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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본 20일 공청회 정리

그때그넘(61.102) 2007.03.21 12:07:37
조회 2821 추천 0 댓글 63



오랫만에 긴 글이 될듯해. 텐션 유지하고 읽어주기바래.

내 소개를 하자면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사건을 접하고 그간 경희대 자유게시판과 디씨 경희갤을 오가며 사건의 추이를 지켜본 사람중에 한명이야. 잡설은 줄이고, 먼저 본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총여가 어떤 생각으로 이 사건을 다뤄왔는지 본심을 파악하는것이 매우 중요해. 왜냐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온 것과 총여가 생각해온 것은 알고보면 안드로메다와 지구사이만큼의 먼거리가 있거든. 이 거리가 얼마나 먼 거리냐면 우리가 지금까지 총여에게 했던 모든 비판, 그리고 두번에 걸쳐 있었던 공청회가 모두 뻘짓이 될만큼 멀고도 먼 거리야. 어째서인지는 천천히 설명할께.
귀찮더라도 총여가 3월 5일에 \'경희구성원께 총여학생회가 진심을 담아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입장표명한 글을 반드시 새창으로 하나 더 띄워놓고 읽어주길 바래. 이 글은 경희대 포럼의 주소를 올릴께.

<U>http://community.khu.ac.kr/forum/content?cid=0000B&ceid=00qNb&go=1&listype=0&from=&rnum=1</U>


자 시작하자.

20일 이전까지(그러니까 공청회를 다녀오기 전까지) 내 입장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아.

난 기본적으로 여성이 성적인 측면에서 약자쪽에 놓여있고, 성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법적으로 보호받는 면에 있어서도 여자쪽이 불리한 쪽에 있다고 생각해. 따라서 여자쪽에 그에 맞는 핸디를 주는것도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고 총여나 성폭력특별위원회 같은 기구들도 물론 필요하다고 봐. 경희대 총여 말대로 어떤 여성에게 험한 일이 생겼을 때 수치심과 혼란으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신해서 싸워줄 수 있는 대상이 반드시 필요하겠지.

그러나.
이번 사건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총여가 피해자를 \'대신해서 싸우는 과정\'에서 월권과 섣부름이 강력히 의심되는 사건이야. 다들 알고 있겠지만 중요한 것 몇가지만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아.
먼저 애초 사건 접수 이후부터 신고인과 피신고인을 총여 마음대로 피해자와 가해자로 못박고 출발 및 접근한 점(이건 공청회에서도 여러번 논의가 오갔던 부분인데 법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라고 해서 재판에서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범죄인이라고 불러서는 안돼. 또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의 책임은 기소자인 검사에게 있고, 피고인 자신은 무죄임을 적극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없어), 검찰의 조사가 진행중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식의 결과도 나오기도 전에(결국엔 무혐의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어)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을 대내외에 알린 점, 여기에 따라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과 이 기자회견이 실질적으로 교수의 직위해제까지 몰고간 원인이었다는 것, 그 후에 검찰의 서교수님에 대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다음에도 불분명한 입장표명으로 일관했다는 점등을 살펴보면 이건 누가봐도 총여의 월권과 뻔뻔함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어. 나도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해왔고.

지금까지 총여는 이같은 의문에도 불구하고 사과는 커녕 \'성폭력 재발 방지\'니 \'예방 차원에서 학우들의 의견을 듣고싶다\' 라면서 물타기 식의 주장만 계속 해왔어. 여기에 대해 이 글은 어제 다녀온 공청회의 정리도 있지만 어째서 총여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점을 밝히려는 것에 비중이 더 실려있어. 이 점 참고하고 다 아는 얘기 자주 쓰더라도 하나하나 매.우.중.요.한. 이야기니까 차근차근 읽어주기바래.

위에서 적은 이야기까지는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간의 정보와 자료를 통해 잘 알고 있는 사실일거야. 나도 처음엔 도대체 얘네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싶어 큰맘먹고 어제(20일) 비상대책위원회(어제의 공청회 분위기는 전혀 비상도 아니었고, 대책은 더더군다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난 아직도 이 기구가 무슨 역할을 하기 위해서 이런 이름 붙여졌는지 모르겠어. 그렇다고 욕하는건 아니지만.) 주최의 공청회에 참석했어. 공청회는 코리안 타임을 준수하여 정시보다 15분 정도 늦은 5시 15분 경 시작됐고. 참석인원은 약 100명 정도야.

우선, 참석자.

