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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뇌피셜) 진실의 연구소와 샌즈

언갤러(58.233) 2024.02.27 00:42:36
조회 528 추천 10 댓글 8

진실의 연구소 기록을 보고 떠오른 게 있어서 써 봄. 연구소 기록을 여기에 다 적기에는 너무 기니 생략하고 중요한 일부만 적을 예정. 전체 내용이 궁금하면 나무위키에 알피스 치면 나옴.


기록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음.

알피스는 아스고어의 지시로 영혼과 의지의 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함. 연구를 위해서는 영혼이 필요한데, 괴물의 영혼을 강제로 뽑아내면 괴물이 죽어버리는데다 괴물의 영혼은 괴물의 죽음과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연구에 쓸 수 없었음. 그래서 인간의 영혼을 대신 사용했고, 인간의 영혼이 괴물의 영혼과 달리 죽음 이후에도 잔류하게 하는 힘인 "의지"를 추출해내는 데 성공함. 이후 알피스는 혼수상태에 빠져 곧 죽게 될 괴물들의 육체에 의지를 주입하여, 그들의 영혼이 인간의 영혼처럼 죽음 이후에도 남아있을지 확인하려고 함. 또 실험 과정에서 괴물이 괴물의 영혼을 흡수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어, 인간도 괴물도 아닌 꽃에게 의지를 주입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증을 가지게 됨. 그런데 예상과 달리 곧 죽을 줄 알았던 괴물들이 한 명도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멀쩡히 돌아다니며 대화하는 모습까지 보게 됨. 어쨌든 실험을 통해 목숨 여럿을 구한 셈이 되었으니 나름 만족하고 괴물들을 가족들에게 돌려보내기로 했으나... 알다시피 괴물의 몸은 의지를 담기에는 너무 약하기 때문에, 괴물들은 살아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녹아버려 융합체가 됨.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지를 주입한 꽃까지 사라져버렸고, 절망한 알피스는 쓰레기장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게 됨.


내용만 보면 딱히 이상한 점이 없음. 그런데 몇몇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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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기록

I've chosen a candidate.

후보를 정했다.


I haven't told ASGORE yet, because I want to surprise him with it.

아스고어에게는 아직 말하지 않았다. 이걸로 그를 놀래켜 주고 싶으니까.


In the center of his garden, there's something special.

그의 정원 한가운데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The first golden flower, that grew before all the others.

첫 번째로 자라난, 최초의 황금 꽃.


The flower from the outside world.

바깥 세계에서 온 꽃.


It appeared just before the queen left.

그 꽃은 여왕이 떠나기 직전 나타났다.


I wonder...

궁금해...


What happens when something without a SOUL gains the will to live?

영혼이 없는 존재가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어떻게 될까?

--------------------------------------------

보다시피 꽃에 의지를 주입하는 실험을 처음 계획한 것은 알피스임. 이 실험은 아스고어가 지시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아스고어 몰래 진행해서 그를 놀래켜 주려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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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기록

things aren't going well.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none of the bodies have turned into dust, so I can't get the SOULs.

단 한 구의 육체도 먼지가 되지 않아, 영혼을 얻을 수가 없다.


i told the families that i would give them the dust back for the funerals.

유족들에게 장례식에 쓸 먼지를 돌려주겠다고 말했는데.


people are starting to ask me what's happening.

사람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지 묻기 시작한다.


what do i do?

어쩌지?

--------------------------------------------

괴물들에게 의지를 주입하는 실험이 실패하자 불안해하는 모습. 9-13, 16-21번 기록은 소문자로 기록되어 있는데, 소문자 하면 떠오르는 괴물은 당연히 샌즈임.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이 기록을 쓴 게 샌즈라고 단정할 수는 없음. 11번 기록에는 뜬금없이 메타톤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이 기록 역시 소문자로 써 있음. 메타톤은 알피스가 만든 로봇이기 때문에, 알피스도 일부 기록을 소문자로 썼음을 알 수 있음. 또, 대문자가 포함된 14·15번 기록은 괴물들이 융합체가 되기 직전, 깨어나서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아, 실험이 잘 진행되고 있을 때에는 대문자를 포함하여 기록을 작성했고, 계획대로 되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소문자로만 작성한 것으로 보임. 9번 기록을 잘 보면 1인칭 대명사 I를 대문자로 쓰기도 하고 소문자로 쓰기도 하는데, 이게 알피스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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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기록

experiments on the vessel are a failure.

