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도 제로센이 고출력의 엔진으로 환장하지 못한 것은 어디까지 한정된 고성능 엔진을 폭격기에 배당한 군부의 문제였지, 제로센의 실패라고도 볼 수 없소." ... 어디서 웬 귀신 씨나락 까먹다가 손톱 부러져서 징징 울고 자빠지는 이야기? -_- 아니에요. 틀렸다고요. 자아, 일본기의 엔진 출력 수치만 보면 그렇게 보기 쉬운 건 사실입니다. 일단 해군기만 한 번 예로 들어본다면... 동시기에 운용된 기체로 보면 분명히 그렇게 보이죠. 일단 대전 초기(1940년 초 기준) 영전 21형 나카지마 사카에 12형 공냉 925hp 99함폭 11형 미쓰비시 킨세이 44형 공냉 1,080hp 97함공 B5N2 Mark3형 나카지마 사카에 11형 공냉 1,000hp 이어서 대전 중후기(1944년 기준) 영전 52형 나카지마 사카에 21형 공냉 1,130hp 스이세이 12형 아이치 아쓰다 32형 수냉 1,400hp 스이세이 33형 미쓰비시 긴세이 62형 공냉 1,560hp 텐잔 11형 미쓰비시 카이세이 25형 공냉 1,850hp ... 분명히 폭격기 쪽이 센 엔진들을 싣고 있죠. -_- 근데 이건 당연한 거예요. 왜냐고요? 폭격기가 더 크니까 강한 엔진을 달아야죠. 기체중량하고 같이 비교해 보라고요. 영전 21형 기체중량 1.9톤 최대이륙중량 2.8톤 영전 52형(c형기준) 기체중량 2.1톤 최대이륙중량 3.1톤 99함폭 11형 기체중량 2.3톤 최대이륙중량 3.6톤 97함공 B5N2 Mark 3형 기체중량 2.2톤 최대이륙중량 4.1톤 스이세이 12형 기체중량 2.6톤 최대이륙중량 3.8톤 스이세이 33형 기체중량 2.5톤 최대이륙중량 4.5톤 텐잔 11형 기체중량 3.0톤 최대이륙중량 5.6톤 기본 자중에서 근 1.5배, 완비했을 때 거의 1.7~1.9배까지 가는 기체에 동급 엔진을 달 수는 없잖아요? "같은 이함거리"안에서 떠야 하는데! 당연히 강한 엔진 다는 게 당연한 거고, 그러니 폭격기에 더 강한 엔진이 갈 수밖에요. -_- 이건 지난 백 년 동안 똑같은 문제였어요. 기체가 크고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강력한 엔진을 달아야 하고, 기체가 과연 "그 힘을 낼 수 있는 크기와 무게의 엔진을 제대로 달고 제대로 된 밸런스를 유지하며 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그리고 일본이 고출력 엔진이 모자라서 전투기에 못 달았다면, 이미 본인이 말씀하신 해군의 시덴이나 육군의 하야테용 엔진은 뭐죠? -_-; 뭐 아예 엔진을 엉뚱한 데 돌려서 전투기에는 못 달았다는 의미로 말씀하신 건 아니라고 봅니다만, 일단 고출력 엔진을 폭격기에 우선 할당한 것은 사실과는 다르다는 얘깁니다. 실제 진실은 당시 일본이 만들 수 있는 엔진의 성능이 크기와 중량에 비해 빈약한 경우가 많고 - 사실은 엔진 그 자체보다도 공냉엔진의 한계입니다. 수냉엔진이 아니라 공냉엔진에 목숨을 걸어야 했던 일본의 한계기도 하죠. - ,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든 제대로 된 비행기를 만들어 보려는 발악이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일본군의 전술사상 문제기도 했고, 그 문제는 일본군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군대가 공동으로 안고 있는 문제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영전의 문제는, 저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는 당시 일본 엔진을 달기엔 "기체가 너무 작았다!"는 겁니다. 그만한 출력을 낼 수 있는 엔진의 직경, 중량을 잘 따져보라고요. 영전에 더 강력한 엔진을 얹느니 새 기체를 설계하는 게 낫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고, 영전은 애초에 딱 그 사이즈의 그 성능을 내기 위해 기를 썼던 비행기일 뿐입니다. 영전을 비하할 생각은 전혀 없고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전투기 중 하나니까. 1등이야 Fw190A3이지만. - , 다만 애초에 일정 수준 목표가 한계였던 전투기의 확장성이 떨어지는 것까지 옹호하는 차원에서 "고출력 엔진" 운운하는 건 정말 사실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죠. -_- 영전은 결국 컨셉 때문에 당대에만 사용 가능한 전투기였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일본의 국가적 역량 한계로 직접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 혁이가 - P.S : 하여튼 2차대전갤에선 게시물로 처음 인사드립니다. (_ _)