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보자... 그러니까 여러분 모두가 아는 그 미친 십덕이 이 날의 커피차를 위해 휴가를 나왔고 최근에 십덕질이 뜸했던 나는 그놈과 거제도에 동행하게 되었다. 거제도까지 간 나를 미쳤다고 하는 놈들이 많은데 서울보다 훨씬 가까우니까 지랄 말아주기를 바란다.

어쨌거나 거제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 나는 맹아악개 둘, 뚝배기 하나와 함께 병원선 촬영장으로 향했고 그때의 시각이 얼추 오후 5시반에서 6시 사이였다. 의자 깔고 부채 깔고 뭐 이것저것 준비하는데 끵끄색 간호사복을 입은 권민아가 매우 바쁜 걸음으로 슉 지나가더라.

그 이후 권민아를 보기 위해 존나 지루한 기다림이 이어졌다. 시발 내가 여기서 뭐하는 짓일까 하는 생각이 머가리 속을 서른 일곱 번 쯤 스쳤을 때 저녁시간인지 배우들이 우루루 몰려나오기 시작하더라. 그때가 얼추 10시 15분 경이었다. 배우들 대략적인 느낌을 요약하자면

팡규형 : 첨 보는데 존나 친근한 느낌. 일반인들이 싸인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더라. 열려라 야관문 떼창하고 싶었는데 쫄보라 못함.

강민혁 : 우리 파랑 드러머형. 생각 이상으로 존나 잘생겼다. 근데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제대로 기억이 안난다.

퀸지원 : 사실 내가 거제에 온 목적은 권민아가 아닌 이분이었다. 처음으로 하지원한테 반한게 2006년 14살 때 드라마 황진이를 보고 나서였는데 눈 앞에서 보는 순간 14살 수줍은 소년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리고 포스 시발 존나 오져 짱이야 개멋있어... 여튼 그 포스+수줍음으로 말도 못붙여봤다. 그래 나는 병신찐따새끼다.

여튼 그리고 나서도 한참 뒤에 권민아가 나왔는데 얘가 아직은 짬이 모자라서 그런지 움츠러들어있는게 확 느껴지더라. 주동자 미친 십덕 1이 권민아랑 이것저것 얘기를 하는데 나는 당연히 할 얘기가 없었기에 안방꿔보새끼마냥 뒷짐지고 느긋하게 지켜봤다. 근데 병신십덕새기들 걱정을 참 많이 하더라. 분홍분홍한 옷 입고 "너네 밤 새고 오고 그러면 내가 너희 모르는 척 할거야." 하는데 웃기면서도 커여웠다. 유치원 선생님이 철 없는 애들 훈계하는 것 같았다.

권민아가 저녁 먹고 나서 5시간은 있어야 다시 나올 수 있다길래 "이응이응 우리도 밥먹고 옴." 하고 터미널쪽으로 와서 밥먹고 목욕탕에서 씻고 피씨방에서 삐대다가 새벽 2시쯤? 맹아가 말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촬영장으로 돌아왔다. 근데 공교롭게도 우리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민아가 촬영을 끝내고 차로 돌아오고 있었다. ㄹㅇ루다가 타이밍 ㄱㅆㅅㅌㅊ (근데 퀸지원님의 차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ㅠㅠㅠㅠㅠㅠㅠㅠ) 어쨌든 민아랑 그렇게 마지막 인사하는데 숙제 검사하는 유치원 선생님마냥 "너네 밤새고 온거 아니지이~?" 라고 하더라. 허허 커여운것.

뭐 그렇게 권민아랑 ㅃㅇㅃㅇ하고 다시 첫차 시간까지 피씨방에 처박혀있다가 지금 대구 가는 첫차 안에서 이 후기를 쓰고 있다.

요약

1. 간호사복 입은 민아는 상상 이상으로 존나 커엽다. 근데 간호사보다는 유치원 선생님같다.
2. 열려라 야관문 열려라 야왕
3. 하지원님. 15살 연하는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