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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스즈미야 하루히의 빌레르 보카쥬 전투

나가토(210.92) 2008.02.25 17:09:46
조회 2077 추천 2 댓글 11


“뒤야! 뒤! 6시 방향에 파이어플라이! 유키! 바보 쿈! 듣고 있는 거야!”
무장친위대 기타 기갑군단 SOS중전차대대의 제2중대장 스즈미야 하루히 중위. 그녀의 소프라노톤의 날카로운 고함소리가 헤드폰을 타고 내 귀청을 때렸다. 반사적으로 티거 전차의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순간 눈부신 빛의 홍수가 눈앞을 뒤덮었다. 곧이어 17파운드 포탄이 티거 전차의 두터운 포탑 철판을 관통할 때 나는 엄청난 충격파가 내 몸을 덮치며 내 몸은 산산이 분해되어갔다.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튀어 일어난 내 머리를 티거의 차체하부 장갑판이 그대로 강타했다. 티거의 장갑판에 머리를 박은 나는 또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우리 SOS 중전차대대가 파리 인근의 숙영지를 출발한 지 벌써 1주일이 지났다. 티거의 야지주행속도라면 200km 떨어진 이곳 빌레르 보카쥬 북쪽 고지까지 오는데 길게 잡아 15시간이면 충분했지만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연합군의 공습으로 인해 하루히의 제2중대에서만 정수 14대 중 6대가 탈락하고 있었다. 결국 주간에는 연합 공군기의 눈을 피해 숲속에 숨어 휴식과 수리를 실시하고 야간에 이동하는 피곤한 행군이 계속되었다. 하루히 중대장차의 조종수인 나는 전차 밑에서 자고 있다가 악몽을 꾸고는 튀어 일어나 전차 장갑판에 박치기를 한 것이었지만, 당시는 너무 아파 그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아야야~~”
아픈 머리를 싸쥐고 있는데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들이 점점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미쿠루짱! 전차복 윗단추좀 풀어봐! 그래야 좀 더 섹시해 보이지!”
“흐아앙~ 이러지 말아요오~ 히이잉~”
전차 옆에서는 하루히 중대장이 새로 지급된 M44 도트 전차복을 입은 우리 차의 무전수, 아사히나 미쿠루 일병을 뒤에서 끌어안고는 옷섶 사이로 양손을 넣고 가슴을 주물럭대고 있었다. 옆에는 하루히가 애용하던 차이스 카메라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짜세 사진을 병적으로 좋아하는 하루히의 평소 성향으로 미루어 보건대 새로 지급된 전투복을 미쿠루에게 입히고 또 짜세 사진을 찍는다며 셔터를 눌러대다가 급기야는 저런 사태를 연출했을 것이다. 하루히는 평소 사병에 불과한 미쿠루의 가슴이 장교인 자기보다 크다며 질투 반, 부러움 반의 시선을 보냈으니까. 나는 하루히를 제지하려고 했다.
“중대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왜, 쿈 중사. 너도 만져볼래?”
“아, 아뇨... 그건...”
“괜찮아! 만져!”
하루히가 내 손목을 잡아다가 미쿠루의 가슴에 가져다대려는데, 풀숲 속에서 우리 차의 장전수, 고이즈미 이츠키 병장이 나타났다. 목에는 쌍안경을 걸고, 손에는 MP-40 기관단총을 들고 있었다.
“하루히 중위님. 큰일났습니다.”
“무슨 일이야. 이츠키? 빌레르 보카쥬 정찰은 어땠나?”
“안 좋은 소식입니다. 지금 시내에 영국군이 쫙 깔렸습니다. 적어도 1개 대대는 되는 것 같습니다.”
짜식, 이런 안 좋은 뉴스를 전하는 데도 항상 보일 듯 말듯한 미소를 짓고 있단 말이야. 게다가 말투는 어쩜 저리도 차분한지. 하루히는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고이즈미의 보고를 듣다가 소리쳤다.