참석자는 총여학생회 회장, 부회장, 사무국장, 그리고 지난 1월 18일 기자회견에 총여와 함께 목소리를 높였던 3개 단대 학생회장 유일하게 법합과 학생회장이 참석했어. 나머지 2명은 회의가 있어서 불참이라고 들었고.
그리고 프린트 된 10쪽짜리 공청회 자료가 모두에게 돌려졌는데 내용은 여총의 그간 기자회견문 및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나왔던 3월 5일의 입장표명에 대한 글(말 잘듣는 횽들이라면 지금 새창으로 하나씩 띄워놓고 있겠지? 아니라면 위로 올라가서 링크 누르고 새창으로 하나 띄워놔.), 그리고 기자회견에 동참했던 3개 단대 학생회장(법대, 문과대, 정경대)의 입장표명 등이 있었어. 참고로 3개 단대 학생회장의 입장 표명 글은 난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 표명 내용이나 공청회에 유일하게 참석했던 법대 학생회장 말을 들어보면 어쩐지 \'입 조심, 그리고 그냥 조용히 여총 뒤로 가서 숨자\'는 기색이 역력했어. 물론 이건 까자는게 아니라 내 주관적인 느낌이야. 어차피 난 얘네들은 여총의 10분의 1도 취급 안하기 때문에 까봐야 삽질이고.

자 그래서 본격적으로 공청회 시작.

난 회의 전 과정을 아이리버로 녹음했고,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내내 들었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듣고 있기 때문에 이 분에 대해서 누구보다 자세한 전달이 될거라고 생각해.

우선, 질의응답이 있기 전에 총여의 입장표명과 3개 단대 학생회장의 입장표명이 있었어. 이건 경희대 포럼에서 글을 남겨준 김현성 횽아도 정리글에서 빼놓은 부분인데 어쩌면 빼놓은 것도 당연해. 총여의 입장 표명은 지금까지 해왔던 말을 되풀이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고, 3개 단대 학생 회장중에 유일하게 참석했던 법대 학생회장은 \'자료에 나온 입장 표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말로 스피치를 패스했거든.
다른건 몰라도 총여의 새로운 입장표명 부분은 어떻게든 녹취해서 텍스트화 해보려고 했지만(지금 생각해보면 왜 총여의 새로운 입장표명이 공청회 자료로 작성되지 않고 마이크를 통해 들어야 했는지도 의문이야) 말했듯이 어차피 지난날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는 수준이라 녹취할 가치가 없어.

그 다음 순서는 질의응답. 슬슬 본게임이지?

첫 부분은 기초적인 질문으로 시작됐어. 정리하자면...
법에서도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게 있는데 니들은 그것부터 아예 무시한거 아니냐, 그리고 앞서 미리 보도가 되었고 아니고를 떠나서 총여의 기자회견이 사회적으로나 학내적으로 기폭제가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 아니냐, 심지어 약간의 감정을 섞어 \'그럼 그 분은 뭐가 되느냐. 니들 판단 잘못한거 가지고 그 분은 그간의 경력, 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수많은 제자들 한순간에 다 없어지지 않느냐\' 라는 질문(물론 이 질문은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에 섞여 묵살됐지)까지 나왔어. 이 다음 부터는 녹음 내용을 신중히 들으면서 정리해줄께. 하지만 그전에 알아둘게 있어.

쉬는시간 전까지의 질문을 종합해보면 사실 내용면에서 지금까지 경희대생을 포함해 우리가 경희대 총여에게 던져온 질문과 크게 다르지 않아. 물론 총여의 답변도 그간의 답변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
그러나, 소득이 한가지 있었는데 자리가 자리인 만큼 어떤 분위기가 작용해서인지 질문의 접근도가 슬슬 높아졌다는 거야. 이 날 분위기가 페이스 투 페이스라서 그런지, 아니면 공청회라는 자리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어. 약간이지만 감정적으로 치달았던 것도 사실이고.
그 때문에 총여에서도 그간의 입장표명보다 조금 더 솔직히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 (나로서는 행운이야)
다시 말하지만 이때의 질문은 그간 우리가 총여에게 던진 질문과 비슷해. 총여는 지루하게도 그간 해왔던 답변과 입장표명에서 해오던 답변을 계속 반복했고. 하지만 바로 이 점이 중요해. 총여가 반복해서 말해왔던 것의 바닥에는 우리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생각이 담겨있단말야. 슬슬 무서운게 나오니까 잘 들어봐.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다음에 쓰는 내용중에서 내가 녹음한 내용을 듣고 요약한 공청회 내용들과 내 주관이 담긴 생각들은 점선으로 구분했어. (공청회 내용은 녹음한 음질이 나빠서 완벽히 옮기지 못하고 요약으로 옮길수밖에 없는점 양해 바랄께. 최대한 녹취의 형태에 근접하기위해 주관은 되도록 빼고 옮겼다는 점만 알아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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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총여가 어떤 자격으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런식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은 분명히 섣부른 판단 아닌가.