그릇에 관한 실험은 실패다.


it doesn't seem to be any different from the control cases.

통제군과 비교해도 아무런 차이가 없어 보인다.


whatever. they're a hassle to work with anyway.

아무래도 좋다. 애초부터 번거로운 일이었으니.


the seeds just stick to you, and won't let go...

씨앗들은 그저 달라붙어서는, 놔주지를 않는다...

--------------------------------------------

seeds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꽃에 관한 실험으로 보임. 이것도 역시 실패. 그런데 8번 기록에서 아스고어를 놀래켜 주려고 한다고 했던 것과는 반대로, 아무래도 좋다, 애초부터 번거로운 일이었다며 상당히 시니컬한 태도를 보임.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본인이 아스고어를 놀래켜 주고 싶다고 해 놓고 '애초부터 번거로운 일이었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됨. 뿐만 아니라 기록의 전반적인 어투 자체도 9번 기록에 비해 건조하고 딱딱함. 9번 기록은 실험이 잘 풀리지 않는다(aren't going well)고 완곡하게 표현하는데, 10번 기록은 실패(failure)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함.

정리하면, 알피스는 아스고어가 지시한 실험 외에 꽃에 의지를 주입하는 실험을 계획하였으나, 아스고어가 지시한 실험에 몰두하느라 시간을 내지 못했고, 샌즈에게 대신 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보임. 샌즈가 원래 과학자였다는 떡밥도 있고, 이 가설대로라면 기록에 번거롭다는 말이 적혀 있는 것도 설명됨. 샌즈는 만사에 귀찮아하는 성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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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 기록

nothing is happening.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i don't know what to do.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i'll just keep injecting everything with "determination."

앞으로도 그저 모든 실험체에게 "의지"를 계속 주입할 것이다.


i want this to work.

이것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

이 기록 역시 10번 기록 못지않게 어투가 건조함. everything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샌즈는 꽃에 관한 실험이 실패한 뒤, 알피스를 도와 아스고어가 지시한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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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 기록

one of the bodies opened its eyes.

육체들 중 하나가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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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 기록

Everyone that had fallen down...

쓰러졌던 모두가...


... has woken up.

... 깨어났다.


They're all walking around and talking like nothing is wrong.

그들은 주변을 돌아다니며 아무 문제도 없다는 듯 대화하고 있다.


I thought they were goners...?

가망이 없을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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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와 알피스의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두 기록.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한 명이 깨어난 것과 모두가 깨어난 것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13번 기록은 딱 한 줄인 반면 14번 기록은 말줄임표까지 써 가며 비교적 장황하게 서술해 놓음. 만약 알피스가 13번 기록을 썼다면 쓰러졌던 괴물들 중 하나가 눈을 떴다. 설마... 다시 살아난 건가? 다른 괴물들에게도 같은 결과가 있기를... 이런 식으로 썼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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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기록

the flower's gone.

꽃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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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의 건조한 기록은 여기서 정점을 찍음. 정황 상 꽃에 대한 실험이 실패한 후 (실패한 줄 알았다는 게 더 정확하겠지) 알피스를 돕다가 꽃에 대한 내용은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꽃이 사라진 걸 보고 작성한 것으로 보임.


타임라인으로 정리해 보면

1. 아스고어가 알피스에게 영혼에 대한 실험을 지시함.

2. 알피스는 아스고어가 지시한 실험을 진행하며, 꽃에 의지를 주입하는 실험을 추가로 계획함.

3. 그러나 시간 부족으로 인해 이 꽃 관련 실험은 샌즈에게 맡김. 그러나 샌즈는 실험에 실패함.

4. 이후 샌즈는 알피스와 함께 아스고어가 지시한 실험을 함께 진행함.

5. 의지를 주입받은 괴물들이 깨어나자, 샌즈는 손을 뗐고 알피스는 그들이 살아난 줄 알고 기뻐함. 그러나 최종 결과는 알다시피 융합체 엔딩.

6. 실패한 줄 알았던 꽃 관련 실험은 사실 성공적이었고, 그렇게 태어난 플라위는 어딘가로 사라짐.

7. 실험이 실패하여 절망한 알피스는 쓰레기장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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