“좋아! 거만한 영국놈들을 때려잡고 백엽검 기사십자훈장을 받을 절호의 대찬스야! 쿈! 미쿠루! 이츠키! 지금 바로 승차해! 토미놈들에게 독일군 전선의 통행세가 얼마나 비싼지 보여주자구! 지금 당장 정찰을 떠난다! 빌레르 보카쥬 마을로!”
“예이~ 예이~”
아직도 잠이 덜 깬 나는 티거의 조종석으로 기어올라가 엔진 시동을 걸었다. 근데, 우리 전차의 포수는 어디있냐구? 포수 나가토 유키 하사는 밤새 전차 포수석에서 말없이 티거의 사격 교범을 읽고 있었다. 방정맞은 하루히 중대장이 러시아 전선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전적으로 이 친구의 공로다. 유키는 전차장인 하루히보다도 적 전차의 냄새를 기가막히게 잘 맡았고, 뛰어난 사격솜씨로 적 전차를 요리했다. 실제로 유키는 러시아 전선에서만 88대의 적 전차를 격파했다. 유키가 장교였다면 지금쯤 기사십자훈장을 받고도 남았겠지만 그러나 그 훈장은 유키 대신 하루히의 목에서 반짝거리고 있었다. 젠장, 장교만 군인이냐? 군대의 허리는 하사관이란 말이다!
700마력 12기통 마이바흐 HL230 P45 엔진에 부르릉하고 시동이 걸렸다. 티거의 56톤짜리 거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엔진음과 캐터필러 삐걱이는 소리를 어느 정도 막아주는 헤드폰을 타고 하루히 중대장이 혼자서 흐흐거리는 묘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저 녀석이 저러는 날에는 뭔가 안 좋은 일이 꼭 생겼지.

전차는 빌레르 보카쥬 마을 인근의 풀숲 속에 은신해 있었다. 스티어링 휠을 움켜진 내 귀에 인터컴을 통해 하루히와 이츠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빌레르 보카쥬 마을에 적 기갑부대 발견. 틀림없는 영국군입니다. 기계화 보병 약 1개 대대 규모군요. 어떻게 할까요? 중대장님.”
“어떻게 하긴 어떻게 해! 싹 쓸어버리면 되는 거지! 여기서 저놈들을 막지 못하면 아군 교도기갑사단 후방이 영국군에게 뜷린다고!”
“하지만 아무리 중대장님의 리더십이 탁월하다고 하더라도 적은 화력면에서 우리보다 앞섭니다. 부중대장님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흐음... 그래? 야, 미쿠루! 무전으로 츠루야 연결해.”
“자, 자, 잠깐만 기다리세효오~ 여, 여기는 205호. 206호 응답하라.”
무전을 타고 제2중대 부중대장 츠루야 중사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는 206호. 감도 양호. 야~ 니가 하루히 중위님 차의 새 무전수 미쿠루냐? 목소리가 귀여운데? 하하.”
“잡담은 그만하고, 츠루야! 나 하루히다. 지금 빌레르 보카쥬에서 영국군 기갑부대 1개 대대를 발견했다. 중대 전차들 지금 손 잘보고 있어?”
“암호 아닌 평문 송신은 절대 금지이지 말입니다.”
“좀 봐줘. 암튼 어때? 올 수 있어?”
“현재 급유 작업 중입니다. 약 10분 후면 끝날 것 같습니다.”
“뭐라구? 10분씩이나? 30초 내에 끝내고 여기로 합류해! 저 영국군들을 못 막으면 큰일난단 말야!”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주문을 하고 나서 하루히는 씩씩대며 씨부렁댔다.
“10분씩이나 기다릴 여유가 없는데... 어쩌라구.”
그러다가 갑자기 하루히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잘 들어! 우리 차는 지금부터 빌레르 보카쥬의 영국군을 토벌한다! 쿈! 지금 당장 영국군 대열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이츠키는 철갑탄 일발 장전! 유키는 조준 똑바로 하고! 미쿠루는 무전 체크하면서 전방기관총으로 적 보병 제압해!”
