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모의 핫산
- ―――――실례, 마스터.
다소 시간을 내주실 수 있으실런지요.
→ 어서 와, 백모씨
→ 어서 와, 아사코씨 ◎
백모의 핫산
- 뭡니까, 그 호칭은……?
……아니, 아무것도 말하지 않도록 하죠.
군체인 우리들의 존재방식은 기묘히 특수.
수많은 서번트와 계약하고 있는 마스터라 하더라도,
당황할 부분이 수많이 있을 테죠.
아마 이름도 그 중 하나일 터. 마스터가 인식하기 쉬운 호칭으로
불러주신다면야 그걸로 좋은 겁니다.
마슈
- 안녕하세요, 백모씨.
선배의 방에 찾아오시는 건 또 드문 일이네요.
마침 지금 막 차를 마시려던 참입니다.
백모씨도 함께하시면 어떨런지요?
백모의 핫산
- ……………….
아뇨. 마스터가 한가하지 않으시다면 그걸로 됐습니다.
그럼, 전 이걸로 실례―――――.
→ 잠깐잠깐
→ 뭔가 용무가 있던 거 아니야? ◎
마슈
- 네. 지금 돌아가셨다간 신경 쓰여서,
티 타임을 즐길 수 없게 돼버립니다.
뭔가 용무가 있으시다면,
사양 말고 말씀해주세요.
아, 그도 아님, 제가 있으면 할 수 없는 이야기인가요?
그러면 자리를 비켜드리겠습니다만―――――
백모의 핫산
- ……아니요. 사실,
마스터에게 한 가지 부탁할 게 있는 겁니다.
→ 부탁할 일? ◎
백모의 핫산
- 네. 그건 칼데아 내부의 배치나 구조, 누가 어디에
있는가에 관한 지식이 필요해서이기도 한지라,
다시 말해 마슈의 조력도 있다면 사양할 도리가 없단 겁니다.
들어주신다면야,
마슈도 들어주셨음 합니다만.
마슈
-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래서……그, 부탁하실 일이란 건 무엇인지요?
백모의 핫산
- 그렇네요.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자면―――――
사람을 찾는 걸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마슈
- 사람 찾기……인가요.
칼데아 직원이나 서번트 분이시라면,
관내 방송으로 불러내는 수도 있습니다만.
백모의 핫산
- 그 방법도 생각했습니다만, 그걸로 나온다면야
먼 옛날에 이미 만났을 테죠.
사실 이곳에 소환된 뒤로
틈이 있을 때마다 찾고 있던 겁니다.
방송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소리 높여 이름을 부르거나,
방을 살피거나, 복도를 계속해서 돌아다녔지요.
그런데도 만나지 못했다는 건―――――
불러도, 나올 생각이 없다.
그도 아님, 나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리 판단했습니다.
그러니 찾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마슈
- 과연……
뭔가 사건의 느낌이 나긴 하네요.
그래서, 그렇게 찾고자 하는 분은
대체 누구인 건가요?
백모의 핫산
- ……읏. 그건, 그.
부끄러운 이야기, 입니다만…….
…………, 입니다.
마슈
- ? 저, 목소리가 작아서
잘 듣지 못했습니다만…….
백모의 핫산
- 어, 어쨌건!
마스터와 마슈가 도와주신다면 그야말로 천군만마와 같은 조력.
자아, 방을 나서서 찾으러 가도록 하죠!
마슈
- 앗, 먼저 나가버리셨네요…….
아직 잘 모르겠는 것도 있습니다만,
일단 백모씨를 쫓아가도록 하죠, 선배!

→ 점찍어둔 게 있는 거려나? ◎
백모의 핫산
- 아뇨. 칼데아 안에 있는 건 확실하다 봅니다만,
그 이외의 단서는 거의 전무한 상황입니다.
마슈
- 모색 단계……라는 건가요.
이 넒은 칼데아를 이 잡듯 찾아보는 건,
꽤나 힘든 일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백모의 핫산
- 그 걱정은 불필요. 저는 그 자의 성격, 특징,
성능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 주변에서 무엇이 일어날 법한가. 무엇을 하려 할 것인가.