(답변)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기란 많은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벗어나고자 학내에서는 따로 제도를 만들고 성폭력특별위원회를 두어 피해받는 여성들을 보호하고 있다. 교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성폭력특별위원회에서 조사를 하여 판단을 한다. 우리는 그 판단에 따라 이번 사건을 성폭력 사건으로 규정한 것이며 따라서 무죄추정의 원칙과는 무관하게 우리는 가해자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질문 - 약간 격해짐)
무죄추정의 원칙을 잘 못 이해하시는 것 같은데 어느 누구든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범죄자 내지 가해자로 취급하지 말 것을 헌법에 명시한 것이 무죄 추정의 원칙이다.

(답변 - 약간 격해짐)
원칙은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는거라고 생각하며 마찬가지로 학칙 및 학교내 제도 또한 같은 의미에서 적용할 수 있을거라고 본다. 회칙 및 성폭력 특별법 등등 이런것에 의거해서 학칙이 있는 것이고 그 안에서 세부적으로 학교에 있는 구성원들의 입장이나 이런것에 따라서 만들어진 것이고 그것의 적용 또한 단체마다 다를 수 있다.

(이 다음부분은 중요한 부분이면서 비교적 잘 들리기 때문에 - 이 부분에서 발언자의 목소리가 힘에 넘쳤음 - 발언 그대로 옮깁니다.)

법적인 것은 무조건 따라야한다, 난 이렇게 정의하는 건 아닌거에요. 그러니까 저는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헌법을 높게 치고 계시는 건데 저희는 그걸 무시한겠다는 것이 아니라 학교 자체적인 절차가 있고 그것이 학생들의 동의에 의해 만들어진것이고, 그것이 법 테두리 안에서 세부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절차에 거쳐 이렇게 처리한것에 문제가 없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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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이 날 얻을 수 있었던 첫번째 소득이야.

이 날 공청회의 목적은 무엇일까? 총여에게 사과를 요구하느냐, 이건 현실적으로 거리가 멀어. 총여를 설득하느냐. 이것도 힘든 일이야. 니들은 안가봐서 몰라. 난 공청회가 진행될 수록 더 절감했어.
그렇다면 이날의 요점은 하나밖에 남지 않아. \'과연 총여의 진의는 무엇이냐\' \'도대체 총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거 뿐이야. 바로 위 질답에서 여기에 대한 첫번째 해답을 얻은거야.

이 발언 그리고 3월 5일의 입장표명글을 비교해서 분석해보자. 입장표명글은 좀 애매했지? 하지만 공청회에서의 이 발언은 보다 총여의 생각을 드러내놓는 내용이었거든. 말하자면 공청회에서의 여총 발언을 로제타석 삼아 입장표명글을 해독했다고 표현할수도 있을거야.

3월 5일의 입장표명글에서 총여가 힘주어 말하는 단어 두가지가 있어. 바로 \'원칙\'과 \'진심\'이야. 아마 너희들 다 읽어보았겠지만 여기서 원칙이 뭘 말하는거고 진심이 뭘 말하는건지 제대로 이해하는 넘들은 별로 없을거야. 글부터 가리산 지리산이잖아. 왜 이런지 알아? 할말은 해야겠는데 사정상 다 못하니까 이렇게 된거야. 내가 이제 이 두단어를 중점으로 까발려줄께.

다들 위의 총여 발언을 염두에 두고 먼저 원칙이 무얼 의미하는지 해석해볼까. 다음은 3월 5일의 입장표명글의 일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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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건판결에서 균형 잡힌 시각은 찾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성폭력 사건에서 균형 잡힌 양팔저울을 기대하기란 너무나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성폭력 사건은 현장범이 아닌 이상, 대부분 ‘증거 불충분’이란 이유로 패소합니다. 피해자는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이겨내는 것도 모자라, ‘그 사람이 그럴 리가 없다’, ‘그러게 조심하지 그랬냐’ 등의 피해자 책임론에 휘말리게 됩니다. 성폭력의 모든 입증 책임이 피해자에게 달려있으며, 이 증거입증 과정도 9가지가 맞더라도 단 한 가지가 모자라면 ‘증거 불충분’으로 피해사실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또, 증거를 제시하더라도 ‘합의된 성관계’아니냐는 공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MBC PD수첩의 ‘강간죄를 개혁하라’라는 방송 분을 보면 지금의 성폭력 판결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혹여나 가해자가 사회적 명망가이거나 상당한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피해자가 넘어야 될 장벽은 몇 겹이나 더 두꺼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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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알 것 같아?
지금까지 총여는 입장글에서 지금의 원칙과, 훗날의 피해자들을 위해 우리가 사과해서는 안된다는 식의 애매한 주장으로 사과를 거부해왔어. 여기서 원칙은 뭐고, 훗날의 피해자를 위해 사과해서는 안된다는 건 또 뭘까? 난 머리가 나빠서인지 여태 들여다보고서도 몰랐어.
하지만 어제의 발언을 되돌려본다면 이해가 쉬워. 요컨대 여총은 성폭력 관련법이 이 모양으로 생겨먹었으니까 자기네들은 자기네들의 법을 만들어 집행했다는 것이고, 그런 자신들의 법에 대단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아. 그래서 이번에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글에서는 빙빙 돌려말하고는 있지만) 자기네들의 행동이 자신들과 성폭력특별위원회의 결론을 통해 내려진 것이므로 전혀 사과할 필요가 없으며, 한점 부끄럼 없이 떳떳하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자기네들의 법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심지어 이번 사건의 서교수님이 무혐의 결론이 났어도) 사과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야. 이게 경희대 여총 발언의 요지야.