“철갑탄, 장전 완료했습니다, 중대장님.”
“전투준비 완료.”
“M... MG-34, 장... 장전 완료했습니다.”
“......”
“쿈! 뭐하는 거야! 어서 발차시키지 않고!”
“Ja, Herr Kommandante!(알겠습니다. 지휘관님!)"
싸그리 죽는건 우리 편일까. 영국군일까.
티거는 나의 조종에 따라 덜컹거리며 굴러가, 마을 중앙도로 주변의 생나무 울타리를 밟아 뭉개고 마을 중앙도로를 달리는 영국군 대열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그 와중에도 전차 엔진 소리에지지 않는 하루히의 고함소리가 게속 헤드폰을 뒤흔들었다.
“쿈! 좌회전후 도로를 따라 전속 전진해! 유키! 12시 방향 크롬웰에게 주포 발사!”
티거 전차의 주포 조준장치는 포수석의 광학조준기와 주포의 간략한 방향만 알려주는 차장석의 간략조준기 2개 뿐이다. 즉, 움직이는 적에게 쏜 포탄이 어디로 날아갈 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아니, 지극히 숙련된 포수라면 알 수 있다. 하루히는 지금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역시 움직이는 표적에 철갑탄을 꽃으라는 주문을 우리에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펑! 88mm 주포의 엄청난 발사반동과 소음은 달리는 티거의 차체를 잠시 들었다 놓을만큼 강렬했다. 그 와중에 유키의 목소리가 얼핏 들린 듯했다.
“...호밍 모드.”
그게 뭔 소리지 하고 있는데 조종수 관측창으로 전방 크롬웰 전차가 88mm탄을 맞고 폭발하는 모습이 보였다. 눈부신 화염이 전차를 삼키며 적 전차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헤드폰에 발광한 하루히의 목소리가 들렸다.
“좋아! 쿈! 더 밟아! 철갑탄 장전! 12시 방향에 또 크롬웰! 발사!”
게속 88mm 포성이 울리고 그때마다 영국군 전차가 고철로 변해 주저앉았다. 스티어링 휠을 쥔 내 손에 진땀이 마구 흘렀다. 크롬웰 전차 뒤를 따라오던 유니버설 캐리어에서 영국군 보병들이 하차하고, 그 중 일부는 PIAT 대전차 유탄발사기를 들고 있었다. 기습을 당한 난장판에서도 그들은 훈련이 잘 되었는지 PIAT에 탄을 장전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미쿠루! 전방의 적 보병들을 쏴!”
“히잉... 저는 못해요오~.”
“그치만 신병훈련소에서는 쐈잖아!”
“그, 그건 종이표적이었다구효오~ 히이잉~”
“닥쳐! 쟤들을 못 쏘면 우리 모두가 다 죽는다!”
그때 전방에서 발사광이 번쩍했다. 그 발사광의 진원지가 눈앞의 적에만 정신이 팔린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크롬웰 전차임을 파악한 순간 크롬웰 전차의 포탄이 티거 옆의 지면을 강타했다.
“끼야아악!”
미쿠루의 비명소리와 함께 MG-34의 발작적인 연사음이 들렸다. 포탄을 맞은 충격으로 방아쇠를 엉겁결에 당긴 모양이었다. 크롬웰 전차의 옆에는 여러 대의 미제 셔먼 전차도 보였다. 저들로부터 집중공격을 당할 경우 아무리 티거라도 살아남기 힘들다. 나는 스티어링 휠을 돌려 전차를 우회전시켜 마을 밖으로 빠져나갔다.
“무슨 짓이야! 바보 쿈!”
“하지만, 이대로 뛰어들었다가는 죽습니다!”
“이자식! 전투 끝나면 각오해!”
살아서 전투를 끝낸다면 말이지. 그런데 마을 밖으로 나온 내 눈에 17파운드 포를 장비한 파이어플라이 1대가 이쪽으로 포탑을 돌리고 있는 게 보였다.