방향성은 제가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을 테죠.
마스터 분들은 그 수읽기 앞에 도달하게 될 장소,
그곳으로 구체적인 안내를 부탁하고자 합니다.
마슈
- 과연……백모씨가
짐작하는 장소가 몇 가지 존재한다는 거군요?
백모의 핫산
- 그 말대로.
그럼, 우선 안내를 부탁하고 싶은 건―――――
--------------
마슈
- 말씀하신 장소는 여기……입니다만.
백모의 핫산
- 과연, 이곳인가요.
그럼―――――갑니다!
(휙휙)
마슈
- 저, 어째서 지금, 들어가기 직전에 단도를 꺼내들고
휘둘러보신 건가요!?
백모씨? 백모씨-이!?

검은 수염
- 듀후후……역시 미소녀 피규어는 좋구만요오.
2차원과 3차원의 융합……꿈의 구현…….
이 볼록하면서 찰싹하니 완성된 배꼽 주변의 절묘한
부풀어짐은 특히나 예술적.
분명한 경험과 실력이 뒷받침되는 미크론 단위의
조정 능력이 없으면,
성장이라는 이름의 악마가 변덕으로 낳아낸 보석, 소녀와
유녀의 중간에 있는 운명적 과도기의 일순에서밖에 태어나지 않는,
이 절묘한 연배감의 탱글피부를 표현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
으-응, 훌륭하도다!
누우웃!? 이 검은 수염의 눈은 속일 수 없다고!
이, 이건……설마설마한 캐스트 오프 형식!?
역시 안심과 안정의 코르키스 인증,
타협은 하지 않는단 건가……!
해주잖아. 안 그래도 훌륭한 완성도에 더해,
새로운 곡선미의 가능성과 옷은 벗을 수 있는 것이라는
3차원적 필연성을 남몰래 집어넣었을 줄은!
그건 이 검은 수염님을 향한 도전이나 다름없지이.
벗길 수 있는 것 뿐이지, 벗겨선 안 된다고요? 같은.
허나 얕보지 마라, 캐스트 오프 후의
피규어도 당당히 방에 진열해주마!
부모한테 보여지더라도 가슴을 펴고
『이게 제 연인입니다』라고 보고하겠어!
그게 이 남자 · 검은 수염이 살아가는 모습이란 녀석이다앗!
…………그럼, 실례해서………….
홀라당, 하고.


검은 수염
- 우워이쿠!?
……아앗, 지금 걸로 피규어의 옷 끝이-잇!?
사과해라! 스커트의 프릴 하나 하나를 정성들여
조형한 직공(메데이아)씨에게 사과하라고-!
백모의 핫산
- 칫, 빗나갔나.
→ 갑자기 뭔 짓을 하는 거야!?
→ 검은 수염에게도 인권은 있어 (아마) ◎
백모의 핫산
- 흥. 보시는 대로, 이 녀석은 이와 같은 남자입니다.
병적일 만큼 귀여운 것을 아껴, 스스로의 소유물로 삼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 그리고 그 관리와 관찰에 기쁨을 느낀다―――――
제가 찾고있는 자가 만약 누군가에게 약취 당했을 경우,
그 제일 가는 용의자는 이 남자 외에 있을 수 없어!
마슈
- 백모씨가 찾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건……
검은 수염씨한테 납치 감금당했기 때문이라고!?
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
검은 수염
- 그렇지 말이올시다!
실로 오해, 완전한 오해!
메어리 공이라던가 잭쨩이라던가,
칼데아에는 좋은 연배의 천사들이 여기저기에 있어……
허나, 그렇기에, 어떠한 천사에 대해서라도
졸자는 절도를 갖춘 접촉을 명심하고 있으니까!
그도 그럴게 함부로 터치하던가 휘청거리는 척해서 허그라던가
노리면 평범하게 살해당하니KA!
백모의 핫산
- 그 말은 즉, 살해당할 위험이 없다면 네놈은
그런 짓을 할 거라는 의미일 테지.
―――――내가 찾고 있는 자에게 위험은 전혀 없어.
그저 작을 뿐이다. 귀여울 뿐이다.