내가 재미있어 하는건 그렇다면 이런 설명을 사과 요구에 따른 입장표명 글에서 어째서 제대로 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야. 뭐하러 돌려말해. 간단하게 우린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정당하고 따라서 사과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대충 이러면 간단하잖아? 하지만 그랬다가는 사건이 일파만파 커질 것 같으니까 원칙이니 뭐니 애매하게 돌려말한거지.

그럼 여기서 잠깐 여총이 말한 성폭력특별위원회에 대해서 알아볼까.
그 성폭력특별위원회라는게 구체적으로 어떤 기구인지는 나도 잘 몰라. 내가 경희대생이 아니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경희대생이라고 해도 대개는 나와 같을 거라고 생각해.
공청회에서 들은 바로는 - 위에도 적었듯이 - 이 회는 학내에서(물론 이 경우 경희대를 말하는거겠지. 여총쪽의 발언에도 이것이 학교마다 있긴 하지만 세부규정은 각자 다르다고 인정하는 부분이 있어.) 성폭력이라고 의심되는 사건이 있을 때 법의 테두리를 넘나들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물리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곳이야. 법에서는 피해자 가해자 구분을 하지 못하는 상태더라도 성폭력특별위원회에서 이거 성폭행이다 그럼 그날부터 한쪽은 가해자고 한쪽은 피해자가 되는거야. 기자회견? 얘네들은 떳떳한거야. 왜냐. 검찰 조사는 검찰 조사고 자기네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성폭력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기자회견 한거거든.(녹음 음질이 안좋아 그대로 옮기지 못했지만 여총쪽에서 거의 틀림없이 이렇게 말한 부분이 있어) 그러니 우리가 그동안 검찰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니들이 뭔데 기자회견을 하고 학교를 압박해서 교수를 내쫓냐는 비난했던건 얘네들한테는 개뻘짓이었던거야. 알겠니? 우리 삽질했다니까.


여기까지는 그냥 에피타이저라고 생각해. 핏물 줄줄 흐르는 레어 스테이크가 곧 나오거든.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잘 들어봐.

앞에서 내가 여총이 입장표명글에서 강조한 \'원칙\'과 \'진심\' 두 단어를 두고 얘네들을 분석한다고 했지. 이번엔 \'진심\'에 대한 부분이야. 입장표명글에서 \'원칙\'이라는 단어는 6번 나오고 \'진심\'이라는 단어는 9번 나와.

다음은 어제 공청회에서 휴식시간 직전에 터진 알짜 질문에 알짜 답변이야. 집행부 구성이 어떻냐는둥 하나마나한 질문 속에서 터진 알짜 질문이기도 하거니와, 내가 원했던 바를 아주 정확히 정곡으로 찌른 질문이라 난 속으로 미칠듯이 기뻤어. 쓰잘데기 없는 질문들 다 집어치우고 반드시 이 질문은 나와야했거든. 물론 총여의 대답도 날 기쁘게 해주었지.
이건 대단히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잘 들리지는 않아도 최대한 옮기려고 노력했고 이 부분만 mp3 파일로도 잘라서 편집도 해뒀어. 질문한 횽아는 누군지 모르겠고 말줄임표(....)는 말을 더듬었다는게 아니라 잘 안들린 부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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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계속 말씀하시는데 어느 선에서 계속 겉돌거든요 우리나라 ....가 어떻다 신고율이 어떻다 얘기하시고.... 진짜 중요한게 이 사건이 이게 진짜 성폭력인가 이게 중요하다고 보는데, 결국엔 그렇다 아니다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총여께서는 이번 교수님 관련 사건을 성폭력 사건으로 보는지 그것에 대해 대답해주십시오.


답변 -
총여학생회에서는 이 사건을 성폭력이라고 판단하구요 이 판단은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일방적으로 총여학생회에서 판단한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성폭력특별위원회에서 같이 판단한것이라고 말씀 드렸고 입장부분에서 발표를 했지만 거기에 대한 부분은 빠지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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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알겠니?

