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씨의 의문은 나도 오래 동안 의문을 품어온 분야죠.
밀덕이 아닌 내 입장에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독일의 포위 섬멸전과 소련의 종심 작전은
창과 방패의 대결로 이해될 거 같군요.
전쟁은 인류가 역사라는 학문을 만들기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하오.
인류 문명이 등장하기 전부터 인간은 맹수와 인간을 상대로 투쟁을 벌여 왔소.
인간이 도시를 만들면서부터 문명 시대가 도래했고, 도시 국가들 간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본격적인 전쟁이 발생하지.
고대인들은 망치와 모루라는 전술을 최초로 개발하죠.
보병의 방호력과 기병의 기동성을 이용한 전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반적으로 쓰인 전술이오.
밀집 대형을 이룬 보병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대치를 하면 기병은 우회해서 적의 측면을 공격하는 방식이오.
마치 대장간에서 망치로 모루를 치듯이...보병이 모루, 기병이 망치 역할을 하는 거지.
적은 앞 뒤로 공격을 받아서 패배한다.
이런 전술은 유럽과 아시아의 모든 문명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쓰였기 때문에 너무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하면서도 매우 심오한 전술이오.
우리가 보기에 단순히 적의 앞 뒤로만 치면 되는 거 같지만, 타이밍과 조합, 배치가 매우 세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져야 하오.
아군의 보병이 적의 보병을 막아내는 사이에 기병이 적의 기병을 격파한 뒤에, 적 보병의 뒤를 공격해야 하거든.
만약 아군 보병이 먼저 붕괴되거나, 아군 기병이 적 기병에게 패배해서 측면을 내주는 경우에는 패배하게 되오.
그래서, 기본적으로 망치와 모루의 전술을 사용하면서도 천재적인 지휘관들은 독창적인 변칙들을 가미하게 되오.
역사에 기록된 전술가 중에 가장 독창적이면서 완성도 높은 망치와 모루 전술을 최초로 창안한 이가 바로 알렉산더의
아버지 필리포스였지.
필리포스가 오랜 기간 동안 이룩해 놓은 훌륭한 전술 덕분에 알렉산더의 세계 정복이 가능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요.
이렇듯 망치와 모루 전술은 오래 동안 전장을 지배해 왔는데,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유럽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오.
총포 등 원거리 무기의 급격한 발전과 기관총, 전차, 항공기 같은 신무기의 등장이 그것이오.
과거에는 보병들끼리 격돌하면서, 팽팽한 접전을 유지하면 기병이 배후를 돌아서 적 보병을 치는 방식이
자동 화기와 총포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불가능하게 됐지.
그래서, 1차 대전에서 등장한 신전술이 바로 종심방어요.
철조망, 참호, 기관총, 대포로 구성된 기다란 방어진을 여러 겹으로 차례로 겹쳐놔서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전술이오.
공격하는 보병은 방어진에서 쏟아지는 무지막지한 화력에 노출되면서 진격해야 하오.
제1 방어진을 돌파한다 해도 뒤에 2, 3, 4 번째의 방어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축차 소모를 하다가 결국 소멸되고 말지.
종심 방어는 독일과 연합군 양 측이 사묭했기 때문에 1차 대전 내내 지루한 참호전이 계속되오.
연합군보다 자원과 인구가 딸리는 독일은 결국 장기적인 소모전을 견디지 못하고, 1차 대전에서 패하고 말지.
1차 대전의 패전을 연구하던 독일은 일명 전격전으로 불리는 포위 섬멸전을 생각해 냈고, 2차 대전을 일으킨다.
아이러니칼하게도 포위 섬멸전은 태고적의 망치와 모루 전술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것이오.
망치 = 기갑 , 모루 = 보병을 주축으로 항공기라는 최신 병기를 덧붙여서 현대적인 망치와 모루 전술을 창안했지.
독일군의 신전술은 먼저 항공기의 지상 폭격으로 적의 방어선을 맹타하면, 전차가 돌격해서 방어선을 붕괴시키고
뒤이어 보병이 진격해서 승리를 확정한다.
쿠르스크 전투에서처럼 적의 방어선이 강고하면 전차는 방어선을 우회해서 배후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었지.
전술의 근본 개념은 망치와 모루 전술에서 근원하는 데, 보병이 아닌 항공기와 전차가 주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렇듯 독일의 포위 섬멸전과 소련의 종심작전은 이렇듯 근본적으로 망치와 모루 전술에서 연원했다고 보더이다.
소행도 망치와 모루 전술에 대해 이해한 뒤에야 조금 감이 잡히더이다.
보병의 방호력, 기병의 기동성
물론 현대 무기의 발전으로 인해 주력이 전차, 항공기로 변모했지만
사상과 운용 원리는 결국 고대부터 존재해온 망치와 모루와 다를 바 없다고 하오.
내가 그동안 여러 자료를 봤지만, 오르카님이 종심작전을 가장 쉽게 쓰신 거 같소.
그 님의 주장에 따르면 독일과 소련의 작전술은 운용에서 거의 유사하지만, 주력 개념에서
차이가 난다고 했소.
독일은 공격에 주력해서, 적의 전력을 파괴한다면
소련은 방어에 주력해서 적의 종심을 파괴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했소.
쉽게 말하면 창과 방패의 대결이랄까?
오르카님의 글은 그 동안 봐온 글 중에서 가장 쉽고 평이하니까 초보자가 참고하기 좋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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