섰던 을이가,
결국 그의 맘을 받아들이게 된 건 준영이 을이에게 자신과 자신의 엄마 얘기를 했을 때라고 생각해.


준영은 을이에게 자신의 세상을 보여준 거고..
그것의 의미는 함께 짊어지고, 가겠다는 의미인거지.


그래서 을이가 준영이의 고백에 응답한건...네 맘을 받아들일께, 나도 널 좋아해가 아니라...
"너의 말을 한번만 믿어보겠다..."


믿어보겠다..이 말의 의미가 얼마나 큰건지 난 잘 모르겠어.


하지만 믿어보겠다는 을이의 말은 준영에게도 을이에게도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걸로 느껴져.
을이는 준영을 믿음으로써 그 믿음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고,
준영은 그 믿음에 책임을 다해야 하는, 책임이 생긴 것이지.



그런데..지태의 을이에 대한 사랑은 어땠을까?


키다리 아저씨처럼 을이의 옆에서 웃어주고, 밥먹었냐고 걱정해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다주고..
을이를 헷갈리게 만들었고, 을이가 그에게 의지하게 만들었지만..
그는 단 한번이라도 자신의 세상을 을이에게 보여준 적이 있었나..?
그리고 단 한번이라도 을이에게 책임질 일을 한 적이 있었나...?


자격이 안된다는 것에 숨어서 본인의 사랑을 정당하게 마주하지 못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그의 사랑은...동정의 대상이 될 순 있어도 응원의 대상은 될 순 없을거야.



사랑을 한다는 것은 나를 비우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
나를 비워야 그 사랑을 채울 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 빈 자리를 채워준 그이에게 또 나를 채워 사랑이 완성되는 것 아닐까?



을이에게 자신을 비워내 보인 적 없는 지태.

그래서 지태는 을이를 받아줄 마음의 자리도 없었던 것이라 생각해.



자신을 비워내고 오롯이 을이를 담아내는 준영이의 사랑을 난 응원해.


을아, 준영아
같이 이 새벽을 향해 걸어나가자.
서로의 세상을 짊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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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부로 애틋하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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