총여는 그러니까 지금까지도 이번 사건을 성폭력 사건으로 보고있는거야!! 놀랍지 않아? 난 여기서 완전 뻗어버렸어!!

흥분을 가라앉히고 잘 생각해봐.

이 발언은 세가지를 의미해.

첫째는 지금까지 우리가 여총에게 물었던 모든 질문들이 뻘짓이었다는 거야. 우리는 서교수님이 재판까지도 가지않고 혐의없음으로 기소마저 되지 않았는데 어째서 여총이 이렇게까지 고자세냐고 따졌잖아. 당연히 그럴수밖에 없지. 여총 입장에서는 일차적으로 자기네들 \'원칙\'에 따라 기자회견도 하고 서교수님을 직위해재했던 것이고, 이차적으로는 아직까지도 서교수님을 간강범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일어나는 대내외적 압력에 대해 떳떳할 수 있다는거야.

둘째로, 여총이 지금까지도 서교수님을 강간범으로 규정하고 있었다는 속마음만 알면 지금까지 여총이 해왔던 암호문 같은 입장표명도 해석이 가능하다는거지. 바로 그 \'진심\'에 대한 부분이야. 자 다시 3월 5일의 입장표명 글을 옮겨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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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스무날을 그렇게 보내면서, 들었던 생각은 ‘진심’이란 정말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여론에 몰려서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마음을 거짓으로 표현하거나, 혹은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은 진심이 아닐 것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소위 ‘물타기’ 같은 행위 역시 진심과는 거리가 먼 비겁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모든 학우분들과 직접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정말 좋으련만’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새어나오는 것을 느낄 때면, 때로는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나 협소하게 느껴집니다. 부디, 저희들의 마음이 진심으로 전달될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뿐입니다.

(중략)

우리는 일상에서 ‘진심’이 통하지 않는 경우를 종종 접합니다. 그 이유는 십중팔구 실제로 그 마음이 진실 되지 않은데 있습니다. 잠깐의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거나,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여 책임의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행했던 수많은 일들은 진심보다는 그 사건의 근본적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문제를 책임지려 하지 않는 상황만큼 답답한 경우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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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아마 이 부분 읽으면서 다들 무슨 소린지 몰랐을거야. 대체 진심이란게 뭐냐. 진심을 전하고 싶다는데 니들 그 진심이 대체 뭐냐.
입장표명글의 흐름상으로만 봐서는 일견 이 진심이 \'여학우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에 맞서 싸우려는 순수한 생각\'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워.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논리에 맞지 않아. 단순히 여학우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뜻에서의 진심이라면 서교수님이 무혐의로 결론이 난 이상 사과든 뭐든 하는게 옳으니까. 그렇잖아. 과거(기자회견 등등의 사건)야 자신들의 \'원칙\'에 따라 행동을 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과가 무혐의로 나왔다면 어쨌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제대로 사과를 하고 판단 미스에 따른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여학우를 위한 진정한 대변자의 모습일꺼야.
하지만 경희대 여총은 여전히 서교수님 사건을 성폭행 사건으로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사과는 커녕 \'판단미스의 재발방지\'가 아닌 \'성폭력의 재발방지 논의\'를 자꾸 꺼내는거야.

이제 위에서 말하는 \'진심\'의 의미를 알 수 있을것 같아? 모르겠다고?
여총이 진짜 말하고 싶은건 \'아니에요. 그게 아니에요. 서교수님이 강간범이에요. 이게 우리의 진심이에요.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세요!\' 라는 거야. 3월 5일의 입장표명글을 다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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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몰려서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마음을 거짓으로 표현하거나, 혹은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은 진심이 아닐 것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소위 ‘물타기’ 같은 행위 역시 진심과는 거리가 먼 비겁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모든 학우분들과 직접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정말 좋으련만’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새어나오는 것을 느낄 때면, 때로는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나 협소하게 느껴집니다. 부디, 저희들의 마음이 진심으로 전달될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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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총이 지금까지 대놓고 말하고 싶었던건 서교수님이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이야. 답답하지. 분명히 성폭행범이 맞는데 애들은 자기들을 이런식으로 몰아세우니.
어제 공청회에서도 \'우리는 이 사건을 성폭행 사건으로 보고있다\' 라고 말하면서 \'입장표명 때마다 빠지지 않은 부분이다\' 라고 덧붙였지만 사실 \'법적 처분과는 별도로 우린 그 사람을 성폭행범으로 규정한다\'는 표현은 어딜 봐도 없어. 왜냐. 그렇게 했다가는 가뜩이나 시끄러운 세상 더 시끄러워질게 뻔하거든. 그러니 저렇게 돌려서 말할 수 밖에 없는거야. 난 머리가 둔해서 그런지 이렇게 돌려 말하는걸 여태 이해하지 못했어. 하지만 여총이 아직까지도 서교수님을 강간범으로 찍고있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그간 애매했던 입장 표명글들이 신기하게도 눈에 쏙쏙 들어와.
여총 입장에서 모든 학우들과 무릎을 맞대고 얘기하고 싶은건 이번 사건이 명백히 성폭행 사건임을 널리 알리고 앞으로 재발방지와 예방에 같이 힘써보자는 뜻일거야. 그런 여총을 가지고 우리는 \'물타기\'라고 비난했으니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야.

