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오늘은 왜 해강씨랑 안가냐 ? "
" 너랑 갈때가 있어서 "
" 나랑 ? 니가 ? "
진언은 현우와 함께 백화점에 도착했다 .
" 웬 백화점 ? "
" 잔말 말고 따라와봐 "
진언은 백화점 안에 위치한 어느 한 쥬얼리 매장에 들어갔다 . 현우는 딱 봐도 명품 매장이라는 압박감에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
" 진짜 말 안해줄꺼냐 ? "
현우는 진언의 귀에다가 속닥였다 .
" 해강이한테 고백할려고 "
" 뭐 ? 고백 ?! "
" 응 , 고백 "
" 내가 보기엔 해강씨는 너 안받아줄꺼 같은데 "
" 받게 만들어야지 "
" 퍽이나 ! 근데 해강씨 반지 취향이랑 사이즈는 알아 ? "
" 사이즈는 아는데 , 취향은 ... "
" 이봐이봐 넌 이래서 안돼 "
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진언은 반지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 하지만 반지를 사본적이 있어야지 .. 다 거기서 거기같았다 .
" 찾으시는거 있으세요 ? "
" 아 , 좋아하는 여자한테 고백할려는데 뭐가 좋을까요 ? "
" 커플링으로 착용하실껀가요 ? "
" 네 "
진언은 이상하게도 긴장이 되는건지 마른침만 계속 삼켜댔다 . 진언은 직원의 추천한것 중에서 제일 예뻐보이는 반지로 샀다 .
" 그래서 내일 고백할려고 ? "
" 어 , 데려다주면서 진지하게 "
" 진지하게는 무슨 , 해강씨만 보면 헤벌쭉 하는 니가 ? "
" 그러게 "
진언은 해강의 생각에 또다시 헤벌쭉 웃었다 .집에 돌아온 진언은 오늘따라 쉽게 잠에 청하지 못했다 .반지케이스를 손에 꼭 쥐고는 설렘반 긴장반에 이리저리 뒤척였다 . 결국 한숨도 제대로 못자고 학교에 등교한 진언 .오전 내내 수업때 졸고 지적 받고 결국 진언은 점심시간때 학교 정원 옆에 위치한 밴치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끝나고는 해강이한테 고백해야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잠을 조금은 자야했다 . 하지만 또다시 밀려오는 고백할 생각에 자기는 커녕 눈만 감고 있었다 . 눈을 감아도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느껴졌다 . 그런데 갑자기 느껴졌던 햇살이 어둠으로 변했다 . 진언은 한참 감았던 눈을 떴다 . 누군가 서있었다 . 해강이다 !
" 해강아 ! "
진언은 졸렸던 정신이 번쩍 들더니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
" 여기서 뭐해 ? "
" 어 ? 아니 , 뭐 .. 그냥 "
" 왜 여기서 자 , 점심은 먹었어 ? "
진언은 해강이가 자신에게 먼저 말걸고 걱정해주는건 처음이였다 . 그런 해강을 진언은 가만히 쳐다보았다 .
" 지금 나 걱정해주는거야 ? "
" 걱정은 무슨 ! 그냥 지나가다가 너가 보인것 뿐이야 "
" 아 , 내가 보여서 내가 걱정되서 왔다 ? "
" 아니야 , 아니라구 ! "
진언은 지금 고백해야 될껏만 같았다 . 그냥 마음이 지금이라고 알리고 있었다 . 어제부터 잔뜩 긴장과 설렘 , 걱정이였던 마음은 생각보다 차분해졌다 . 진언은 가방에서 반지케이스를 꺼냈다 . 해강은 아무것도 모르는 , 뭐하지 싶은 눈치였다 .
" 도해강 "
진언은 해강의 왼손을 살며시 잡았다 .
" 왜 이래 ..! "
해강은 손을 뺄려고 했지만 진언의 힘에 잡혀있을수 밖에 없었다 . 진언은 반지케이스에서 반지를 빼고는 해강의 약지 손가락에 끼워줬다 .
" 야 ! 최진언 ! 너 뭐하는거냐고 !! "
해강은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손을 뺄려고 아까보다 힘을 더 주었다 . 하지만 진언은 더 힘을 줬다 .
" 가만히 있어봐 "
진언은 해강의 눈을 지긋이 , 똑바로 쳐다보았다 .해강은 당황스러움과 화남이 섞여있는 표정이였다 .
" 연애하자 , 해강아 "
" 뭐라고 ?! "
" 너 내꺼하자 , 아니면 내가 니꺼할께 "
" ㄴ .. 너 진짜 ! 미쳤어 ?! "
" 그래 , 나 너한테 미쳤고 , 진심이야 "
해강이가 보기에도 진언의 진심이 확 와닿았다 . 해강이도 진언을 또다시 밀쳐내기 힘들었다 . 그렇다고 받아주기에는 진언에게 너무 미안했다 .앞에 말했다시피 해강에겐 공부가 더 우선순위였으니깐 . 해강은 어제 버스정류장에서처럼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
" 대신 공부할땐 방해안한다고 약속할께 "
" 하 .. 최진언 "
" 받아주는거야 ? "
" ..알았어 "
해강은 진언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 해강이가 수락했다 ! 진언은 알았다는 해강의 말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
" 뭐 ..? 다시 .. 한번 말해봐 "
" 아 진짜 ..! "
해강은 부끄러운지 진언에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버렸다 . 진언은 재빨리 해강의 손을 붙잡았다 .
" 알았어 알았어 "
" 대신 공부 할때 진짜 방해하지마 "
진언은 고개를 엄청나게 끄덕였다 . 그리고 해강이를 와락 껴안았다 . 거기다 볼뽀뽀까지 !