“으악! 유키!”
“전방 800m, 파이어플라이. 발사.”
나이스샷! 파이어플라이는 유키가 쏜 88mm를 맞고 고철로 화했다. 그 와중에도 하루히의 장광설은 계속되었다.
“잘했어! 유키! 쿈! 파이어플라이 잡았으니 아까 일은 없던 걸로 하자구! 전진하면서 마을 안에 있는 적에게 포격을 계속한다!”
유키는 계속 포탄을 퍼부어댔고, 마을과 마을 옆의 213고지의 영국군 차량들이 차례차례 불덩이로 화했다. 하루히는 신이나서 떠들어댔다.
“쿈! 계속 밟아! 그래야 적들이 조준을 못 하지!”
솔직히 티거를 이렇게 거칠게 몰아대도 되는지 조종수 입장에서 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전황은 날로 악화, 트랜스미션 기어에 필요한 야금 합금의 수급이 어려워져 기동 중에 스프로켓이 빠지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었다. 게다가 하루히와 우리가 탑승한 신형 티거는 로드휠에 고무타이어도 없는 놈이라 금속제 로드휠과 캐터필러가 부닥치면서 내는 진동과 마찰이 그대로 서스펜션에 전파, 그만큼 심한 무리가 갔다. 그래서 포장도로 주행시조차도 2시간에 한번씩 멈춰서서 서스펜션 상태를 점검하는 판인데, 이거 정말 괜찮을려나?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에 츠루야 중사에게서 무전이 들려왔다.
“여기는 206호, 205호 나오라. 지금 시내로 돌입합니다.”
“알았다. 츠루야 짱. 빨리 와서 사냥놀이에 끼라구.”
그러고 나서 하루히는 또 명령을 내렸다.
“쿈! 시내로 재돌입해! 잔적 소탕해야지.”
“하지만 지금쯤은 영국군이 방어태세를 확립했을 겁니다.”
“시끄러 쿈! 패배주의자는 빤스바람에 완전군장으로 대대 숙영지 주변 10바퀴 형이다! ”루즈벨트가 휠체어 타고 쳐들어와요‘ 외치면서!”
“...알겠습니다. 중위님.”
그래서 다시 마을로 들어갔는데, 어? 영국군이 온데간데 없다?
식은땀을 흘리며 전차를 조종하고 있는데 갑자기 마을의 상가 건물 1층에서 대전차포의 발사광이 번쩍였다. 앗차 싶었다. 펑! 펑! 펑! 포탄이 티거 주변에서 연달아 터졌다. 하루히는 비명만 질러댔고, 나는 그녀가 시키지 않아도 반사적으로 기어를 조작, 전차를 전속 후진시켰다. 그 순간, 한 발의 포성이 전차를 묵직하게 뒤흔들었다. 눈에서 번갯불이 번쩍였다.
“으아악!”
순간 눈앞이 어두워졌다. 이대로 죽는건가? 나의 의식은 점점 흐릿해져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매캐한 냄새를 맡으며 정신이 돌아왔다. 기름 타는 냄새였다. 그리고 뺨에 계속적인 충격이 느껴졌다. 눈앞에 흐릿한 형상이 떠오르더니 익숙한 사람의 얼굴로 변해갔다.
“쿈! 정신 차려! 쿈!”
하루히가 조종수 해치를 열고는 내 뺨을 때리고 있었다. 앗, 하루히 중대장과 함께 있으니 천당에 온 건 아닌 건가.
“으윽, 괜찮으십니까. 하루히 중위님.”
“전차가 격파당했어. 어서 빠져나가야 해.”
“다른 승무원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미쿠루와 이츠키는 먼저 탈출시켰어. 그런데 유키가 의식불명이야.”
“먼저 몸을 피하십시오. 중대장님. 유키는 제가 책임지고 탈출시키겠습니다.”