여기까지 생각해보면 그저께(19일)에 있었던 여총 주최의 공청회 내용도 이해가 가. 그 공청회 주제가 성폭력 예방과 재발방지에 대한 논의였지? 이거 두고 다들 말 많았잖아. 무혐의 결론이 났는데 어이없게 무슨 성폭력 예방이며 재발방지에 논의냐. 뻔한 물타기다. 나도 같은 생각이라서 안갔어.
하지만 여총 입장에서보면 이게 당연한거야. 왜냐하면 서교수님 사건은 얘네들한테는 지금까지도 강간 사건이거든. 그러니까 앞으로 \'서교수님 사건\'과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위해 우린 이런 주제로 공청회를 열겠다는거야.
또 있어. 어제 비상대책위원회 공청회에서도 여총쪽의 비슷한 발언이 있었어. \'우리는 이 자리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내용이 아니라 앞으로 재발방지와 예방에 대해 논의를 하고싶었는데 그런 분위기로 가지 않아 안타깝다\' 이랬거든. 나 포함 대개는 \'무슨 또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싶었지? 어제 공청회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여총을 까는 자리인데 여기까지 와서 \'재발방지 운운\'하는게 어이가 없었을 거야. 하지만 여총이 서교수님을 여전히 성폭행범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다 이해가 돼. 얘네들은 어제 자리에서도 \'앞으로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논의를 해보고 싶었던 거야. 그런 얘기 나오다 말이 안통하니까 \'우리에겐 아직도 서교수님이 강간범이다\'라는 발언이 결국 나온거지.


이 발언이 우리에게 던지는 세번째 의미는 지금 물러나 있는 서교수님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는 거야. 여기에 대해서는 더이상 말 안할께.




아무튼.
여기까지 말하면 혹시나 총여쪽에선 \'무슨 소리냐. 우린 여태 입장 표명할때마다 이 사건을 성폭행으로 규정했을 뿐더러 원칙에 따라 처리했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겠다는 말을 분명히 했다.\' 라고 따질 수도 있을거야. 이게 얼마나 웃긴 얘긴지 모르지. 이런 것들이 알게모르게 살짝 가려있다는 게 중요해. 이건 매직아이 같은거야. 총여 속마음을 모르고 있을땐 안보여. 하지만 총여 속마음을 알고나서는 거짓말같이 그림이 튀어나오거든?

3월 5일 이전에 2월 20일에 올렸던 총여의 입장표명 글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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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성폭력 사건과 관련 희망클릭 총여학생회 입장


‘피해자 무고죄 기소’라는 내용으로 2월 16일 기사가 인터넷으로 올라오면서 여러 가지 의혹과 해결 촉구의 글들이 학내 게시판으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이러한 사태로 오기까지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2월 16일자로 배포된 기사의 왜곡된 점에 대해 바로 잡고 이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주: A부분 시작) 11월 14일 처음으로 성폭력 상담실로 신고 되었습니다. 이후 가해자가 우리학교 소속이라는 것을 알고, 성폭력 상담실에서 성폭력 사건으로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성폭력 사건에 대한 유력한 증거인 가해자 정액 DNA 일치 반응 결과가 검찰 조사결과 나오면서 성폭력 특별위원회를 통해 사건처리를 위한 논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학내에는 교육기관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법적인 절차와는 상관없이 학내 성폭력 사건을 논의할 수 있는 성폭력 특별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특별위원회 회의를 거쳐 사건 조사를 하였으나 가해자가 조사에 대한 협조를 하지 않았고, 자신의 무고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 당국에서 성폭력 특별위원회 결정 사항에 대해 조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에 학교 측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후 가해자는 학교의 처벌결정 이후 별개로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하였고, 학교 안에서는 성폭력 특별위원회 안에서 결정된 것을 토대로 인사위원회를 통해 ‘직위해제’라는 징계를 내렸습니다. (주: A부분 끝)

지금 인터넷상에 올라온 기사에서는 “피해자 무고죄로 기소”라는 것을 “무고죄 판결 확정”처럼 이야기 하고, 사실 왜곡, 삭제 보도 하고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사건이 언론에 왜곡된 관점으로 보도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성폭력 사건을 함부로 공론화하여 다루었을 경우 자칫 의도치 않은 사건 공개나 신상 공개가 이루어질 수도 있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판단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건 정황상 몇 가지 판단해야 할 것들이 있어서 입장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건 추이에 따른 신중한 판단 및 대책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학내 구성원들이‘성폭력’문제를 바로보고 근절하기 위한 대안을 세우는 것으로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학내에서 앞으로도 성폭력 사건들이 존재할 수 있고 이것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와 제도적 보완 마련에 힘쓰겠습니다.