" 야 ! 너 맞을래 ?! 아진짜 ! 좀 ! "
" 나 이제 도해강 남자친구다 !! "
" 조용히 해 ..!! "
해강은 재빨리 진언의 입을 막았다 . 진언의 입가엔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
" 나 이제 수업 들으러 가야되니깐 , 먼저 갈께 "
" 같이 가자 "
" 싫어 , 혼자 갈꺼야 "
" 그럼 끝나면 전화해 , 꼭 "
해강은 대답도 안하고 가버렸다 . 진언은 맘같으면 자신이 해강의 남자친구라는걸 온세상에 다 알리고 싶은 심정이였다 . 진언도 그 어느때보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오후수업을 들으러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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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약학과 수업이 법학과 수업보다 좀 일찍 끝난다 . 진언이가 해강에게 수업끝나면 전화하라고 했지만 또 그냥 갈껏 같아서 법학과 건물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 건물 앞에도 벤치 하나가 놓여있었다 . 밴치에 앉는 진언 . 진언은 책을 가방에서 꺼내 읽기 시작했다 .바람도 솔솔 불고 기분도 좋고 진언에겐 최고의 날이다 .수업을 마치고 건물에서 나온 해강은 벤치에 앉아있는 진언을 보았다 . 저렇게 진지하게 집중한 모습은 처음 본 해강 . 그런 진언의 모습이 낯설지만 멋있어 보였다 . 그러나 진언은 해강이가 나온지도 모른채 책에 집중해 있었다 . 그러다 손목시계를 보고 수업 끝난걸 눈치채고는 얼른 건물을 향해 시선을 옮기는데 해강이가 서있었다 . 진언은 반가운 표정으로 얼른 오라고 손짓을 표현했다 .진언에게 다가가는 해강 .
" 안오고 거기 서서 뭐해 ? "
" 뭘 뭐해 , 최진언이 책 보는게 신기해서 그렇지 "
" 날 너무 노는애로 보는거 아니야 ? "
" 글쎄 , 평소에 그런모습만 봐서 "
진언은 피식 웃으며 해강이 옆에 나란히 서서 길을 나섰다 . 해강이가 머리를 만질때마다 해강의 약지에서 살며시 보이는 반지 . 그리고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있는 진언의 약지 . 진언은 그런 해강의 손과 자신의 손을 보면서 기분이 엄청나게 좋았다 . 해강은 오늘따라 자꾸 자신을 쳐다보는 진언의 시선이 더 잘 느껴졌다 .
" 왜 자꾸 , 뭘 그렇게 보는데 "
" 내 손과 너 손 "
해강은 자신의 손을 보니 진언이가 끼워준 반지가 눈에 띄게 보였다 . 항상 자신의 손엔 아무것도 없었다가 처음으로 뭔가 손에 껴있으니 믿겨지지 않았다 . 그리고 진언의 손도 보니 자신과 똑같은 반지가 껴있었다 .
" 언제 꼈어 ? "
" 도해강이 안껴줄까봐 아까 내가 혼자 꼈지 "
해강은 할말이 없었다 . 껴달라고 해도 혼자 끼라고 말했을것이다 . 해강은 고개를 슬며시 끄덕였다 . 진언은 해강에게 보란듯이 자랑하듯이 손을 펴서 보여줬다 .
" 그래 , 알겠으니깐 .. 그 손 좀 내려 "
" 진짜 기분 너무 좋다 . 도해강이 내꺼라니 "
" 내꺼라니 ? 결혼한것도 아니고 , 헤어지면 그만인데 뭘 "
" 그럼 결혼 해야겠네 "
해강은 기가 막힌다는듯이 말문이 턱 하니 막혔다 . 그리고 가던길을 멈추고는 진언을 째려봤다 .
" 알았어 , 장난이야 "
진언은 해강을 달래듯이 말하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
" 내일 뭐할꺼야 ? "
" 뭘 뭐해 , 공부해야지 . 너도 가서 공부 좀 해 ! 과제 없어 ? "
" 난 이미 다 했지 "
" 다했다구 ? "
해강은 의심의 눈초리로 진언을 쳐다보았다 .
" 진짜야 , 내일 딱 하루만 나랑 놀아주면 안돼 ? "
" 안돼 "
" 그럼 ? "
" 그럼이라니 ? 너랑 놀 생각도 없고 시간도 없어 .현우씨랑 놀아 "
" 난 너랑 데이트 하고싶은데 ? "
" 난 싫다구 . "
그렇게 오늘도 해강에게 진 진언은 해강이를 고시원 앞에 데려다주는데 맨날 뒤도 안돌아보고 올라가던 해강이가 고시원 앞에 다다르자 발길을 멈췄다 . 그리고 눈 앞에 있는 고시원을 두고는 다시 뒤를 돌아 딴 길로 향했다 . 진언은 얼른 해강을 쫓아갔다 .
" 왜그래 ? "
" .. 먼저 가 "
" 왜 ? 무슨일있어 ? "
" 아니야 , 먼저 가 "
" 뭔데 , 뭔데 그래 ? "
" 니가 신경 쓸 일 아니니깐 , 제발 가라구 ! "
약간 언성을 높이며 화난 모습에 당황한 진언 .해강의 그런 모습은 또 처음본다 . 항상 화를 내도 가볍게 그쳤지만 이번은 진심인듯 보였다 . 하지만 이유가 너무나 궁금했다 . 그러나 해강에게 더이상 물어보지 못했다 . 해강은 진언을 그 자리에 냅두고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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