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아들 ! 밥은 먹고 나가 ! 오늘도 안먹고 나가면 엄마 진짜 속상해 ! "
" 우리 엄마 또 시작이네 . 엄마 나 늦었다구 "
" 너가 늦게 일어난거잖아 너가 . "
진언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
" 어디서 한숨이야 한숨은 ? "
진언은 사과의 의미로 눈웃음을 지으며 ,부엌으로 향할려다가 엄마를 꼭 안아주고는 잽싸게 집을 빠져 나왔다 .집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검은색 차 한대 .아버지 차다 . 역시나 예상대로 창문이 열렸다 .미소 짓고 있었던 진언의 얼굴은 어느새 무표정으로 바뀌었다 .
" 학교 가는거냐 "
" 네 "
진언은 아버지의 물음에 그저 답만 한다 .그게 아버지와의 대화다 .
" 데려다주마 . 타거라 "
또 거절하면 말만 더 길어지겠지 .진언은 차에 올라탔다 .
" 학교 생활은 어떠냐 "
" 다닐만 해요 "
또 또 ! 진언은 이 어색함과 침묵 속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때 다행히도 진언의 폰이 울렸다 . 슬쩍 확인해보니 현우의 메세지였다 .
' 오늘도 술 한잔 콜 ? '
아 이자식은 .. 맨날 술이야 술 ! 진언은 미간을 찌푸리며 답장은 커녕 폰을 닫았다 .이 당시엔 대부분 폰이 없었지만 진언이는 재벌 중 재벌에 속하니깐 .오히려 없는게 더 이상했다 .
때마침 차는 대학교 근처에 진입했으며 , 진언이는 목례만 한뒤 차에서 내렸다 . 그리고 차에 있었던 어색함과 긴장감 , 찌푸둥함을 날린다는 듯이 기지개를 그 누구보다 활짝 폈다 .그때 , 누군가 진언의 등짝을 때렸다 .
" 얌마 , 문자를 보냈으면 답장을 해야지 !예절 안배웠냐 , 이 재벌자식아 ? "
" 그러는 넌 , 사람 때리는게 예의냐 .아주그냥 "
" 어쭈 이렇게 나오시겠다 ? 먼저 답장 안한게 누군데 "
현우는 진언에게 헤드락을 걸며 머리를 콩콩 장난치듯 때렸다 .
" 아 알았어 알았어 ! 가자 가 임마 "
진언은 두손을 들며 항복했다는듯 현우에게 그만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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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지긋지긋하다 . 고등학교 땡하면 공부 안할줄 알았는데 . 하 , 최진언 .. 인생이 원래 이런거냐 ? 생길줄 알았던 여자는 안생기고 ! "
" 이제 하나 남았어 . 좀만 참아 "
진언은 피식 웃으면서 가방을 주섬주섬 챙겼다 .
" 그 하나 남은거 , 생활과 법률이잖아 ! 내가 젤 싫어하는 교양수업 .. "
현우는 남아있던 힘도 사라졌다는듯이다시 제자리에 털썩 앉으며 진언이를 쳐다보았다 .
" 그니깐 , 우리 둘이 신청한다는걸 깜빡한걸 어쩌겠어 .이미 지난일이니깐 그만 곱씹고 일어나자 . 이러다 또 지각할라 "
진언은 현우의 등을 다독이듯이 톡톡 치고는 강의실을 나섰다 .한 층 내려가니 바로 보이는 생활과 법률 강의실 .강의실에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다 . 시계를 보니 수업시작할려면 아직 10분은 더 여유가 남아있었다 . 항상 수업시작 되기 1분전 , 이런식으로 빠듯하게 오다보니 맨앞자리만 앉았었는데 오늘은 다행히도 맨뒷자리에 앉을수 있게 되었다 .
수업이 시작되고 교수님이 들어오셨다 .이 교수님은 깐깐하고 종 잡을수 없다고도 유명한 교수님이다 .평상시대로 바로 수업하시는줄 알았더니 갑자기 파일을 들고는 애들 이름을 한명한명씩 부르며 출석체크를 하기 시작했다 .