다시 한 번 신속하게 대책을 세우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 이번 주 내로 총여학생회에서 사건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중한 판단과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 성폭력이 근절되는 경희대로 만들어가기 위한 논의를 하겠습니다.


21대 희망클릭 총여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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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다들 봤을 거라고 생각해. 다들 이 글 처음 읽었을 때를 기억해봐. 아마도 처음 봤을때 중간(A 부분)의 사건 개요는 언뜻 변명 혹은 잘 봐줘야 \'경과보고\'의 나열로 보이다가 마지막에가서는 뜬금없이 \'근절\'이니 \'대안\'이니 하는 얘기로 돌아온단말야. 그래서 그 동안 여총이 그렇게 욕을 더 먹었던거야.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고 저렇게 돌려돌려 말하려니 얘들도 얼마나 힘들겠어.

하지만 지금에 와서 얘네 입장으로는 \'경과보고\' 혹은 \'변명\'이라고 한 A부분은 \'자 봐라. 우리 이때부터 우리 원칙에 따라 행동했다고 떳떳하게 말하지 않느냐\' 라고 말 할 수도 있는거야. 사실 여기 어디에도 \'우린 원칙에 따라 했기 때문에 사과할 의향이 없다\'라는 표현은 없어. 그래도 이제와서 이렇게 우기면 아 또 그런가보다 하고 보이거든.

이 뒤로 사태가 좀 더 심각해지자 위에서 자주 인용한 3월 5일의 입장 표명의 글에서는 한걸음 더 뒤로 물러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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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에 대한 사과가 없다.’ ‘섣부른 기자회견에 대한 사과가 없다.’

그 동안 저희들의 글에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부분입니다. 물론, 저희에게도 사과를 하느냐, 마느냐는 총여학생회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금 저희가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 이후 총여학생회 불신임과 사퇴, 여론의 뭇매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하면서도, 그래서 어찌 보면 가장 쉬운 방법이 될 수도 있는 ‘사과’를 두고, 저희들이 몇날 며칠을 고심했던 이유는 그 ‘사과’가 저희 총여학생회를 비롯해서 경희 구성원 모두에게 ‘독이 든 사과’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희의 의견이 ‘경희대 총여, 사과 안하기로..’와 같은 머리와 발이 잘린 상태로 전달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희의 입장을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기간 총여학생회는 경희대 내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때 도움 받을 곳이 없는 피해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이 확연하게 밝혀져도 이 사회에서 성폭력피해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거나, 사건 자체가 사실로 밝혀지기 어렵다는 성폭력 사건의 특수성 때문에 사건해결을 지원받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알고 있는 총여학생회는 성폭력 사건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를 마지막까지 돕고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가져왔습니다. 앞으로도 학내 성폭력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신고하기를 꺼려하는 사태를 막고, 누구든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총여학생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원칙을 지켜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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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더 어려워졌지? 원래 2월 5일의 기세로만 보자면 여기에서는 전에 했던 경고보고를 한번 더 하면서 \'우린 이러이러해서 정당하게 처리했기 때문에 사과는 하지 않겠다\'라고 확실히 말을 했어야해. 그게 정상이야. 하지만 얘네도 코끼리 간을 달고 있지 않은이상 그렇게 하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더 돌려 말한거야. 물론 이것도 지금에와서 총여가 말하는 \'원칙\'과 \'진심\'을 알고 있다면 단박에 이해가 가는 내용이지만... 알 것 같아?

결국엔 우리는 여태 뻘짓을 한거야.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안드로메다에 있건 경희대 여총이 안드로메다에 있건 여기서 저쪽으로 \'어이, 거기서 뭐하냐?\' 하고 소리치면 저쪽에서 \'사과는 빨갛거든?\' 이러고 있었던거지. 이 사건은 앞으로 더 논의할 꺼리도 없어. 만약 어떤식으로든 다시 출발한다면(혹은 누군가 그럴 마음이라도 있다면) 경희대 여총은 자신의 과거 모든 대응에 대해 \'성폭행 특별 위원회에서 결론이 난 대로 행동했을 뿐이므로 우리에겐 전혀 잘못이 없다\'라는 입장이라는거,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가해자를 성폭행범으로 확신하고 있다\' 라는 입장이라는거 이 두가지를 알고 출발해야해.