검은 수염
- 어, 뭐야 그 레어 천사. 있는 거야? 어디에?
카메라카메라.
백모의 핫산
- ―――――역시나.
아마,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을 교묘한 말로 속이거나,
그도 아님 강제로 이 방에 데려온 거겠지.
솔직하게 자백한다면야 좋고.
그렇지 않겠다면 네놈을 배제한 뒤 방을 샅샅이 뒤질 뿐!
검은 수염
- 칫……적당히 좀 해라.
이 검은 수염은 확실히 악당이다만,
가슴을 피고 자랑하지 못할 째째한 악행은 이쪽에서 거절이다.
유녀와 러브에 빠질 때는 플라토닉하게!
제-대로 부모의 허락을 받은 상태로,
교회에서 식을 올리는 게 최고의
트루 엔드 루트거-든!
백모의 핫산
- 네, 네놈과 같은 남자에게 녀석은 넘기지 않앗!
난 절대로 허락 못한다고!
마슈
- 뭔가 이상한 대사의 응수가 돼버렸습니다만―――――
일단 사태를 진정시키도록 하죠, 선배!
(전투)
검은 수염
- 너-억 · 미!
졸자는 마이룸에서 피규어를 아끼고 있었을
뿐인데도 이 처우……너무 심한 게 아닌지-!?
백모의 핫산
- ……없군. 아니었던 건가.
검은 수염
- 처음부터 모른다고 말했는데에.
이제 막 겟한 참인 피규어도 망가지고……
으으, 검은 수염 울어버릴 것 같아, 훌쩍…….
백모의 핫산
- 에에잇, 리얼하게 울먹이지 마라, 기분 나빠.
검은 수염
- 쿠-웅!
마슈
- 안 됩니다 백모씨, 악랄한 검은 수염씨라 할지라도,
취미에 관해선 순수한 드리머이니,
그 취미를 전면 부정하는 게 설사 옳은 일이라 하더라도,
검은 수염씨의 정신 붕괴를 일으키게 될지도 모릅니다!
검은 수염
- 그 말은 즉 졸자를 매도하는 건 올바른 일이라고!
마슈씨까지 오늘은 너무 신랄한데요-!
→ 포기하세요……
→ 받아들이세요…… ◎
백모의 핫산
- ……하지만 착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곳에 녀석은 없었어.
그 사죄를 하지 않으면 안 될 테지.
검은 수염
- 사죄라고오!?
사과하면 이 피규어가 되살아날 거라 생각하는 거냐!
이건, 이 아이는 말이야아……엘프귀의 직공씨가 정성을 들여
손수 만든 일품으로, 재판은 꿈꾸지도 못하는―――――
백모의 핫산
- 흠. 그걸 고치면 사죄가 되는 건가?
그럼 나중에 『로도(露塗)』를 이곳에 데려오도록 하지.
검은 수염
- 뭐……라고……!?
고칠 수 있는 거?
백모의 핫산
- 후후, 백의 얼굴을 가진 우리를 얕보지 마라.
전과백반이 빛나는 건 전장만이 아니니.
『로도』는 그 이름 그대로, 여러 물건에 색을 입혀,
상대를 현혹시키는 면과의 달인.
분명, 조형에도 정통해 있었을 터.
마개조 같은 것도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 말했었지.
그 피규어를 더욱 네놈이 원하는 형태로 진화시키는 일도,
녀석이라면 콧노래를 부르며 해내줄 거다.
검은 수염
- …………!
용서함.

검은 수염
- 어어 우선 이 니하이를 건강한 맨다리로 만들어서
안경과 피리와 리본을 추가하고 옷은 반쯤 벗긴뒤 그 후에 겨드랑이를
(털썩)
마슈
- 앗. 방금 전 전투의 데미지 탓일까요,
검은 수염씨가 행복해보이는 얼굴로 기절을…….
백모의 핫산
- 그럼, 가장 수상쩍었던 후보가 빗나갔습니다만,
아직 포기할 수는 없을 노릇.
다음 후보지로 향하도록 하죠. 마스터, 마슈.
폐를 끼쳐 송구스럽습니다만, 안내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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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꼬여서 재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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