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당적 13개? '세계신기록'

대통령선거 경선마다 패한 뒤 탈당해 이합집산

2012년 10월 24일 (수) 13:26:02 김기석 기자


"진정한 그랜드슬램, 불복과 변절의 아이콘이다"

선진당 이인제 대표가 새누리당과 연대하겠다고 선언하자 이를 지켜보던 일선 기자가 자조섞인 목소리로 내뱉은 말이다.

지역정당이 존재하는 충청권에서 이제 한, 두 번의 당적 변경은 비판에서 자유로울(?)정도다. 그만큼 지역 정치가 혼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이인제 대표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경선 결과에 불복한 뒤 탈당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에 몸을 의탁하지만 공교롭게도 그가 선택한 정당은 곧 문을 닫고 마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통일민주당에 입당, 정치를 시작했다.

이인제 대표는 통일민주당을 시작으로 민주자유당 → 신한국당 → 국민신당 → 새정치국민회의 → 새천년민주당 → 자유민주연합 → 국민중심당 → 민주당 → 통합민주당 → 무소속 → 자유선진당 → 선진통일당을 거쳐 새누리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앞두고 있다.

무소속을 제외하고라도 새누리당과 합당할 경우 13개의 당적을 가지게 돼 세계 정당사상 유례가 없는 당적 보유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여에서  야로, 야에서 여로, 진보에서 보수로 다시 보수에서 진보로 정당을 옮겨 다닌 이인제 대표를 향해 지난 총선 당시 언론에서는 '철새'를 빗대 '불사조'라는 불명예스런 닉네임을 지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인제 대표는 '불사조'의 개념을 아는지 모르는지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당의 대선 후보로 나섰던 정치인이 보수대연합을 기치로 보수진영의 통합을 외치는 정치, 2012년 10월 대한민국 여의도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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