" 뭐야 , 초딩도 아니고 웬 출석체크 ? "
" 그러게 .. "
현우와 진언은 어리둥절했다 . 물론 나머지 애들도 다들 의아한 표정이였다 .
" 걔네들 어쩌냐 , 오늘 단체로 놀러간다고 빠진다는데 .운도 없지 , 하필 출석체크 하는날에 ..! 이제 찍혔네 찍혔어 "
" 걔네들 ? "
" 너가 여기서 맨날 시끄럽다고 했던 여자애들 있잖아 ! "
진언은 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 근데 그런 정보는 어디서 듣냐 ? "
" 난 너와 다르다 , 진언아 . 너도 좀 놀아야돼 , 여자도 좀 만나고 ! 맨날 똑같은 패턴 지겹지도 않냐 ? "
" 틈만 나면 너가 술 마시자고 마셔대서지겨울틈이 없네요 , 틈이 ! "
그때 , 침묵 속의 강의실 문이 벌컥 열렸다 . 학생들 , 교수님 . 당연히 다 문쪽을 쳐다볼수 밖에 없었다 . 현우랑 진언이도 당연했다 .
" 늦어서 죄송합니다 "
또랑또랑한 목소리에 깔끔하게 위로 한묶음으로 묶고는흰 티셔츠에 청바지로 심플하게 입었으며 헐레벌떡 뛰어왔다는걸 알려주듯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하게 맺혀있었다 .
" 학생 이름이 뭔가 ? "
" 도해강이라고 합니다 "
" 앞으로 늦지 말도록 "
" 네 "
해강은 빈자리를 둘러보더니 문이랑 젤 가까운진언이 대각선 자리에 앉았다 .
" 오 , 교수님 웬일이래 ? 딱히 뭐라 안하시네 ? "
" .........어 ... "
" 얌마 , 너 왜그래 ? 정신차려 "
" 아 ...... 어 .... "
진언은 뭔가에 한대맞은듯 아님 뭔가에 홀린건지해강이가 그냥 , 마냥 이뻐보였다 . 후광이라도 비춰지는듯 . 진언은 수업 내내 수업내용은 커녕 계속 해강이만 바라보는거에 더 집중을 쏟았다 .정확히는 해강이의 뒷모습이다 .위로 묶은 머리로 이어지는 목선으로 보이는 목점 .
" 너 뭘 그렇게 뚫어지라 보냐 ? "
" 아 , 깜짝아 ! "
진언은 불쑥 자신의 얼굴 옆으로 내민 현우 때문에화들짝 놀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 항상 잠자던 애가 왜 지금 , 이럴땐 안자가지고는 !진언은 얼른 현우의 입을 막았다 .
" 목소리 좀 낮춰 ..! 조용히 하라구 "
" 왜 ? 뭐 ? 내가 뭐 죄 지었어 ? 물어본거 가지고 생색은 .. "
" 차라리 자라 자 , 그게 날 도와주는거다 "
" 매 시간마다 나 깨워주는거 귀찮다고 할땐 언제고 ?니 말 좀 들으라메 , 이제부터 니 말 좀 들을려고 "
" 어이구 ,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
진언과 현우는 서로를 티격태격 하면서 속닥였다 .해강은 그 속삭임이 귀에 거슬렸는지 참다참다볼펜을 탁 내려놓고는 뒤돌아보았다 . 그리고 목소리 좀 낮추며 ,
" 이봐요 , 조용히 좀 하죠 ? 수업중인거 안보여요 ? "
해강은 짜증을 잔뜩 담아낸 얼굴로 진언과 현우를쏘아보았다 . 진언은 해강이가 갑자기 뒤돌아보자 또다시 놀랬지만 그것도 잠시 너무 이뻐서 오히려 더 빤히 쳐다보았다 .
" 뭘봐요 ? "
뭘보냐는 해강이의 톡 쏘는 말에 진언은 얼른 시선을 피해 죄송하다는 뜻으로 고개를 살짝 숙였다 . 현우는 옆에서 키득거리며 숨죽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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