이 밖에도 궁금한 것들은 많아. 여총에서 \'우리 입장은 지금도 성폭행으로 보고있다\' 라는 답변이 나온 다음 \'그렇게 믿고 있는데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은 다른 증거가 더 있다는 얘긴데 맞느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했거든.
그러니까 여총에게는 \'누가봐도 성폭행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검찰에도 제시하지 못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이 사건을 성폭행 사건으로 단정짓고 있다는 얘기야. 물론 이 증거는 신고자 신상을 이유로 공개는 물론이고 기초적인 설명도 거부됐어.
내가 말하려는건 신고자의 신상도 중요하지만 법적으로도 무혐의 판정이 나온 사람의 인생을 하루아침에 뒤바꿔 놓은 사건이라면 그 증거가 무엇이든간에 어떻게든 공개를 하는게 상식적이지 않냐는거지.
또 하나 있어. 법으로는 피신고자가 무혐의 판정이 나고, 현재 신고자는 무고죄로 기소중인데 본 사건을 성폭력 사건이라고 단정짓는 총여는 어째서 싸우지 않는거지? 적어도 총여 생각이 그렇게 굳건하다면 교수님을 재신고라도 해야하는거 아닐까?







(마치는 글)


슬슬 정리할께.


다들 지옥의 묵시록이라는 영화 본 적 있을거야. 베트남전 영화인데, 영화 후반부에 커츠대령이 주인공에게 이런 얘기를 중얼거리는 장면이 나와.


특전대에 있을 때가
생각나는군
아주 까마득한 옛날 같아
우린 예방 접종을 하러 갔지
아이들에게 말야
소아마비 접종을 끝낸 후
그 수용소를 떠나려는데
한 노인이 울면서 달려왔어
차마 말은 못하면서...
다시 가 봤더니 애들은...
접종해 준 팔이 잘려져있더군
통 속에 팔들이 수북했어
그것도... 조그만 팔들이...
또 기억나는 건...
난... 울었어
마치... 할머니처럼
내 이빨을 몽땅 뽑아 내고
싶었는데, 어찌 할 바를 몰랐지
난 그 일을 절대로
잊지 않을 거야
절대 잊고 싶지 않아
그 후로 난 깨달았지
총에 맞은 것처럼
다이아몬드 총알이...
내 이마를 관통한 것처럼!
맙소사, 그렇게 한 본성을
생각했지!
본성...
잘라 내는 그 의지는
완벽하고 순진하고
수정처럼 순수했어
그들이 우리보다
더 강하다는 걸 깨달았지



베트남인은 순수했기 때문에 강했다. 공청회 녹음한 것을 들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커츠대령의 이 말이 떠올랐어.

어쩌면 경희대 총여는 커츠대령이 말한 베트남인일지도 몰라. 경희대 총여도 아이들 팔을 잘라낸 베트남인처럼 어떤 의미에서 순수해. 그 순수한 마음 때문에 강해질 수 있지. 경희대 총여는 어제 공청회 내내 미소 띈 여유있는 표정이었어.
순수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 에너지로 총여를 하고, 자신이 믿는 신념에 따라 행동을 할 수 있고, 그 신념이 시키는 일이라면 상대가 누구건 관계없이 인생을 잘라버려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을 수 있는거야.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우울해져.
백.번.양.보.해.서. 경희대 총여의 말처럼 이번 사건의 본질이 성폭력 사건이라고 해도 한번쯤 묻고싶어. 과연 이런 방식이 옳은 방식일까? 과연 이것이 최선이었을까? 과연 그들은 진심으로 이것을 옳다고 믿고 해나가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그들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훗날 아주 먼 훗날 그들이 그들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일거야. 난 그렇게 믿어.


더 이상 이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물론 나에게도 여러가지로 좋은 공부가 되었어. 적어도 오랫만에 이쁜 경희대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있었으니까 그것으로 만족해도 좋아. 경희대의 건승을 기원하며.





(혹 경희대 생 있다면 이 글 경희대 자게에 좀 올려주었으면해. 잘난 글이라든가 반응이 보고싶다던가 하는건 아니지만 어떤식으로든 거기에도 알릴 필요는 있잖아. )

(첨부하는 파일은 \'총여학생회에서는 이 사건을 성폭력이라고 판단한다\'는 부분의 녹음 파일이야. 참고하라고 올려놨어. 다운 받아서 확장자를 wma로 바꾸면 돼.)


(원문을 수정없이 그대로 옮긴다는 전제하에 펌에는 전혀 문제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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