나는 하루히를 떠밀었다. 하루히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잠시 보았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빨리 가십시오! 곧 따라가겠습니다”
그제서야 하루히는 마지못해 건물 폐허 속으로 사라졌다. 전차가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뒤로 하고 나는 몸을 일으켜 포탑 안으로 들어갔다. 유키는 포수석에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이마에서 피를 흘리는 채로. 나는 유키의 겨드랑이를 잡고 그녀를 비상탈출햇치 밖으로 끌어 냈다.
이때 티거 뒤쪽에서 츠루야 중사가 이끄는 새로운 티거들이 다가왔다. 츠루야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전차장 해치 밖으로 상반신을 드러내고 MG-34를 잡고 있었다. 츠루야도 우리 전차의 꼬락서니를 보았는지, 기관총을 고쳐 잡고 총구를 마을 건물들로 향했다. 나는 수신호까지 곁들여가며 츠루야에게 소리질렀다.
“조심해라! 대전차포다!”
츠루야가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어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영국군의 대전차포들이 또 불을 뿜기 시작했으니까. 나는 유키를 들쳐업고 하루히가 사라진 건물 폐허 속으로 내달렸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며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유키! 죽지마! 내가 책임지고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마!”
정신이 돌아온 것일까? 유키가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뭐라고 했다.
“괜...찮...아... 육체의... 손상은... 대단치 않...아...”

하루히와 유키, 이츠키, 미쿠루, 나는 일렬로 서부전선 총사령관 폰 룬트슈테트 장군 앞에 서 있었다.
“훌륭한 전공이었어. 모두 잘 해 주었네.”
하며 그는 우리 모두에게 악수를 청했다.
하루히는 빌레르 보카쥬의 영국군 부대에 단신으로 반격을 감행하고, 무전으로 후속 부대를 불러 영국군 1개 대대 병력을 괴멸, 그들의 진격을 늦추고 아군의 전선붕괴를 막은 공로로 총통으로부터 직접 백엽검 기사십자훈장을 받는 것은 물론 1계급이 특진되었다. 그 외 나머지 승무원들에게는 모두 1급 철십자 훈장, 이 전투에서 부상을 입은 유키에게는 3급 전상장이 추가로 주어졌다.
훈장 수여식이 끝나고 PK(독일군의 선전 보도반) 요원이 하루히에게 단독 인터뷰를 청했다.
“백엽검 기사십자훈장을 수여받으신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제3제국 군인으로서 승리는 당연한 것입니다. 평범한 적이라면 오히려 싸우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 대원들의 한계를 시험하는 강력하고 거대한 적이기에 승리는 더욱 의미있는 것이지요. 결국 우리는 이렇게 승리하고 살아남았으며 우리 SOS 중전차대대의 이름은 서부전선 전체에 퍼질 것이고 바다 건너 루즈벨트와 처칠까지도 우리의 이름을 들으면 밤에 잠을 못 잘 것입니다...”
제 잘난 듯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하루히를 보며 한숨을 쉬고 있는데 이츠키가 특유의 느끼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다행이군요, 쿈 중사님.”
“다행이라니 뭐가?”
“우리 중 누구도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 말입니다.”
“그렇지만, 유키는 거의 죽을 뻔 했어. 나도 죽을 뻔 했고. 내가 깨어나지 않았다면 둘 다 죽었을 걸.”
“바로 그겁니다. 쿈 중사님. 하루히 중위님은 겉보기에는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실은 쿈 중사님을 무척 의지하고 신뢰하고 있습니다. 하루히 중위님이 무모한 돌격명령을 내린 것도 조종수인 쿈 중사님이 어떠한 경우에도 전차를 원하는 곳으로 기동시켜 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지요. 하루히 중위님은 쿈 중사님과 함께라면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모두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히가 최후까지 나와 함께 남은 건가. 나는 고개를 돌려 저무는 해를 보았다. 또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우리들의 목숨도 어찌됐든 하루가 더 줄어들었다.

*이 작품은 소설의 형식을 띤 팬픽션이며 실제 인물, 기관, 지명, 현상과는 아무 관련도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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